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는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하지만,
하수는 천만 가지 생각 속에 길을 잃는다.
포기하지 말라.
절망의 이빨에 물어 뜯겨본 자만이
희망을 사냥할 자격이 있다. “
어느덧 2022년도 9월 말로 3분기를 마무리하고 마지막 1분기를 남겨 두고 있습니다. 10월은 우리 회사가 2023년의 계획을 세우기 위해 각 팀별/본부별 워크샵을 시작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2022년은 우리 조직에 많은 과제를 던져준 한 해였습니다. 우리 조직은 2021년에 비해 인적 구성이 30% 이상 확장되었으나 매출과 수익은 성장하지 못해 크게 고전해왔습니다. 남은 마지막 분기에 최선을 다해 올 한 해 적자 기조를 흑자 기조로 전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 합니다.
2023년은 세계 경제가 악화되고 있으며, 더 큰 불황이 예상됩니다. 이런 시기에 ‘우리는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큰 화두입니다. 저도 사업을 해오면서 불황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불황일수록 우리는 현실 인식을 좀 더 깊게 가져야 합니다. 목표를 현실적으로 바라보아야 하고 현실 인식이 부재한 목표는 지금이라도 수정해야 합니다. 그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입니다.

2023년 다산북스의 사업 기조는 ‘내실화’와 ‘민첩성’입니다
2023년 다산북스 조직의 큰 변화는 단행본 콘텐츠 사업본부가 두 개의 본부 체제로 전환된다는 것입니다. 단행본 콘텐츠 1사업본부는 기존의 1팀, 2팀, 3팀, 8팀으로, 단행본 콘텐츠 2사업본부는 4팀, 5팀, 6팀, 7팀, 9팀으로 구성됩니다. 지금 현재 교육 사업본부에 있는 콘텐트리팀이 콘텐츠 사업본부로 재배치됩니다. 2차 저작권을 관리하는 콘텐트리팀에게 내년부터 전자책/오디오북/큰글자도서 매출 100%를 배분할 것이며, 저작권팀, 편집 관리팀과 함께 콘텐츠 사업본부의 한 구성이 될 것입니다. 향후 2~3년 안에 매출 50억을 달성하여 단행본 콘텐츠 3사업본부로 발전시켜나갈 예정입니다.
어린이 단행본 사업본부는 전집 사업본부를 흡수하고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리딩 상품의 안착화로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한 내실화를 추구할 생각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는 외부 자금 투자 확보보다는 자사가 보유한 IP 사업화, 웹툰/웹소설, 교양만두, 상품개발팀의 수익성과 체질 개선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교육 사업본부는 2022년 4분기 사업 수주 목표 달성을 기반으로 교육 사업본부로 독자성을 강화하거나, 사업 수주가 실패할 경우에는 팀으로 축소해서 운용할 계획입니다. 임프린트 조직(유영, 콘택트, 클랩북스, 다산유통)은 올해 수익 적자로 사무사책방이 폐쇄되었고, 2023년에는 남은 임프린트 조직 모두 적자를 흑자로 전환하고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라인 조직(사업부)과 더불어 우리 조직에는 스텝 조직으로서 경영관리 본부, 마케팅 본부(단행본/어린이), 미디어홍보 본부가 존재합니다. 경영관리 본부는 재무관리팀, 인사총무팀, 제작관리팀, 물류관리팀이 각 팀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마케팅 본부(단행본/어린이), 미디어홍보 본부는 불황의 시기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마케팅/홍보 전략을 구체화하고 보다 높은 실행력을 조직화해야 합니다.
조직을 활기차게 움직이게 만드는 조직 운용 원리는 무엇인가?
2023년 우리 조직의 변화를 간략하게 개괄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운영할 계획을 세울 것인가? 라는 질문이 고개를 듭니다. 조직을 활기차게 움직이는 원리는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 모두가 하나의 출판사, 하나의 팀이라는 정신을 갖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서 이기주의가 활개 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느 부서 출신이든, 어느 학교 출신이든 직원들에게 똑같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활기찬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항상 리더의 중요한 자질이 요구됩니다. 리더의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우선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명확한 비전 제시가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유연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너무 고지식하면 변화를 기피하고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무리가 따릅니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리더를 키우는 능력입니다. 리더가 떠나고 난 뒤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면 그 리더는 성공한 것입니다. 솔선수범하는 리더십과 성과에 기초하여 직원을 평가하고 보상할 때 직원들은 저마다 최선을 다해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며 활기찬 조직으로 변해갑니다.
팀 빌딩을 잘해야 합니다
팀을 이끄는 팀장은 ①출판 시장의 전체 그림을 직시하고 시장 기회를 찾아내는 능력 ②자사 브랜드를 큰 시장의 그림 내에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구축하는 능력 ③포지셔닝에 맞춰 라인업 및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기획하여 지속성장을 이끄는 능력을 배양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 팀은 5명을 기본으로 하는 셀 조직입니다. 현실적인 팀 빌딩은 5명을 채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가장 온전한 팀의 형태는 5명이며, 인력이 더 필요한 경우에는 외주를 활용해 유연성을 발휘하기 바랍니다. 5명인 조직에서 요구되는 것은 매달 꾸준히 책을 출간하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1년에 12~15권을 꾸준히 출간하는 능력을 갖춰서 성수기 때는 도서를 더 많이 배치하는 전략을 실행해야 합니다.

매 분기 전략 상품을 배치한다
전략 상품을 1월, 4월, 7월, 10(11)월에 하나씩 배치해 사업의 기둥을 세워야 합니다. 구성원들에게 전략 상품을 하나씩 배분해서 성과를 낼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기둥을 먼저 세우지 않은 채 사업계획서를 채우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사업 계획을 현실적으로 세우지 않으면서 ‘그렇게 되길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사업은 임의대로 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합니다. 목표 달성의 핵심은 ‘무엇에 공헌할까’이며, 공헌할 부분(전략 상품을 기획하고, 기둥을 세우는 데)에 시간을 쓰기 바랍니다.
팀의 자산을 관리하라
팀장은 팀의 자산(도서 목록)을 관리하는 능력부터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매년 도서 목록을 업데이트합니다. 그래서 가장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신간입니다. 신간에서도 영향력을 가진 신간, 즉 전략 상품입니다. 전략 상품으로 출간 계획의 기둥을 세워야 하고 나머지로 신간으로 벽을 만들고, 개정판 출간이나 리커버를 통해 인테리어를 완성하면 내부 살림의 내실화가 이루어집니다.
개정판 출간은 각 팀에서 스테디셀러를 얼마나 보유했으며, 기존에 실패한 책 중에서 내용이 좋은 책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지를 살펴야 합니다. 스테디셀러는 3~4년마다 개정판을 냅니다. 개정판이란 디자인을 바꾸는 것을 포함해 내용을 첨가하며 더 완성된 책을 만드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책이 점점 좋아지면 책의 수명이 10년씩 길어지고는 합니다. 물론 가격을 올리는 것까지 포함해야 하며 마케팅 본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결정해야 합니다.
리커버는 제품의 형체(디자인)만 바꾸는 것입니다. 리커버를 결정할 때는 반드시 부가적인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함께 세팅해놓아야 합니다. 그러한 전략 없이 무작정 추진해서는 안 되며, 성공한 책을 리커버 해야 독자들의 관심을 더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단지 재노출을 목적으로 이벤트 상품을 만드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판매 목표 달성이 목적이 아니라 재노출을 목적으로 예산을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제휴가 훨씬 중요합니다. 제휴는 책을 주고 맺는 관계를 뜻합니다. 출판사는 모든 걸 책으로 말해야 하며, 홍보할 때 역시 ‘우리가 만든 책을 읽어보세요’ 하면서 어떻게 하면 독자를 넓힐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제휴할 수 있는 1만 이상 ~ 10만 이하 인플루언서(유튜브, 인스타그램, 카페)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벤트 상품을 개발한다면 이는 반드시 유니크해야 합니다. ‘이것만의 유니크함을 확보했는가’에 대한 확신이 들면서, 판매로 연결할 자신이 있다면 그때 이벤트 상품을 개발해도 좋습니다.
업무 일지와 일정 관리를 성실히
업무 일지 작성은 우리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업무 일지는 성찰과 소통의 기본이 되고 그 사람의 업무의 본질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업무 일지는 나열이 아니라 내실 있게 써야 합니다. 일정 관리는 성과의 기본입니다. 성과는 내고 싶은 사람들은 일정을 관리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제가 종종 팀장이나 팀원들의 일정 관리를 보면 전혀 기본이 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는 이런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그냥 일에 쫓겨 건성건성 일하는 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니저급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한 달 단위로 일정을 계획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팀장이 팀원들을 코칭해야 할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이 부분이 되지 않으면 기본을 익힐 수 없습니다. 기본 중의 기본이란 내가 공헌할 부분에 시간을 할애하고 시간을 관리하는 능력이며 그것이 밖으로 표현되는 것이 한 달의 일정 관리 계획입니다. 팀장은 한 달을 너머 3~6개월을 내다봐야 하며, 본부장은 1년을, CEO는 3~5년을 내다보는 자리입니다. 팀장은 일정 관리를 하는 방법부터 팀원들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팀장/본부장들은 분기마다 사업에서 느낀 점을 리뷰로 블로그에 올려 팀원들과 공유해야 합니다. 그 방향성이 팀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팀을 한 방향으로 이끕니다. 모든 구성원은 자기 목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한 달 일정을 계획하고 공유해야 하며 계획이 수정되는 경우 계속해서 업로드해야 합니다.

효과적인 사업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
우리가 세운 효과적으로 사업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사업 계획을 재검토하고 피드백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이번 10월 워크샵은 사업 계획의 초안을 놓고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이후 2023년도 사업 계획은 11월에 팀장 워크샵을 거쳐 12월에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우리 회사는 사업 계획을 탑다운 방식으로 하지 않고 밑으로부터 자발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바텀업 방식을 추구해왔습니다. 그것이 구성원의 자발성과 자율성을 높이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023년 효과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 아래와 핵심 전략과 7가지 질문을 던져보시고 꼭 거기에 답해보시기 바랍니다.
● 효과적인 사업 계획을 위한 핵심 전략
1. 브랜드별 출간 도서의 명확한 평가와 피드백을 파악하라
2. 성장하는 시장을 예측하고 찾아 민첩하게 움직여라
3. 아이템의 중요도 평가 기준에 따라 아이템을 재평가하라
(트렌드 강도(20), 콘셉트(내용성, 20), 시장의 크기(20), 저자 매력도(20), 마케팅/홍보 전략(20))
4. 전략적이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 확보하고 재배치하라
5. 기획 단계부터 전략적인 마케팅/홍보 전략을 확보하라
● 사업 계획을 세울 때 꼭 던져야 할 7가지 질문
1. 이 계획에는 새롭고 흥미로운 기회들이 열거되어 있는가? 그것은 주요 위협을 고려한 것인가?
2. 이 계획은 표적 시장의 종류와 그 상대적 잠재력을 명확히 정의했는가?
3. 각 표적 시장의 고객들은 우리의 제공물을 우수하다고 볼 것인가?
4. 그 전략들은 일관성이 있는가? 올바른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가?
5. 이 계획이 스스로 언급한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6. 만약 우리가 팀장이 요청한 것의 80%만을 준다면, 그는 무엇을 제외할 것인가?
7. 만약 우리가 팀장이 요청한 것의 120%를 준다면, 그는 추가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불황에는 디테일이 요구됩니다
기업에 혁신은 혈액(lifeblood)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혈액이 없이 단 하루도 살수 없듯 기업은 생존을 위해 꾸준히 혁신해야 합니다. 혁신은 언제나 대담합니다. 혁신은 똑같은 것을 더하는 것이 아니며 제품 라인을 확대하는 것도 아닙니다. 혁신은 언제나 상상력의 도약입니다. 그리고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 그 한가운데에는 아름다움과 유용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아름다움은 쉽게 모방할 수 있지만 쉽게 모방당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혁신은 아름다움과 유용성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응답이어야 하지만 특히,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유용성의 진일보여야 합니다.
혁신과 더블어 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마커스 교수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의 네 가지 성장 비결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네 가지는 ‘스위트스폿(sweet spot)’, ‘민첩성(agility)’, ‘훈련(discipline)’, ‘집중(focus)’입니다. ‘스위트스폿(sweet spot)’은 골프채나 야구배트 따위에서 공이 가장 효과적으로 쳐지는 부분으로, 기업의 스위트스폿이라면 경쟁은 없지만 수요가 존재하는 지점입니다. 블루오션 개념과 유사합니다. 경쟁자들이 모방할 수 없는 곳, 그렇지만 가치가 매우 높은 곳입니다. ‘민첩성(agility)’은 빠르게 움직이라는 메시지입니다. 선도 진입자(first mover)의 이득은 민첩성에서 나옵니다. 훈련(discipline)은 성장을 위해서는 연습과 노력, 학습하는 조직만이 살아남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스위트스폿을 선점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일단 점령한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불철주야 칼을 갈아야 합니다. 스위트스폿에는 많은 경쟁자들이 몰려들기 때문입니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어야 합니다. 마지막 ‘집중(focus)’입니다. 노력의 범위를 너무 넓히지 말고 자신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스위트스폿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불리합니다. 노력이 분산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각각의 전략뿐 아니라, 이들이 하나의 ‘패턴(pattern)’으로 녹아들어서 역량을 발휘한다는 점입니다. 각 전략은 모방할 수 있지만 패턴은 모방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이 패턴이 지속성장의 발판이 됩니다.

역설적으로도 불황 속에서 지속 가능한 기업이 탄생합니다. 우리가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불황이 예고되는 내년에는 모든 사업 영역에서 강한 디테일이 요구됩니다. 디테일이란 우리 조직이 기본에 충실하면서 거품을 줄이는 데 주력하는 것입니다. 거품이라는 것은 낭비의 요소입니다. 어떻게 하면 낭비를 줄일 수 있을까? 그것은 기본에 충실하면 해결됩니다. 기본에 충실한 조직만이 기회를 발견할 때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철학자 니체는 “왜 사는지를 아는 사람은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우리 회사도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를 구성원들이 모두 알고 있다면 어떠한 불황도 고난도 다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