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우리는 첫 번째 대담에서 팀장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두 번째 대담에서는 팀장에게 어떤 절실함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이번 시간은 기업과 조직은 어떤 경로를 통해 발전하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초격차: 리더의 질문(권오현 지음)』에 보면 기업의 성장단계를 아래와 같이 4단계로 설명해주고 있는데 심플하면서도 우리 회사 상황에서 잘 적용할 수 있는 것 같아 인용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스타트 업(start-up) >
스케일 업(scale-up) >
스코프 업(scope-up) >
스테이터스 업(status-up)

ㅣ선택과 집중력을 가지고 있는가
기업 성장의 1단계는 창업가 정신이 필요한 스타트 업(start up)입니다. 다산북스의 핵심 가치의 첫 번째도 창업가 정신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창업가의 전략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 전략은 ‘선택과 집중’입니다. 1인 팀이든 소규모 팀이든 어디에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스타트업을 시작한 회사들이 자신이 어디에서 싸워야할 영역을 정하지 않고 좋은 아이템만 찾으려 다니는 것은 화살을 과녁이 아니라 넓은 허공에 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지요.
처음 팀을 시작하거나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는 다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입니다. 우선 자신이 가장 잘하는 영역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합니다.
제가 선택과 집중을 이야기할 때 한 팀에게 3개 정도 카테고리를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우선 팀의 정체성을 만드는 중심 카테고리가 있어야 합니다. 1인으로 팀을 운용할 때는 한 분야의 카테고리를 하는 게 좋다고 말합니다. 성과는 집중에서 나옵니다. 집중했을 때 더 깊이 세부 카테고리를 볼 수 있습니다.
ㅣ비즈니스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가
두 번째로 비즈니스 로드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팀장이 가고자 하는 길이 명확해야 돼요. 우리는 어떤 브랜드가 되고자 하는가. 1년 후에, 3년 후 5년 후, 10년 후에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비즈니스 로드맵이 가지고 있느냐 입니다. 어떻게 보면 회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라고 할 수 있겠죠. 이것을 명확히 그리고 있어야 그곳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먼저 경쟁 상대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됩니다. 경쟁 브랜드들을 분석하고, 그 브랜드들과 우리 지위를 어떻게 가져갈까? 1년 후에, 3년 후에, 5년 후에 어떻게 지위가 변화 될까를 계속 그려봐야 합니다. 주요 경쟁사의 출간 목록을 계속 봐야 돼요. 로드맵을 명확히 했을 때 그 로드맵의 결과로써 현실은 만들어지고 창조된다는 사실입니다. 단순히 ‘우리는 이렇게 하다 보면 이런 결과가 창조 될 거야’라고 하는 것은 환상입니다. 현실은 그렇게 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반대로 상상해보십시오. 로드맵 먼저 명확하게 그려야 합니다.
제가 처음 창업을 했을 때, 20년 뒤에 우리 출판사가 단행본 최고 출판사가 될 거라고 로드맵을 그렸습니다. 창업하고 3~4년 지나서부터 그런 생각을 이야기했는데 아무도 믿지 않았습니다. 이제 40~50억 밖에 못하는데 500억을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고 저한테 되물었죠. 현재 제가 창업해서 생각했던 로드맵의 80%가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20% 정도를 3년 안에 완성하면 됩니다.

로드맵을 명확히 해야, 그 로드맵의 결과로 현실이 창조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제가 명확한 로드맵을 그리지 않고 ‘이렇게 하다보면 되겠지’라고 했더라면 중간에 포기했을 겁니다. 명확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은 하다가 안 되면 타협하거나 포기하죠. 그게 엄청난 질적 차이를 만듭니다. 저는 언제나 어떤 책을 만들 때도 늘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책의 운명을 결정하는 건 이 책의 기회를 읽어내는 통찰, 이 책의 가치가 뭔지를 아는가 모르는가가 중요하다고요. 기회를 읽어냈다면, 그 다음에 책의 로드맵을 그리는 겁니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까를 먼저 떠올리고 그리는 것이 로드맵입니다. 모든 것은 결과로부터 거꾸로 거슬러오는 겁니다. 3만 부를 팔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그걸 이루기 위해 제목은 어떠해야 하고, 내용은 어떻게 나와야 하고, 마케팅을 어떻게 배치한다는 걸 세세하게 로드맵을 그리고 실행하면 대부분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 로드맵을 그리면서 경쟁상대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경쟁 상대가 이루지 못한 것을 내가 경쟁 상대보다 더 낫게 만들어서 그들이 실현해내지 못한 것을 창조할 때 더 우월적 지위를 획득하게 됩니다. 그게 브랜드 인지도예요. 거기에 따라 매출, 성과, 인재도 그 브랜드를 보고 오게 됩니다.
ㅣ창업자의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있는가
세 번째는 창업자의 의지와 열정입니다. 회사를 창업해서 스타트업으로 10년 동안 운영하면서 보니 회사가 비슷합니다. 스타트업은 창업자의 열정과 힘으로 움직입니다. 창업자 정신은 스타트업의 핵심 자원이며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에서는 창업자의 의지와 열정이 거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지금 브랜드를 맡고 있는 팀장님들은, 스스로 창업자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여러분 팀은 자신의 의지와 열정을 빼면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창업자의 의지와 열정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보통 그런 것들은 10년 동안 유효합니다. 그 10년 안에 시스템을 창조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창업자는 지쳐갑니다. 초심은 흔들리게 됩니다. 처음 팀을 시작하는 팀장들은 지금 스타트업 단계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더욱 창업자의 의지와 열정이 필요합니다. 창업자의 의지와 열정이 강하면 어떤 어려움을 만나도 헤쳐 나갈 수 있지만 약하면 어려움 앞에서 자기 고민과 연민에 빠져 허덕이다가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
의지와 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느냐, 자신의 존재가치의 사회적 실현에서 나옵니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려고 하는 거죠. 저는 처음 창업했을 때 기존 출판사의 문제점을 세 가지 정도로 추렸습니다. 첫 번째는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이 따로따로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학습. 제대로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건데, 학습(공부)을 체계적으로 안 시켜요. 자기 생각을 나누고, 자기가 깨달은 것을 나눠주는 공부가 필요하고, 그게 있어야 발전이 있는 거잖아요. 세 번째가 분배, 성과를 나누는 시스템이 부족했습니다. 이 세 가지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산북스를 창업한 것입니다. 앞 세대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로요. 저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리 회사의 세 가지 핵심가치에 첫 번째로 ‘창업가 정신’을 두었습니다. 창업자 정신은 한마디로 말하면 혁신과 도전하는 자세입니다. 혁신과 도전하는 자세가 아무리 강할 지라도 업의 전문성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강조한 내용이 ‘창조적 컨셉능력’입니다. 수익모델의 창조는 ‘창조적 컨셉능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가 ‘진심과 성의’를 필요하죠. ‘진심과 성의’는 리더 그릇의 크기를 만듭니다. 진심과 성의가 가진 리더는 겸손합니다. 그래서 어떤 어려움에 닥쳐도 스스로 배우면서 충분히 이룰 수 있다는 것이죠.

ㅣ자율과 책임성을 가지고 있는가
스타트업이라는 1단계가 지나면 스케일 업(scale up)이라는 2단계가 옵니다. 스케일을 키우는 거죠. 우리 회사로 말하면 사업 본부 정도가 스케일 업입니다. 우리 회사는 정보 공유와 소통이 잘되는 회사입니다. 다산북스에서는 컨셉 경영을 합니다. 컨셉 회의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결정합니다. 제가 마음대로 결정하진 않습니다. 독서 경영을 통해서 소통과 학습을 하고, 현장 경영, 청소 경영도 하죠. 이런 걸 통해서 끊임없이 정보 공유와 소통을 합니다. 소통이 가장 기본입니다. 소통이 안 되면 조직은 잘 안 굴러갑니다.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다산북스는 판매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죠. 그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자기가 만든 책이 계속 어떻게 팔리는지 알아야 되는데 모르면 안 되죠. 인세 공유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입니다. 여러분들이 매일 발생하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그룹웨어를 만들어놓은 것입니다. 자율성과 책임은 개인더러 자율과 책임성을 가지라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시스템과 운영 원칙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합니다.
제가 우리 회사의 운영 원칙 중에 팀장들한테 강조하는 게 있죠. 3년 원칙입니다. 우리 회사는 성과의 단계를 그린존, 옐로우존, 레드존으로 구분합니다. 목표 매출의 100%를 달성하면 그린존, 80% 이상이 옐로우존, 60% 이상이 레드존입니다. 보통 팀장들에게 1년까지는 적응할 시간을 줍니다. 그 이후 2~3년을 보냈는데도 옐로우존이나 레드존을 머물면 구두 경고를 줍니다. 단행본에서는 3년이란 시간은 자기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2년~3년 동안 그린존 한 번을 못 들어간다면 팀장은 스스로가 책임지는 게 좋습니다. 현 팀장 말고도 후배들이 많은데 그 팀장만 계속 팀장을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누가 더 리더십을 발휘할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기회와 역할을 주고 결과로 평가해야 공평합니다. 그래서 팀장들에게 3년 원칙을 세우고 지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예산 분배에 대해서도 원칙을 적용합니다. 마케팅 예산을 10%, 15%를 쓰겠다고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 예산 원칙에 따라 적용합니다. 운영 원칙은 동일하게 적용을 했을 때 힘을 얻게 됩니다. 이 팀한테는 적용하고, 다른 팀한테는 적용 안 하면 원칙이 아닙니다. 그럴 경우 누구도 그것에 대해 수긍하지 않고 조직이 뒤죽박죽이 될 수 있습니다. 자율성과 책임이 있는 조직과 팀을 만들려면 자율성과 책임성의 기반이 되는 정보 공유와 소통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됩니다.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원칙이 존재해야 자율성과 책임이 자리를 잡게 됩니다.
ㅣ권한 위임과 핵심인재를 확보했는가
권한을 위임한다고 해서 권한 이임이 되는 건 아닙니다. 팀의 리더가 존재 가치를 인식하고 리더로서 정체성을 가질 때 권한 위임이 됩니다. 우리 회사는 팀장들을 리더로 세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경험이 많지 않는 팀장이나 성장하는 팀장들을 위해 팀원까지 교육도 하고 집중적인 대담도 합니다. 출판사들이 기업의 성장의 1단계(스타트 업)에서 2단계(스케일 업)로 발전하지 못합니다. 1단계에서 2단계로 발전하지 못하면 회사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권임위임과 인재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권한 위임은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철학이 분명해야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자율성과 책임을 주고 리더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을 키워갈 때 핵심인재로 성장해갈 수 있습니다.
인재를 확보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외부 영입과 인재 육성이죠. 저희 회사는 인재를 육성하고 외부 영입을 잘 안 하죠. 피터 드러커의 주장처럼 조직에서의 성과를 3단계로 나누면 첫 번째는 투입을 했으면 산출의 결과가 더 커야 기업은 생존할 수 있습니다. 수익모델을 만드는 능력입니다. 인재들이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능력입니다. 성과 1단계를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기업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는 가치를 만들고 가치를 재반복하는 성과의 2단계입니다. 가치를 생산했으면 시스템으로써 계속 꾸준히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성과의 3단계는 인재를 육성해서 차세대한테 계승과 혁신을 이어가는 행위입니다. 피터 드러커가 궁극적으로 말한 것은 이 세 가지 성과를 누가 창조하느냐 입니다. 그걸 사람이 하니까 사람(인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리더들이 중요합니다. 우리 회사 안에서도 노하우와 시스템을 창조해가는 팀장들이 있잖아요. 그들이 핵심인재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런 팀장들의 노하우를 배우면서 성장하시면 돼요.
우리 회사에서 시행하는 제도인 임프린트도 어떻게 보면 외부 인재 영입을 위한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저는 외부 인재를 영입할 때 세 가지를 보는데 첫 번째는 성과를 봅니다. 그 사람이 어떤 성과를 낸 적이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자기가 책임지고 30억 이상 매출을 해봤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전문성을 보는데 최소한 출판 분야에서 짧게는 최소 10년 이상, 더 엄격하게는 15년 이상은 일했어야 합니다. 아무리 젊은 나이에 성과를 냈어도 10년은 봐야 됩니다. 전문성을 갖추려면 세월의 깊이가 필요 합니다. 마지막으로 진정성을 봅니다. 이 사람이 임프린트를 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봅니다. 저는 세 가지를 보고 임프린트 인재를 선택합니다.
이제 팀장들은 좋은 인재를 어떻게 확보해야 할까요?
팀장이라면 먼저 팀장들이 핵심인재로 성장해야 합니다. 팀장들이 핵심 인재로 성장하면 좋은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이 생깁니다. 팀장에게 팀원 구성의 권한이 주어졌을 때 ‘출판계 어떤 사람을 데려와서 우리 팀으로 만들면 우리 팀이 최강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항상 잊지 않고 적합한 인재를 찾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을 중심에 두고 사고하는 팀장은 뛰어난 사업적 능력이 있는 팀장이 틀림없습니다.
인재확보의 노하우를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첫 번째는 자신이 핵심인재 인재가 되려고 하고, 두 번째는 팀에 어떤 사람이 들어와야 도움이 될지 생각하고 항상 그런 인재를 찾아야 합니다. 출판은 거의 모든 것이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핵심 인재가 팀의 운명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팀장들에게 팀원을 뽑을 권한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자율성과 책임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일에 ‘당장 사람이 없으니까 빨리 채워 넣자’라고 하는 것은 아주 낮은 수준입니다. 누가 오느냐에 따라서 조직이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이 일을 가장 중시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계속 그걸 고민해야 합니다. 적임자가 나올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가 갈 로드맵으로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인가를 항상 생각해야 됩니다.

ㅣ누구와 일해야 하는가
스타트업은 누구와 일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나 회사가 어느 정도 알려지면 그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보고 직원이 찾아옵니다. 저도 블로그에 글을 쓰죠. 저희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입니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우리 회사에 오기 전에 그런 것들을 다 읽어 봅니다. 그것을 통해 회사의 문화를 보고 연봉, 복지 등 여러 가지 조건도 보죠. 현재 직원들이 어떠한가도 살펴보죠. 그런 조건들이 다 결합돼서 오는 겁니다. 제가 직접 뽑지는 않지만 더 좋은 직원들이 오고 있다는 것을 교육을 하면서 많이 느낍니다. 이런 선순환구조가 이루어지면 회사가 조금씩 더 나아지고요. 여러분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조금씩 핵심 인재로 성장하면 계속 더 좋은 사람들이 들어와요. 처음(창업), 밑바닥을 만드는 게 엄청나게 어려운 거지 조금 커지면 쉬워집니다. 비빌 언덕을 만드는 것,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죠.
팀장들도 불혹의 나이가 가까워오면 현실 인식을 정확히 해야 합니다. 적은 나이가 아니죠. 어느 정도 그릇의 크기가 완성 돼가고 있는 상태거든요. 공자와 자로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자로가 공자에게 묻습니다. 안회에 비하면 저는 어떻습니까. 공자가 답합니다. 내가 하나를 알려 주면 안회는 열을 알고 자네는 두 개를 안다. 자로로서는 기분 나쁘죠. 너는 두 개 밖에 모른다고 하니까요. 자로가 더 선배거든요. 안회보다 나이도 많고 선배인데. 공자가 직설적으로 말한 것이죠. 자로가 대답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라고요. 공자도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합니다. 공자는 자로가 현실인식을 갖도록 정확히 이야기 해줍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는 것이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일이지요.
어느 날 제자가 공자에게 “스승님은 어떤 사람이라고 말해야 됩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공자가 이런 말을 해요. ‘나는 배우기를 좋아한다. 나처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그렇게 말해라.’ 그런데 배우기를 더 좋아하는 제자, 안회가 나타난 거예요. 그러나 안회는 병으로 공자보다 일찍 죽습니다. 공자가 안회가 죽었을 때 땅을 치며 하늘이 나를 죽이셨도다! 세 번 외치고 통곡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자신의 학문적 성과를 계승할 핵심 인재가 죽어버린 거예요. 제자들이 놀랐습니다. 스승님이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저렇게 슬퍼하지 않더니(예를 지키며 슬퍼하더니), 안회가 죽자 땅을 치며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핵심 인재를 잃었을 때의 공자의 아픔을 저도 깊게 공감합니다. 그처럼 핵심 인재는 중요합니다.
ㅣ어떤 지혜를 가져야하는가
팀장들이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부끄럽다, 내가 이걸 왜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 팀장들이 아직 아집 상태에 머물러 있는 단계입니다. 팀장들이 무슨 일을 하다가 힘들거나 실패할 수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럴 때 저는 ‘왜 저렇게 힘들어 할까요, 배운다고 생각하면 안 되나요’ 이런 생각을 자주합니다.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배우는 거라고 생각하면 힘들 이유가 줄어들게 됩니다. 스스로 납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불교에서는 진정한 보살(리더, 팀장)이 되기 위해 여섯 가지 수행을 합니다. 그 여섯 가지 수행을 육바라밀이라고 부릅니다. 그 첫 번째가 보시입니다. 남한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하는 것, 어떤 사람이 배고프면 밥 한 끼를 사주는 것, 돈이 부족하면 돈을 주는 것을 보시라고 합니다. 흔적을 남기면 보시가 아닙니다. 두 번째는 계율을 꼭 지키는 것이 지계입니다. 세 번째가 인욕입니다. 누군가 나를 비난하고 욕해도 그것을 참아낼 수 있는 것입니다. 네 번째가 정진입니다. 정진은 자신의 에너지가 대상에 물아일체가 된 상태, 오직 그 하나에 모아진 상태를 정진이라고 해요. 다섯 번째는 선정입니다. 선정은 명상입니다. 산책도 선정의 일종입니다. 희로애락, 육체와 감정, 여러분들을 둘러싼 것들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생각과 오감이 끊어진 상태 속에서 존재자체의 느낌으로 평온을 얻는 상태입니다. 마지막 여섯 번째가 지혜입니다. 지혜는 판단입니다.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누군가와 대화를 했을 때 상대방이 좋은 생각을 알려주면 바로 바꿀 수 있는 수용 능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자기 아집에 더 이상 갇혀 있지 않는 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팀장들님도 육바라밀의 실천을 통해 궁극의 지혜를 얻기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