
“우리는 책을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스토리의 즐거움을 판매합니다.”
旣知其母 以知其子(기지지모 이지기자)
원래 어미를 알게 되면
그로써 그 아들을 안다.
天下有始 以爲天下母(천하유시 이위천하모)
모든 일에 시작이 있으니
이를 모든 일의 어미라 한다.
旣知其子 復守其母(기지기자 복수기모)
그 아들을 알았으면
돌아가 그 어미를 지켜라.
沒身不殆(몰신불태)
그리하면 죽을 때까지 위태롭지 않다.
2023년은 세계 경제가 악화되고 있으며, 올 한해는 더 큰 불황이 예상됩니다. 사태가 조금 더 위급해졌습니다. 사태가 위급해질 때 우리는 무엇을 떠올릴까요? 어디에서 지혜를 구해야 할까요? 노자 <도덕경>은 “돌아가 그 어미를 지키면 죽을 때까지 위태롭지 않다”고 일러줍니다. 여기서 어미(母)는 생명의 뿌리입니다. 생명의 뿌리를 잘 지키면 위태롭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미(母), 즉 뿌리를 떠올리는 마음을 초심(初心)이라고 합니다. 저희 회사에도 초심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미션입니다. THE JOY OF STORY입니다.(스토리의 즐거움을 전 인류와 함께 나눈다)
우리에게 2023년은 초심으로 돌아가 미션을 더욱 튼튼하게 뿌리내려야 하는 해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고정관념, ‘업의 본질에 대한 고착개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고착개념’은 하버드 대학 테오도르 레빗(Theodore Levit) 교수가 쓴 『마케팅 근시안(Marketing Myopia)』에서 주장한 내용인데 제품에 대한 ‘고착개념’에서 벗어나야 제대로 된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에서 홍성태 교수는 고착개념에서 벗어나기 위한 훌륭한 사고법 중 하나를 제시했는데 ‘순진한 왜(innocent why)?’로 질문해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업의 본질의 고착개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순진한 왜(innocent why)?’로 질문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자기부정’입니다. 무조건 자기부정을 해보는 것입니다. 자기부정은 이런 형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_____은 _____가 아닙니다. _____입니다.’ 우리 회사의 업의 본질을 이런 형식으로 자기부정 해보면 “우리는 책을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스토리의 즐거움을 판매합니다.”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당분간 이 슬로건이 우리 사업의 푯대가 될 것입니다.
“삶의 깊이가 새로움이다.
삶의 깊이에서 새로운 용기가 나온다.”
萬物竝作(만물병작) : 만물(오만가지 생각)이 함께 드러나지만
吾以觀復(오이관복) : 나는 그들이 돌아가는 것을 본다.(무無, 도道, 마음)
夫物芸芸(부물예예) : 사물(생각)들이 무성하게 피어나지만
各復歸其根(각복귀기근) : 결국은 모두 자신의 뿌리(도, 무無, 마음)로 돌아간다.
저는 올 한 해 제 자신이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자세가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3가지를 결심했습니다. 그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invincible spirit, 正眞), 일일삼성(一日三省), 소식다동(小食多動)입니다. 꺾이지 않는 마음(invincible spirit, 正眞)은 계속하는 힘이여 정진하는 마음입니다. 저에게는 이 마음을 가장 많이 가로막는 것이 ‘술(酒)’입니다. 저는 올 한 해 동안 금주와 절주를 통해 독서와 사업에 몰입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로 일일삼성(一日三省), 하루에 3번 반성하라는 다짐은 제 인격을 좀 더 닦기 위해 제가 선택한 방법론입니다. 말을 앞세우지 않고 제 허물을 알고 다른 사람의 귀함과 장점을 볼 줄 아는 안목을 키워보려고 합니다. 세 번째로는 소식다동(小食多動)을 통해 적게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해서 정신과 육체를 항상 맑게 하려고 합니다. 제 나름대로 소박한 약속이지만 이 세 가지 실천을 통해 불황 속에서 초심의 마음을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역설적으로도 불황 속에서 훌륭한 인재와 지속 가능한 기업이 탄생합니다. 그렇게 보면 불황이란 두려움이 아니라 우리를 단련할 기회와 경험을 주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우리가 불황이라는 시간 속에서 지속 가능한 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업 영역에서 ‘내실화(겸손하게)’ 와 ‘민첩성(민첩하게)’ 그리고 디테일(디테일하게)이 요구됩니다. ‘내실화(겸손하게)’ 와 ‘민첩성(민첩하게)’ 그리고 디테일(디테일하게)이란 우리 조직이 기본에 충실하면서 거품을 줄이고 소박해지는 것입니다. 소박해진다는 것은 더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두려움 앞에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기본에 충실하고 용기를 가진 조직만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때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고 디테일하게 실행할 수 있으며 불황이라는 위기를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삶의 갈림길 앞에서 망설인다. ‘이 길이 맞을까? 저 길도 좋아 보이는데?’ ‘잘 안되면 어떡하지?’ ‘지금 시작해야 하나?’ 이렇게 고민만으로 시간을 흘려보내는 동안 더 좋은 선택지가 무엇인지 저울질했고, 이 과정은 꼭 필요했다고 합리화한다. 하지만 모든 선택지를 파악하려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두려움’으로 마비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 결국 처음의 결정과 똑같았던 적은 또 얼마나 많았는가!”
_ 『브레이브』중에서
이런 후회의 상황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면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용기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용기 말입니다. 바로 지금, 용기를 낼 것인가? 우리를 부르는 내면의 목소리에 응답할 것인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도 용기를 내어 제 세계관을 형성하는 저만의 삶의 신념을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삶의 깊이가 새로움이다.”입니다. 그런데 2023년 올해는 저도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고 싶네요.
“삶의 깊이가 새로움이다. 삶의 깊이에서 새로운 용기가 나온다.”
_다산북스 대표이사 김선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