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간절함이 생기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대표님: 소승과 대승의 이야기를 떠올려봅시다. 소승은 자기의 마음의 근심과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 열심히 수행을 합니다. 그리고 깨닫습니다. 그 사람은 거기에 계속 안주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이 없을수록 평화를 더욱 많이 느낍니다. 다른 세계와 단절될 때 절대적 평안의 세계가 존재합니다. 나와 우주가 몰아일체가 되는 때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그렇게만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이곳이 아니라 산으로 가야합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 살면서 간절함이 생기기를 바란다면 보리심(菩提心)을 내어보십시오. ‘내가 여기서 20년 동안 얻은 진실한 가치를 많은 사람들과 어떻게 공유할까. 이 세상에 어떻게 쓸까’ 고민해보면 간절함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저도 창업하고 초창기에 직원들을 데리고 일할 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제가 서투르기도 했고 직원들과 에너지 차이가 너무 많이 났던 거죠. 저는 엄청나게 강렬한데 직원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 창업 4~5년차에 함께 일했던 직원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항상 제가 불안했다고 합니다. 우리 사장님 언제 죽을지 모르겠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해요. 저 사람은 일도 목숨을 걸고 하고, 술을 마셔도 새벽까지 마시고요. 그렇게 술을 마시고도 다음날 일찍 출근하는데 직원들은 회사에 못 나오고 그랬습니다. 나중에 제 에너지를 못 따라오는 친구들을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현실을 너무 몰랐습니다. 나는 인간을 긍정적으로 보았기 때문에 저처럼 직원들을 확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직원들이 따라오지를 못 하면 심적으로 힘들게 한 적도 많았습니다. 동기부여의 이름으로요. 하지만 직원들이 우리 회사를 떠난 뒤에 저를 비난하지는 않았습니다. 직원들도 알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공적 목적이 있다는 것을요. 인재를 키우려는 순수한 사장의 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알지만 괴로워서 나갔죠. 그러니까 저를 미워하진 않았습니다. 제 눈에 부족한 것들이 많이 보이고 지적하니까 직원 입장에서는 같이 있으면 괴로웠던 겁니다. 제 맘이 급했던 것이죠. 출판사를 세우고, 앞 세대들이 가진 출판사의 모순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많은 요구를 했었습니다.
동지애, 뜻을 나누고 뜻을 같이 하는 ‘도반(道伴)’이 있어야 어떤 길을 가는 데에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려움도 극복해낼 수 있습니다. 저에게도 직원들이 도반이 되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가족보다도 더 높은 차원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은 동지적 관계입니다. 도반이란 그렇게 쉽게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절실한 뜻이 만나야 이루어질 수 있는 관계입니다. 절실함은 자기 자신을 더 들여다보게 만들며, 자기 자신에게서 존재 가치를 찾게 합니다. 그 절실함은 ‘자리이타(自利利他)’에서 나옵니다. ‘자리이타’는 먼저 자기를 이롭게 한다, 자기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문제를 아직 못 푼 겁니다. ‘자리(自利)’의 문제를 풀지 못하면 ‘이타(利他)’로 확장은 어렵습니다. “내가 내 자리에 왜 존재하느냐”하는 문제를 정확히 풀면 ‘이타(利他)’로 갑니다. 이런 큰 질문들이 순수하게 자기 속에서 생겨야 되는 거지 억지로 만들어질 순 없습니다.

Q : 신해행증(信解行證) 중에 ‘증(證)’이 성공의 경험이 아니라 계속 실패의 경험이면 다시 또 쌓아야하는데 그럴 땐 어떻게 다시 성공의 경험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대표님: 진리로 보았을 때는 어렵지만 사업으로 보았을 때는 간단합니다. 처음에 믿음을 가져야 하고, 그 믿음을 갖는다는 건 분발심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러면 진심으로 믿음을 갖게 되거든요. 그 다음에는 해법을 찾는 방법을 공부합니다. 이해하려고 한다는 거죠. 해법을 찾으려고 하다보면 공부도 하게 됩니다. 출판의 경우 다른 브랜드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살핍니다. 제가 다 해온 것들입니다. 그걸 깊숙이 들여다봐요. 책을 들여다봐요. 그러면 안목이 계속 높아집니다. 통찰력도 생기고요. 그 다음에 행을 합니다. 구체적으로 행을 하면 성공과 실패로 가는데, 그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것은 실행 전의 해법이 제대로 되었는지 가 결정합니다. 내가 이해한 것이 좋은 결과물로 오지 않을 때는 행의 방법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죠. 내가 해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거죠.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자기식대로 해석해서 적용한 경우입니다. 처음에는 자기 식대로 하지 말고 시킨 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해법을 모르면 처음에는 시키는 대로 하면 배울 수 있습니다. 시키는 대로 한다는 것이 나쁜 말이 아닙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입니다.
온고(溫故). 사람들이 왜 옛것에서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려고 하는 일을 무시할까요. 아상(我想)이 강해서 그렇습니다. 자기가 더 잘한다는, 잘났다는 생각입니다. 온고(溫故)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무엇이든 ‘온고(溫故)’가 있어야 ‘지신(知新)’이 됩니다. 옛 사람들이 애써 눈물과 피땀으로 만든 걸 받아들일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걸 거부하면 안 됩니다. 물론 나쁜 것이라면 거부해야겠지만 제대로 된 온고는 우선되어야 합니다. 법고창신(法古創新)하려면 ‘법고(法古)’가 우선이듯 말입니다. 여러분들께 실패가 왔을 때는 ‘온고(溫故)’의 단계로 다가가야 합니다. 실행을 했을 때 실행이 늦었거나 민첩하지 않거나 이런 것들을 점검 해봐야 됩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실천을 반복 하죠. 어떤 깨달음 같은 걸 나름대로 얻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이걸 얻는 일은 쉽습니다. 진심을 다하면 얻을 수 있습니다. 조금만 재능이 있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얻을 수 있습니다. 팀원을 높은 단계로 성장시키려면 팀장인 나부터 성장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 팀원에게 전해야 합니다. 내가 깨달은 것과 내가 깨달은 것을 남한테 가르쳐서 그 사람을 성장하게끔 만드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저도 수많은 실패를 통해서 알게 됐습니다. 밑에 사람들을 성장하게 하는 것은 차원이 또 다른 세계입니다.
Q : 저도 다양한 팀원들을 경험해봤는데, 열심히 하려는 팀원도 있었고 어느 정도 자기 행복을 추구하면서 가는 팀원도 있었고 아예 날 거부하는 팀원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팀원들을 만나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팀원 자체도 스스로 노력이 없으면,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면, 제가 아무리 서포팅을 해도 발전이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대표님 : 그럴 수 있죠. 그런데 팀장님이 말씀하시는 그 친구를 제가 데리고 하면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저는 그 사람을 깊게 더 이해하려고 합니다. 팀원이 그러는 원인이 뭘까? 를 먼저 생각하죠. 쟤가 왜 저럴까, 마음속에 어떤 문제가 있나. 또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게 뭐가 있나. 그걸 좀 더 알아가려고 노력을 하겠죠. 그 과정을 통해 그 사람을 더 깊게 이해해줍니다. 그 팀원은 자기가 만나는 사람 중에 제가 가장 본인을 깊게 이해를 해준다고 느낄 것입니다. 그럴 때 그 사람은 저를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안 따를 수가 없죠. 자기 부모보다 제가 자기를 더 잘 이해하는데 말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비전도 제시하고, 때론 친해지기 위해 맛있는 것도, 술도 사주지요. 그런데도 따르지 않는 사람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입장보다 더 상대의 입장에서 서서 문제를 풀어야한다는 말입니다.
Q : 말씀 중에 ‘믿고 해법을 주면 실행하면 얻게 된다’라는 이 원리에서 무수한 실패를 겪은 사람들이 훨씬 더 빨리 흡수한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실패를 계속 겪게 되면 오히려 더 자신감이 없어지고 항상 넘어지는 자리에서 또 넘어지고 항상 밟는 데를 또 밟게 되잖아요.
대표님 :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스스로 깨우치거나, 도반이 있거나(동료), 좋은 스승이 있으면 그걸 확장시켜 줍니다. 실패를 통해 어떤 사람들은 거기까지 가지 못하고 자기 트라우마에 갇히기도 합니다. 더 이상 가기가 두려운 거죠, 그래서 못하는 겁니다. 그런데 누가 “야, 그거 아무 것도 아니야, 부숴버려!”라고 확신을 가지고 이끌어준다면 갈 수 있습니다. 자기 영역의 한계는 자기가 만드는 거죠. 그것은 집착에서 오는 거예요. 아니면 빨리 내려놓고 뭐가 잘못 됐는지,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성찰하고 살펴야 합니다. 그것이 지혜입니다.
저도 예전에 직원들에게 좋은 컨셉을 찾아오라고 하면 직원들이 열심히 논의를 해서 찾아왔어요. ‘그럼 이게 첫 번째인데 여기가 끝이에요’라고 묻습니다. 그럼 아니라고 합니다. 다시 해오라고 하죠. ‘또 죽어라고 해도 여기가 끝이에요.’라고 묻습니다. 두 번째도 아니라고 다시 해오라고 합니다. ‘세 번째가 끝이에요. 그러면 비슷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아니라고 한 적이 많습니다. 그러면 결국 직원들은 못 버티고 나갔죠. 자기가 어떤 기준을 넘어서고 있는지 스스로 설정을 해놔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부족합니다. 더 객관적 시선으로 보면 결과물에 만족할 수 없거든요. 거기에 솔직하게 질문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무척 애쓴 거거든요. 자기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는 거죠. 단순히 시간을 들이는 것을 넘어서 좀 더 깊은 통찰력을 가져야 되는 거죠. 안 가진 걸 가졌다고 거짓말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애썼다고는 말할 수 있죠. 저는 항상 세 번, 당신이 최선을 다한 시도가 세 번은 돼야 프로의 세계, 높은 세계로 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크리에이터거든요. 두 번, 세 번 해도 생각이 안 날 때가 많습니다. 저도 그렇게 세 번은 막혀요, 생각이 안 나요. 그럼 네 번 합니다. 책의 내용, 카피, 제목을 봐도 저를 잊어버릴 정도로 몰두합니다. 제가 그 대상하고 거의 물아일체가 됩니다. 이성적인 생각을 다 놓게 됩니다. 그때 컨셉의 재도약을 시도합니다.
수많은 노력을 해도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저만의 극단적인 방편이 있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충분히 이야기하고 술을 하루 종일 먹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마시고 그 다음 날도 아침부터 마시고요. 그러고 토요일에 일어나면 창자가 끊어질 정도로 아프고 살고 싶지 않습니다. 죽고 싶어요. 그럴 때 비로소 모든 선입관을 내려놓게 됩니다. 모든 생각이 비워집니다. 대상의 본질만이 내게 다가옵니다. 나를 극단적으로 괴롭게 만들어서 대상의 본질을 찾아내는 것이죠. 저는 그런 경험들이 참 많습니다. 좋은 방법은 아니라 추천하지 않습니다.
좋은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책이 있다고 치면, 책 자체를 아예 사랑하는 사람으로 봐요. 당신(YOU)으로 보고 책에게 제 생각과 마음을 모두 줘요. 그리고 어떻게 그려야지, 어떻게 제목으로 하면 좋을지, 어떤 마케팅을 해야 좋을지 애인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대화합니다. 그 책을 잘 때도 머리맡에 두고 자죠. 그러면 좋은 컨셉이 스스로 나옵니다. 카피가 나옵니다. 여러분들도 크리에이티브해지려면 책과 더 깊은 관계를 가져야만 합니다. 이미 존재하는 책들보다 더 깊은 울림을 가지면 됩니다. 그러려면 물아일체가 기본 전제조건이고 물아일체를 방해하는 것이 있으면 나를 괴롭혀서라도 아상을 아예 없애버려야 합니다. 혼연일체 세계가 되어야 새로운, 더 좋은 것들이 나에게 옵니다. 결국 책과 내가 혼연일체가 되어야 실패의 트라우마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책과 내가 혼연일체가 되어야 실패의 트라우마를 벗어나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Q : 저는 브랜드 사업팀으로 와서 1인 팀을 진행하면서 리더십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말씀하신 운영 원칙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셔서, 전 그 단계부터 지금 계속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솔직히 누군가 같이 일하는 것 자체가 어렵겠다는 생각으로 귀결이 되어서 저 스스로도 딜레마라고 생각하는데 대표님도 그런 생각을 하신 적이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대표님 :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것의 의미를 좀 더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팀장님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생각의 수준이 ‘에고(Ego)’에 갇혀있습니다. 에고를 넘어선 공적인 리더십을 갖추려면 우선 에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에고에서 ‘자기를 들여다본다’는 건, ‘자기의 양심을 들여다본다’는 말입니다. 공자는 양심을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한테 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공자의 모든 행동 기준이 양심입니다. 그렇게 행동하면 따르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자신을 많이 들여다본다고 말하고 있지만, 좀 더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더 깊어지면 에고는 조금씩 얕아질 겁니다.
이런 것을 종교에서는 영성이라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요즘 사람들은 부족함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자신의 소중함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자기가 소중한 것을 조금만 몰라줘도 화를 내고, 작은 분란에도 화를 내고 우리는 서로 너무 다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상처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를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더 성숙해졌다는 것이며, 옆 사람도 그런 소중한 존재인 걸 안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객관적 능력으로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존재가치로서 그런 존재임을 하는 순간, 거기서 리더십이 생깁니다. 리더십이 생겨나면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Q : 팀장과 팀원과의 관계를 넘어서서 팀원들 간의 관계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팀원들 간에는 어떻게 관계를 잘 맺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대표님 : 팀 내에서 본질적 관계가 있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본질적 관계를 잘 만들지 못했을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주관계(본질적 관계)는 팀장과 팀원의 관계입니다. 그 관계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을 때 이상 현상이 나타납니다. 팀장은 팀원을 잘 섬기고 신뢰를 주는 단계로 올라서야 합니다. 팀원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예를 들어 팀장이 한 팀원하고만 자주 밥을 먹으러 가고, 한 팀원에게만 좋은 책을 몰아주면 다른 팀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다산북스에서도 직원들을 위해 다양한 소통의 창구를 마련해놨습니다. 소모임, 기수모임, 독서경영 등이 있지요. 이건 직원들에게 ‘당신은 우주에서 홀로 다산북스에 내던져진 게 아니다. 다산북스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조금 더 열심히 해달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팀장은 중심 근본을 잘 세우고 팀원들이 잘 따르게 해야 합니다. 팀장은 공평무사(公平無私)원칙을 실천해야 합니다. 공평무사의 원칙이 무너질 때 팀원들은 편을 가르기 시작합니다.
Q : 올해 나름 기대를 했던 책 두 권을 연달아 실패를 하면서 지독한 패배주의와 실패주의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이 실패를 통해 겸손해지고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셔서, 저도 그 부분은 충분히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학습이 행해지고 다른 방법을 찾는 에너지로의 전환이 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실패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다음 책도 안 될 것 같고, 단순히 운을 바라는 현실감 없는 생각들에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수렁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대표님 : 그럴 때는 주변에 먼저 그 문제를 해결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안 나누는 것 같습니다. 그게 문제입니다. 기운이 자기 속에 갇혀있는 것입니다. 그건 자기가 만드는 거예요. 절치부심을 넘어 진실을 구해야 합니다. 그걸 안 하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때로는 지금까지 만든 책에 대해서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방향을 전환해야만 문제의 근본 원인을 알고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건 스스로 해법을 찾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 에너지, 당당함은 곧 거침없는 용기이자 단단함입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양심에서 나옵니다. 양심을 따르고 고민하다보면 이치에 맞는 해법이 나옵니다. 슬럼프를 맞았을 때는 어려움을 이겨냈던 팀장을 찾아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합니다. 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아주 구체적으로요. 그러려면 우선 문제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다산북스의 생태계는 굉장히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꼭 저한테 묻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회사는 동료에게 물어도 해결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자격지심이나 자존심을 좀 내려놓는 게 어려워서는 안 됩니다. 진짜 나를 내려놓을 때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새로운 지혜가 열립니다. 내려놓고 겸손해진다는 것은 온고(溫故)의 마음이 된다는 것이며 그것은 자기 자신을 믿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자기를 못 믿고, 불안한 사람들은 지혜의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정신과 육체가 느슨한 사람들은 마음에 불안을 전환시킬 에너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상태라면 직원들한테 운동부터 열심히 하라고 강조합니다. 좋은 기운을 받는 사람을 만나 대화해야 합니다. 자기 심신을 먼저 다스리고 순환해서 지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를 만들고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면 새로운 지혜가 열립니다
Q : 저는 내년에 팀을 새로 꾸리게 됩니다. 저는 그동안 ‘해법을 제시하고 밀어붙이는 리더’보다는 ‘길을 다양하게 열어주고, 제가 찾아갈 수 있게 끌어주는 방식의 리더’를 선호했었는데, 다산북스는 좀 더 적극적으로 팀원을 끌어가고 개입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 중간 지점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습니다. 다산 시스템 하에서의 팀장의 역할과 생각은 어느 정도가 바람직한지, 생각하신 바가 있으신지요.
대표님 : 이 부분은 팀장의 자격과 관련이 있습니다. 다산북스는 팀장의 위상을 높게 잡었습니다. 팀장의 역량은 리더이자,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출판계 인재를 키우려고 하는 명확한 목적을 갖고 팀장을 세워놨습니다. 그래서 팀장들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했습니다. 팀원을 뽑고 싶은 대로 뽑고, 아이템도 팀 내에서 정하고, 설득력이 있으면 하고 싶은걸 밀고 나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팀의 방향성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고요. 이럴 땐 팀장이 운용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실제로 팀을 운용하다보면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과들이 나오게 됩니다. 자기가 생각했던 것과 유사하거나 비슷한 게 아니면 어떤 문제가 있었겠지요. 그런 것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경험을 쌓아가는 데 어떤 사람은 2년, 어떤 사람은 3~4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아 스스로 창피해 그만둔 사람도 있고요.
저도 5~6년 출판 경험을 하고 나서 창업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마케팅을 하다가 기획을 하게 되고 출판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할 때는 많이 부족했지만, 금방 깨달았습니다. 그간 마케터로서 일하면서 꾸준히 경쟁사들의 책을 읽어왔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면 대체적으로 예상한 결과가 나옵니다. 그러면서 제가 느낀 것은 경쟁사들의 책을 읽고 제 책을 마케팅 하면서 시행착오를 빨리 겪을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누군가 옆에서 빨리 얘기해주고, 실패를 빨리 맛보면 금방 발전이 됩니다. 언젠간 겪게 되어 있으니까요. 실패를 많이 하게 되면 그 속에서 분명히 배운 게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실패의 시간을 인내하지 못합니다. 인내하는 사람들은 실패를 통해 지혜를 터득하는 사람들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겉만 보니까 그 사람의 잠재적 능력을 볼 수 없게 되는데 그 안에는 실전에서 미처 드러나지 않은 것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자신에게서 나중에 그게 드러날 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지금 당장 잘했다고 좋아할 것도, 너무 못했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더 뭘 배워야 할 것인가, 어떤 이치를 찾아가야 할 것인가. 또 뭘 해서 뭘 얻어 갈 것인가를 빨리 깨닫는 게 중요합니다.
다른 팀과 달리 브랜드사업팀은 마음만 먹으면 금방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팀장이 자기 중심을 세워서 천지개벽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핵심은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의심을 없애라는 게 아니라, 의심을 하면서 ‘두려움’을 없애고 내가 가는 길에 확신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확신은 누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고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직업으로서 지금 기획 편집자를 하고 있다고 하면 어떤 이름을 남길 것인가, 어떤 브랜드 가치를 말할 것인가, 어떤 책으로 나를 말할 것인가라는 것이 핵심적인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중심이 정확히 잡혀 있느냐, 그걸 이루기 위해 계속 정진한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습니다. 일단 자신에게 믿음을 갖고, 해법을 이해하고, 그리고 행하고. 분명 많은 실패가 있겠죠. 그렇지만 실패했으면 뭘 배울 겁니다. 다시 돌아가서 정진하면 증득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살아온 것도 그런 과정이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 계속 행하면 언젠가 잠재적 능력이 발현됩니다. 안 될 것 같지만 반드시 발현됩니다.
대담이 계속 진행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