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식 대표의 출판 잘하는 법

기획의 8할은 발품이다

2018. 03. 15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세요. 저는 신임 4팀장입니다. 줄여서 '신사팀장'이라고 할게요. 팀장으로서 경험도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것도 많아 대표님께 당당히 배움을 청했습니다. 대표님이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며 터득한 출판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아니 그 일부나마 제 것으로 만들어야 저희 팀을 제대로 끌고 갈 수 있겠다 판단했거든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대표님과 식사하면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이 귀한 지식을 저 혼자만 알기엔 너무 아까웠기에, 다산북스 식구들은 물론 출판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독자들과 만나는지 궁금한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도 의미 있는 콘텐츠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오늘 그 두 번째 테마는 바로 "기획이란 무엇인가?"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출판 비즈니스에서 기획이란 무엇인가요?

기획은 문자 그대로 무언가를 도모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책 몇 권 팔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의지입니다. 기획마다 경중이 있겠지만, 역시 핵심은 기존 것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입니다. 당연히 기획자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세상을 좀 더 가치 있게 바꾸고자 하는 의지로부터 기획은 시작되니까요.

그런데 의지나 생각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좋은 생각, 멋진 의지보다 더 중요한 게 있지요. 바로 발품입니다. 누구나 좋은 생각은 많이 하고 괜찮은 아이디어도 많지만 그게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요. 하지만 발품을 팔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생각은 실제 행동으로 옮겨 세상과 부딪칠 때 더 확장되고 구체화될 수 있습니다.

​뛰어라! 언제나 답은 현장에 있다

구체적인 행동 지침 같은 게 있을까요?

제게 기획의 기본을 제대로 가르쳐주신 출판사 사장님이 있습니다. 그는 이 두 가지만 명심하면 된다고 말씀하셨고, 출판인으로 살면서 그 가르침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첫째는 매일 신문을 읽고 스크랩을 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저자에게 바로 전화를 걸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모두 생각이 아닌 행동에 초점을 맞춘 조언이지요.

창업 초기 출판사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는 저자 설득이 더 힘들지 않았나요?

당연히 그렇습니다. 그러니 신생 출판사일수록 앞서 언급한 행동 지침이 훨씬 더 절실히 필요합니다. 출판사의 역량이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준비해야 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

우선 그 저자에 대해 가능한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의 전작들을 모두 읽고, 관련 자료를 이 잡듯 뒤져야 하지요. 자기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어떤 것을 잘하고, 어떤 변신을 도모하고 싶어 하는지 그 맥을 정확히 짚고 있는 기획자에게 저자는 감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노력을 알아주는 저자를 만나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저자들은 귀신같이 다 압니다. 어떤 출판사, 어떤 편집자와 함께해야 가장 빛날 수 있을지 본능적으로 알아차립니다. 그러니 저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그 저자만이 쓸 수 있는 최적의 컨셉을 제안하면 99% 설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름만으로 책을 팔 수 있는 유명 저자는 이런 열정만으로는 설득할 수 없겠지요. 당연히 계약조건을 비롯해 보다 다양한 판단 기준을 갖고 출판사를 선택할 겁니다.

그렇다면 좋은 저자좋은 아이템에 대한 판단 기준이 있을까요?

중요한 것은 본질입니다. 출판에서 기획은 내가 어떤 저자와 함께 작업하여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자 하는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 가슴이 뛰는지를 살펴보면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게 없다면 가짜 기획이겠지요. 그런 가슴 뛰는 저자와 아이템이 있으면 바로 전화를 걸어서 일단 만나야 합니다.

​천재 작가 토마스 울프를 찾아낸 천재 편집자 맥스 퍼킨스의 이야기! 영화 [지니어스]

시간을 갖고 준비하는 것보다 서두르는 게 더 좋을까요?

제 경험상 기획에서 속도와 순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대부분 저자는 자기를 가장 먼저 찾아온 사람과 계약하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 일단 만나자고 하고 시간을 좀 번 후에 실제 만나는 날까지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반대로 내가 먼저 찾은 게 아니라 저자가 찾아온 경우라면, 꼼꼼한 준비가 우선인 것 같습니다. 여러 출판사를 두고 저울질하다 고를 가능성이 높을 테니까요.

흔히 저자 관리라고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 같습니다.

맞습니다. 저자에게 진심과 성의를 다 하되, 그렇다고 무조건 끌려 다녀서도 안 되니까요. 편집에 대해서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다는 믿음을 갖고 컨셉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설정 등에 있어 주도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만큼의 믿음을 주어야 하겠지요. 편집자 말을 들을 때 더 좋은 결과가 따를 거라는 걸 저자들이 스스로 알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야 합니다. 가능성 있는 저자일수록 더 똑똑하게 그런 사실을 빨리 알아차릴 것입니다.

그러기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저자와 친밀해지는 것입니다. 식사자리나 술자리를 자주 가지면서 서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는 게 좋습니다. 그러다 보면 저자의 취향과 태도 등 많은 것들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저자 역시 편집자의 능력과 진심을 더 믿을 수 있게 됩니다.

기획자는 발도 넓어야 할 것 같아요.

네, 그렇기 때문에 연락했을 때 바로 만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출판 기획은 저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컨셉이 있어도 그걸 원고로 써낼 수 있는 저자가 없으면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획은 한마디로 ‘사람 사업’입니다. 언제든지 좋은 저자를 소개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그래서 중요한 겁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저자 줄리언 반스의 젊은 시절.

아이디어는 많은데 실제 저자나 회사를 설득할 수 있는 기획으로까지 연결하지 못하는 젊은 편집자들이 많습니다.

젊은 편집자들은 우리보다 아이디어도 많고 트렌드에 대해서도 더 민감한 만큼 좋은 기획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이미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기획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편집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은데, 굳이 일반화해서 말씀드리자면 사람을 잘 안 만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기획은 사람을 만나 최초의 아이디어를 디벨롭하는 과정에서 현실화되는 것입니다.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람 만나는 걸 힘들고 귀찮아하다 보니, 그냥 혼자 생각하고 외서에 의존합니다.

외서 기획도 기획자의 중요한 업무영역 아닌가요?

그 말도 맞지만 외서에만 의존하면 좋은 편집자로 성장하기 힘듭니다. 물론 외서 기획과 편집에도 크리에이티브한 영역이 있습니다. 단순히 소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 감수성으로 바꾸는 작업 역시 고도로 창의적인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저 제목과 표지를 우리 식으로 좀 바꾸고 해외에서 얻은 성과를 강조해 국내 독자들에겐 파는 것에 머물면 안 됩니다. 당장 매출은 만들 수는 있겠지만 계속 그런 쉬운 길을 택하게 되고 그러면 더 크게 성장하기 힘드니까요.

기획도 결국 좋은 컨셉이 관건인 거죠?

그렇습니다. 세상과 대중이 갖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지 고민해야 합니다. 더 전문적으로 표현하면 ‘마음의 결’을 읽는 것입니다. 그 결을 잘 읽어내면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 것처럼 좋은 컨셉이 탄생합니다.

실무적인 고민은기획 당시에는 그렇게 열병을 앓는 것처럼 와 닿았는데실제 출간할 타이밍이 되면 마음의 결도 바뀌고 시간이 흐른 만큼 트렌드도 달라져 있는 것 같다 고민이 된다는 겁니다.

아직 경험이 적기 때문일 것 같아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우선 처음부터 잘못 본 것일 수 있습니다. 일부 현상을 본 건데, 본질을 봤다고 착각한 거죠. 그런 경우는 비일비재하게 많습니다. 그리고 컨셉은 정확히 찾은 게 맞는데 그걸 제목, 표지 등에서 잘못 구현한 것입니다. 모든 책은 만들수록 더 좋아진다는 걸 기억하고, 조금이라도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계속 집중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잘못된 걸 바로잡을 수 있고 처음 생각했던 컨셉을 더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습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바로 그 과정에서 나아지는 1~2%가 전체 결과를 완전히 바꾸기도 합니다.

독자로부터의 기획을 늘 다짐하는데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선 컨셉을 ‘사고 싶게 만드는 힘’으로 정의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의 질에 영향을 줄 때 지갑을 엽니다. 좋은 아이디어에 새로운 베네핏이 더해질 때 컨셉이 나오는 것이죠. 더 엄밀하게 말하면 컨셉은 만드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입니다. 획기적인 생각으로 없는 걸 창조하려 하지 마세요. 이미 있는 독자 니즈에서 컨셉을 발견하는, 눈 밝은 기획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미 문화 소비의 주체는 대중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러니 아이디어도 대중 속에서 찾아야 하고, 대중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저자가 아닌 독자로부터의 기획이 진짜다! 컨셉을 만들지 말고 독자 안에서 발견하라

어떻게 해야 좋은 기획자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좋은 기획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판단할 권한과 실패할 권리를 함께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책임지고자 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임지는 일에 선을 그으려는 경우가 많으니, 판단을 상사에게 미루고 도전을 머뭇거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임편집이라는 말의 무게를 스스로 느끼고, 책임편집자답게 행동해야 합니다. 물론 성과관리는 기본이고요.

기획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나 자세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확한 현실 인식이 중요한데, 현실 인식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판단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이 어떤 일을 사랑하고 어떤 일을 잘하는지 파악하고,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서 성과가 나오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또 잔머리로 하는 기획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카테고리의 지형도를 바꾸겠다는 포부를 갖고 발로 움직이며 자신 있게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기획을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김선식 대표의 팀장의 미래

팀장의 미래: 6. 어떻게 ‘자발성’과 ‘자율성’을 키울 것인가

Q. 요즘에 배움이 즐거워서 책을 많이 읽는데, 나가서 사람을 만나는 것에 시간을 쓰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한정된 시간에서 뭘 하는 게 좋을까요? 책을 읽거나 사람을 만나는 것 중 뭐가 더 도움이 될까요? 대표님 : 우리가 어떤 일을 집중적으로 수련한다는 것은 계획적 의도와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저 역시 계획적 의도가 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내가 먼저 읽어 본 책 중심으로 독서경영을 이끌어 갑니다. 팀장들의 전략적 사고를 키우고,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서였습니다. 우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학습이나 교육이 아닙니다. 내가 어디에 도달하고자 하는지를 알면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내 내면에 인간적인 그릇을 넓히고 싶다면 고전, 철학 등을 읽습니다. 카테고리를 트렌드를 깊게 읽어 내려면 카테고리 베스트셀러와 중요한 책들을 찾아 읽습니다. 내가 팀 운영을 잘하고자 한다면 팀과 관련된 책을 꾸준히 찾아 읽습니다. 읽으면서 질문하고 메모해야 합니다. 그것이 적극적인 책 읽기의 방식인데 집단적으로 하면 더욱 좋습니다. ​ 우리가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 대부분 감각과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을 만나고자 한다면 더 큰 경험을 가진 사람과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은 깊은 사유와 새로운 깨달음을 주지 못합니다. 자신의 역량을 키울 시간을 확보했다면 꾸준히 의도된 목적과 설계를 가지고 독서를 하거나 더 큰 경험과 지혜를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기 내공을 쌓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목적을 가지고 독서를 하거나 더 큰 경험과 지혜를 가진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 자기 내공을 쌓을 수 있다[ Q. 임프린트 플랫폼의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대표님 : 제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옛날과 지금 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컨셉, 카피, 본문, 제목을 제가 먼저 고민하고 다 이야기 해주곤 했지만 지금은 방향 정도만 이야기해줍니다. 몇 년 전보다 확실히 조직이 강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우리 회사가 약해 보였습니다. 저에 대한 의존도 너무 강했지요. 그것을 혁신하기 지난 5~6년 동안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실패할 때마다 왜 실패했는가를 질문하고, 꾸준한 개선을 통해 우리 회사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그런 과정들을 보아왔고 직접 거쳐 왔기 때문에 임프린트의 성공 여부도 초기에는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시간 차이가 있을 뿐 성공하리라 확신합니다. ​ 팀장님들에게 제가 종종 3년 시간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여러분들 위치에서는 3년이란 시간을 더 깊게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3년 이란 시간 동안 자기의 존재 가치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자기를 객관화하고 현실의 결과로 나타난 것과 마음의 갭이 존재한다면, 그 갭에 질문을 던지고 계속 답을 찾아야 합니다. 객관적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우리 회사를 떠나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임프린트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왜 이 사업을 하려고 하는지, 어떤 자발성이 요구되는지, 어떤 결과를 도출해야하는지 자기 의지를 담은 질문을 던지고 그 해결점을 주체적으로 찾아갈 때 그 업계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가진 그런 자발성을 임프린트 대표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원하는 결과를 꼭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팀원들에게 '자발성'을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대표님 : 비유를 하나 하겠습니다. 어느 노스님에게 깨달음이 뭐냐고 물어보자 노스님이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는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수행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스님에게 깨달음이 뭐냐고 물었을 때 젊은 스님이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는 것”이라고 말하면 어떨까요? 30년 이상 수행을 통해 노스님의 진리와 젊은 스님이 얻은 진리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날만큼 경지가 다릅니다. 제가 말하고자하는 바는 ‘자발성’을 이해하는 경지와 스스로 팀원들이 ‘자발성’을 가지게 하는 경지는 엄청나게 다르다는 사실을 먼저 깨달아야 합니다. 팀원 상황에 맞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찾아가야 올바른 방법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 팀장들의 고민들 중에 가장 큰 것이 팀원들이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할 때 그 자발성을 살려주어야 하느냐의 고민입니다. 저도 많이 고민했던 문제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아무리 많아도 경계가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싶은 것은 욕심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잘 살펴서 지금 단계에 맞는 범위를 설정하는 게 적절합니다. 그것이 어느 정도 성공해서 안착이 되면 옆으로 확장시켜야 합니다. 조직이 감당할 수 있는 원심력이 있어야 하는데, 원심력이 너무 크면 힘도 약해지고 정체성이 없어집니다. 처음에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면 확장되어서 좋다고 하지만 나중을 보면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팀 별로 3개 정도 카테고리를 가지라고 저는 추천합니다. 문학의 경우 카테고리가 넓어 그 안에서 나누면 됩니다. ​ 모든 일에 초점을 맞춰서 다음 단계들을 설정하고 거기에 언제 이를 것인지, 이르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살펴야 합니다. 팀의 이동 단계를 제대로 인식하고 방향성과 목표를 명확히 하고 전략적 사고를 통해 실천해야 합니다. 어떤 브랜드를 넘어설 것인가, 어떤 목표를 이룰 것인가를 늘 생각해야 합니다. 개별성 자율성만 강조하다보면 중구난방이 되고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그 방향성 안에서 성취의 기쁨과 노하우를 키우고 다른 것으로 하나씩 확장해 나가는 것이 현실에 맞는 ‘자발성’입니다. 확실한 방향성 안에서 성취의 기쁨과 노하우를 키운 다음, 다른 것으로 확장해나가야 한다. Q.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답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다보니 제가 잘 못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고 그게 자학적인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학습 부족, 방향성 상실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 일'로 바꾼다면 마음을 가볍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일을 '계속하고 싶은 일'로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대표님 : 그런 상황을 슬럼프라고 합니다. 삶을 살다보면 누구나 그 과정을 겪게 마련인데, 어떻게 극복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는 나 자신에 대한 길을 잃어버린 경우입니다. 인간은 길을 잃어버렸을 때 ‘에고’ 속에 갇힙니다. 에고는 나 자신에 대한 생존능력을 생성하기보다 배제합니다. 계속 내 무의식에 이렇게 속삭입니다.“나는 쓸모없고, 존재 이유가 없고, 소모되는 삶으로 갈 것이라고.” 그 끝에는 죽음이 있습니다. 저는 그 끝에 많이 서 있어 보았습니다. 굳이 나를 그렇게 내 삶의 구석으로 밀어 넣을 필요가 없는데 왜 자꾸 밀어 넣게 될까요. 그것은 무의식이 두려움과 불안에 포위되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힘을 잃어버린 경우입니다. 생각이 순환 되어야 하는데 고정되어 있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그럴 때는 스스로 즐거움을 찾고 운동을 해야 합니다. 휴식을 취하면서 억지로라도 운동을 하고 즐거운 일을 찾아서 하면 길이 조금씩 보입니다. 그러나 너무 깊은 병은 험난한 길이 놓여 있습니다. 제 경우도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치료 받고 엄청난 고통과 노력을 해서 겨우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다시 나빠져서 운동하고 노력해서 다시 좋아졌습니다. 그렇게 두 번을 하니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로는 계속 다시 원 상태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조금 좋아졌다고 운동을 그치거나 내 영역을 벗어나는 일에 과도하게 집착하면 원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을 깨답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매일 운동과 스트레칭, 항상 마음을 편히 먹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내가 관여하지 않아도 될 일에는 관여하지 말자는 원칙을 세우고 실천했습니다. ​ 저는 건강과 일하는 재미를 회복했습니다. 예전에 제가 정직하게 수용할 줄 몰랐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몸이 조금 좋아지면 다시 옛날 습관으로 돌아가 다시 몸을 망치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 자체를 받아들이고, 때론 절망을 수용하고, 그 속에서 내가 어떻게 길을 찾을 것인가를 실천하다보니 지혜도 건강도 얻게 되었습니다. 팀장님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첫 번째는 건강을 찾아야 하고 즐거운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과 교감하는 능력을 키워가려면 다른 사람과 수다를 많이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되는 하나의 방편입니다. Q. 함께 일하는 사람 중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수동적인 사람이 있을 때 그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만들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대표님 : 우리가 자율성을 강조한다는 것은 그 방향을 향해간다는 것이지 100% 자율적일 수는 없습니다. 팀원이 높은 경지에 오르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의 분간이 사라집니다. 그 일에 맞게 딱딱 해내게 됩니다. 두 가지의 길은 크게 봐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팀원들은 배우면서 새로운 길을 생성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팀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해봐야 알 수 있는 것이지요. 거기서 성과를 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조금 해보고 그 일이 명백히 아니라면 그 길을 바꿔봐야 되겠지만, 그렇게 명백한 길은 거의 없습니다. 처음에는 아니라고 시작했지만 도전해보면서 내 일을 찾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 어떤 일 할 때 ‘이건 100% 아니야!’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일에 대한 일방적인 배제일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은 의미 있고 어떤 일은 의미 없는 일이라고 판단하고 배제하면 이미 바꿀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그 일은 무의미를 창출하는 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바꿔가는 능력이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힘입니다. 모두가 다 제한적인 상황 속에 일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100%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 젊은 사람들이 ‘먹고사는 일이 먼저인가, 하고 싶은 일이 먼저인가’라는 질문을 저에게도 많이 합니다. 그럴 때는 ‘먹고 사는 일부터 하라’는 조언을 해줍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조언합니다. 먹고 사는 일을 우선적으로 하면 더 많은 길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실제 세계에 들어와서 그걸 하다 보니 그 일을 좋아하게 된 사람도 많았고 다른 길로 간 사람도 많았습니다. 답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실제 세계가 아니라 계속 고민만 하는 상태에 있다 보면 이게 진짜 나에게 맞는 일인지 아닌지조차 알 수가 없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면 제한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내가 100% 자율적이지 않더라도 내가 직접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아 가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우선 지금 주어진 일에서부터 ‘자신이 하면 달라진다.’라는 ‘주체성’의 관점부터 배워야 합니다. Q. 저는 제가 일을 직접 처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팀원에게 자율성을 주고 맡겨야 되는 단계가 되면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대표님은 어떻게 그렇게 실천하실 수 있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대표님 : 저는 옛날에 컨셉, 원고, 카피, 광고에 대한 것을 담당자에게 많이 관여해왔습니다. 그래서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좀 더 담당 편집자에게 자율성을 주어야 했었는데 하는 아쉬움입니다. 지금은 제 스스로 ‘이것은 이 사람의 영역이야’라고 개념을 잡았기 때문에 자율성이 가능했습니다. 저는 방향성에 대해 조언만 해주고 저 영역은 내 영역 아니라고 설정했습니다. 내 영역은 직원의 자발성과 사업운용 능력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때론 직원 중에 어린 친구가 있으면 훈련을 시키기도 하지만, 그 때도 어느 정도 구체적인 방향을 함께 모색하지만 스스로 길을 찾아가도록 합니다. ​ 만약 팀장님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새로운 직원을 뽑았을 때 그 친구와 경계를 설정해놓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전달해보세요. “앞으로 1년 동안은 제가 oo씨에게 일을 확실하게 전수해주겠습니다. 제 스타일과 방법을요. 그게 정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책 3~4권을 함께 만드는 과정을 통해 제가 확실히 편집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상세히 가르치겠습니다.” 이런 용기가 리더십입니다. 서로 역할에 대한 합의 존중을 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팀원이 들어왔을 때 그냥 지켜보기만 하거나 사전에 협의된 바 없이 팀장 마음대로 이끌어 가면 팀원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게 됩니다. Q. 제가 팀을 꾸린 지 1년이 넘어가고 있어서, 내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내년이 지나도 목표 매출이 여전히 달성하기 어렵다면 팀원들을 일하게 만들 동력을 제시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원들이 의욕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좀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원동력을 만들고 목표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동기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대표님 : 신뢰는 그냥 생기는 게 아닙니다. 팀장의 말과 행동이 일치가 되어야 합니다. 팀장의 목표와 결과가 아예 다를 경우는 신뢰가 생기기 어렵습니다. 팀장은 편집자에서 사업가로 전환이 필요합니다. 팀 5명, 외부 스텝까지 10명이 있는 회사의 사업가라고 생각하고 일해야 합니다. 사업가로서 리더십과 사업운용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사업가는 결과로 말합니다. 이유를 대지 않습니다. 이유를 대는 순간 사업가는 되지 못합니다. 항상 결과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사업가로서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변화에 대응하면서 조직을 생존하도록 운영해간다는 의미입니다. 변화는 날뛰는 말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변화에 잘 대응한다는 것은 날뛰는 말의 고삐를 잡고 중심을 잡아 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간다는 의미입니다. ​ 성과를 만들려면 혁신이 필요합니다. 마케팅이 혁신이 가장 절실합니다. 지금 잘 되는 팀을 보면 다 그런 사고를 합니다. 우선 팀장이 마케터 같은 사고를 해야 합니다. 책은 안 팔리면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어떤 대의명분에 집착하지 않고 시대의 변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팀장이 기획, 편집, 마케팅 전체를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고민이 많을 줄로 알지만 어린이 채널이 다양하지 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어린이 서점 채널, 납품 채널 등을 활용해서 더 효과적으로 책을 마케팅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과제입니다. 채널의 분화나 시장의 변화 등을 끊임없이 열어놓고 인지해서 또 다른 시도를 할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새로운 채널의 가능성을 알아보려면 시도해서 결과를 확인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한 번 하고 안 되면 포기하지만, 자세히 관찰하고 끝까지 성공할 수 있도록 살펴보면 또 다른 접근 방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실패라고 정의내리지 않습니다. 마케팅 채널도 세 번은 해보고 실패했다고 판단해야 합니다.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기 바랍니다. 다산북스는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도전하는 조직입니다. 이상으로 모든 대담을 마치겠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김선식 대표의 팀장의 미래

팀장의 미래: 5. 첫 번째 산을 어떻게 오를 것인가

이 세상에는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사람입니까?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의무감이 있습니다. 의무감으로 일을 한다는 것은 피동적, 수동적으로 일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제멋대로 일할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개방적입니다. 서로 협력도 잘 합니다. 반대로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폐쇄적입니다.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것도 서투릅니다. ​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여러분들이 개방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고 자신의 잠재 능력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저번 대담에서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관해 이야기 했습니다. 기업의 생존은 리더의 능력과 관련되어 있고 성장은 리더 그릇의 크기에 달려 있습니다. 개인의 생존은 개인의 능력과 연관되어 있으며, 성장은 개인 그릇의 크기에 달려 있습니다. 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 팀이 생존을 못한다면 그것은 능력의 문제입니다. 생존할 수 있는 업의 전문성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팀장으로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는 조직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생존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입니다. 나는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인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인가?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살아있는 존재들은 모두 생존능력,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존능력이 없으면 소멸하게 됩니다. 개인의 생존 능력은 개인의 능력에서 비롯됩니다. 개인의 능력이란 상호관계(사회)에서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생존능력을 높여간다는 것은 어떻게 변화에 적응하고 수용해나가느냐의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 변화는 항상 경계의 지점에서 일어납니다. 팀의 생존을 책임지는 팀장은 항상 변화를 주시해야 합니다. 팀장들, 즉 리더는 변화의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입니다. 변화를 수용하지 않으면 생존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않고 자기 안에, 자기 논리에 갇힐 때부터 조직은 현실에서 무력해지기 시작합니다. 만약 팀장들이 현실에서 무력함을 느끼고 있다면 변화를 외면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무력감이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생존능력을 해체하는 반동적인 힘입니다. 반대로 변화를 수용하게 되면 생존능력은 증가되고 삶은 고양됩니다. 변화를 수용하면 활발한 생명력이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부단한 변화와 경계들이 중첩되어 있는 것이 ‘흐름’입니다. 경계는 늘 모호하고 불안하고 두려움을 동반합니다. 그 두려움을 견디면서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야 합니다. 두려움을 빨리 끝내지 않고 견디면서 변화를 길을 찾아가는 것이 ‘수용능력’입니다.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변화를 개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수용능력’입니다. ​ 변화의 수용능력이 큰 사람은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입니다. 자신의 삶을 긍정하기 위해서는 개방적인 삶의 태도가 요구됩니다. 개방적인 태도를 지향하는 삶이란 다른 말로 ‘용기 있는 삶’입니다. 용기는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입니다. 팀장들이 협소, 폐쇄, 배제의 논리에 갇히지 않고 자유로운 사고, 자발성, 자율성 있는 삶을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 용기에서 비롯됩니다. 그런 용기 있는 삶을 살수록 개인이나 팀이나 하고 싶은 일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 리더가 자발성과 자율성에 기초한 삶을 살게 되면 변화의 수용능력이 커집니다. 변화의 수용능력이 커진다는 것은 의존성이 조금씩 내 삶에서 떨어져 나가는 일입니다. 의존성은 수동성을 낳고, 수동성은 폐쇄성 낳고, 폐쇄성은 고립감 낳고, 고립감은 무력감을 낳습니다. 결국 무력감이란 변화의 수용능력을 상실한 상태, 삶의 생존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를 말합니다. 의존하는 관계는 종속적인 관계입니다. 종속적인 관계는 감각과 경험에만 의존한 채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됩니다. 리더는 자신의 감각과 경험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에 갇히는 것을 늘 경계해야 합니다.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합니다. 변화를 관찰 하면서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고 그 너머에 있는 본질을 사유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의 첫 번째 산은 무엇일까? 올해 제가 읽은 책들 중 감동을 준 책이 많은데 그중 눈에 들어오는 책이 3권이 있습니다. 『배움의 발견(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열린 책들)』 『두 번째 산(데이비드 브룩스지음, 부키)』 『우리는 왜 끊임없이 곁눈질을 하는가(이진경지음, 엑스북스』입니다. 그중 『두 번째 산(데이비드 브룩스지음, 부키)』를 읽고 제 인생의 첫 번째 산과 두 번째 산을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인생의 대부분을 출판에 헌신해 왔습니다. 제가 출판계에 28살에 들어와서 창업을 35살에 했는데, 35살에서 55살 사이, 20년 정도를 첫 번째 산의 시간으로 잡고 있습니다. 첫 번째 산의 시간 동안 저는 출판계를 변화시키는 것, 즉 우리 출판사를 출판업계 주도적 모델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 여러 자리에서 제가 이야기 했지만 다시 환기하자면 출판계의 3가지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갖고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발심에서 저는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을 함께 꿈꾸는 회사’, ‘학습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회사’, ‘성과를 분배하는 회사’입니다. 저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년 가까이 회사의 3가지 핵심가치를 세우고 공유하고 확장시키는데 노력해왔습니다. 우리 회사의 3가지 핵심가치는 ‘창업가 정신’, ‘창조적 컨셉능력’, ‘진심과 성의’입니다. ​ 우리 회사의 핵심가치 첫 번째 ‘창업가 정신’은 생존을 만드는 생태계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창업가의 열정과 의지는 창조적인 힘은 만드는 원천 바탕입니다. 모든 창조적 것들은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가는 형태를 띱니다. 저도 기존의 출판계의 관행(이쪽)에서 새로운 출판 모델(저쪽)으로 건너가려고 하지요.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는 대승불교 핵심을 축약해서 정리한 불경이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입니다. 기독교의 주기도문하고 비슷한 짧은 경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절에서 예배를 볼 때 먼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을 함께 암송하고 시작하지요. 여기서 ‘마하’는 ‘넓다’, ‘반야’는 ‘지혜’, ‘심경’은 ‘마음을 비추는 경’, ‘바라밀다’는 ‘저 피안의 세계, 해방의 세계, 해탈의 세계로 건너간다’는 뜻입니다. ‘건너간다’는 것은 여기에 머무르거나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세계를 도모하는 행위입니다. 기존의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 이런 사람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합니다. 그 사람이 창업자입니다. 기존 세계에 용기를 갖고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경계에 서서 도전하는 사람, 건너가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 변화를 수용하는 능력, 경계에 서는 능력, 도전하는 용기입니다. 이 능력이 바탕이 됩니다. 팀장들이 새로운 팀이나 브랜드를 자신이 창조하려면 창업가 정신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이 정신이 불충분하면 어떤 성과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 정신이 성과의 근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올라야 할 첫 번째 산은 무엇입니까? ​ 첫 번째 산을 어떻게 오를 것인가?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우리 회사의 비전 중 첫 번째 산은 구체적으로 3가지 비전, 즉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을 함께 꿈꾸는 회사’, ‘학습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회사’, ‘성과를 분배하는 회사’입니다만 그 중에서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을 함께 꿈꾸는 회사’, ‘학습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회사’입니다. ​ 첫 번째 비전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을 함께 꿈꾸는 회사’는 구성원들이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신뢰가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신뢰지수가 높다면 우리 회사는 높은 성취를 해왔다는 증거입니다. ​ 두 번째 비전, ‘학습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회사’에 관해 말하기 위해 여러 가지 뜸을 들였습니다. 이제 본격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이 이야기는 개인의 생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입니다. 개인 능력을 볼 때 ‘업의 전문능력’을 우선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대담 첫머리에 아래와 같이 문제를 제기해 놓았습니다. “여러분 팀이 생존을 못한다면 그것은 능력의 문제입니다. 생존할 수 있는 업의 전문성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팀장들에게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는 탁월한 조직을 만든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생존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입니다.” ‘학습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회사’는 ‘탁월한 업의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양성한다는 의미입니다. ‘탁월한 업의 전문성을 가진 인재’란 ‘창조적 컨셉능력’을 배양한 인재입니다. ‘창조적 컨셉능력’이란 단지 하나의 책, 저자, 시리즈를 탁월하게 발굴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브랜드를 창조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그럼 우리는 당연하게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탁월한 업의 전문능력을 가진 인재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탁월한 업의 전문능력을 가진 인재란 쉽게 말하면 생존의 문제에 직결되는 수익모델을 창조하고 그것을 넘어 업계에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결국 ‘학습’의 문제가 대두됩니다. 어떻게 배울 것인가? 자발적으로 배울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에 집착하다보면 배움보다 지금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게 됩니다. 지금 해내는 일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경험을 만듭니다. 그러나 한계가 명확합니다. 지금 일을 좀 더 효과적으로 해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저는 항상 이 질문을 던지며 살아왔습니다. 개인의 능력의 차이보다 이 질문 던지고 구체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대안을 가지게 된다면 그 사람이 ‘창조적 컨셉능력’을 가진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 우리 회사는 다른 회사에 비해 학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회사입니다. 일상적으로 독서경영, 현장학습, 신입직원교육, 팀장교육, 리더십 교육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컨셉회의를 통해 팀들이 풀어야할 문제들을 함께 공유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항상 학습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저는 20년 동안 자발적 학습을 통해 성장했는데 제가 해온 학습량과 강도에 비해 현 팀장과 팀원들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만족할 수준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년에는 4팀(10차), 올해에는 1팀(5차), 여러 팀장들(4차)을 집중대담을 하면서 저의 문제의식과 생각을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더 이상 이 문제를 팀장이나 팀원들 개인에게 맡겨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체계적인 학습이 업무에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습이 우선순위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학습하는 시스템이 존재해야 합니다. ​ 우리 회사는 내년(2021년 3월 1일, 신사옥 이사 이후)부터는 매주 금요일을 학습의 날로 정하고 실천할 예정입니다. 금요일 1주, 3주 오전 시간에는 우리 회사 내 자기 팀이나 다른 팀들이 만든 책을 함께 읽고 오타와 교정 문제부터 시작해서, 제목, 카피, 디자인, 내용의 구성, 마케팅과 홍보까지 철저하게 분석하는 역량을 기를 것입니다. 2주, 4주 오전에는 팀들이 다른 출판사와 경쟁하고 있는 카테고리 영역의 베스트셀러(경쟁도서)를 함께 읽고 뜯어보고 성공요인을 분석하려고 합니다. 그럼 1년 동안 꾸준히 한다면 48권을 함께 읽고 분석하게 됩니다. 금요일 오후(1시~4시)는 1주 동호회 활동, 2주 현장(서점방문)학습, 3주 외부 인사 만남의 날, 4주 기획의 날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오후 4시 이후에는 전직원 자율 퇴근해서 금요일 오후 교통 정체를 피해 빨리 귀가해서 좀 더 많은 휴식 시간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 우리 회사의 첫 번째 산은 ‘탁월한 업의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능력을 팀장들이 터득할 때 오를 수 있는 산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회사는 17년 동안 이 부분에 대해 꾸준히 많은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이 성과를 이어받아 남은 3년 동안 좀 더 체계적으로 노력한다면 대한민국 출판사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다산북스 성장에는 창업가정신(도전), 창조적 컨셉능력(학습)이 큰 밑바탕을 이루었습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학습들을 내년에는 좀 더 직원들의 전문성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쓰이도록 만들 것입니다. 직원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시간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학습은 전 구성원이 함께 해야 더욱 효과적입니다. 한 제품을 가지고 다각도로 분석해야 합니다. 그래야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더욱 체계적인 학습시스템과 실행을 통해 우리는 다산북스 첫 번째 산의 정상을 향해 올라가야 합니다. 두 번째 산을 어떻게 오를 것인가? 『두 번째 산(데이비드 브룩스지음, 부키)』에서 데이비드 브룩스의 첫 번째 산은, 절대 선처럼 취급되는 개인주의를 중심으로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삶(자아실현)입니다. 두 번째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초점은 자기 자신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초월하는 삶입니다. 타인을 위해 헌신하며 사는 것이 인생의 핵심인 공동체를 위한 삶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 우리 회사의 첫 번째 산은 저는 출판계를 변화시키는 것, 즉 우리 출판사를 출판업계 주도적 모델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제 개인 자아실현도 여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을 함께 꿈꾸는 회사’, ‘학습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회사’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완성하는 데 20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2023년(창업20년)까지 첫 번째 산을 오르는 과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저도 첫 번째 산을 오르다가 넘어져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6년 동안 사투를 벌였습니다. 많은 고통과 실수, 내 삶의 부조리를 이 세상에 남겼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더 절실해졌지만 창업 전부터 저는 두 번째 산이 제 삶의 근본 목적이었습니다. 그런 방향성 이미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이루어낼 내 능력과 역량이 부족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든 채우려고 내 삶을 송두리째 바쳐 노력한 결과 얻은 것도 있었지만 잃은 것도 많았습니다. 가장 크게 잃은 것은 건강입니다. ‘펀두통’과 ‘우울증’ 속에서 저는 6년 동안 사투를 벌였고 겨우 생존에 돌아왔습니다. 그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서 좀 더 인간을 깊게 이해하게 된 점, 왜 내가 이 사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은 내 인생과 우리 회사의 두 번째 산을 구체적으로 더 그리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 내 인생과 우리 회사의 두 번째 산은 ‘분배’라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성과와 분배를 공유할 수 있는 조직모델의 창조입니다. 오랫동안 구상한 계획이지만 저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향후 2023년에서 2043년까지 이루어질 두 번째 산의 대장정이 곧 다가옵니다. 분배와 성과가 결합된 임프린트 브랜드를 100개 이상 창조하는 일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다산북스 콘텐츠 창업 플랫폼’의 창조입니다. 우선 2020년부터 우리 회사는 두 개의 임프린트를 시작했습니다. 이 사업의 핵심은 ‘분배’입니다. 성과와 분배의 기준을 공유해 놓았습니다. ‘다산북스 콘텐츠 창업 플랫폼’은 내부와 외부의 인재에 열려있는 개방적인 시스템입니다. 임프린트 창업 대표로 선정되면 투자금 3억과 수익배분, 다산북스 출판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회사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제 경험을 필요한 경우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간략하게 조건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원~10억 사이 : 기본 연봉(6천) + 수익 0% 배분 10억~20억 사이 : 기본 연봉(7천) + 수익10% 배분20억~30억 사이 : 기본 연봉(8천) + 수익 20%배분30억~40억 사이 : 기본 연봉(9천) + 수익 30% 배분40억~50억 사이 : 기본 연봉(1억) + 수익 40% 배분50억 이상 : 기본 연봉(1억 이상) + 수익 50% 배분 초기에는 다산북스 자본으로 임프린트에 투자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여기서 얻은 수익으로 계속해서 다른 임프린트에도 재투자 할 계획입니다. 다산북스 출판 플랫폼은 자율적으로 돌아갑니다. 임프린트 브랜드들은 다산북스 시스템과 인프라를 활용합니다. 다산북스 콘텐츠 개발, 마케팅 채널, 홍보 채널, 제작 채널, 재무 채널 등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산북스 출판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시킬 예정입니다. 창의적인 창업 스타트 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자신의 핵심역량이 분산되기 때문입니다. 임프린트는 콘텐츠 개발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나머지는 고도화된 시스템을 활용해서 더 큰 성과를 올리게 될 것입니다. ​ 여러분들이 팀원이든. 팀장이든. 본부장이든 여러 경우가 있겠지만, 사업적 운용 능력을 갖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스스로를 정직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나의 사업 능력을 판단해야 합니다. 아직 그 역량이 부족하다면 자신에 일에 진심과 성의를 다해야 합니다. 진심과 성의를 통해 자신 그릇의 크기를 키워 다음 단계로 인재로 도약해야 합니다. 1단계 : 팀원 2단계 : 팀장(1인 팀장, 2인 팀장, 3인 팀장, 4인 팀장 5인 팀장)3단계 : 본부장(2~3개 팀으로 구성)4단계 : 임프린트 ​ 지금 여러분은 어느 단계에 서 있나요? 처음은 모두 팀원으로 시작합니다. 자신의 역량을 키워 한 단계 발전합니다. 한 단계를 오른다는 것은 질적 도약을 의미합니다. 질적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진심과 성의가 필요합니다. 임프린트 다음 단계를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임프린트 성장과 확장, 창업, 은퇴 등의 길이 있겠지요. 지금 임프린트를 운용하는 대표들은 성과와는 별도로 저와 같은 현실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절대 망하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도 깊습니다. 임프린트는 능력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다산북스 쌓아온 노하우와 성과를 출판사 내•외부 인재들과 함께 나누는 시스템입니다. ​ 다산북스와 출판계도 하나의 공동체입니다. 두 번째 산이 공동체를 위한 삶이라면 우리는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대안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성과와 분배를 통한 ‘다산북스 콘텐츠 창업 플랫폼’ 창조입니다. 이 모델을 다산북스 뿐만 아니라 출판계 인재들이 자신의 꿈과 비전을 실현하는 공동체로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팀장들도 이 기회를 활용해서 더 크게 성장하기 바랍니다. 머지않아 임프린트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외부에서도 인재들이 많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산북스에서 제공하는 기회들을 십분 활용한다면. 오르고자 하는 산에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으로 오늘의 대담을 마칩니다.

김선식 대표의 팀장의 미래

팀장의 미래: 4. 자신의 무대를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

창업자의 발심에서 시작됩니다 팀장이라면 이미 자기의 무대가 주어졌다고 생각해야 되는데 ‘나는 월급 받고 일하는 존재야’라고 한정지으면 더 넓은 세계가 열리지 않습니다. 그 사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면 그 속에 갇히기 때문에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팀장들은 리더로서 발심이 필요합니다. 발심(發心), 마음을 내는 것. 마음을 내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마음을 내지 않으면 세상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 발심이 진실한 마음이면 절대 흔들리지 않습니다. ​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은 여러분이 처한 상황과 비슷한 스타트 업(start up)의 이야기입니다. 스타트 업은 창업자의 발심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팀장들도 자기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고 어떤 태도로 발심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현실 인식은 필수입니다. 현실을 자기 맘대로 보면 안 됩니다. 제가 “자네 팀은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라고 물어보면 확실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고 절실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큰 성과를 냈습니다. 근데 물어봐도 로드맵이 없거나 절실하지도 않다면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기업 성장의 세 번째 단계는 스코프 업(scope-up)입니다. 다각화 하는 능력입니다. 다각화는 기존에 있는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다른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또 기존에 있는 팀의 협력을 받아서 일하는 것이죠. 스코프 업을 할 때는 핵심 역량 강화를 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차세대 리더를 선발하게 됩니다. 우리 회사가 스케일 업의 단계에 도달했을 때는 팀장이 차세대 리더 인가를 보려면 새로운 사업을 맡겨 보면 됩니다. 새로운 사업을 해내는가를 보는 거예요. 못하면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는 증거입니다. 결국 우물 안에서 큰 거죠. 기존의 사업 테두리 안에서 성장했다는 의미입니다. 차세대 리더를 선발할 때 기업에서 망해가는 사업을 맡겨보기도 합니다. 그걸 살려내면 차세대 리더입니다. 스코프 업(scope up) 단계에 다다르면 다각화하는 것까지 잘 해낼 수 있습니다. 다산북스는 아직 스코프 업까지는 못 가고 있고 스케일 업(scale up) 하고 있죠. 우리 단계를 잘 알아야 합니다. 자기 자신이 처한 조건과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합니다. ​ 기업성장 마지막 단계는 스테이터스 업(status-up)입니다. 확고한 지위를 갖는다는 뜻인데 ‘업의 창조. 세상을 바꿀 기술, 유니크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최초로 창조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스마트폰 앱스토어,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테슬라 전기차, 구글의 안드로이드 같은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이게 부족합니다. 우리나라는 스코프 업, 즉 키우고 다각화하는 데 대가죠. 우리나라도 K-한류열풍이나 여러 가지 영역에서 새로운 창조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도 현재 스타트 업을 지나 스케일 업에서 스코프 업으로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도 스코프 업을 지나 스테이터스 업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더 도전적인 목표와 창조적인 정신이 요구됩니다. 비즈니스 로드맵의 사례 이번 대담에서는 주로 팀장들이 현재 처해 있는 스타트 업과 스케일 업에 대해 이야기를 짧게 나누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스코프 업과 스테이터스 업에 단계에 이르는 경험을 축척한다면 좀 더 본격적으로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때도 곧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1단계 스타트 업을 시작한 팀장들이 현실에서 겪고 있는 문제들을 질문을 통해 나누었으면 합니다. Q : “성과가 나지 않을 때는 눈물을 흘리고 괴로워해보는 일도 필요한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괴로움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부족한 걸 인정하고 지혜롭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에 관해 좀 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대표님 : 제가 처음 일한 출판사는 선배가 창업한 회사였습니다. 세 명이 함께 일했습니다. 사무실과 창고를 함께 쓰고 있었고, 선배가 출판사 대표, 마케팅 초짜 팀장이었던 저, 그리고 편집 초짜였던 직원이었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책을 내면서 저는 서점들과 거래를 뚫으러 다녔습니다. 아는 사람 소개도 받고, 제가 직접 부딪치기도 하면서 서점 70개~80개들과 거래를 만들었습니다. 새 책이 나오면 또 서점과의 거래를 뚫으러 다녔습니다. 당시의 저는 뭘 잘 몰랐으니까 서점 하나 뚫는 것도 정말 어렵게 느껴졌어요. 저더러 다음에 오라고 하면 정말 또 찾아가면서, 구두 밑창이 다 닳을 정도로 서점엘 다녔습니다. 거절당할 때마다 길거리에서 속상함과 서글픔으로 눈물 흘린 적도 많았습니다. 매일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하는 회의가 찾아오곤 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서점을 돌아다녔는데 첫 책, 두 번째, 세 번째 책의 판매가 좋지 않았습니다. 책이 너무 안 나가니까 서점에서 제 돈으로 산 것도 많았고요. 가족들한테 사라고 한 것도 많고요. 그런데도 다시 서점에 가보면 책이 매대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출판사 사장님도 매출이 나오지 않으니 여유 자금이 다 떨어져 영업비도 안 주고, 저는 제 돈을 들여가면서 영업을 다녔습니다. 고통의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나중에 지나고 보니 그 고통의 시간들이 ‘왜 책이 안 나갈까’를 근본적으로 사고하게 만들었습니다. 왜 우리 책이 나가지 않을까. 왜 우리 책은 실패할까. 우리 책이 매대에 놓였을 때 왜 부끄럽게 보일까. 저는 책이 완성되었을 때 당당하게 보여야 하고 가치 있게 보여야 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배웠습니다. ⓒ매일신문, 수많은 책들 중에 가치있게 보이고 당당하게 보이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때 고통을 많이 느껴 제가 출판계를 잠시 떠났던 적도 있습니다. 그때는 잠시 PC 조립과 진단하는 일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출판사가 워낙 어려워지니까요. 그런데 한 6개월 정도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아는 친구가 책을 하나 대필을 해달라고 부탁해왔습니다. 다른 작가들에게 맡겼는데 작가들이 해내지 못한 것을 저에게 해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그때 경제적으로 어려웠기에 일단 하기로 했죠. 거의 매일 밤을 새우면서 열심히 일했고 그 책이 출간된 후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쯤, 처음 함께 일했던 사장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새 책이 나왔는데 영업할 사람이 없어 걱정이라고 하더군요. 저한테 한번 사무실에 들르라기에 가봤더니 안 팔린 책들이 사무실에 가득 쌓여 있고 사장님은 난로 옆에 불쌍하게 혼자 앉아 있더라고요. 그날 점심을 함께했는데 사장님이 저한테 다시 회사에 출근해서 영업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더군요. 사장님은 절실하니까 그날 이후 매일 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도와달라고요. 일주일을 고민하다가 제가 마음을 먹었어요. 그래, 한 회사를 살려보자. 내가 처음에는 경험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조금 더 열심히 하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어려운 길을 선택했습니다. 다시 그 출판사에 들어가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 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문턱을 넘었죠. 수익모델이 창조되었으니까요. 물론 쉽지 않았습니다. ​ 두 번째 회사는 거름이라는 작은 사회과학 출판사였는데 거기서 제가 3년 6개월 동안 일했어요. 사장님은 신뢰를 지킬 줄 알고 또 우리가 왜 같이 일하는가에 대해 함께 고민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학생 운동도 했기 때문에 우리가 좋은 생산 수단을 가지고 함께 먹고 살아야 될 문제도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도 추구하자고 했지요. 그런 과정 속에서 출판사도 크게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 속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해지요. 그 시간 속에서 출판계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출판계의 한계나 모순들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런 모순과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제가 서른다섯에 꼭 창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죠. “아 이렇게 가면 출판계 후배들한테는 비전이 없을 거야! 내 스스로 비전을 만들어야 된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김소월의 시 <초혼>처럼 내 혼을 깨우기 위해 어떤 고통과 두려움이 다가오더라도 서른다섯 살에 창업을 해야겠다는 것을 마음을 다지고 속으로 수 천만 번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35살에 창업을 해서 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겁니다. ​ 그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기에 내가 겪은 모든 어려움이 자업자득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그 어려움을 풀 수 있는 지혜도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잘 알죠. 혼자 맨 땅에 헤딩하고 좌절하고 힘들어하고, 거기서 다시 일어나고 이 과정을 수천 번 반복해왔기 때문에 지혜를 얻게 되었죠. 실패할 때마다 성찰하다 보니, 절실하게 그 문제를 해결하다보니 지혜가 생긴 것입니다. 아 꼭 이렇게 하는 방법 말고도 저렇게 하는 방법도 있을 수가 있고, 또 다음 세대들에게 더 맞을 수 있는 방법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 하게 됩니다. 절실하면 내려놓게 됩니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지혜가 찾아옵니다. 지혜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절실하게 현실과 더 부딪치며 자기 자신을 더 깨트려야 합니다. 그럼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게 됩니다. Q :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과녁을 제대로 보려면 마음을 먹어야 되잖아요. 마음을 먹어야 될 때 아집과 의지의 차이에 대해서 궁급합니다.” 대표님 : 저도 예전에는 목표나 좋은 컨셉을 잡고 싶은데 그런 게 눈에 보이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만의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제가 직접 체득한 것이기 때문에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 현실에서 목표나 컨셉을 잡을 때 저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실천했습니다. 하나는 진실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내 마음과 감정을 줘서 책이나 저자를 진실로 사랑하고, 그 마음으로 기회를 읽고 끝(마지막)까지 보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 책의 결과까지 보이기 시작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생각이 나요. 이 방법은 제가 진실로 마음을 내서 그 대상으로부터 마음을 얻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경험도 있어야 됩니다. 그 대상은 책일 수도 있고 책의 주인공일 수도 있습니다. 책과 제가 물아일체가 되는 경지입니다. ​ 또 다른 방법은 제가 기획한 것들을 어떻게든 좋은 결과를 내고 싶어, 집착하게 됐을 때 제 자신이 무척 괴로워집니다. 저는 괴로워지면 직원들이나 다른 사람들과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계속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합니다. 원고를 다시 읽고 원점에서부터 이야기를 나누지만 해결점이 나오지 않으면 마음은 더 집착하게 됩니다. 저도 그런 시간이 계속되면 자포자기의 상태에 이르거든요. 이때 그 집착을 끊어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마음을 탁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러면 저는 2박 3일 동안 술을 먹어요. 아침부터 쓰러지고 다시 먹고 쓰러집니다. 그러면 다음 날 창자가 끊어질 정도로 아파요. 살기 싫어요. 죽고 싶다는 생각만 합니다. 그럴 때 생각이 놓아져요. 아집이 놓아지는 거예요. 그래, 이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이렇게 붙잡고 있었지? 하는 깨달음과 그걸 놓아진 상태에서 좋은 생각이 들어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 방법을 잘 권하지는 않습니다.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권하진 않지만 저는 이 방법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아까 제가 발심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지금도 옛날에도 그랬어요. 컨셉을 찾을 때는 원력, 원하는 마음으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집중합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전히 마음이 모여졌을 때, 남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내가 진실로 바라는 그것이 하나가 될 때 이루어집니다. 좋은 제목, 좋은 컨셉, 좋은 마케팅도 다 같은 이치로 찾아집니다. 발심을 한다는 것은 어떤 에너지를 모으는 거죠. 그 순수한 마음의 힘, 에너지의 힘이 어떤 것에서도 침범 받을 수 없다는 그런 마음이거든요. 이런 식으로 좋은 컨셉을 잡으면, 세상이 두렵지 않았습니다. 어떤 회사하고 싸워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죠. 제가 『덕혜옹주』도 이걸 어떻게 성공시킬지를 마지막까지 수없이 그려보고 될 수 있다는 확신에 도달했죠. 당시 다른 책이 베스트셀러 1위를 하고 있었는데 제가 직원들에게 선언을 했죠. 30일 안에 우리가 저 베스트셀러 1위를 잡을 것이라고. 근데 정말 잡았어요. 정확하게. 항상 다 완벽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본말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자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가 자명해지면 굉장히 의지가 충만해집니다. 세상에 무서울 게 없죠. 그래서 의지가 있다는 것은 마음이 밝아진다는 것이고 당당해진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스스로 밝아지지 않으면 아집입니다. 마음이 스스로 밝아지면 의지입니다. 발심입니다. 마음이 스스로 밝아지면 의지입니다. 발심입니다. Q : “저는 편집자로서의 목표라든가 정체성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팀장으로서 어떤 팀장이 되는 게 좋을지, 팀장으로서의 정체성 혹은 목표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저도 그것에 대해 좀 생각을 해보고 발심을 해볼까,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도움이 되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대표님 : 목표 설정은 아주 중요합니다. 공동의 목표를 어떻게 공유할 수 있는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목표는 내가 그걸 이루고 싶다면 언제나 관심이 거기에 가 있어야 합니다. 무의식중에도요. 방법은 스스로 찾게 됩니다. 두려움도 자기가 만든 환상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기가 그걸 두렵다고 생각하니까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두렵지 않은, 재밌는 일로 접근해야 합니다. 하나는 ‘내가 모르니까 배운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고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이걸 어떻게 재미있게 할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선 팀장이 팀의 목표, 공동의 목표를 어떻게 팀원과 공유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리더는 신뢰를 먹고 삽니다. 신뢰의 핵심은 공동의 목표를 이끌어 가기 위해 팀원과 팀장이 마음을 주고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팀장이 먼저 주어야 합니다. 그것도 발심이에요. 먼저 주지 않으면 신뢰는 만들어지지 않아요. 리더는 항상 이 질문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나는 신뢰받고 있는가, 나는 신뢰를 주고 있는가. ​ 사람들이 어떤 때 팀장한테 신뢰를 줄까요? 양심에 어긋난 행위를 하지 않으면 신뢰를 줍니다. 사사로운 것에 너무 집착하면 신뢰를 안 줘요. 팀원들도 다 생각이 있습니다. 팀장들이 어떤 일을 하거나 판단을 내릴 때에 자기의 생각 보다는 자기의 양심이 밝아지는 쪽으로 기준을 삼아야 합니다.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면 양심이 밝아집니다. 사사로운 이익에 집착하면 마음이 찜찜해집니다. 마음이 밝아지면 어떤 반대 의견이 있어도 당당히 밀고 나갈 수 있습니다. 양심에 따라 완벽하게 행동할 수는 없지만 조금 더 거기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을 했을 때 당연히 신뢰는 따라오게 됩니다. 이상 네 번의 대담을 마칩니다.이 글을 읽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선식 대표의 팀장의 미래

팀장의 미래: 3. 기업과 조직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스타트 업(start-up) > 스케일 업(scale-up) > 스코프 업(scope-up) > 스테이터스 업(status-up) ㅣ선택과 집중력을 가지고 있는가 기업 성장의 1단계는 창업가 정신이 필요한 스타트 업(start up)입니다. 다산북스의 핵심 가치의 첫 번째도 창업가 정신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창업가의 전략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 전략은 ‘선택과 집중’입니다. 1인 팀이든 소규모 팀이든 어디에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스타트업을 시작한 회사들이 자신이 어디에서 싸워야할 영역을 정하지 않고 좋은 아이템만 찾으려 다니는 것은 화살을 과녁이 아니라 넓은 허공에 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지요. 처음 팀을 시작하거나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는 다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입니다. 우선 자신이 가장 잘하는 영역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합니다. 제가 선택과 집중을 이야기할 때 한 팀에게 3개 정도 카테고리를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우선 팀의 정체성을 만드는 중심 카테고리가 있어야 합니다. 1인으로 팀을 운용할 때는 한 분야의 카테고리를 하는 게 좋다고 말합니다. 성과는 집중에서 나옵니다. 집중했을 때 더 깊이 세부 카테고리를 볼 수 있습니다. ㅣ비즈니스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가 두 번째로 비즈니스 로드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팀장이 가고자 하는 길이 명확해야 돼요. 우리는 어떤 브랜드가 되고자 하는가. 1년 후에, 3년 후 5년 후, 10년 후에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비즈니스 로드맵이 가지고 있느냐 입니다. 어떻게 보면 회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라고 할 수 있겠죠. 이것을 명확히 그리고 있어야 그곳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먼저 경쟁 상대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됩니다. 경쟁 브랜드들을 분석하고, 그 브랜드들과 우리 지위를 어떻게 가져갈까? 1년 후에, 3년 후에, 5년 후에 어떻게 지위가 변화 될까를 계속 그려봐야 합니다. 주요 경쟁사의 출간 목록을 계속 봐야 돼요. 로드맵을 명확히 했을 때 그 로드맵의 결과로써 현실은 만들어지고 창조된다는 사실입니다. 단순히 ‘우리는 이렇게 하다 보면 이런 결과가 창조 될 거야’라고 하는 것은 환상입니다. 현실은 그렇게 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반대로 상상해보십시오. 로드맵 먼저 명확하게 그려야 합니다. 제가 처음 창업을 했을 때, 20년 뒤에 우리 출판사가 단행본 최고 출판사가 될 거라고 로드맵을 그렸습니다. 창업하고 3~4년 지나서부터 그런 생각을 이야기했는데 아무도 믿지 않았습니다. 이제 40~50억 밖에 못하는데 500억을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고 저한테 돼 물었죠. 현재 제가 창업해서 생각했던 로드맵의 80%가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20% 정도를 3년 안에 완성하면 됩니다. 로드맵을 명확히 해야, 그 로드맵의 결과로 현실이 창조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제가 명확한 로드맵을 그리고 않고 ‘이렇게 하다보면 되겠지’라고 했더라면 중간에 포기했을 겁니다. 명확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은 하다가 안 되면 타협하거나 포기하죠. 그게 엄청난 질적 차이를 만듭니다. 저는 언제나 어떤 책을 만들 때도 늘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책의 운명을 결정하는 건 이 책의 기회를 읽어내는 통찰, 이 책의 가치가 뭔지를 아는가 모르는가가 중요하다고요. 기회를 읽어냈다면, 그 다음에 책의 로드맵을 그리는 겁니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까를 먼저 떠올리고 그리는 것이 로드맵입니다. 모든 것은 결과로부터 거꾸로 거슬러오는 겁니다. 3만 부를 팔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그걸 이루기 위해 제목은 어떠해야 하고, 내용은 어떻게 나와야 하고, 마케팅을 어떻게 배치한다는 걸 세세하게 로드맵을 그리고 실행하면 대부분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 로드맵을 그리면서 경쟁상대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경쟁 상대가 이루지 못한 것을 내가 경쟁 상대보다 더 낫게 만들어서 그들이 실현해내지 못한 것을 창조할 때 더 우월적 지위를 획득하게 됩니다. 그게 브랜드 인지도예요. 거기에 따라 매출, 성과, 인재도 그 브랜드를 보고 오게 됩니다. ㅣ창업자의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있는가 세 번째는 창업자의 의지와 열정입니다. 회사를 창업해서 스타트업으로 10년 동안 운영하면서 보니 회사가 비슷합니다. 스타트업은 창업자의 열정과 힘으로 움직입니다. 창업자 정신은 스타트업의 핵심 자원이며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에서는 창업자의 의지와 열정이 거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지금 브랜드를 맡고 있는 팀장님들은, 스스로 창업자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여러분 팀은 자신의 의지와 열정을 빼면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창업자의 의지와 열정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보통 그런 것들은 10년 동안 유효합니다. 그 10년 안에 시스템을 창조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창업자는 지쳐갑니다. 초심은 흔들리게 됩니다. 처음 팀을 시작하는 팀장들은 지금 스타트업 단계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더욱 창업자의 의지와 열정이 필요합니다. 창업자의 의지와 열정이 강하면 어떤 어려움을 만나도 헤쳐 나갈 수 있지만 약하면 어려움 앞에서 자기 고민과 연민에 빠져 허덕이다가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 의지와 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느냐, 자신의 존재가치의 사회적 실현에서 나옵니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려고 하는 거죠. 저는 처음 창업했을 때 기존 출판사의 문제점을 세 가지 정도로 추렸습니다. 첫 번째는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이 따로따로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학습. 제대로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건데, 학습(공부)을 체계적으로 안 시켜요. 자기 생각을 나누고, 자기가 깨달은 것을 나눠주는 공부가 필요하고, 그게 있어야 발전이 있는 거잖아요. 세 번째가 분배, 성과를 나누는 시스템이 부족했습니다. 이 세 가지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산북스를 창업한 것입니다. 앞 세대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로요. 저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리 회사의 세 가지 핵심가치에 첫 번째로 ‘창업가 정신’을 두었습니다. 창업자 정신은 한마디로 말하면 혁신과 도전하는 자세입니다. 혁신과 도전하는 자세가 아무리 강할 지라도 업의 전문성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강조한 내용이 ‘창조적 컨셉능력’입니다. 수익모델의 창조는 ‘창조적 컨셉능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가 ‘진심과 성의’를 필요하죠. ‘진심과 성의’는 리더 그릇의 크기를 만듭니다. 진심과 성의가 가진 리더는 겸손합니다. 그래서 어떤 어려움에 닥쳐도 스스로 배우면서 충분히 이룰 수 있다는 것이죠. ㅣ자율과 책임성을 가지고 있는가 스타트업이라는 1단계가 지나면 스케일 업(scale up)이라는 2단계가 옵니다. 스케일을 키우는 거죠. 우리 회사로 말하면 사업 본부 정도가 스케일 업입니다. 우리 회사는 정보 공유와 소통이 잘되는 회사입니다. 다산북스에서는 컨셉 경영을 합니다. 컨셉 회의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결정합니다. 제가 마음대로 결정하진 않습니다. 독서 경영을 통해서 소통과 학습을 하고, 현장 경영, 청소 경영도 하죠. 이런 걸 통해서 끊임없이 정보 공유와 소통을 합니다. 소통이 가장 기본입니다. 소통이 안 되면 조직은 잘 안 굴러갑니다. ​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다산북스는 판매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죠. 그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자기가 만든 책이 계속 어떻게 팔리는지 알아야 되는데 모르면 안 되죠. 인세 공유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입니다. 여러분들이 매일 발생하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그룹웨어를 만들어놓은 것입니다. 자율성과 책임은 개인더러 자율과 책임성을 가지라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시스템과 운영 원칙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합니다. ​ 제가 우리 회사의 운영 원칙 중에 팀장들한테 강조하는 게 있죠. 3년 원칙입니다. 우리 회사는 성과의 단계를 그린존, 옐로우존, 레드존으로 구분합니다. 목표 매출의 100%를 달성하면 그린존, 80% 이상이 옐로우존, 60% 이상이 레드존입니다. 보통 팀장들에게 1년까지는 적응할 시간을 줍니다. 그 이후 2~3년을 보냈는데도 옐로우존이나 레드존을 머물면 구두 경고를 줍니다. 단행본에서는 3년이란 시간은 자기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2년~3년 동안 그린존 한 번을 못 들어간다면 팀장은 스스로가 책임지는 게 좋습니다. 현 팀장 말고도 후배들이 많은데 그 팀장만 계속 팀장을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누가 더 리더십을 발휘할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기회와 역할을 주고 결과로 평가해야 공평합니다. 그래서 팀장들에게 3년 원칙을 세우고 지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 예산 분배에 대해서도 원칙을 적용합니다. 마케팅 예산을 10%, 15%를 쓰겠다고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 예산 원칙에 따라 적용합니다. 운영 원칙은 동일하게 적용을 했을 때 힘을 얻게 됩니다. 이 팀한테는 적용하고, 다른 팀한테는 적용 안 하면 원칙이 아닙니다. 그럴 경우 누구도 그것에 대해 수긍하지 않고 조직이 뒤죽박죽이 될 수 있습니다. 자율성과 책임이 있는 조직과 팀을 만들려면 자율성과 책임성의 기반이 되는 정보 공유와 소통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됩니다.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원칙이 존재해야 자율성과 책임이 자리를 잡게 됩니다. ㅣ권한 위임과 핵심인재를 확보했는가 권한을 위임한다고 해서 권한 이임이 되는 건 아닙니다. 팀의 리더가 존재 가치를 인식하고 리더로서 정체성을 가질 때 권한 위임이 됩니다. 우리 회사는 팀장들을 리더로 세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경험이 많지 않는 팀장이나 성장하는 팀장들을 위해 팀원까지 교육도 하고 집중적인 대담도 합니다. 출판사들이 기업의 성장의 1단계(스타트 업)에서 2단계(스케일 업)로 발전하지 못합니다. 1단계에서 2단계로 발전하지 못하면 회사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권임위임과 인재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권한 위임은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철학이 분명해야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자율성과 책임을 주고 리더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을 키워갈 때 핵심인재로 성장해갈 수 있습니다. ​ 인재를 확보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외부 영입과 인재 육성이죠. 저희 회사는 인재를 육성하고 외부 영입을 잘 안 하죠. 피터 드러커의 주장처럼 조직에서의 성과를 3단계로 나누면 첫 번째는 투입을 했으면 산출의 결과가 더 커야 기업은 생존할 수 있습니다. 수익모델을 만드는 능력입니다. 인재들이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능력입니다. 성과 1단계를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기업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는 가치를 만들고 가치를 재반복하는 성과의 2단계입니다. 가치를 생산했으면 시스템으로써 계속 꾸준히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성과의 3단계는 인재를 육성해서 차세대한테 계승과 혁신을 이어가는 행위입니다. 피터 드러커가 궁극적으로 말한 것은 이 세 가지 성과를 누가 창조하느냐 입니다. 그걸 사람이 하니까 사람(인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리더들이 중요합니다. 우리 회사 안에서도 노하우와 시스템을 창조해가는 팀장들이 있잖아요. 그들이 핵심인재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런 팀장들의 노하우를 배우면서 성장하시면 돼요. ​ 우리 회사에서 시행하는 제도인 임프린트도 어떻게 보면 외부 인재 영입을 위한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저는 외부 인재를 영입할 때 세 가지를 보는데 첫 번째는 성과를 봅니다. 그 사람이 어떤 성과를 낸 적이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자기가 책임지고 30억 이상 매출을 해봤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전문성을 보는데 최소한 출판 분야에서 짧게는 최소 10년 이상, 더 엄격하게는 15년 이상은 일했어야 합니다. 아무리 젊은 나이에 성과를 냈어도 10년은 봐야 됩니다. 전문성을 갖추려면 세월의 깊이가 필요 합니다. 마지막으로 진정성을 봅니다. 이 사람이 임프린트를 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봅니다. 저는 세 가지를 보고 임프린트 인재를 선택합니다. ​ 이제 팀장들은 좋은 인재를 어떻게 확보해야 할까요? 팀장이라면 먼저 팀장들이 핵심인재로 성장해야 합니다. 팀장들이 핵심 인재로 성장하면 좋은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이 생깁니다. 팀장에게 팀원 구성의 권한이 주어졌을 때 ‘출판계 어떤 사람을 데려와서 우리 팀으로 만들면 우리 팀이 최강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항상 잊지 않고 적합한 인재를 찾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을 중심에 두고 사고하는 팀장은 뛰어난 사업적 능력이 있는 팀장이 틀림없습니다. 인재확보의 노하우를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첫 번째는 자신이 핵심인재 인재가 되려고 하고, 두 번째는 팀에 어떤 사람이 들어와야 도움이 될지 생각하고 항상 그런 인재를 찾아야 합니다. 출판은 거의 모든 것이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핵심 인재가 팀의 운명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팀장들에게 팀원을 뽑을 권한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자율성과 책임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일에 ‘당장 사람이 없으니까 빨리 채워 넣자’라고 하는 것은 아주 낮은 수준입니다. 누가 오느냐에 따라서 조직이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이 일을 가장 중시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계속 그걸 고민해야 합니다. 적임자가 나올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가 갈 로드맵으로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인가를 항상 생각해야 됩니다. ㅣ누구와 일해야 하는가 스타트업은 누구와 일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나 회사가 어느 정도 알려지면 그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보고 직원이 찾아옵니다. 저도 블로그에 글을 쓰죠. 저희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입니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우리 회사에 오기 전에 그런 것들을 다 읽어 봅니다. 그것을 통해 회사의 문화를 보고 연봉, 복지 등 여러 가지 조건도 보죠. 현재 직원들이 어떠한가도 살펴보죠. 그런 조건들이 다 결합돼서 오는 겁니다. 제가 직접 뽑지는 않지만 더 좋은 직원들이 오고 있다는 것을 교육을 하면서 많이 느낍니다. 이런 선순환구조가 이루어지면 회사가 조금씩 더 나아지고요. 여러분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조금씩 핵심 인재로 성장하면 계속 더 좋은 사람들이 들어와요. 처음(창업), 밑바닥을 만드는 게 엄청나게 어려운 거지 조금 커지면 쉬워집니다. 비빌 언덕을 만드는 것,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죠. ​ 팀장들도 불혹의 나이가 가까워오면 현실 인식을 정확히 해야 합니다. 적은 나이가 아니죠. 어느 정도 그릇의 크기가 완성 돼가고 있는 상태거든요. 공자와 자로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자로가 공자에게 묻습니다. 안회에 비하면 저는 어떻습니까. 공자가 답합니다. 내가 하나를 알려 주면 안회는 열을 알고 자네는 두 개를 안다. 자로로서는 기분 나쁘죠. 너는 두 개 밖에 모른다고 하니까요. 자로가 더 선배거든요. 안회보다 나이도 많고 선배인데. 공자가 직설적으로 말한 것이죠. 자로가 대답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라고요. 공자도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합니다. 공자는 자로가 현실인식을 갖도록 정확히 이야기 해줍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는 것이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일이지요. ​ 어느 날 제자가 공자에게 “스승님은 어떤 사람이라고 말해야 됩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공자가 이런 말을 해요. ‘나는 배우기를 좋아한다. 나처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그렇게 말해라.’ 그런데 배우기를 더 좋아하는 제자, 안회가 나타난 거예요. 그러나 안회는 병으로 공자보다 일찍 죽습니다. 공자가 안회가 죽었을 때 땅을 치며 하늘이 나를 죽이셨도다! 세 번 외치고 통곡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자신의 학문적 성과를 계승할 핵심 인재가 죽어버린 거예요. 제자들이 놀랐습니다. 스승님이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저렇게 슬퍼하지 않더니(예를 지키며 슬퍼하더니), 안회가 죽자 땅을 치며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핵심 인재를 잃었을 때의 공자의 아픔을 저도 깊게 공감합니다. 그처럼 핵심 인재는 중요합니다. ㅣ어떤 지혜를 가져야하는가 팀장들이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부끄럽다, 내가 이걸 왜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 팀장들이 아직 아집 상태에 머물러 있는 단계입니다. 팀장들이 무슨 일을 하다가 힘들거나 실패할 수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럴 때 저는 ‘왜 저렇게 힘들어 할까요, 배운다고 생각하면 안 되나요’ 이런 생각을 자주합니다.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배우는 거라고 생각하면 힘들 이유가 줄어들게 됩니다. 스스로 납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불교에서는 진정한 보살(리더, 팀장)이 되기 위해 여섯 가지 수행을 합니다. 그 여섯 가지 수행을 육바라밀이라고 부릅니다. 그 첫 번째가 보시입니다. 남한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하는 것, 어떤 사람이 배고프면 밥 한 끼를 사주는 것, 돈이 부족하면 돈을 주는 것을 보시라고 합니다. 흔적을 남기면 보시가 아닙니다. 두 번째는 계율을 꼭 지키는 것이 지계입니다. 세 번째가 인욕입니다. 누군가 나를 비난하고 욕해도 그것을 참아낼 수 있는 것입니다. 네 번째가 정진입니다. 정진은 자신의 에너지가 대상에 물아일체가 된 상태, 오직 그 하나에 모아진 상태를 정진이라고 해요. 다섯 번째는 선정입니다. 선정은 명상입니다. 산책도 선정의 일종입니다. 희로애락, 육체와 감정, 여러분들을 둘러싼 것들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생각과 오감이 끊어진 상태 속에서 존재자체의 느낌으로 평온을 얻는 상태입니다. 마지막 여섯 번째가 지혜입니다. 지혜는 판단입니다.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누군가와 대화를 했을 때 상대방이 좋은 생각을 알려주면 바로 바꿀 수 있는 수용 능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자기 아집에 더 이상 갇혀 있지 않는 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팀장들님도 육바라밀의 실천을 통해 궁극의 지혜를 얻기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김선식 대표의 팀장의 미래

팀장의 미래: 2. 팀장에게 어떤 절실함이 필요한가?

Q : 간절함이 생기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대표님: 소승과 대승의 이야기를 떠올려봅시다. 소승은 자기의 마음의 근심과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 열심히 수행을 합니다. 그리고 깨닫습니다. 그 사람은 거기에 계속 안주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이 없을수록 평화를 더욱 많이 느낍니다. 다른 세계와 단절될 때 절대적 평안의 세계가 존재합니다. 나와 우주가 몰아일체가 되는 때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그렇게만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이곳이 아니라 산으로 가야합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 살면서 간절함이 생기기를 바란다면 보리심(菩提心)을 내어보십시오. ‘내가 여기서 20년 동안 얻은 진실한 가치를 많은 사람들과 어떻게 공유할까. 이 세상에 어떻게 쓸까’ 고민해보면 간절함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저도 창업하고 초창기에 직원들을 데리고 일할 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제가 서투르기도 했고 직원들과 에너지 차이가 너무 많이 났던 거죠. 저는 엄청나게 강렬한데 직원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 창업 4~5년차에 함께 일했던 직원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항상 제가 불안했다고 합니다. 우리 사장님 언제 죽을지 모르겠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해요. 저 사람은 일도 목숨을 걸고 하고, 술을 마셔도 새벽까지 마시고요. 그렇게 술을 마시고도 다음날 일찍 출근하는데 직원들은 회사에 못 나오고 그랬습니다. 나중에 제 에너지를 못 따라오는 친구들을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현실을 너무 몰랐습니다. 나는 인간을 긍정적으로 보았기 때문에 저처럼 직원들을 확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직원들이 따라오지를 못 하면 심적으로 힘들게 한 적도 많았습니다. 동기부여의 이름으로요. 하지만 직원들이 우리 회사를 떠난 뒤에 저를 비난하지는 않았습니다. 직원들도 알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공적 목적이 있다는 것을요. 인재를 키우려는 순수한 사장의 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알지만 괴로워서 나갔죠. 그러니까 저를 미워하진 않았습니다. 제 눈에 부족한 것들이 많이 보이고 지적하니까 직원 입장에서는 같이 있으면 괴로웠던 겁니다. 제 맘이 급했던 것이죠. 출판사를 세우고, 앞 세대들이 가진 출판사의 모순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많은 요구를 했었습니다. ​ 동지애, 뜻을 나누고 뜻을 같이 하는 ‘도반(道伴)’이 있어야 어떤 길을 가는 데에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려움도 극복해낼 수 있습니다. 저에게도 직원들이 도반이 되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가족보다도 더 높은 차원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은 동지적 관계입니다. 도반이란 그렇게 쉽게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절실한 뜻이 만나야 이루어질 수 있는 관계입니다. 절실함은 자기 자신을 더 들여다보게 만들며, 자기 자신에게서 존재 가치를 찾게 합니다. 그 절실함은 ‘자리이타(自利利他)’에서 나옵니다. ‘자리이타’는 먼저 자기를 이롭게 한다, 자기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문제를 아직 못 푼 겁니다. ‘자리(自利)’의 문제를 풀지 못하면 ‘이타(利他)’로 확장은 어렵습니다. “내가 내 자리에 왜 존재하느냐”하는 문제를 정확히 풀면 ‘이타(利他)’로 갑니다. 이런 큰 질문들이 순수하게 자기 속에서 생겨야 되는 거지 억지로 만들어질 순 없습니다. 뜻을 나누고 같이하는 도반이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Q : 신해행증(信解行證) 중에 ‘증(證)’이 성공의 경험이 아니라 계속 실패의 경험이면 다시 또 쌓아야하는데 그럴 땐 어떻게 다시 성공의 경험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대표님: 진리로 보았을 때는 어렵지만 사업으로 보았을 때는 간단합니다. 처음에 믿음을 가져야 하고, 그 믿음을 갖는다는 건 분발심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러면 진심으로 믿음을 갖게 되거든요. 그 다음에는 해법을 찾는 방법을 공부합니다. 이해하려고 한다는 거죠. 해법을 찾으려고 하다보면 공부도 하게 됩니다. 출판의 경우 다른 브랜드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살핍니다. 제가 다 해온 것들입니다. 그걸 깊숙이 들여다봐요. 책을 들여다봐요. 그러면 안목이 계속 높아집니다. 통찰력도 생기고요. 그 다음에 행을 합니다. 구체적으로 행을 하면 성공과 실패로 가는데, 그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것은 실행 전의 해법이 제대로 되었는지 가 결정합니다. 내가 이해한 것이 좋은 결과물로 오지 않을 때는 행의 방법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죠. 내가 해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거죠.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자기식대로 해석해서 적용한 경우입니다. 처음에는 자기 식대로 하지 말고 시킨 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해법을 모르면 처음에는 시키는 대로 하면 배울 수 있습니다. 시키는 대로 한다는 것이 나쁜 말이 아닙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입니다. ​ 온고(溫故). 사람들이 왜 옛것에서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려고 하는 일을 무시할까요. 아상(我想)이 강해서 그렇습니다. 자기가 더 잘한다는, 잘났다는 생각입니다. 온고(溫故)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무엇이든 ‘온고(溫故)’가 있어야 ‘지신(知新)’이 됩니다. 옛 사람들이 애써 눈물과 피땀으로 만든 걸 받아들일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걸 거부하면 안 됩니다. 물론 나쁜 것이라면 거부해야겠지만 제대로 된 온고는 우선되어야 합니다. 법고창신(法古創新)하려면 ‘법고(法古)’가 우선이듯 말입니다. 여러분들께 실패가 왔을 때는 ‘온고(溫故)’의 단계로 다가가야 합니다. 실행을 했을 때 실행이 늦었거나 민첩하지 않거나 이런 것들을 점검 해봐야 됩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실천을 반복 하죠. 어떤 깨달음 같은 걸 나름대로 얻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이걸 얻는 일은 쉽습니다. 진심을 다하면 얻을 수 있습니다. 조금만 재능이 있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얻을 수 있습니다. 팀원을 높은 단계로 성장시키려면 팀장인 나부터 성장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 팀원에게 전해야 합니다. 내가 깨달은 것과 내가 깨달은 것을 남한테 가르쳐서 그 사람을 성장하게끔 만드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저도 수많은 실패를 통해서 알게 됐습니다. 밑에 사람들을 성장하게 하는 것은 차원이 또 다른 세계입니다. ​ Q : 저도 다양한 팀원들을 경험해봤는데, 열심히 하려는 팀원도 있었고 어느 정도 자기 행복을 추구하면서 가는 팀원도 있었고 아예 날 거부하는 팀원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팀원들을 만나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팀원 자체도 스스로 노력이 없으면,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면, 제가 아무리 서포팅을 해도 발전이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대표님 : 그럴 수 있죠. 그런데 팀장님이 말씀하시는 그 친구를 제가 데리고 하면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저는 그 사람을 깊게 더 이해하려고 합니다. 팀원이 그러는 원인이 뭘까? 를 먼저 생각하죠. 쟤가 왜 저럴까, 마음속에 어떤 문제가 있나. 또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게 뭐가 있나. 그걸 좀 더 알아가려고 노력을 하겠죠. 그 과정을 통해 그 사람을 더 깊게 이해해줍니다. 그 팀원은 자기가 만나는 사람 중에 제가 가장 본인을 깊게 이해를 해준다고 느낄 것입니다. 그럴 때 그 사람은 저를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안 따를 수가 없죠. 자기 부모보다 제가 자기를 더 잘 이해하는데 말입니다. ​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비전도 제시하고, 때론 친해지기 위해 맛있는 것도, 술도 사주지요. 그런데도 따르지 않는 사람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입장보다 더 상대의 입장에서 서서 문제를 풀어야한다는 말입니다. Q : 말씀 중에 ‘믿고 해법을 주면 실행하면 얻게 된다’라는 이 원리에서 무수한 실패를 겪은 사람들이 훨씬 더 빨리 흡수한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실패를 계속 겪게 되면 오히려 더 자신감이 없어지고 항상 넘어지는 자리에서 또 넘어지고 항상 밟는 데를 또 밟게 되잖아요. 대표님 :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스스로 깨우치거나, 도반이 있거나(동료), 좋은 스승이 있으면 그걸 확장시켜 줍니다. 실패를 통해 어떤 사람들은 거기까지 가지 못하고 자기 트라우마에 갇히기도 합니다. 더 이상 가기가 두려운 거죠, 그래서 못하는 겁니다. 그런데 누가 “야, 그거 아무 것도 아니야, 부숴버려!”라고 확신을 가지고 이끌어준다면 갈 수 있습니다. 자기 영역의 한계는 자기가 만드는 거죠. 그것은 집착에서 오는 거예요. 아니면 빨리 내려놓고 뭐가 잘못 됐는지,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성찰하고 살펴야 합니다. 그것이 지혜입니다. ​ 저도 예전에 직원들에게 좋은 컨셉을 찾아오라고 하면 직원들이 열심히 논의를 해서 찾아왔어요. ‘그럼 이게 첫 번째인데 여기가 끝이에요’라고 묻습니다. 그럼 아니라고 합니다. 다시 해오라고 하죠. ‘또 죽어라고 해도 여기가 끝이에요.’라고 묻습니다. 두 번째도 아니라고 다시 해오라고 합니다. ‘세 번째가 끝이에요. 그러면 비슷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아니라고 한 적이 많습니다. 그러면 결국 직원들은 못 버티고 나갔죠. 자기가 어떤 기준을 넘어서고 있는지 스스로 설정을 해놔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부족합니다. 더 객관적 시선으로 보면 결과물에 만족할 수 없거든요. 거기에 솔직하게 질문하는 것입니다. ​ 자기가 무척 애쓴 거거든요. 자기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는 거죠. 단순히 시간을 들이는 것을 넘어서 좀 더 깊은 통찰력을 가져야 되는 거죠. 안 가진 걸 가졌다고 거짓말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애썼다고는 말할 수 있죠. 저는 항상 세 번, 당신이 최선을 다한 시도가 세 번은 돼야 프로의 세계, 높은 세계로 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크리에이터거든요. 두 번, 세 번 해도 생각이 안 날 때가 많습니다. 저도 그렇게 세 번은 막혀요, 생각이 안 나요. 그럼 네 번 합니다. 책의 내용, 카피, 제목을 봐도 저를 잊어버릴 정도로 몰두합니다. 제가 그 대상하고 거의 물아일체가 됩니다. 이성적인 생각을 다 놓게 됩니다. 그때 컨셉의 재도약을 시도합니다. ​ 수많은 노력을 해도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저만의 극단적인 방편이 있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충분히 이야기하고 술을 하루 종일 먹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마시고 그 다음 날도 아침부터 마시고요. 그러고 토요일에 일어나면 창자가 끊어질 정도로 아프고 살고 싶지 않습니다. 죽고 싶어요. 그럴 때 비로소 모든 선입관을 내려놓게 됩니다. 모든 생각이 비워집니다. 대상의 본질만이 내게 다가옵니다. 나를 극단적으로 괴롭게 만들어서 대상의 본질을 찾아내는 것이죠. 저는 그런 경험들이 참 많습니다. 좋은 방법은 아니라 추천하지 않습니다. ​ 좋은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책이 있다고 치면, 책 자체를 아예 사랑하는 사람으로 봐요. 당신(YOU)으로 보고 책에게 제 생각과 마음을 모두 줘요. 그리고 어떻게 그려야지, 어떻게 제목으로 하면 좋을지, 어떤 마케팅을 해야 좋을지 애인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대화합니다. 그 책을 잘 때도 머리맡에 두고 자죠. 그러면 좋은 컨셉이 스스로 나옵니다. 카피가 나옵니다. 여러분들도 크리에이티브해지려면 책과 더 깊은 관계를 가져야만 합니다. 이미 존재하는 책들보다 더 깊은 울림을 가지면 됩니다. 그러려면 물아일체가 기본 전제조건이고 물아일체를 방해하는 것이 있으면 나를 괴롭혀서라도 아상을 아예 없애버려야 합니다. 혼연일체 세계가 되어야 새로운, 더 좋은 것들이 나에게 옵니다. 결국 책과 내가 혼연일체가 되어야 실패의 트라우마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책과 내가 혼연일체가 되어야 실패의 트라우마를 벗어나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Q : 저는 브랜드 사업팀으로 와서 1인 팀을 진행하면서 리더십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말씀하신 운영 원칙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셔서, 전 그 단계부터 지금 계속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솔직히 누군가 같이 일하는 것 자체가 어렵겠다는 생각으로 귀결이 되어서 저 스스로도 딜레마라고 생각하는데 대표님도 그런 생각을 하신 적이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대표님 :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것의 의미를 좀 더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팀장님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생각의 수준이 '에고(Ego)'에 갇혀있습니다. 에고를 넘어선 공적인 리더십을 갖추려면 우선 에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에고에서 '자기를 들여다본다'는 건, '자기의 양심을 들여다본다'는 말입니다. 공자는 양심을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한테 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공자의 모든 행동 기준이 양심입니다. 그렇게 행동하면 따르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자신을 많이 들여다본다고 말하고 있지만, 좀 더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더 깊어지면 에고는 조금씩 얕아질 겁니다. ​ 이런 것을 종교에서는 영성이라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요즘 사람들은 부족함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자신의 소중함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자기가 소중한 것을 조금만 몰라줘도 화를 내고, 작은 분란에도 화를 내고 우리는 서로 너무 다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상처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를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더 성숙해졌다는 것이며, 옆 사람도 그런 소중한 존재인 걸 안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객관적 능력으로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존재가치로서 그런 존재임을 하는 순간, 거기서 리더십이 생깁니다. 리더십이 생겨나면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Q : 팀장과 팀원과의 관계를 넘어서서 팀원들 간의 관계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팀원들 간에는 어떻게 관계를 잘 맺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대표님 : 팀 내에서 본질적 관계가 있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본질적 관계를 잘 만들지 못했을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주관계(본질적 관계)는 팀장과 팀원의 관계입니다. 그 관계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을 때 이상 현상이 나타납니다. 팀장은 팀원을 잘 섬기고 신뢰를 주는 단계로 올라서야 합니다. 팀원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 예를 들어 팀장이 한 팀원하고만 자주 밥을 먹으러 가고, 한 팀원에게만 좋은 책을 몰아주면 다른 팀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다산북스에서도 직원들을 위해 다양한 소통의 창구를 마련해놨습니다. 소모임, 기수모임, 독서경영 등이 있지요. 이건 직원들에게 ‘당신은 우주에서 홀로 다산북스에 내던져진 게 아니다. 다산북스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조금 더 열심히 해달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 팀장은 중심 근본을 잘 세우고 팀원들이 잘 따르게 해야 합니다. 팀장은 공평무사(公平無私)원칙을 실천해야 합니다. 공평무사의 원칙이 무너질 때 팀원들은 편을 가르기 시작합니다. Q : 올해 나름 기대를 했던 책 두 권을 연달아 실패를 하면서 지독한 패배주의와 실패주의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이 실패를 통해 겸손해지고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셔서, 저도 그 부분은 충분히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학습이 행해지고 다른 방법을 찾는 에너지로의 전환이 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실패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다음 책도 안 될 것 같고, 단순히 운을 바라는 현실감 없는 생각들에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수렁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대표님 : 그럴 때는 주변에 먼저 그 문제를 해결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안 나누는 것 같습니다. 그게 문제입니다. 기운이 자기 속에 갇혀있는 것입니다. 그건 자기가 만드는 거예요. 절치부심을 넘어 진실을 구해야 합니다. 그걸 안 하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때로는 지금까지 만든 책에 대해서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방향을 전환해야만 문제의 근본 원인을 알고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건 스스로 해법을 찾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 에너지, 당당함은 곧 거침없는 용기이자 단단함입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양심에서 나옵니다. 양심을 따르고 고민하다보면 이치에 맞는 해법이 나옵니다. 슬럼프를 맞았을 때는 어려움을 이겨냈던 팀장을 찾아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합니다. 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아주 구체적으로요. 그러려면 우선 문제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 다산북스의 생태계는 굉장히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꼭 저한테 묻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회사는 동료에게 물어도 해결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자격지심이나 자존심을 좀 내려놓는 게 어려워서는 안 됩니다. 진짜 나를 내려놓을 때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새로운 지혜가 열립니다. 내려놓고 겸손해진다는 것은 온고(溫故)의 마음이 된다는 것이며 그것은 자기 자신을 믿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자기를 못 믿고, 불안한 사람들은 지혜의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정신과 육체가 느슨한 사람들은 마음에 불안을 전환시킬 에너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상태라면 직원들한테 운동부터 열심히 하라고 강조합니다. 좋은 기운을 받는 사람을 만나 대화해야 합니다. 자기 심신을 먼저 다스리고 순환해서 지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를 만들고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면 새로운 지혜가 열립니다 Q : 저는 내년에 팀을 새로 꾸리게 됩니다. 저는 그동안 '해법을 제시하고 밀어붙이는 리더'보다는 '길을 다양하게 열어주고, 제가 찾아갈 수 있게 끌어주는 방식의 리더'를 선호했었는데, 다산북스는 좀 더 적극적으로 팀원을 끌어가고 개입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 중간 지점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습니다. 다산 시스템 하에서의 팀장의 역할과 생각은 어느 정도가 바람직한지, 생각하신 바가 있으신지요. 대표님 : 이 부분은 팀장의 자격과 관련이 있습니다. 다산북스는 팀장의 위상을 높게 잡었습니다. 팀장의 역량은 리더이자,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출판계 인재를 키우려고 하는 명확한 목적을 갖고 팀장을 세워놨습니다. 그래서 팀장들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했습니다. 팀원을 뽑고 싶은 대로 뽑고, 아이템도 팀 내에서 정하고, 설득력이 있으면 하고 싶은걸 밀고 나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팀의 방향성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고요. 이럴 땐 팀장이 운용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실제로 팀을 운용하다보면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과들이 나오게 됩니다. 자기가 생각했던 것과 유사하거나 비슷한 게 아니면 어떤 문제가 있었겠지요. 그런 것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경험을 쌓아가는 데 어떤 사람은 2년, 어떤 사람은 3~4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아 스스로 창피해 그만둔 사람도 있고요. ​ 저도 5~6년 출판 경험을 하고 나서 창업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마케팅을 하다가 기획을 하게 되고 출판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할 때는 많이 부족했지만, 금방 깨달았습니다. 그간 마케터로서 일하면서 꾸준히 경쟁사들의 책을 읽어왔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면 대체적으로 예상한 결과가 나옵니다. 그러면서 제가 느낀 것은 경쟁사들의 책을 읽고 제 책을 마케팅 하면서 시행착오를 빨리 겪을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누군가 옆에서 빨리 얘기해주고, 실패를 빨리 맛보면 금방 발전이 됩니다. 언젠간 겪게 되어 있으니까요. 실패를 많이 하게 되면 그 속에서 분명히 배운 게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실패의 시간을 인내하지 못합니다. 인내하는 사람들은 실패를 통해 지혜를 터득하는 사람들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겉만 보니까 그 사람의 잠재적 능력을 볼 수 없게 되는데 그 안에는 실전에서 미처 드러나지 않은 것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자신에게서 나중에 그게 드러날 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지금 당장 잘했다고 좋아할 것도, 너무 못했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더 뭘 배워야 할 것인가, 어떤 이치를 찾아가야 할 것인가. 또 뭘 해서 뭘 얻어 갈 것인가를 빨리 깨닫는 게 중요합니다.​ ​ 다른 팀과 달리 브랜드사업팀은 마음만 먹으면 금방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팀장이 자기 중심을 세워서 천지개벽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핵심은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의심을 없애라는 게 아니라, 의심을 하면서 ‘두려움’을 없애고 내가 가는 길에 확신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확신은 누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고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직업으로서 지금 기획 편집자를 하고 있다고 하면 어떤 이름을 남길 것인가, 어떤 브랜드 가치를 말할 것인가, 어떤 책으로 나를 말할 것인가라는 것이 핵심적인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중심이 정확히 잡혀 있느냐, 그걸 이루기 위해 계속 정진한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습니다. 일단 자신에게 믿음을 갖고, 해법을 이해하고, 그리고 행하고. 분명 많은 실패가 있겠죠. 그렇지만 실패했으면 뭘 배울 겁니다. 다시 돌아가서 정진하면 증득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살아온 것도 그런 과정이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 계속 행하면 언젠가 잠재적 능력이 발현됩니다. 안 될 것 같지만 반드시 발현됩니다. ​ 대담이 계속 진행 됩니다

김선식 대표의 팀장의 미래

팀장의 미래: 1. 팀장이란 어떤 존재인가?

팀장이란 무엇인가? 팀장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우리 중에 누군가는 오래 팀장을 했고, 누군가는 처음 팀장을 맡았을 겁니다. 팀장이 된 지 얼마나 됐든, 팀장은 한 팀을 책임지는 리더입니다. 팀장, 곧 리더라는 존재는 무엇이며, 왜 존재하는지 한 명씩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리더는 배의 선장이 되는 사람입니다. 배의 선장으로서 갈 곳을 정하고 방향을 제시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함께 설정한 목표에 맞게 이끌어가는 사람입니다.” “서포터입니다.” “그룹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사람입니다.” “본인의 책임 외에도 보이지 않는 책임까지 다 하는 사람에게 주어진 자리입니다.” 여러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팀장의 존재가치를 이미 다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몇 가지 내용을 더하고 싶습니다. 리더의 존재가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리더는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할까요 리더는 공인이다 리더는 사사로운 사람이 아닙니다. 공적인 것에 책임성을 갖는 사람. 공적인 것에 보다 더 높은 책임성을 갖는 사람입니다. 여러분 상황에서는 이렇게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팀에서 공적인 것은 무엇일가요? ‘팀의 비전, 팀의 목표, 팀원의 성장’입니다. 이 세 가지를 책임지는 사람, 그걸 이끌어주는 사람이 팀장이란 리더입니다. 그러면 왜 어떤 팀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어떤 팀장들은 그렇게 잘 안 될까요? 잘 안 되는 팀장의 경우는 리더의 개념을 알 뿐, 구체적으로 팀의 목표, 비전, 팀의 성장에 대한 뚜렷한 상을 그려보거나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팀의 목표 비전, 팀원의 성장에 관한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나 팀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풀어가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팀장이란 존재를 논하기 전에 더 근원적으로 리더란 무엇일까요. 리더란 팀이 가고자 하는 비전과 경로(로드맵)을 명확히 가지고 있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노력하면 목표에 이를 수 있는 존재입니다. 리더는 결코 혼자 이루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진심으로 따르는 사람들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리더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경우는 위기에 빠졌을 때입니다. 리더로서 책임성을 갖춘 사람은 어떤 어려운 문제에 부딪쳐도 해결해 나갑니다. 그런데 리더로서 책임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자기 고민에 빠집니다. 리더로서 존재가치를 잃어버립니다. 이런 현상은 팀원들 중에서도 많이 나타나요. 팀원은 그럴 수 있습니다. 팀원은 공적 영향력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팀이 위기 상황 때 팀장이 자기 문제에 빠질 경우, 그 팀은 좌초됩니다. 그게 공적 영향력의 힘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팀장이 되는 순간 ‘팀의 비전, 팀의 목표, 팀원의 성장’을 책임지는 공인이라는 사실을 한순간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부분을 얼마나 명쾌하고 정확하게 알고 있느냐가 팀장으로서의 지위와 역할을 이해하고 있느냐의 대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팀의 운용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적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라 1인 팀장인 경우 자기 성장이 ‘1차 목표’겠지요. 팀원이 있는 팀의 팀장인 경우에는 팀원 성장의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면 팀장으로서 아직 가치관이 분명하게 서 있지 못한 경우입니다. 내가 팀장인지 팀원인지 애매모호한 태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문제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게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팀원이 잘못을 해도 싫은 소리를 못하게 됩니다. 잘 되는 팀의 성장 요인은 분명합니다. 성공하는 팀은 공적인 목표에 초점을 둡니다. 공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면 지혜가 생깁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봅니다. 팀원처럼 생각하지 않습니다. 리더는 리더의 자리에서 팀의 비전과 목표, 경로들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런 통찰력과 지혜는 자기를 내려놓았을 때 나오는 것입니다. 리더는 자기의 생각과 아집, 그런 걸 내려놨을 때, 더 좋은 생각이 있으면 빨리 받아들이고 그게 더 좋은 생각으로 발전합니다. 리더로서 자기가 가야 할 길을 못 찾는 경우는 자기 생각에 둘러쌓인 경우입니다. 그런 팀장들은 자기 생각이 최고로 옳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벗어나야 합니다. 팀장이 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지평이 절대 넓어지지 않습니다. 추상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 있으니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팀이 성장하려면 우선팀원을 뽑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것은 형식적인 것입니다. 어떤 팀원을 뽑는다는 것은 형식을 구축한다는 수준입니다. 중요한 건 그걸 운용하는 능력이죠. 형식이 없을 때는 형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세 명을 뽑았다, 다섯 명을 뽑았다 등등은 본질이 아닙니다. 어떤 좋은 사람을 뽑을 건가,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을 뽑았다고 해서 다 된 건 아니고 그걸 운용할 자기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팀장이 팀장으로 운영능력을 갖출 때 그 팀은 제대로 역할을 합니다. 첫 번째는 팀장이 공인이라는 자각이며 두 번째는 운영능력이 구체적으로 요구되는 것입니다. 팀 운용을 위한 능력을 개발하라 신뢰를 구축하려면 소통이 깨어나야 합니다. 팀원이 팀장에게 여러 가지 물을 수 있고, 팀장이 구체적으로 대답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대화를 가슴을 열어놓고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리더의 그릇이 넓지 않으면 소통이 잘 안 됩니다. 자기 기분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통’은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대화하는 사람에게 믿음을 줘야 되는데 단순히 형식적으로 말을 주고받는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소통의 본질은 내가 어떤 작은 의문이 들 때도 상대를 믿고 바닥까지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솔직한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솔직한 관계로 전환이 되어야만 소통이 비로소 시작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초기 단계에서 굉장히 많은 소통을 해두면 이심전심 단계로 갈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초기 단계에 소통이 빈번하면 신뢰 지수가 높아집니다. 대화가 빈번하지 하지 않으면 마음이 어긋난 것입니다. 그 어긋난 마음을 푸는 키도 리더가 잡고 있습니다. 팀원은 공적인 생각이 리더보다 약하니까요. 자기 기분대로 할 수 있습니다. 팀장은 좀 더 더 높게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팀장들은 이 초기 단계를 위해서 스스로 자신과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자기 내면하고 계속 대화를 해야 합니다. 자기 양심과 대화하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면서 팀원들 간의 소통이 깨어나도록 해야 합니다. 섬김, 학습, 겸손 리더에게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섬기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매일 자기 자신을 부족하게 여기는 사람은 당연히 남의 떡이 커 보입니다. 자기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자기 존재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옆에 있는 사람의 가치도 모르는 거죠.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100%를 다 해줄 순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신의 경지죠. 70%만 해도 진심이 통할 수 있습니다. “자네가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존재야!” 정도만 팀장이 팀원에게 잘 알려줘도 신뢰가 돈독해집니다. 팀장이 일관성 있는 신뢰를 주지 않으면 그 밑에 팀원들은 다 눈치를 챕니다. 70% 일관성을 가지려고 노력했으면 합니다. 일관성 있는 신뢰를 보내지 못하는 팀장은 자기 자신한테도 똑같아요.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왔다갔다 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부터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리더에게는 학습능력이 요구됩니다. 학습은 팀장과 팀원들의 전문 능력을 키우기 위한 문제입니다. 학습은 제가 옛날부터 무척 강조했던 내용입니다. 자기가 속해 있는 카테고리 좋은 책(스터디 셀러), 가장 뛰어난 베스트셀러부터 제대로 붙잡고 분석해야 합니다. 이걸 한 3년만 함께 해보면 금방 적응 합니다. 학습은 팀원들과 함께 해야 효과가 큽니다. 팀장과 팀원들에게 카테고리 분석능력과 성공요인을 파악하는 능력이 안 생길 수가 없습니다. 100권 정도 핵심도서를 함께 읽고 분석하면 다 생기는 능력입니다. 리더는 겸손해야 해야 합니다. 리더에게 겸손이 가장 뛰어난 능력입니다. 제가 우리 회사의 핵심가치(창업가 정신, 창조적 컨셉으력, 진심과 성의) 중 ‘진심과 성의’에서도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팀장이 힘들어 질 때는 실패할 때가 아닙니다. 실패 후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됐구나’를 알고 나서도 자기 자신을 개선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입니다.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됐구나’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가 배우는 자세입니다. 부족한 것을 배운다는 것은 겸손한 능력입니다. 겸손하지 않으면 못 배웁니다. 겸손하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공은 아랫사람에게 돌리고 실패는 리더가 진다는 의미입니다. 리더는 실패를 통해 더 많이 배우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 경지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성과가 나왔을 때도 실패는 리더가 책임지고 공은 팀원들에게 돌려보세요. 그때부터 팀원들은 리더를 따릅니다. 리더의 존재 의식이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적인 것(공헌), 공동체에 헌신하는 태도입니다. 팀장이 자신의 팀과 팀원에게 헌신할 때 팀장은 팀을 운용하는 능력이 생기고, 그 원칙대로 팀을 운용하면 팀 전체가 함께 성장합니다. 제가 여러분들과 이렇게 대담하는 것 역시 지혜를 전수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노하우, 더 넓은 의미의 지혜를 공유하는 실천 활동입니다. 제가 얻은 지혜를 전수하는 이유는 팀장의 존재와 이유 가치를 명확하게 깨닫고 거기에 따른 능력들을 여러분들이 길러 가면 성과가 다르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지혜를 얻은 여러분들이 결국은 현실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여전히 자기 생각 안에 갇혀있다는 것을 자신이 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면 저에게 얻은 지혜는 지혜가 아니라 지식일 분이며 지식은 남에게 전달해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지혜를 전수하라(신해행증) 지혜의 전수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믿음(信)을 줘야 합니다. 믿음을 줘야 모든 전수가 가능합니다. 믿음이 없다면 내가 아무리 좋은 걸 가지고 있어도 전달이 안 됩니다. 상대방이 믿음을 갖게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해법(解)을 찾아야 합니다. 팀장은 해법을 찾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해한다는 것은 이치를 안다는 것입니다. 해법을 알려줘도 해법을 실천하지 않고 믿고만, ‘언젠가는 될 거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사람들은 진짜 세계는 못 봅니다. 언젠가 ‘나에게 기회가 올 거야. 내가 꼭 이룰 거야!’ 에서 그칩니다. 그래서 믿음이라고 하는 건 첫 번째 단계일 뿐 전부가 아닙니다. 그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출판 단행본 비즈니스를 잘 할까.’ ‘어떻게 하면 팀을 잘 이끌 수 있을까.’ 등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해법을 알게 되면 비로소 실행(行)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행하다가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지요. 성공이나 실패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다음 단계 ‘증’으로 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증(證)입니다. 결과로 증명해야 합니다. ‘신해행증’은 모든 지혜의 전수 방법입니다. 수천 년 동안 이 방법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합니다. 먼저 믿음을 주고(信), 원리가 이런 거다 해법을 찾고, 이렇게 해봐 그럼 됩니다(解). 그러고 나서 실행을 하고(行), 실행 후 성공 혹은 실패를 얻고 믿음을 증명합니다(證). 저도 이 방법으로 우리 직원들을 많이 성장시켜 왔습니다. 어떤 사람은 빨리 이루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늦게 이루고 그걸 깨치는데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빨리 흡수하고 적용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옛날에 큰 실패로 인한 고통을 많이 경험해본 경우가 많았습니다. 간절한 소원, 용맹정진 신해행증을 빨리 깨우치기 위해서는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큰 비전을 갖는다는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자기만의 목표와 소원이 있어야 합니다. 엄청나게 중요한 것입니다. 이게 자신의 에너지를 끌고 가는 힘이거든요. 이게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과가 엄청 달라집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서원’이라고 합니다. 내 삶의 존재 이유에서 나오는 간절한 목표, 소원, 꿈입니다. 목표를 향해 일관성 있게 정진해야합니다. 자기를 잃어버린 무아의 상태로 용맹정진해야 합니다. 목표와 내가 하나가 된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한 분야에 일가를 이루려면 내가 없어지는 상태가 많이 와야 합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그 상태를 맛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나를 방해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아상(我想)이에요. 빨리하고 싶은 마음, ‘내는 또 왜 안 될까’ 하는 조급함입니다. 왜 안 될까 두려워하고, 내 인생이 어떻게 될까 항상 고민합니다. 에너지를 좋은 데에 써야 되는데 쓸데없는 망상(걱정)에 다 씁니다. 에너지를 걱정에 쓰는 조직 치고 잘 되는 조직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사람 상태를 보면 압니다. 자기 안위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 사람은 계속해서 두려움을 만들어내고, 거기에 에너지를 씁니다. 그 시간에 대상 자체에만 몰입해도, 더 좋은 컨셉을 만들 수도 있고, 더 나은 실천 행위도 만들 수 있는데 말입니다. 왜 그렇게 될까요? 큰 소원, 비전이 간절하진 않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진실하고 간절하다면 고민할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목표를 빨리 이룬 사람들은 민첩성이 있습니다. 민첩성, 고민 할 시간에 행동을 먼저 합니다. 이 이야기들을 토대로 여러분들이 좀 더 마음 편안하게 팀장의 지위와 역할을 이끌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제 기조 발언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을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2편에서 계속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편집자의 미래: 편집자는 어떻게 비즈니스 리더로 성장하는가

Q. 이제 마지막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궁금한 점 하나씩 질문드리고 이번 출판대담을 마치겠습니다. 저는 팀장으로서 늘 이 질문을 떠올리는데요. 대표님이 생각하시기에 이상적인 팀장의 유통기한은 얼마나 된다고 보시나요? 우리 다산북스는 팀장에게 먼저 3년의 기회를 줍니다. 3년 해보면 어느 정도 자질에 대한 판단이 서거든요. 개인적으로는 4~5년 정도 됐을 때 꽃을 피운다고 봅니다. 5년 정도가 팀장하기에 적당한 기간인 것 같아요. 그 정도 해서 성과를 지속적으로 냈다면, 이 사람은 자기 업계에서 본질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객관적 의견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10년, 20년 편집자 생활을 해도 성과 만드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지식으로만 알기 때문이지요. 지식으로만 알면 나이들수록 비평만 하게 됩니다. 그냥 지식으로 아는 걸 진짜 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시행착오를 수없이 겪어야만 진짜 내 것이 됩니다. 편한 길로만 가서는 진짜 세계에 발을 들일 수 없어요. 진짜 내 것을 가진 사람은 지식이 아닌 ‘지혜’를 갖춘 사람입니다. 지혜란 지식을 각기 다른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다만 자기 생각만 주장하는 사람은 지혜를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자기 생각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까지 수용하고 잘 조합해 문제를 푸는 게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늘 팀장들에게 말하지요.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뽑으라고요. 그런데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자기가 컨트롤하기에 편한 사람만 뽑습니다. 그래선 서로가 성장할 수 없어요.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들과 수많은 경우의 수를 통해서 내공을 쌓아야 대처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그래야 팀이 흔들리지 않아요. Q. 저는 올해 8월이 되면 일을 시작한 지 딱 3년이 됩니다. 아직은 많이 미숙한데요. 저처럼 이제 막 초보에서 벗어나 기본 단계로 올라가려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으신 조언이 있으실까요? 어떤 사람의 그릇의 크기는 ‘꿈의 크기’가 결정합니다. 원대한 꿈을 갖고 있어야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저는 마케터로 시작했습니다. 그때 마케팅 최고의 대가가 필립 코틀러였는데요. 필립 코틀러의 『미래형 마케팅』이라는 책 맨 앞에 ‘세계 최고의 마케터를 꿈꾼다’라고 적어놓았습니다. 제가 그 책을 열 번도 더 읽고 직원들에게도 꼭 읽으라고 이야기했어요. 하도 많이 읽으니까 그 책 뒤에 있는 문제에 대한 답을 스스로 말하고 다 외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제가 늘 우리 직원들에게 말하는 게 있지요. “우리는 단행본 업계 최고 브랜드가 될 것이다”라고요. 그렇게 되기 위해 인재를 양성하고 또 시스템을 만들면서 계속 현실화하고 있으니까요. ‘Who?’ 시리즈를 만든 것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언젠가 우리 콘텐츠를 세계화할 것이라는 꿈을 안고 ‘Who?’ 시리즈를 만들었어요.『애쓰지 않고 편안하게』가 국내 사상 최고의 선인세를 받고 일본에 수출을 했지요. 이런 일들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가 단행본 업계 최고 브랜드가가 되지 못하라는 법이 있나요? 계속 생각하고 지향하고 준비하는데, 왜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원대한 꿈을 준비할 때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시행착오를 빠르게 겪겠다는 굳은 자세 말입니다. 빠르게 원하는 곳으로 가려면 남들보다 빠르게 시행착오를 겪으세요. 내가 서 있는 지금 이 곳이 내 학습의 현장임을 빨리 깨우치세요.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다 공부할 대상입니다. 우리는 모든 데이터를 다 공개하는데 왜 공부하지 못하나요?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이지요. 내가 나중에 이 업계를 이끌어가겠다는 꿈이 있으면, 내가 서 있는 현장에 대해 빠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공부하는 사람은 늘 의문(질문)을 갖습니다. ‘저 사람은 하는데 나는 왜 안 될까?’ 제가 계속 가졌던 의문도 이것입니다. ‘다른 출판사는 다 하는데 왜 안 될까?’ 의문은 구체적인 세계에서만 나옵니다. 무언가를 풀려고 적극적인 노력을 할 때 의문이 생깁니다. 의문이 없다는 건 구체적이지 않고 형식적으로 일을 한다는 반증입니다. 그저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할 뿐인 거예요. 물론 먹고사는 문제는 중요합니다. 생존을 유지해야 하니까요.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인간으로서 왜 존재하는지, 그 가치를 찾는 것입니다. 세계와 한번 맞부딪쳐보세요. 내가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어보세요. ‘나는 왜 태어났을까?’, ‘왜 죽어야 할까?’ 하는 인생의 큰 질문부터, 작게는 출판에서의 질문들, 이를테면 ‘어떻게 컨셉을 잡아야 독자와 소통할 수 있을까?’, ‘이 책을 누구와 연결시켜야 할까?’ 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보세요. 내 문제는 그 누구도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오직 나만이 해결할 수 있고, 그것을 해결할 때 노하우가 쌓입니다. 자기가 경험하지 않는데 어떻게 그 세계를 이해할 수 있나요? 질문의 깊이가 그 사람을 결정합니다. 팀 안에서, 또 스스로 계속 질문해보며 자신의 질문의 깊이를 더 깊게 만들어보세요. Q. 저는 사실 질투와 열등의식이 좀 많은 편인데요. 좋게 말하면 그런 거들을 긍정적인 자기 개발의 원료로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업무일지를 통해 서로의 성과나 일에 대해 다 공유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감정이 발생할 접점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대표님께서는 편집자가 갖는 질투나 열등의식을 긍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살아 있음을 경험하고 느끼면 자연히 오는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우리 책은 메인에 가지 못할까?’ 이런 생각을 계속하는 거예요. 내가 진짜 세계에 발을 들이겠다고 마음먹지 않은 사람은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콤플렉스는 일종의 에너지라고 봅니다. 다만 이 에너지를 잘 뒤집어 사용할 때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내 안의 감정들이 맞부딪치면서 지혜가 생기고 길이 열리는 거예요. 콤플렉스에 갇혀서는 안 됩니다. ‘왜 우리 책은 메인에 가지 못할까?’라는 생각 속에서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이것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버리면 투덜거림이나 열등감이 됩니다. ‘왜 내 책만 제대로 안 해줘?’ 하고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자기 문제를 객관화해야 합니다. 운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어른의 세계에는 객관성이 있어야 하지요. 콤플렉스를 놓지 못하는 건 욕심 때문입니다. 욕심은 꿈과는 다르지요. 욕심은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을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마음이고, 꿈은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는 것이니까요. 욕심을 내려놓을 때 자유로워집니다. 그래야만 조급함을 버릴 수 있어요. 조급하면 상황에 이끌려 다니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또 남 탓, 조건 탓을 하게 되고, 이는 다시 콤플렉스가 되는 악순환을 만들어냅니다.콤플렉스라는 에너지로 문제의 본질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합니다. 남과 비교해선 안 됩니다. 비교는 곧 자기 책망으로 이어지니까요. 그릇이 커져야 합니다. 좌충우돌을 하든 시행착오를 겪든 자기가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문제를 풀 때 진정으로 자신이 문제의 주인이 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문제를 풀어서 해결한 다음, 그 공을 다른 사람에게 돌릴 때 뛰어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존경심이 생겨나는 거니까요. 물론 콤플렉스를 좋은 에너지로 바꾸는 것도 어렵고, 남에게 공을 돌리는 일도 무척 어렵습니다. 두 가지 모두 자기수양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저는 여러분 모두  자기 수양과 시행착오를 통해 차차 출판계 리더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끝.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공감이 이끄는 조직: 리더의 공감능력은 어떻게 조직을 발전시키는가

Q. 이제 ‘공감이 이끄는 조직’에 관해 질문드리겠습니다. 공감 능력으로 조직을 이끌기 위해 리더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출판 리더, 출판 인재들이 갖춰야 할 자질이 ‘독자를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타깃 독자를 언제나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이는 ‘나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남을 의미합니다. 상대의 입장에 서서 공감한다는 뜻입니다. 리더는 일단 상대의 입장에 설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떻게 소통을 하고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자세를 낮추고 구성원과 눈높이를 맞춰야 합니다. 왜 구성원이 화가 났는지, 왜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려 하는지, 왜 요즘 표정이 좋지 않은지 그런 것들을 구성원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이해해야 합니다.공감이란 말 속에는 ‘친밀’이란 표현도 들어 있습니다. 그냥 머리로만 공감하는 게 아니라 친밀하게 소통할 때 비로소 공감도 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간혹 그러지 못하는 팀장들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역시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나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도 소중한 만큼 팀원도 소중하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인내, 사랑, 연민, 자비… 다 공감과 같은 말입니다. 여러분과 제가 지금 함께하는 이 자리도 소통의 과정이지요. 리더 스스로가 시간과 정성을 쓰지 않는 한 공감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구성원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그 사람이 리더를 따를 리가 있나요. 인간을 도구로 바라보고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막 내보내는 그런 리더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건 리더의 아집입니다. 리더는 구성원의 자질을 알아보고 그 사람이 조직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고민하는 구성원을 안쓰럽게 바라보고 앞으로의 길을 터주는 사람입니다. 제가 최근에 어떤 팀장에게 ‘당신의 불안을 아랫사람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조언한 적이 있습니다. 리더는 어려울 때 그 진가를 드러냅니다.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오히려 더 당당하게 ‘내가 책임질 테니 나를 따르라’고 이끌어야 하지요. 자기 수련이 덜 된 리더는 자신의 부담을 아랫사람에게 전가시킵니다. 마음이 점점 삐틀어지면서, 결국에는 말까지도 삐틀어지고 맙니다. 구성원의 기운을 살리고 격려를 해줘도 모자를 판에 빈정이 상하는 말을 던지게 되지요. 리더는 말을 가려서 해야 합니다. 물론 리더도 인간인지라 쉽지 않겠지요. 화가 나는 상황도 많을 테니까요. 그럴 때 필요한 게 소통입니다. 화를 계속 참고 있으면 폭발합니다. 그때그때 소통으로 해결해야 하지요. “나는 이러이러한데 ○○ 씨가 이런 부분을 개선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리더가 입을 꾹 다문 채 참고만 있으면 결국 팀이 폭발합니다. 소통도 계속하다 보면 공감도 늘어나고 신뢰도 두터워집니다. Q. 솔직한 리더가 ‘공감이 이끄는 조직’도 만들 수 있군요. 솔직함은 소통의 기본입니다. 이 솔직함은 용기에서 나오는데, 용기의 베이스는 ‘신뢰’인 것이지요. ‘내가 당신을 믿는다’는 마음이 있어야만 솔직한 소통이 가능합니다. 서로의 이해관계를 생각하지 말아야 해요. 우리 직원들을 보면 개개인의 자질이 굉장히 좋습니다.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산북스에 들어온 사람들이니까요. 그런데 간혹 팀장과 팀원의 문제가 발생하는 걸 봅니다. 저는 100퍼센트 팀장 리더십의 문제라고 봅니다. 팀원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도 팀장의 문제이지요. 소통의 문제로 인해 그만두는 직원들을 불러서 개인적으로 이야기해보면 그 중간에는 반드시 팀장이 있습니다. 조직은 괜찮은데, 여기 있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는 그 마음속에 깊게 들어가 보면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 어려움이 닥쳤을 때 리더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어려움을 견뎌내는 것도 리더의 능력이거든요. 팀장과 팀원이 싸우든 팀원과 팀원이 싸우든, 팀장은 그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권한이 있습니다. 방치해선 안 됩니다. 솔직한 소통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Q. 그렇다면 팀원은 ‘공감이 이끄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 팀원이 자기 역량을 꽃피워내려면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합니다. 다른 팀원과 격의 없이 협력할 줄 알아야 합니다. 팀장의 시선으로 봤을 때 어떤 팀원이 다른 팀원들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면 ‘아, 저 친구가 다음 팀장감이다’ 하는 게 보입니다. 거기에서 리더십이 나오는 거니까요. ‘나는 내 일만 하면 된다’ 이런 마음으로는 공감이 이끄는 조직을 만들 수 없습니다. 내가 맡은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다하고, 거기에 더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전해주고 또 솔직한 소통으로 다양한 조언을 건네다 보면 자연히 리더십이 길러집니다. 그게 바로 팀원, 즉 ‘예비 팀장’으로서의 역할이고요. 팀장하고 일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팀장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게 공감이지요. 이런 팀원이 차기 팀장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Q. 다산북스에는 많은 팀장님이 계십니다. 대표님께서 보시기에 다산북스의 ‘공감지수’는 높은 편인가요? 최근 직원들의 얼굴 표정을 볼 때 다산북스는 공감지수가 높다고 생각됩니다. 저 역시 직원들을 대할 때 공감하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다른 말로 ‘존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지요. 지금은 젊은 친구들이지만 이 친구들이 나중에 다 우리 출판계를 이끌어나갈 주요한 인재들인데 그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조직을 이끌 수 있겠습니까. 아직은 젊기 때문에 배우는 과정이고, 이를 우리 조직이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팀장들에게도 늘 이 점을 강조하기 때문에 아마 팀을 운영하는 데 많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나 생각합니다. 팀원에게 함부로 하지 말고 모든 일을 민주적으로 처리하라고 하니 어렵지요. 쉽지 않습니다. 저는 다산북스의 공감지수가 높기 때문에 ‘위임’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믿기 때문에 위임을 하는 것입니다. 위임의 근거는 ‘업무일지’입니다. 자신이 한 일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또 모든 것을 기록한다는 다산북스 문화 덕분에 구성원 간의 벽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출판사가 신뢰와 위임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루 종일 붙어 있는데도 옆에 있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거예요. 우리는 시스템적으로, 공감의 기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습니다. 그를 통해 서로가 신뢰하고 공감하고 존중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Q. 『공감이 이끄는 조직』의 원제는 사실 『Lead Like a Woman(여자처럼 이끌어라)』입니다. 출판계에는 특히 여성 인재의 비율이 높은데요. 그에 비해 여성 임원의 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출판업이란 굉장히 고급스러운 직업입니다. 정신문화와 지식을 다루는 업계이니까요. 출판계에 굉장히 많은 여성 인재가 있지요. 그러기에 남녀차별이 적습니다. 그래서 좋은 여성 인재들이 출판계로 오는 것이기도 하고요. 또 출판은 크리에이티브와 감수성을 요구합니다. 저는 이 분야에 있어서는 여성이 더 우위에 있다고 봅니다. 출판계에는 여성 사장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임원 비율도 높은 편이고요. 출판업이 쉽게 독립할 수 있는 구조이고, 아이디어와 크리에이티브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우리 출판계가 더 근본적으로 여성의 사회적 성장에 대해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우선 경력단절의 문제가 있습니다. 육아의 과정이 있잖아요. 출판업에서 성공한 여성분들을 보면 결혼을 안 하신 분들이 꽤 많습니다. 최고의 단계에 이른다는 건 자신을 끊임없이 연마한다는 것인데, 이 분들은 일에 자신을 연마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얼마 전『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의 저자 켈리 최 회장님과 이야기를 하며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여자들은 –100에서 시작한다’고요. 0에서 시작하는 남자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니 여자들이 남자들과 경쟁하려면 두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여성들의 핸디캡을 사회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거든요.우리 회사는 내년부터 큰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본부 체계로 변화를 시작합니다. 현재 콘텐츠개발팀의 팀장들은 여성이 많지요. 3~5년 정도 지나면 많은 여성 본부장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성팀장들이 성장해서 새로운 세대교체가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까 말씀드린 여성들의 핸디캡 문제를 조금씩 개선해나가야 할 것입니다.저희 회사가 공식적으로 야근을 없앤 지 3년 정도 지났습니다. 야근을 하는 경우 야근 사유서를 올려야 합니다. 그런데도 완전히 야근을 근절하지 못했습니다. 일단 야근을 없애려면 혼자 하려고 끙끙대지 말고 협력해서 지혜를 모으고 모르는 건 질문해가며 빠르게 일을 끝내야 합니다. 이게 굉장히 질 높은 조직의 모습입니다. 또 금요일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도 합니다. 금요일을 ‘회사 학습의 날’로 만들어서, 오전에는 학습을 하고 오후에는 자발적으로 퇴근을 하게 바꿀 순 없을까. 우리가 그 정도를 책임질 능력이 있는 조직인가, 그렇게 했을 때 생산성이 떨어지진 않을까 그런 고민을 합니다. 직원들의 휴식도 고민의 대상입니다. 맨날 일만 한다고 해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적절한 휴식이 필요합니다. 휴식으로 충전한 건강이 있어야만 구성원이 더 좋은 생각, 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다산북스는 다양한 시도들을 선도적으로 추진해온 조직입니다. 국내 최초 저자 인세 공유프로그램도 그런 차원이고요. 우리가 모범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건 힘듭니다. 늦을 수밖에 없어요. 방향이 정해졌다면 빠르게 추진해 우리 스스로 변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Q. 회사의 변화 의지에 맞게 구성원 스스로도 새로운 시대 환경에 맞춰 변화하려는 노력을 해야겠군요. 출판업은 사회적 영향력이 굉장히 큰 업종입니다. 그러니 우리부터 구성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출판업에 오는 사람들은 ‘자율성’ 때문에 이곳에 왔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출판이 다른 업종에 비해 요구되는 책임도 높은 만큼 만족도도 크잖아요. 자기주도적인 직업입니다. 회사가 그에 맞게 대우를 해줘야지요. 그러면 자연히 좋은 인재들이 출판업으로 오지 않겠습니까.저는 지금 제 자리에서 이런 고민들을 하나씩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다음 세대를 위해 고민해야 합니다. 저는 학생 때부터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나는 왜 존재하는가?’ 이런 고민을 했는데, 어느 정도 정리를 좀 했습니다. “출판을 통해 우리 문화의 꽃을 피우고, 인류에 이바지 한다”는 것이지요. 여러분도 다양한 고민을 해보길 바랍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기획회의: 생산성 높은 기획회의란 무엇인가

Q. 저희 팀은 최근에 본격적으로 기획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저희 팀 말고도 기획회의를 열심히 해보고자 하는 팀들이 많이 늘어났는데요.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기획회의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팀이 많은 줄로 알고 있습니다. 기획회의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 마지막 주제인 ‘공감이 이끄는 조직’에 대해 질문 드리고자 합니다. 대표님께서 생각하시기에 5인 체제의 팀에서 어떤 형식으로 기획회의를 진행해야 하는지, 어떻게 이루어져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산북스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컨셉회의’가 있었습니다. 컨셉회의의 목적은 ‘아이템을 조금 더 넓고 깊게 보기 위함’입니다. 컨셉회의를 통해 여러 구성원이 기획에 관해 수평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우리만의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예전에는 해당 팀만 들어와서 회의를 하곤 했었는데, 다양한 아이디어도 도출되지 않고 다른 각도에서 아이템을 바라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마케팅 및 홍보, 저작권팀은 물론 여러 분야의 책을 만드는 편집 팀장들까지 회의에 참석해 컨셉회의를 진행하고 있지요. 이는 다른 회사와는 조금 다른 형식으로 운영하면서 아이템 자체는 물론 회의 체계 역시 내실 있게 발전 시켜왔습니다. 컨셉회의는 다산북스 본질을 잘 표현해주는 가장 베이직하면서도 중요한 회의입니다. 컨셉회의에서 우리는 이런 것들을 고민합니다. ‘나는 이 아이템을 왜 책으로 내려고 하는가?’ ‘어떻게 이 아이템을 탁월한 상품으로 만들어 것인가?’ ‘ 이 상품을 어떻게 독자와 연결시킬 것인가? 그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있는가?’ 이런 핵심적인 사안에 대한  편집자의 생각과 계획을 듣고 그것이 적절하고 타당한지를 검증하는 자리입니다. 컨셉회의는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컨셉회의에 들어올 때는 자기 팀 내부에서 이미 의사결정이 끝난 상태여야 하고 그것을 주장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그러려면 우선 내실 있는 ‘팀 내 기획회의’가 이루어져야 하겠지요. 저는 늘 팀 내 기획회의가 내실 있게 잘 이루어지려면 ‘형식적인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해왔습니다. 일단 구성원들이 먼저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기획회의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지식을 갖추고 있다는 건 무엇일까요? 자신이 만드는 책의 카테고리와 세부 카테고리를 명확히 파악하고, 그 속에서 우리의 경쟁 도서를 찾을 수 있으며, 우리 카테고리의 타깃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아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지식을 갖출 때 내가 만드는 책의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집니다. 내가 만드는 아이템 자체에만 갇힌 채 우리 책이 이런 장점을 갖고 있다고 아무리 주장해봤자 생산성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기는 어렵습니다. 적어도 경쟁 도서를 철저히 분석한 상태여야만 객관적인 논의를 할 수 있지요. 해당 카테고리를 어떻게 진화시킬 것인지, 어떻게 새로운 차별성을 만들 것인지를 도출하려는지 명확하게 구체적인 그림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팀 내 기획회의는 여러 단계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자유롭게 브레인스토밍을 해보는 단계가 있겠지요. 여기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면 됩니다. 그런 다음 컨셉회의를 위한 기획회의를 진행합니다. 이때부터는 초점이 맞아야겠지요. 내부 기획에서 만들어낸 근거로 컨셉회의를 준비하면 됩니다. 기획회의를 내실 있게 진행하면 자기 카테고리 안의 새로움, 즉 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떤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트렌드를 알아채고 빨리 파악하려면 자기 카테고리를 ‘연구자’의 자세로 철저히 파헤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제가 또 늘 강조하는 것이 있지요. ‘읽어야’ 합니다. 자기 카테고리 안에 베스트셀러 1위부터 50위까지는 늘 읽은 상태로 논의에 임해야 합니다. 그래야 좀 컨셉에 대한 이야기가 됩니다. 그래야 ‘트렌드의 방향이 이렇게 흐르고 있구나. 이렇게 만들어야겠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컨셉회의와 기획회의가 잘 안 되어 고민인 팀들은 이 기초적인 지식부터 쌓아야 합니다. 지식이 얕다는 뜻입니다. Q. 결국 ‘독서경영’과도 이어지는 것이군요. 팀장들과 본부장들은 저와 함께 독서경영을 하지요. 그것처럼 팀 안에서도 경쟁 도서를 읽고 논의하는 자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것이 기획회의의 질을 결정할 것입니다. 내가 만드는 책만 읽지 말고,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환경을 꿰뚫어볼 줄 알아야 합니다. 어떤 책들이 잘 팔리는지, 왜 그 책들이 잘 팔리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경영을 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출판의 기초체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초체력 없이 그저 아이템만 가지고 아이디어를 짜내듯이 기획회의를 해서는 결코 팀의 체질이 개선될 수 없습니다. 한 달에 두 권만 읽어도 1년에 24권입니다. 카테고리의 의미 있는 24권의 책을 읽는다면 저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문가적인 식견을 갖추기 위해서는 1년에 적어도 50권은 읽어야 합니다. 자기 분야의 책을요. 그래야 초점이 생깁니다. 내 책을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갈지 그림이 그려집니다. 이 그림을 들고 컨셉회의에 오시면 됩니다. 물론 컨셉회의를 아무리 정교하게 했다고 해도 현실에 부딪치면 갭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책을 만들고 마케팅을 하면서는 그 갭을 줄어나가야 합니다.정리해보면 우선 팀 내 기획회의와 브레인스토밍 회의는 구분했으면 합니다. 다음으로 시장 환경을 잘 분석하길 바랍니다. 그러려면 자기 카테고리 안의 주요한 도서들을 꾸준히 읽어내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더 세밀하게 초점을 맞추길 바랍니다. 카테고리 내 최고의 상품 세 개를 선정해 그것들을 샅샅이 분석해야 합니다. 타깃 독자를 설정했다면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우리 책을 어떻게 진화시켜야 그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시나리오를 작성해 보세요. 그 이후에 전체적으로 다시 한 번 크게 바라보길 바랍니다. 어떻게 패키징을 하고 어떤 마케팅 전략을 쓸 것인지, 크게 펼쳐서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이렇게 완결성을 점점 높이다 보면 컨셉회의가 재밌어집니다. 왜냐고요? 사람들이 자기 말에 점점 귀 기울이고 설득이 되니까요. 저는 팀 내 기획회의를 이런 관점에서 진행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Q. 우리가 기획회의라고 생각했던 회의가 브레인스토밍은 아니었는지 팀 스스로 점검하고 고민해봐야겠습니다. 브레인스토밍은 언제든지 할 수 있습니다. 청소를 하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할 수 있어요. ‘소통’ 그 자체이니까요. 저는 ‘좋은 조직’이란 수평적 조직으로써 언제든 어떤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디어를 말하면 저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 고민 없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 거예요. ‘초보자의 자격지심’을 빨리 넘어서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럴 필요가 없어요. 아이디어라는 건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게 아닙니다. 그것이 ‘쓸모 있는가? 없는가?’를 논하는 것이지요. 기획회의는 다른 팀과 함께해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격월로 이번 달은 팀끼리 하고 다음 달은 다른 팀과 돌아가면서 진행해보세요. 우리의 관점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세요. 지혜로운 사람은 다름을 수용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Q. 생각해보면 저희 팀은 정말 자주 브레인스토밍을 했던 것 같아요. 밥 먹을 때나 커피를 마실 때나 아니면 그냥 주간회의를 할 때나, 모여 앉으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마구 쏟아냈던 것 같습니다. 이제 그런 브레인스토밍을 조금 더 초점을 맞춰서 진행하기 위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기획회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팀의 문화로 정립시키려면 어떤 노력을 더해야 할까요? 시간 배정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금요일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팀 내에서 한번 고민해보세요. 팀장의 경우는 화요일에 전체 컨셉회의에 늘 참석하지요. 그것처럼 우리가 반드시,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켜야 하는 기획회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특정한(덩어리) 시간을 잡아두어야 합니다. 한 달에 두 번, 금요일 하루를 비우세요. 오전에는 독서경영을 하고 오후에는 기획회의를 하면 됩니다. 이 금요일을 1순위로 두어야 합니다. 마감을 하고 저자와 미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기획회의를 미루거나 취소해서는 안 됩니다. 함께 책을 읽어내는 것, 함께 독서하고 기획회의를 해내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이것만 잘해도 팀은 성장합니다.  Q. 브레인스토밍과 달리 기획회의는 우선 팀을 설득하고 근거를 만든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그림을 그린 페이퍼를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획회의라는 건 내부 설득 과정이거든요. 자기가 철저히 조사를 하고 임해야 하는 자리인 것입니다. 주도적으로 자기가 그리고 있는 그림을 보여주고 내부를 설득해야지요. 그러면 구성원들이 더 좋은 의견을 내줄 것입니다. 잘 설득이 되었다면 ‘이 아이템은 이래서 좋은 것 같다’라며 동기부여도 해줄 것이고요. 자신은 이미 동기부여가 되었기 때문에 기획회의에 들고 온 것일 텐데, 팀 구성원들도 자기 의견에 동의해준다면 그건 어느 정도 팀 내에서 결정이 된 것이지요. 그 결과를 정리해 전체 컨셉회의에 들고 오면 됩니다. 전체 컨셉회의 자리에서도 그 아이템을 통해 다른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면, 이는 전략 도서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좋은 기획으로 여러 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일치시켰으니까요. 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아이템을 가지고 와서는 안 됩니다. 그건 우기는 것밖에 안 됩니다. 실제로 컨셉회의 자리에서 이 아이템 하자고 우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준비도 안 되어 있는데 하자고 우기면 안 되는 것이지요.진짜 고수는 정확히 하나를 하고, 하수는 여러 가지를 합니다.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걸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하수들은 자기가 시간을 많이 들이면 다 애정이 있고 좋은 아이템인줄 착각합니다. 자기가 이만큼 노력했으니 다 좋아 보이는 거예요. 그 단계에 머물러서는 결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우리 회사가 질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편집자가 1년에 내는 책 권 수를 많이 줄였습니다. 1년에 4~5권밖에 출간을 못하지요. 그러면 편집자는 거기서 골라야 하는 것입니다. 이 아이템이 내 1년 라인업에 포함시킬 만큼 컨셉이 명확한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합니다. 양이 많아지면 질은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사실 우리가 하는 일 자체가 그렇습니다. 대중을 공감시키는 일이잖아요. 메시지가 굉장히 크리에이티브해야 합니다. 세상을 유익하게 하는 기운과 크리에이티브가 있어야 대중을 공감시킬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매력적인 베네핏’이라고 하지요. ‘예리한 컨셉이 있는가?’, ‘이것을 읽고 사람들이 자기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 이걸 염두에 두고 아이템을 선정해야 합니다. Q. 왜 컨셉회의와 기획회의가 다산북스의 성장 원동력인지 이해가 됩니다. 이러한 회의가 편집자에게는 사업 감각을 길러주는 훈련인 것도 같습니다. 앞으로 우리 회사에서는 성공한 팀장들이 많이 나올 것입니다. 제가 5~6년을 투자해 한 일이 편집자를 사업가로 키운 일입니다. 출판 시장이 그걸 계속 요구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독서경영을 계속 강조한 것도 있고요. 읽어야만 문제가 해결되는데 편집자의 시각으로 아이템에만 갇혀 있으니 답답한 거예요. 그런 자세로 어떻게 1년 목표 매출인 20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사업가의 시각으로 팀을 운영하면 충분히 달성이 가능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회사를 나가서 바로 차려도 똑같이 할 수 있습니다. 왜 안에서는 하고 밖에서는 못하나요. 안과 밖이 똑같은 겁니다. 진리(노하우)라는 건 다 통하게 되어 있으니까요. 이게 다산북스에서 강조하는 팀장 리더십의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팀에서는 어떻게 이런 마인드를 기를 수 있을까요? 편집자란 기본적으로 자기 책으로 말하는 직업입니다. 자기 책이 얼굴인 사람들인데, 그러면 그 책을 잘 만들기 위한 일에 시간을 더 많이 써야지요. 경쟁도서 읽기와 컨셉회의, 기획회의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실력이 향상됩니다. 많은 편집자가 다른 일을 하느라 맨날 바쁩니다. 하루 종일 정신없이 일하는데 실력은 안 늘어요. 성장을 하려면 그런 자세를 버려야 합니다. 우리가 처한 환경과 조건이 무엇이고, 우리는 어떤 방향을 향해가야 하며, 그것을 어떻게 책으로 구현할지 끊임없이 연구해야 합니다. 자기 책만 읽고 만들어서는 절대 이룰 수 없습니다. 팀 내에서 3년의 시간 동안 기획회의를 한 달에 두 번 하고 독서경영을 두 번 정도 하면 팀 구성원의 기본기가 굉장히 탄탄해질 것입니다. 기본 시스템이 정립될 것입니다. 이것이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이게 중요한데 이걸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3년만 해보세요. 그럼 엄청나게 발전해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신사업: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법(2편)

Q. 정말 많은 신사업에 도전하셨는데요. 사실 그보다도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유튜브 영역일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유튜브를 많이 강조합니다. 유튜브에서 성공하려면 딱 하나, 일단 10만 구독자를 달성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을 이해해야 하고요. 제가 보기에 알고리즘은 세 가지를 이해하면 됩니다. 첫 번째는 클릭 수이고요. 두 번째는 구독자가 영상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가, 세 번째는 댓글입니다. 댓글의 언어를 분석해야 하지요. 댓글이 긍정적이면 AI가 계속 추천을 해줍니다. 제가 보기에 댓글에 유튜브 구독자 수의 비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하면 진실하고 긍정적인 댓글을 많이 달리게 할 수 있는지를 연구해야 합니다. 또 유튜브로 성공하려면 확실한 진행자 1명이 필요합니다. 여러 명이 진행을 하게 되면 정체성이 생기지 않습니다. ‘김미경 TV’처럼 말이지요. https://www.youtube.com/user/dsbookstv Q. 리드카펫에서 운영하는 ‘교양만두’ 채널이 20만 구독자를 돌파했어요. 10만 구독자를 달성하면 저녁을 사주기로 약속했는데 정말 그렇게 되어버렸지요. 10만 돌파하고 또 두 달 만에 20만을 돌파했어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양만두 팀이 정말 일을 열심히 하고 있고 즐기면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에서 의미 있는 매출 숫자라 하면 대체로 ‘월매출 1억 원’을 말합니다. 유튜브에서 그 숫자를 저는 ‘구독자 10만’으로 봅니다. 10만 구독자가 되어야 그 시장 안에서 ‘의미성’이 생기니까요. 10만 구독자를 달성하지 못한 채널은 아직 ‘취미’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전문성이 부족하고, 깊이가 약한 단계라고 할 수 있지요.100만 구독자가 넘어가면 이제 본격적인 ‘비즈니스’가 시작 됩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생기는 단계이지요. 1000만 구독자가 넘으면 유튜브라는 시장 안에서 메이저 회사가 될 가능성이 생기는 단계입니다. 그러면 글로벌 채널로 성장하기 위한 초석을 다질 수 있는 것이지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1-lwASmWqqU1V_WLNIRALw Q. 신사업을 성공시키려면 기존 사업에 비해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대표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신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안목이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신사업은 준 창업과 다름없습니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것이니까요. 난이도가 상당히 높게 느껴지지요. 이것 역시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난이도가 높은 게 아니라 내가 그것을 소화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걸 빠르게 인지해야 합니다. 고정관념을 바꿔야 합니다. 고정관념을 부수고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는 순간 똑같은 난이도도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빠르게 시행착오를 겪어야 합니다.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고, 빠르게 실패해야만 새로운 사업에 대한 난이도가 점점 낮아집니다. Q. 신사업이 본부로서 하나의 독립적인 사업체가 되기 위해 충족시켜야 할 조건이란 게 있을까요? 제가 우리 회사를 창업했기 때문에 아직 우리 회사 내에서 CEO가 된 사람은 없지요. 저는 머지않아 우리 회사 내에서 CEO가 많이 배출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여러 콘텐츠 본부와 디지털사업 본부, 리드카펫에도 계속 투자를 하고 있지요. 스스로 사업을 해서 한 30억 원 정도를 할 수 있다면 일단 사업을 유지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본부장들이 CEO의 반열에 오르려면 100억 원 정도 매출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본부장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줄 수 있고, 다산북스는 많은 본부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하고 있지요. 새로운 도전을 통해 다양한 노하우가 계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본부장들은 이를 배우고 실행하면 사업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배우면서 다산북스 본부장이나 팀장들이 미래의 CEO로 성장해 가는 것입니다.  Q. 2020년 하반기 홈페이지 개편 시 다산북스의 정식 명칭이 ‘다산콘텐츠그룹’으로 진화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콘텐츠그룹’이라고 이름 붙이려면 매출 1000억 정도는 달성해야 하는데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하니 조금 과분한 이름이긴 하지요. 지금까지 이야기한 모든 신사업은 사실 콘텐츠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한 일종의 ‘씨딩(seeding)’ 작업입니다. 씨앗을 뿌리는 게 중요하잖아요. 또 우리가 단순히 책을 만드는 조직이 아니라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개념과 메시지를 전하는 그룹으로 성장하자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오디오북이나 SNS 콘텐츠, 유튜브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 그룹에서 선도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한국 출판 그룹들이 전 세계 인류에게 의미 있는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콘텐츠 미디어그룹으로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신사업: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법(1편)

Q.다산북스는 비교적 빠른 시기에 진입해 적극적으로 디지털콘텐츠 투자를 진행한 것 같습니다. 디지털 부문에 회사의 역량을 투자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지금까지의 성과와,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디지털 분야의 전망도 궁금합니다.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능력은 ‘변화를 다루는 능력’입니다. 변화에 잘 대응하고 적응할 수 있는가가 조직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우리가 ‘트렌드 선도자’가 되어 그런 변화를 이끌어가는 조직이 되면 금상첨화지요.사실 다산북스는 디지털 사업 쪽으로 그렇게 빨리 진입하진 않았습니다. 빨리 했으면 벌써 몇 백 억짜리 사업체가 되었겠지요. 디지털이라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을 때 그것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저는 기본적으로 변화가 감지되면 그 변화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변화의 중심에 몸을 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실체를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것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남의 일이라고만 여기면 그 사람에게는 변화가 무엇인지, 기회가 어디 있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변화의 다른 말은 기회이니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화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골치 아픈 일이기는 하지요.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너무 바빠서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외면하는 거예요. 우리는 절대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디지털 사업을 하면서도 그랬습니다. 무얼 하든 가장 빠른 길은 잘하는 사람에게 배우는 겁니다. 일단 잘하는 사람을 주체로 세우고 작은 조직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배워 가면 됩니다. 디지털 사업을 하면서 가장 뜨거웠던 논쟁은 ‘디지털 도서가 종이책을 잡아먹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봐도 절대 그렇지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저희는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출간하는 방법에 대해 빠르게 학습했고, 그 이후에는 종이책과 전자책을 동시 출간하는 체계를 갖췄습니다. 전자책도 판매를 하려면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합니다. 전자책에 대한 마케팅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배우가고 있습니다. 저는 전자책의 대두를 ‘독자의 다양성’이라는 관점으로 보았고, 디지털 도서와 종이책 상호 간에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디지털 팀을 세우고 나서 전자책을 만드는 것 외에 두 번째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제가 디지털 팀장에게 ‘현재의 디지털 팀은 종이책이 다 만들어놓은 것을 전환하는 역할에 불과하니 이제는 디지털 팀 고유의 콘텐츠를 생산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었지요. 외부에서 웹 소설 쪽으로 잘하는 팀장과 팀원들을 영입했습니다. 처음에는 거의 종이책 기반 도서가 100%였는데, 점점 디지털 팀 고유의 콘텐츠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종수도 많아졌습니다. 한 3년 정도 디지털 콘텐츠를 쌓기 위해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지요. 경영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디지털 팀원들이 야근을 너무 많이 하는 거예요. 11시~12시까지 앉아서 상당히 많은 양의 원고를 작업했습니다.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될 것 같아 결단했습니다. 종수를 반으로 줄이라고 주문했습니다. 1년에 120종을 만든다고 해서, 과감히 50종으로 줄일 것을 요구했습니다. 팀원도 더 늘려서, 양을 늘리기보다는 이제는 좋은 웹 소설에 투자하고 승부하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지금은 종이책을 기반으로 한 전자책보다 웹 소설 등 디지털 팀 고유의 콘텐츠 매출이 조금 더 크니, 이제 디지털 콘텐츠팀이라는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Q.어쨌든 그 결과 다산북스 내 디지털콘텐츠 본부의 조직이 상당히 규모가 커졌습니다. 네, 그렇지요. 현재 디지털 콘텐츠 본부는 다른 별도의 개발팀에 인원이 비해 많습니다. 이 정도의 인원이라면 50억 정도 매출을 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웹소설을 기반으로 웹툰 쪽으로 빠르게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웹툰은 사실 투자금이 많이 드는 사업입니다. 먼저 빠르게 전문가를 데려와야 했지요. 비즈니스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 저의 일관된 철학 중에 하나입니다. ‘좋은 웹툰 하나를 잘 만들어서 이것을 해외로 수출해 50억~100억 원의 매출을 만들자’고 먼저 본부장이 포부를 밝혔으니까 저도 물론 좋다고 했지요. 문피아 메인페이지 리디북스 메인페이지 우리가 단행본 전자책 쪽에서는 매출 1위이지만, 다른 거대 플랫폼을 상대하기는 너무 힘듭니다. 카카오, 리디북스, 네이버, 문피아 등등의 플랫폼과 디지털 콘텐츠 전문출판사들, 즉 디앤씨미디어, 학산, 서울문화사 등등에 비하면 그들 매출액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10년 조금 넘는 디지털 사업으로 말이지요. 우리는 이제 막 30억 원 정도를 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저는 우리가 전자책 비즈니스를 엄청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인식 전환이 늦었고 집중 투자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디지털 콘텐츠 쪽으로 활짝 열린 시장을 자기화하지 못했다고 판단합니다. 그래도 늦게 시작해서 차근차근 성과를 만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디지털 콘텐츠처럼 큰소리영어, 자생력 연구소, 코딩, 큰글자도서, 오디오북 등 확실한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신사업 분야에 여럿 투자를 진행하셨는데, 어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하신 건지,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확실한 가능성을 알고 투자했다면 제가 이런 고생을 하고 있을까요.(웃음) 큰소리영어의 경우에는 사실 제가 원래 교육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큰소리영어』 책을 우리 출판사에서 곽세훈 선생님이 책을 출간하고 갑자기 몇 개월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영어교육에 대한 콘텐츠에 대한 목마름과 열망이 대단하신 분이었어요. 한국의 영어 교육의 문제를 꼭 해결하기 위해 책을 출간하셨고 저도 그 분에게 감동을 받아 한국 영어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지로 나섰습니다. 그 분은 세 자녀들을 『큰소리영어』방식으로 가르치셨고 결국 자녀들은 모두 코넬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라이스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물론 자녀들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분과 제가 뜻이 통했다는 것입니다. 왜 한국은 영어 공부에 이렇게 많은 비용을 쓰는데 효과가 없을까? 영어 사대주의를 어떻게 바꿔야 하나? 기타 등등 고민이 많았지요. 그 분이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그 책임을 넘겨받은 것입니다. 그 분이 제게 씨앗을 뿌리고 가신 셈이지요. 그래서 수익을 많이 냈냐고요? 지금 8년째 하고 있는데 큰 수익 못 냈습니다. 사실 사업이란 게 궁극적으로 보면 ‘3년 안에 사업을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느냐와 없느냐의 문제입니다. 3년 안에 토대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 대부분 큰 결실을 거두지 못합니다. 저는 큰소리 영어 교육 사업을 통해 교육 분야에 대한 제 사업적 능력이 모자람을 여실히 공부했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업적인 주체로 영어 문제를 내 문제로 보고 스스로 그것을 해결하고 풀어내야 하는데 그걸 실천하지 못한 것이지요.두 번째로 자생력연구소(다산 전인교육 캠퍼스)는 저희가 송인섭교수님과 『송인섭 교수의 공부는 전략이다』라는 책을 냈어요. 교육에 대한 한국 사회의 근본적 문제를 짚은 책인데요. 공부라는 게 학원에 가서 앉아 있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스스로 해야 하는 거예요. 공부뿐인가요. 영어 공부도 지루함을 견뎌야 하고 출판 공부할 때도 카피도 혼자 쓰고 디자인도 혼자 하고, 어느 정도 고독한 시간을 좀 견뎌야 하는 겁니다.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할 때 제대로 알게 되는 거지요. 송인섭 교수님의 『송인섭 교수의 공부는 전략이다』는 자기주도 학습법의 개념을 우리나라에 최초로 제시한 책입니다. 이 분이 교육 심리학계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신데 숙대에서 교수로 계실 때부터 교원, 대교, 웅진 같은 곳에서 심리개발 검사도 개발해주셨고 교육연구 관련 국가 프로젝트에도 여럿 참여하셨고요.교수직을 퇴임하시고 30년 동안 모아 온 연구 성과와 데이터를 다 저에게 주고 싶어 하셨습니다. 자신은 그냥 학문만 연구하는 사람이지 이걸 알리는 데에는 소질이 없다면서요. 저에게 2~3년 동안 계속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뜻을 받아들여 자생력 연구소를 함께 세웠습니다. 자생력이란 AI시대에도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누군가에게 자기 일에 자신감이 있고 그 일을 할 때 행복하냐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그 사람은 자생력이 있는 사람인 것입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이지요. 문제 하나를 풀어도 자신감 있게 풀고 또 그 문제를 행복하게 풀어야 합니다. 그저 반복해서 푸는 건 기계나 하는 일이잖아요.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자생력은 꼭 필요합니다. 자생력의 핵심은 ‘공감적 창의성’이니까요. 공감적 창의성이 있는 아이들은 공감을 통해 그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풀어냅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을 위해 그런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파하기 위해 열심히 연구 하고 있습니다. 코딩은, 이것 역시 제가 우리나라 미래 교육이 조금 걱정이 되서 뛰어든 사업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교육의 코딩 경쟁력이 떨어지면 디지털 경쟁력을 잃게 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 코딩 교육은 정식 교과과정이 17시간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걸로 충분할까요? 영어를 17시간 공부한다고 그것을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래서 좀 더 체계적인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공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시작했습니다. 저는 우리 교육이 외우는 지식 교육에서 벗어나 코딩을 열심히 교육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미국, 영국, 일본, 중국을 우리가 앞설 수 있습니다.코딩은 앞으로 미래 세계에서 꼭 필요한 언어입니다. 코딩이라는 게 뭔가요? 코드를 연결하는 것이잖아요. 자동차와 같은 하드웨어는 겉모습이고, 소프트웨어가 모든 것을 작동합니다. 코딩은 자동차의 뇌, 소프트웨어를 작동하게 하는 기초 언어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다 만들어진 것을 좋아하지요.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불편하더라도 직접 만들어보는 게 중요하지요. 창조적 메이커의 시대입니다. 코딩은 영어보다 훨씬 더 난이도가 낮아 교육하면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새로운 영역입니다. 사실 제 본업(출판업)이나 잘하지 나라와 교육까지 고민한다고 누군가는 저를 미친 사람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가 여러 가지 신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계속 진행하는 것은 꼭 그런 사명감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저자들을 만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운명 같은 힘도 존재하는 것 같아요. Q.큰글자도서와 오디오북이 남았습니다. 코딩교육사업, 자생력연구소, 그리고 큰소리영어를 합쳐서 신사업본부에 배치했는데 그 팀이 매출이 저조해서 굶어죽게 생긴 거예요. 뭘 해야 하나 항상 고민을 했습니다. 그때 저희가 본부장 교육을 회사 내에서 했는데, 그때 새로운 카테고리를 찾다가 ‘큰글자도서’라는 분야를 발견했습니다. 마침 다른 회사에서 큰글자 도서를 담당했던 팀장이 우리 회사에 지원서를 넣었는데, 이력을 보니 신사업 쪽에 배치하는 게 제격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큰글자도서 신사업도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저도 나이가 들어가니까 책을 만들 때 직원들에게 글자 좀 크게 해주면 안 되느냐고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다 보니 글자가 작아도 괜찮았던 모양이에요. 지금 굉장히 많은 베이비부머들이 은퇴를 시작했지요. 그 사람들은 현재 세대보다 자본주의 혜택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파트값이 오르는 걸 혜택으로 경험한 세대니까요. 상대적으로 돈이 있는 계층이지요. 게다가 그 세대부터 대학에 50% 정도 진학을 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은퇴하고 어디로 가느냐? 갈 곳이 없으니 도서관에 많이 갑니다. 교육도 받고 돈도 있는 세대들이 도서관에 가서 인문교양서를 많이 읽어요. 또 공부도 많이 하고요. 저는 ‘그 사람들을 위해 큰글자도서가 필요하겠구나, 이게 기회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사실 큰글자 도서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만드는 회사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디자인이나 편집에 신경을 많이 안 썼습니다. 도서관 수요가 있다 보니 처음에는 자기 회사에서 잘 안 팔리는 책을 고가로 만들어 주로 공급했습니다. 저는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양질의 큰글자 도서를 만들어보자.’ 우리 책 중에 제일 좋은 책, 가장 최신의 책을 큰글자 도서로 만들어 타깃 독자에게 가치를 주려고 했습니다. 지금은 우리 회사 책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책까지도 의뢰를 받아 제작하고 있습니다.만약 우리가 큰글자 도서의 플랫폼이 되어 1000종을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은 한 해 300종 정도를 목표로 제작하고 있는데요. 300종을 해서 한 달에 1억 원의 매출이 생겼다면, 1000종을 하면 30~40억 정도 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저희는 2~3년 안에 1000종 정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사실 큰글자 도서 사업은 타이밍을 제대로 맞춘 우리에게 운이 좋은 사업입니다. 코딩 쪽으로 성과가 빠르게 나지 않다 보니 이쪽을 구상하게 되었지요. 저희는 기존 사업자들과는 다른 마인드로 접근했기 때문에 유통사와 도서관 사서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게 잘된 진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오디오북이라는 것도 새로운 카테고리입니다. 내년에 사옥에 입주하게 되면 오디오 제작 스튜디오를 만들 계획입니다. 오디오북을 스스로 제작할 수 있는 환경과 능력을 만들고 종수를 늘려 본격적인 오디오북 시대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마케팅: 변화무쌍한 시대에 ‘절대 변하지 않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란 존재하는가

Q. 저는 기획을 하면서 ‘공명’까지 했다기보다는 원고를 만지면서 ‘아, 이게 이런 의미가 있구나’ 하고 느낀 적이 많습니다. 사실 『두려움 없는 조직』을 시장에 내놓을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책을 만들 땐 ‘너무 빠른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을 했는데 정말 많은 기업이 『두려움 없는 조직』을 읽고 독후감도 쓰고 독서 토론도 했더라고요. 단체 구매도 정말 많았고요. 만들 땐 빠른 메시지라고 생각했지만, 많은 기업에서 반응해주는 것을 보고 세상 사람들과 연결된다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출판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사회적으로 결핍되어 있거나 혹은 그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의 키워드를 제시하는 게 출판의 역할이지요. 최근 코로나 관련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코로나 이후에 경제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지요. 개인적 니즈도 있는 반면 수많은 기업도 코로나 이후를 고민할 것입니다. 그러한 결핍을 충족시켜주고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 책을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입니다. Q. 최근 작업한 『마켓컬리 인사이트』의 저자 김난도 교수님께서도 코로나의 영향력에 대해 정말 많이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의 이슈를 잘 꿰어내는 게 출판의 역할이군요. ​네, 예전에도 그런 시도를 했었지요. 회사에서 나온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라는 책이 그렇습니다. 서울대 김현철 교수님이 저자였는데, 당시에는 ‘저성장’이라는 이슈가 무척 컸습니다. 그걸 잘 포착해 기획한 아이템이었지요. 사실 김현철 교수님이 예전에 쓰신 책들은 모두 교재 형식이었습니다. 저희에게 처음 들어온 원고도 도표가 40~50개 정도 될 만큼 딱딱했지요. 그때 제가 편집자에게 책에 있는 도표를 다 뒤로 배치하라고 말했습니다. 도표 하나 당 독자가 1000명씩 떨어져나갈 거라고요. 또 사진을 넣어 가독성을 높이라고도 했습니다. 일종의 학술서와 교양서의 크로스오버였다고 할까요?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코로나 이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슈가 한창일 때는 사람들이 정신없어 합니다. 그럴 때 코로나라는 어젠다를 잡고 새로운 기획을 해 이슈를 끌고 가야 합니다. 페이스북이나 포털을 살펴보면서 사람들이 어떤 키워드에 관심이 있는지, 그걸 어떻게 책에 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Q. 지금까지 카드뉴스나 SNS 등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과 채널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지금 출판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마케팅 채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저희가 담당하는 경제경영과 자기계발 분야에서의 특수한 채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에 가장 비싼 마케팅 채널은 9시 뉴스 광고였습니다. 뉴스 시작 전 광고가 가장 인기가 좋았거든요. 지금은 또 다르지요. 채널에 대한 생각은 본인이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다산북스에서 실패도 해보고 다방면으로 시도도 해보세요. 요즘 가장 강력한 채널은 유튜브이지요. 제가 하는 말이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속에서 또 가장 효과 있는 채널이 무엇인가, 이것을 편집자가 스스로 고민해야 합니다. 경제경영 도서를 낸다면 어떤 인플루언서가 가장 잘 소개해줄 수 있는가, 어느 채널이 이 책과 잘 맞는가를 분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예를 들어 과거 서점 마케팅이 유효했을 때에는 예스24를 샅샅이 분석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예스24에 가면 ‘오늘의 책’이라는 코너가 있어요. 여기에 어떤 책이 오르는지 연구해보면 내가 만들어야 할 책의 방향과 성격이 보입니다. 마케팅 할 채널이 없단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채널은 이미 다 공개가 되어 있고 실체도 있습니다. 데이터도 있지요. 못하겠다는 말은 확신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돈을 날릴까 봐 두려운 거지요. 스스로 마케팅 단계와 확장 루트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가 우리보다 더 큰 영향력과 크리에이티브를 갖고 있다면 그 사람과 협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도서 큐레이션 채널 소행성책방 Q. 현재까지 다산북스의 개발팀 인원은 많이 늘어났는데 그에 반해 채널팀은 인원 충원이 추가로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케팅에 더 공력을 쏟고 집중하기 위해 인원을 늘리는 방법도 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요즘에 저는 이런 생각까지 합니다. ‘채널팀이라는 게 앞으로도 필요할까?’ 채널팀 외에 유튜브를 담당하는 홍보팀과 카드뉴스 발행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계속 충원을 해왔습니다. 매출이 나오는 상품이 팔리는 곳은 채널이지만 사실상 서점 채널만 관리해서는 매출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저희가 예전에 디자인팀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그때 편집자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깊은 이해가 기반이 된 디자인이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국 디자이너를 한 명씩 개발팀에 배치하는 혁신을 단행했지요. 마찬가지로 채널팀 마케터도 개발팀마다 한 명씩 배치하는 방법도 고민했습니다. 지금은 과도기적인 상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통합 본부로 조직을 개편할 때 어떠한 변화를 줄 계획입니다. 마케팅이나 지금 채널 담당자들에게 어떤 지위와 역할을 주어 새로운 시대에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Q. 디자이너로서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디자인도 마케팅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예전에 이런 말을 많이 했습니다. “내용은 차별화가 거의 불가능하고, 새로운 것을 빼놓고는 그게 그거고, 유일하게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 디자인이다”라고요. 그만큼 저희 다산북스는 디자인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창업하고 3년쯤 후에 디자인본부를 만들었습니다. 제 이야기가 잘 통하지 않고 의도했던 디자인이 나오지도 않아서 나름 결단을 내린 것이지요. 좋은 디자인본부를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잘하는 디자이너 한 분을 영입했습니다. 연봉도 저보다 더 많이 주고 모셔왔지요. 그런데 그 분 역시 결과적으로는 직원들과 불화로 인해 회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훌륭한 디자이너를 넘어 사업적인 감각과 리더십을 요구했는데 그 부분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것 같습니다.디자이너가 사업적 감각과 리더십을 가질 때 비로소 본인의 결과물도 마케팅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안목과 심미안이 있는데 디자이너는 그것을 채워줘야 합니다. 책의 격은 디자인에서 결정됩니다. 그래서 디자인이 엄청 중요한 것이지요. 차별화를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란 말입니다. 다산북스가 팀마다 디자이너를 한 명씩 배치하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 좋은 디자인은 모두가 알아봅니다. 최근에 저는 여러 사람에게 『해빗』 디자인이 참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뛰어난 디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스타일도 묻어났고요. 좋은 디자인이 쌓이면 그 출판사에 대한 신뢰도 함께 쌓입니다. Q. 말씀을 들으며 문득 생각한 건데요. 현장 실무자들이 느끼기에는 무언가를 장기적으로 시도하고 실험하려 해도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나의 책이 끝나면 또 하나의 책에 몰입해야 하니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희가 팀장 독서경영으로 『편집가가 하는 일』이라는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그 책에 보면 ‘프로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프로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은 다시 말해 근육의 강도가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능력을 체득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열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래야만 깊이 있는 세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복잡하다고 느낀다는 건 결국 자신이 피상적인 세계에 아직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기 세계를 진실로 사랑하고 그 이후 큰 그림까지 내다볼 줄 알아야 합니다. 전문가로서 성장한다는 걸 저는 대략 마흔 즈음으로 보는데 그때까지는, 그러니까 책임 의사결정권자가 되기 전까지는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즉 실제 경기를 뛰면서 집요하게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체력이 달려서, 아니면 어렵고 복잡해서 피해버린다면 자신의 큰 그림도 그릴 수 없게 되겠지요.    『편집가가 하는 일』이라는 책에 보면 임프린트 대표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거기에는 편집자들에게 “제2의 발행인과 같은 책임의식을 가져라”라는 말이 나옵니다. 발행인은 곧 대표이사를 뜻합니다. 출판은 결국 대표이사가 아니라 저자와 편집자가 다 하는 일이에요. 발행인이 모든 저자를 다 쫓아다니지 못하니까 편집자를 두는 것입니다. 그래서 “편집자는 제2의 발행인이다”라는 말에 저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편집자는 저자와 함께 세계를 창조하는 사람입니다. 그럼으로써 우리 사회에 지식을 전파하고 문화를 발전시킵니다. 그러한 주체가 되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프로의 세계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다산북스가 지향하는 ‘편집자 상’과도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네, 그래서 우리는 제2의 발행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안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회사의 대표는 책의 운명까지도 고민할 수 있도록 경기장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만드는 일에만 매몰되는 게 아니라, 이 책이 널리 읽히도록 어떤 조치를 취해하는지 배우고 깨우쳐 행동해야 합니다. 다산북스 직원들은 실제로 많이 바쁩니다. 이게 우리 조직에서 일하기 위한 일종의 도전과제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보완하고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좋은 기회인 것입니다. 때로는 좀 더 효과적으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외부 협력자를 고용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도 편집자들이 깊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부 협력자를 고용할 때 단순히 ‘내게 주어진 일을 덜어내기 위해’ 고용한다고 생각하면 이는 잘못된 판단입니다. 자신에게 온 소중한 배움의 기회를 남에게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니까요.저는 오히려 요즘 출판업계에 ‘높은 문제의식’이 약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편집자가 제2의 발행인으로서 저자와 동업자라는 마인드로 일을 해야 하는데, 그냥 단순히 하나의 프로젝트로만 인식하는 점이 개인적으로 아쉽습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 일의 가치를 찾고 빛낼 수 있도록 다산북스는 이러한 책임의식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Q. 대표님이 보시기에 왜 편집자들의 책임의식이 약화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출판계의 ‘내부 교육’ 형태에서 오는 문제점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편집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조 편집자로 3년 정도는 일을 해봐야 합니다. 정말 시시콜콜한 업무부터 중대한 일까지 모두 해보는 훈련 기간이 필요합니다. 팀장이 저자에게 연락하는 대신 편집자에게 직접 연락을 해보라고 주문을 할 수도 있고, 저작권 문제나 교정 및 교열도 스스로 해결해보는 기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작가도 보조 작가를 거친 후에 탄생하는 것처럼 말입니다.저는 이게 한국 출판계가 지금 당면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옛날에는 도제식으로 하나하나 다 알려주고 배웠는데, 지금은 당장 책을 만들어내라고 하니까 스트레스도 쌓이고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시스템이 때로는 긍정적으로 발현될 때도 있지요. 혼란 속에서 스스로 일의 질서를 세우고 체계적으로 자기 것으로 흡수했을 때 더 빠르고 크게 성장할 수도 있으니까요.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초보 편집자를 뽑는다면 3년쯤은 공동 보조편집을 시켜보는 형식으로 배우는 기간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제대로 배울 수 있어요.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경험해봐야 비로소 깊은 세계로 들어올 수 있으니까요. 요즘 들어 특히 이런 생각을 더 자주 합니다. Q. 그럼 마지막으로 이렇게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시대에도 절대 변하지 않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듣고 오늘 자리 정리하겠습니다. ​마케팅은 비즈니스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비즈니스는 곧 ‘거래’이지요. 거래는 주고받는 것인데, 그 빈도가 높아지면 충성 고객이 되고, 충성 고객이 확보될 때 시장, 즉 마켓이 형성되었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마켓을 만들었다’는 말이 그런 말입니다.마케팅은 결국 ‘연결’의 문제입니다. 고객과 진실한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무엇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밸류’, 즉 제품의 가치입니다. 우리가 고객에게 제품의 가치를 선사하겠다는 것만큼 진실한 마음은 없습니다. 그렇게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시키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입니다.그렇다면 한 단계 더 들어가 ‘제품의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그 가치를 ‘인류를 위한 새로움(편익,효용)’이라고 정의합니다. ‘우리는 고객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전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합니다. 새로움과 차별화를 통해 우리 제품을 포지셔닝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남들이 이미 한 걸 하는 건 반복일 뿐입니다. 새로움을 전달하는 일은 고객의 인식 속에 깊이 들어가야만 할 수 있는 일이고요.  ‘고객의 인식 속에 들어간다는 것’은 마케팅의 궁극적인 질문입니다. 저는 그 방법 중 최고가 ‘최초’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 제1의 법칙이 ‘선점의 법칙’입니다. 남들이 점유하지 않은 영역을 선점하는 것이지요. 전문적으로 말하면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전기자동차에 투자하고 AI에 미쳐 있는 것은 남이 선점하지 않은 새로운 영역의 최초가 되기 위한 노력입니다. 선점하면 고객의 인식에 강력히 박힐 수 있습니다. 그 인식 속에서 가치와 신뢰를 확장하면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지요. 계속 이야기했지만, 저는 구성원들이 마케팅을 대할 때 ‘도전자로서의 각오’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종이호랑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척’해서도 안 됩니다. 도전자는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도전자는 목적을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태도와 각오가 도전자의 자세인 셈이지요. 앞의 세대를 뛰어넘을 때까지 도전해보세요. 사람들이 ‘미쳤다’고 수근댈 만큼 달려들어야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책의 가치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이 연결되고 확장될 때까지 노력과 열정을 포기하지 마세요. 그것이 마케팅의 깊이입니다. 더 좋은 말로, 자기 세계를 깊게 사랑해보세요. 깊게 사랑한 사람들이 얼마나 발전해왔는지 들여다보세요. 그들은 어떤 각오와 태도로 임했는가? 어떻게 발전해왔는가? 저는 우리 구성원들이 이런 마인드로 무장한다면 가장 높은 형태의 조직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마케팅: 책 팔기 어려운 시대,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Q. ‘책 팔기 어려운 시대’라고들 말합니다. 대표님께서 보시기에도 책 팔기 어려운 시대인가요? ​출판은 항상 세상의 변화에 민감해야 합니다. 거시적으로도 민감해야겠지만 미시적으로도 지금 현재 자신의 브랜드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또는 어떤 브랜드를 뛰어넘어야 하는지를 계속 생각해야 합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출판인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흐름과 함께 호흡하다 보면 그것들이 고스란히 내 안으로 들어와 우리의 노하우가 되게 해야 합니다. 책을 만들 때에도 하나의 컨셉을 명확하게 지향하고 만들려 노력해야 합니다. 기획과 제작 단계를 넘어 마케팅을 할 때도 깊게 사고하고 완결성을 갖추려 끊임없이 분투해야 합니다. 그럴 때 어려운 시대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첫 번째 질문이 ‘책 팔기 어려운 시대인가?’인데, 저는 오히려 요즘이 더 책 팔기 쉬운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가 ‘더 어렵게 느낀다’는 게 문제이겠지요. 굉장히 상대적인 문제이긴 합니다. 사실 지금 우리는 단군 이래 최고로 좋은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물론 시대마다 그 세대가 직면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렵다고 느낄 수 있겠는데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데에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첫 번째는 책의 변화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출판 대중화의 중심에는 ‘성경’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대중적인 출판이 시작되었지요. 그 이후로 출판의 역사는 약 20년 전까지 출판은 큰 변화를 맞이하지 않은 채 비슷한 형태로 흘러왔습니다. 즉, 대략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출판이 겪어온 모든 변화보다 더 큰 변화가 집약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로서 해오던 전통적인 노동의 형태가 변화하고, 또 전자책이나 오디오북 등 책의 형태가 다변화되면서 그 다양성을 수용해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 두 번째는 출간 종수의 증가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1년에 대략 8만 권의 책이 출간됩니다. 웹소설 쪽으로 가면 작가도 많고 콘텐츠도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웹소설 연재 플랫폼인 문피아에만 3만 명의 작가가 등록되어 있을 정도니까요. 꼭 책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유튜브만 봐도 볼거리와 지식과 정보가 넘쳐납니다. 그러다 보니 콘텐츠의 다양성도 커지고 경쟁해야 하는 콘텐츠도 많아졌습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어떤 타깃에 딱 맞는 책을 내고 그들이 즐기는 채널에 책을 홍보하면 어느 정도 그 책을 알아보고 판매를 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광고를 할 때도 적중률이 높았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에 있어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책 팔기 쉽지 않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Q. 연장선상에 있는 세부적인 질문인 것 같은데요. 예전에는 신문이나 오프라인이 홍보 채널로 효과가 좋았다면 갈수록 온라인이 강해지면서 유튜브가 새로운 홍보 채널로 급부상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미디어 변화에 출판사들이 썩 그렇게 잘 따라가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우리 다산북스도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오히려 요즘에는 미디어에 압도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 개발팀은 어떤 대처를 할 수 있을까요?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한국 출판의 역사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한국 출판 역사상 르네상스는 80년대였습니다. 제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이었는데, 그때 제가 공부한 경영학과에서도 20명 넘게 시집이나 소설을 끼고 다녔습니다. 지금은 잘 상상이 안 가는 장면입니다. 그때가 문학의 시대이기도 했고, 또 정치적으로도 그러한 니즈가 있었던 시대입니다. 당시에 언론과 미디어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독재 정권하에서 거짓 정보를 전달하기 일쑤였는데, 그때 출판이 대중의 눈과 귀가 되어주었습니다. 삶의 문제나 사회적인 진실,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 즉 지식과 자양분을 출판이 대중에게 널리 알린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출판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당시 출판 종사자들은 시대적인 문제가 무엇이고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깊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감옥에 갔다 오기도 했고요. 이후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정권이 교체되면서 출판이 기존보다 더 다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회과학서와 문학 중심에서 지금의 형태를 서서히 갖추게 된 것입니다. 80~90년대만 해도 경제경영서라는 게 한국 출판 시장에 없었습니다. 경제경영서는 사회과학서로 분류된 번역서 정도였고, 기업에서 프린트해 보는 교재 정도의 개념이었습니다. 그런데 IMF가 터지고 나서 경제경영서가 처음 출판 시장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그때 정말 센세이셔널했던 책이 구본형의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리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였습니다. 그 이후 저는 2004년에 창업을 하고 다산북스를 만들어 경제경영서를 대중에게 소개했습니다. 고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소장 창업 초창기에는 저 역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제가 창업을 하고 1~2년 후에 ‘온라인 서점’이라는 게 최초로 생겼는데요. 전통적인 대형 출판사에서는 온라인 서점에 책을 공급하지 않았습니다. 낯설기도 하고 책을 쉽게 판다는 생각 때문이었겠지요. 그런데 저는 예전부터 작은 출판사에서 일했고 또 창업도 막 한 출판사 대표였던지라, 온라인 서점이 새로운 판로로 보였습니다. 적극적으로 MD들을 찾아가서 책도 소개하고 영업도 했지요. 그때 온라인 서점 MD들이 저를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초창기 다산북스 출간 도서들 다소 서론이 길었는데요. 지난 대담 때 신문광고라는 채널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고 효과를 본 회사가 ‘다산북스’, ‘위즈덤하우스’, ‘쌤앤파커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세 군데 회사들이 그 당시 왜 신문광고에 사활을 걸었을까요? 그 동기를 아실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 출판업에는 뿌리 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국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 지식인들이 전통적인 출판사들과 다 묶여 있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목소리를 찾으려는 시도도, 새로운 출판사의 활약도 기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연대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민주화가 되면서 독자들의 요구가 무척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해와 욕구를 빠르게 포착하고 채워주는 출판사들이 등장했는데, 그게 앞서 말한 세 회사입니다. 전통적인 저자 기반 없이 만들어진 회사들이지요. 이 세 회사가 처음에는 유명 저자와 함께 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저자가 아닌 ‘커뮤니케이션’에 집중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시장의 기회를 포착할까 끊임없이 고민했던 것입니다. 그때는 유튜브나 페이스북이 없던 시절이어서 버스 광고도 열심히 하고 서점 광고도 열심히 했습니다. 물론 주 매체는 신문이었지요. ‘무가지’라고 다들 아시지요? 그런 신문에도 책을 많이 광고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그때와는 또 시대가 변했습니다. 이제는 ‘신문 다음의 채널’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SNS가 활성화되면서 ‘페이스북→포털사이트→인스타그램→유튜브’로 채널이 진화했습니다. 이제는 유튜브와 다른 채널이 혼합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요지는 이렇습니다. 과거 ‘다산북스’, ‘위즈덤하우스’, ‘쌤앤파커스’가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고 ‘신문’이라는 새로운 매체에 대응해 그 나름대로 유효성을 입증하고 성공을 거두었다면, 지금 세대는 또 다른 ‘새로운 매체’에 대응해 자기 나름의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 세 회사는 신문이라는 매체의 마지막 열차를 올라탔지만 그 속에서도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고, 적응하는 방법을 찾아갔습니다. 지금 실무자들은 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디어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그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우리가 독자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 것인지, 그 방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변화한 환경의 언어와 소통 방식을 알아야 합니다. 유튜브가 떠오르기 전 우리 자체적으로도 카드뉴스를 굉장히 많이 만들었습니다. 네이버에 많이 노출시켜서 효과를 봤지요. 저는 이 카드뉴스가 굉장히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신문 광고의 진화 형태인데요. 신문에 쓰던 메시지를 온라인으로 옮겨오면서 그 안에 임팩트 있는 이미지도 넣고, 긴 글을 짧게 축약해 가독성을 높인 것이 카드뉴스입니다. 그리고 이 카드뉴스를 영상으로, 스토리의 재미를 더 극대화해 만든 것이 바로 유튜브입니다. 카드뉴스, 페이스북,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까지 정말 많은 매체를 경험했고, 우리의 예상보다 그 주기는 더욱 빨랐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변화에 잘 대응하는 대표님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저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자세’가 가장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시도도 가능하고 실패도 가능합니다. 제가 신문광고를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실패하면서 배웠습니다. 실패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거나 원리를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그냥 자기식대로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 무식한 용기가 첫 출발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 무식한 용기가 실패를 통해서 다듬어지면 지혜가 됩니다. 결국 모든 것은 인간의 지혜로 운영이 되는 것이잖아요. 변화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실패해보면서 적응을 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매체의 변화가 빠르다 보니 ‘극단적 확산성’, 그러니까 어떤 게 굉장히 빠르게 확산되었다가 다시 또 빠르게 죽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의욕도 빠르게 상승하다가 한순간에 꺾이게 됩니다. 이러한 모순을 극복하려면 매일 실험해보고 어떤 게 효과적인지를 측정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과적으로 집중력이 필요하지요. 개발 1팀에서 나온 『해빗』만 해도 집중력을 가지고 마케팅을 진행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인플루언서를 리스트업하고 계속 문을 두드려봐야지요. 물론 앞서 말한 극단적 확산성 때문에 잘 되면 터지고 안 되면 죽어버리는 일도 있겠지만요. 마케팅이든 기획이든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면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빠르게 실패를 경험해봐야 합니다. 플랫폼은 이미 다 나와 있습니다. 거기에 우리가 얼마를 투자할 것인가, 수많은 인플루언서 중 우리는 누구와 이 책을 연결할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Q. 스스로 고민해보고 시도해봐야 배울 수 있는 것들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그 속에 발을 담가봐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못 본 척하는 사람이 많지요. 방관자적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세대는 당연히 저보다 유튜브나 SNS 매체에 더 강할 것입니다. 저희 세대가 그러했듯 지금 세대가 미디어를 깊게 연구하고 주체적으로 활용하기를 기대합니다.제가 담당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돈을 써봐라”라고요. 돈을 잃어봐야 배울 수 있습니다. 1억 원을 날렸으면 1억 원의 수업료를 지불한 거예요. 다른 출판사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저희 다산북스는 그런 일에 열려 있습니다. 1억원의 수업료를 내고 명문 MBA 간다고 이걸 배울 수 있을까요?  그냥 이론으로 배우는 것입니다.  실제로, 체험으로 배우는 것과 이론으로 배우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본인의 각오만 필요하지요. 저는 늘 궁금합니다. 얼마든지 회사는 수업료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데 왜 담당자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가에 대해서요. 가치를 꿰뚫어볼 수 있는 안목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깊게 연구하면 매체를 연결하는 방법도 알게 되고 효과를 확장시키는 방법도 터득하는데 단편적으로만 사고하니 한 번의 마케팅으로 끝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한마디 인문학 질문의 기적』이 맘카페의 입소문을 타고 예스24 종합 3위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러면 마케터는 전국의 맘 카페를 모두 뒤져서 어떻게 이 책을 확장시킬 것인지 고민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다산북스는 새로운 미디어의 도래에 뒤처지지 않도록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고 또 어느 정도의 성과도 거두고 있으며 구성원들에게 변화에 적응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변화에 적응하는 방법은 누가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가 변화에 대응하면서 길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많이 실패하고 깨지세요. 그러면 터득할 수 있습니다. Q. 새로운 매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통해 그 매체에서 통용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언어를 탑재해야 하는군요. ​플랫폼에 대응하는 데 있어 편집자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졌습니다. 편집자 스스로가 그 변화를 이해하고 책과 독자를 어떻게 소통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한창 다산북스를 키울 때는 신문광고 카피가 소통의 창구였습니다. 대략 저는 20년 가까이 카피를 썼고 제가 쓴 카피를 모으면 산을 쌓을 수 있을 정도일 겁니다. 수없이 밤을 새우고 괴로워했습니다. 카피 쓰는 일이 결코 편한 일이 아니었거든요.저희가 새로운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해 ‘소행성책방’도 만들고 ‘북경식’ 유튜브 채널도 만들었지요. 이러한 시도도 불편합니다. 그런데 저는 불편해야만 익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편하지 않으면 단순 노동에 불과합니다. 그냥 일일 뿐이지요. 자기가 하는 일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는 그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사실 예전에는 우리 출판사에서 한 팀에서 24권 정도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지금도 물량주의로 승부하는 회사가 많지요. 그런데 지금은 40~50% 가까이 종수를 줄였습니다. 직원은 늘어났는데 말이지요. 왜 그랬을까요? 한 권의 책을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주인이 되어 만들고 경험해보자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일로 접근해 시도하기보다는 직접 몸을 움직이면서 시도하고 배울 때 진정으로 내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또 그렇게 시도하면서 다양한 매체에 도전해보기를 기대했습니다. 모든 것의 출발은 보도자료입니다. 그 다음에 그것을 기반으로 신문광고를 만듭니다. 신문광고 핵심을 요약해서 이미지를 붙이면 카드뉴스입니다. 카드뉴스에 일러스트를 넣어 재구성하면 소행성책방 광고, 거기에 나래이션을 넣으면 유튜브 영상, 즉 ‘북경식’이 됩니다. 이러한 다양한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핵심 타겟에게 어떤 메시지로 어떤 채널을 통해 전달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이 채널에서 성공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는 무엇이 결정할까요? 그것을 알기 위해 저희 출판사 스스로 채널을 만들고 구성원들에게 시도하고 실험하라고 투자를 계속하는 이유입니다. 그 과정에서 완벽한 답은 아니어도 비슷한 답(대안)을 찾아갈 수 있는 것이 인간의 지혜입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답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찾은 것은 허상입니다. 무수한 대안들 중에 가까이 가는 것입니다. 카드뉴스 형식의 소행성책방 유튜브 형식의 북경식 플랫폼에 광고를 집행하면 그 결과에 대해서도 집요하게 추적해야 합니다. 저는 실무를 할 때 모든 출판사의 광고를 다 모았습니다. 그땐 신문을 모았는데 한쪽에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보았지요. 광고를 보고 그다음 날 모든 인터넷 서점 판매지수를 보았습니다. 그때는 SCM도 없었으니 추측해가면서 연구했지요. 판매가 오르면 ‘왜 그 카피가 먹혔을까?’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소행성책방’과 ‘북경식’을 보고, 그 속에서 성공하는 콘텐츠와 타이틀을 구성원들이 잘 분석하면 좋겠습니다. 채널과 데이터는 얼마든지 마련되어 있으니까요. 성공하는 것들을 보고 그 원리를 파악하고 자기 책에 적용해보세요. 그 방법론을 잘 정리해두었다가 책을 출간할 때를 적용하고 실행하다보면 누구나 능숙해집니다. Q. 그럼 이번에는 저자와 채널의 관계에 대해 질문드리겠습니다. 예전에는 무명의 저자와 계약하고 함께 브랜딩하는 재미가 컸는데, 요즘은 애초부터 저자가 채널을 갖고 있지 않으면 마케팅하기 힘든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저자가 보유한 채널의 힘이 중요해지면서 그런 측면이 생겼지요. 물론 중요한 부분임을 인정하지만 무명 저자를 키우고 브랜딩 하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실제로 다산북스에서 무명 저자를 많이 성공시켰습니다. 모든 무명 저자라고 해서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요. 성공할 만한 사람을 보면 확실히 차이가 느껴집니다. 일단 절실함의 깊이가 달라요. 내가 출판 기획자로서 보기에 ‘저 사람에게 새로운 메시지가 있고 그 메시지를 시대가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가, 그 사람에게 그럴 만한 원기가 있는가?’ 그렇다면 저는 합니다. 사재기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활용해서 당신을 어떻게든 성공시킬 수 있다는 책임감이 있고, 그걸 저자가 함께 원한다면 무조건 합니다.저는 무명이라는 것을 ‘아직 발견도지 않은 새로운 시대성’이라고 해석합니다. 그 새로움을 가지고 트렌드의 힘을 빌려 세상의 힘을 업고 나아가는 것입니다. 늦게 발견하면 반복이 됩니다. 빨리 발견하면 새로운 힘이 됩니다. 출판 기획자라면 그걸 보는 눈을 장착해야 합니다. 사실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지만 출판 역시 ‘틈새’로부터 시작됩니다. 그 틈새가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내지요. 새로운 시대정신이 깃든 틈새를 발견하면 카타르시스가 느껴집니다. 다산북스의 ‘The Joy of Story’의 ‘Joy’가 바로 “새로운 카타르시스”라는 의미입니다. 그걸 발견하고 시장에서 반응을 얻으면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지요. 저는 그것을 ‘공명’이라고 말합니다. 함께 시대의 아픔과 기쁨,  감동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단순히 잘 팔겠다는 아이디어로 기획을 하는 게 아니라 ‘세상과 공명할 수 있는 메시지’인가, 그것을 깊게 고민해야 합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리더십: 카테고리를 리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Q. 다산북스에 다니며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변화한 점은 ‘마케터와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편집가가 마케터와 함께 일할 때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까요? ​제품을 만들 때 ‘연결성’을 늘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의 팀장들은 다 벤처 창업가입니다. 그중에서 성공할 확률은 10%도 되지 않습니다. 즉, 90%가 실패할 것이란 말입니다. 왜 실패할까요? 자기 기술만을 믿기 때문에 실패합니다. 제품을 만들고 나서 이것을 어떻게 마케팅적으로 연결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으면 필패합니다. 제작자, 즉 편집가는 마케팅팀과 홍보팀을 자신의 협력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자기가 만든 책의 매력적인 가치를 자기부터가 잘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책의 가치를 어떻게 세상과 연결할 것인지 그림을 그리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유의미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으니니까요.지금껏 출판계에서는 이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편집 담당자가 마케팅까지 세세하게 알고 관리하는 걸 다산북스가 최초로 했습니다. 일종의 고정관념을 깨부순 것입니다. 사실 책을 만들면 편집가가 공을 다 가져가지요. 책의 담당자는 편집가이니까요. 그렇다면 그에 상응하는 높은 책임감과 도덕성을 지녀야 합니다. 그런 말이 있지요. ‘잘되면 우리 탓, 안 되면 남 탓.’ 그런 마음을 버리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마케터와 협업해야 합니다. 내가 만든 책을 마케터가 자신 있게 MD와 독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지부터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그러면 ‘표지가 어떻다’라든가 ‘제목이 이런 방향이면 좋겠다’는, 과감하고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해집니다. 출판의 꽃은 단연 기획·편집입니다. 모든 명예는 편집이 가져가는 만큼 그 옆에서 일하는 스텝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합니다. 겸손한 자세가 필수이지요. 좀 더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옆에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고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Q. 다시 리더십이란 주제로 돌아가 질문드리겠습니다. 저는 아직 오래 다니지 않았지만, 다산북스는 다른 회사보다 상대적으로 인원 교체나 팀의 조직 개편이 잦은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다양성 측면에서는 좋은 점이 있겠지만, 경영자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스럽지는 않으신지요. ​팀을 세팅하는 과정에서 이동이 있었지요. 그런 과정도 어느 정도 필요하고 또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을 세팅하다 보면 당연히 불안합니다. 일정 수준의 불안감은 그 사람이 살아 있다는 증거예요. 불안함을 느낀다면 이제 좀 팀이 셋업이 되어가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그 불안감이 극도로 지나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불안도 일종의 망상이거든요. 내가 만드는 자기 보호 심리예요. 불안감을 해소하려면 첫째, 운동을 해서 면역력을 높이고 외부 세계와 자주 접촉해야 합니다. 둘째, 솔직한 대화를 좀 많이 해야 합니다. 내가 내 안에 갇혀 있어서 불안한 겁니다. 옆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저자도 많이 만나다 보면 자연스레 불안감이 내 안에서 수용됩니다. 지금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겁니다. ​우리는 대체로 3년 단위로 조직을 개편합니다. 3년을 주기로 보고 더 높은 페이스로 조직을 변화시키면 회사가 성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내부적인 요구와 외부적인 요구 두 가지 모두 개편에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자기 혼란으로 인한 팀의 변화도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안주하지 않는다는 반증이거든요. 물론 앞에서 말했듯이 지속적인 혼란과 불안은 좋지 않습니다. 다산북스 안에서 실패 좀 했다고 스트레스 받거나 그 실패에 지배당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패해도 우리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걸 믿고 구성원이 재미있게 일하면 됩니다. 궁극적으로 팀을 세팅한다는 건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팀 구성원들이 가진 장단점을 잘 조화시켜 최고의 시너지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Q. 이제 마지막 질문이 남았는데요. 그렇다면 각 팀이 맡고 있는 카테고리를 리딩하기 위해서 팀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팀이 자기 분야에서 카테고리를 리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각오가 필요합니다. 첫째, 일단 자기 카테고리에 대해 깊어져야 합니다. 자기 책만 만들고 읽으면 한계가 드러날 것입니다. 경쟁작이나 그 분야 리딩 상품을 읽지 않는 게 모든 콘텐츠 사업의 실패 원인입니다. 책을 보더라도 50위권 안에 있는 책을 보세요. 그 책 안에 어떤 메시지가 있는지 눈여겨보세요. 어떤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과정이 팀의 학습입니다. 1팀으로 예를 들면, 팀에서 한 달에 경제경영도서 5권씩을 읽어보세요. 그렇게 한 3년만 하면 해당 카테고리에서 가장 강한 조직이 됩니다. 사실 답은 심플하거든요. 이런 조직은 반드시 성공합니다.둘째, 해당 카테고리의 계통을 이해해야 합니다. 경제경영이라면 그 분야 고전들을 많이 읽으세요. 그래야만 그 분야를 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전을 읽고 숙지하면 그 어떤 새로운 개념이 나와도 단박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충 들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감이 오거든요. 해당 카테고리의 기본 개념과 그로 파생된 계통들을 이해하고 있어야 새로운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습니다. 팀에서 그런 걸 한번 해봐도 좋겠습니다. 금요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오후 시간에는 각자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각자 다른 책을 읽을 수도 있고 공통으로 지정된 책을 읽어올 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조직에 ‘학습’이 이루어지고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하기가 버거울 거예요. 각자 바쁜 일들이 있을 테니까요. 2주 정도 기간을 두고 책을 읽고 한 번씩 진행해도 좋겠습니다. 권 수도 익숙해지면 점점 늘리는 방향으로요. Q. 번외로 팔로워의 입장에서 한 가지 더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편집을 하다 보면 개중에는 자기 취향과 맞지 않거나 신념에 위배되는 원고를 더러 배정받기도 합니다. 그럴 때 편집자는 그것을 거부하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원고를 포용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물론 후자가 답임을 알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이 역시 리더십과 관련이 있는 질문이네요. 리더가 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을 보면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리더가 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하기 싫은 일’을 잘해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리더가 될 수 없어요. 다양한 경험을 쌓을 기회를 스스로 놓치기 때문입니다. 제가 회사를 다닐 때 중국 비즈니스에 대한 책을 출간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근데 그걸 2주 만에 만들라는 거예요. 그래서 엄청 고민을 했습니다. 초고 수준의 원고만 있었는데 사장님의 친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지요. 저자는 부산에서 신발 제조 공장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책을 2주 만에 만들라고 하니 정말 많이 고민이 됐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사람에겐 이 원고가 얼마나 소중할까?’ 그래서 잘 만들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도 원고를 고치고 외주 작업자도 썼습니다. 그 사람의 마음과 숨결을 담아내기 위해 세밀하게 고민해 책을 만들었지요. 그래서 결국 2주 만에 책이 나왔습니다. 그땐 제가 연봉도 많이 받지 않았을 때인데, 저자가 진실로 감동한 나머지 제게 큰 선물로 ‘진주목걸이’를 주더라고요. 받자마자 아내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책의 운명은 편집가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해내야 한다’는 마음이 작업의 셋업이에요.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어떻게 책을 만들 수 있을까요. 어려운 책을 맡으면 오히려 자기에게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인식을 크게 전환시킬 필요가 있어요. 이번에 8팀에서 나올 <용기의 정치학>도 어려운 원고이지요. 그런데 지젝이란 대단한 사람의 원고잖아요. 그 속에서 기회를 발견해 책을 키워야지요. 처음 잡아온 키워드는 ‘절망’이었는데 이걸 ‘용기’로 전환시켰습니다. ‘우리 시대의 절망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라는 집요한 물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이게 편집가가 가져야 할 마인드이자 책을 만들기 위한 셋업 작업입니다. 이 책을 해내야겠다, 이 책으로 나의 문제와 동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Q. 결국 태도의 문제이군요. ​그렇습니다. 편집가는 모두 선수예요. 축구선수가 경기장에 나가서 벤치에 앉아만 있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되나요? 축구선수가 매 경기 혼을 다해 달리듯이 편집가도 맡은 책에 정성과 혼을 담아야 합니다. 그럴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책을 만들면 안 됩니다. 이는 책을 만들고 난 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케팅을 하다가 좀 팔리지 않으면 ‘이 정도면 열심히 했으니 그만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책은 내고 나면 끝인가요? 아니지요. 담당자가 붙잡고 늘어지는 한 끝이 아닙니다. 3만 부를 팔았으면 다음 5만 부를 어떻게 팔 것인지, 5만 부를 팔았으면 어떻게 해야 10만 부를 달성할 수 있는지 끝없이 고민하는 자세 또한 편집가의 기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리더십: 디자이너도 리더로 성장할 수 있나요

Q. 그럼 이번에는 디자이너로서 질문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요. 현재 다산북스에서는 디자이너가 개발팀에 한 명씩 속해 있습니다. 이 조직에서 디자이너도 리더로 성장할 수 있나요? 만약 디자이너가 리더가 된다면 어떤 덕목을 갖춰야 할까요? ​본부 체계가 되면 디자이너도 리더로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전에 먼저 갖춰야 할 덕목이 있지요. 첫째는 ‘사업적 능력’입니다. 디자인을 넘어 그것을 사업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의 개발 팀장들은 콘텐츠 개발 능력 외에 마케팅 능력도 요구받습니다. 단순히 책만 만드는 게 아니고 그 일을 비즈니스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도 마찬가지입니다. 둘째는 ‘카테고리에 대한 탐구정신’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주력하는 카테고리와 그 카테고리 리딩 상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디자이너도 디자인 조직에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사실 그러한 형태는 이미 회사 내에서 시도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다산이 그렇고, 또 다양한 본부 체계로의 전환도 하나의 시도라고 볼 수 있지요. 매출 50억 원 이상이 되어 하나의 본부로 발전하면 그 안에서 디자이너가 더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면 디자인 팀장이 있어야겠지요. 디자이너도 리더가 되어 자기 비중을 높여가야 합니다. 개발 팀장이나 마케팅 팀장처럼 의사결정을 할 때 디자인 팀장도 자신의 포지션에 맞게 동등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 디자이너는 팀 안에서 자기 책임을 다하는 자세부터 보여줘야 합니다. 1년에 내가 이만큼의 디자인을 소화하겠다는 어느 정도의 각오가 필요한데 그 부분은 1팀 디자이너가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는 다른 회사에 비해 디자이너 수가 많은 편입니다. 각 팀에 한 명씩 배치했으니까요. 이는 콘텐츠의 완결성과 디자이너 개개인의 역량 발전을 위한 회사의 투자입니다. 가급적 외주로 진행하지 않고 내부에서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하고, 그 과정에서 개발팀과 마케팅팀과 소통하면서 역량을 키울 수 있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비전도 있을 수 있지요. 개발자처럼 디자이너도 임프린트 형태로 독립하는 방향입니다. Q. ‘디자이너의 임프린트’란 결국 외주를 뜻하는 건가요? ​완전한 외주라기보다는 회사 안에 존재하는 외주가 되겠지요. 만약 디자이너가 ‘내가 내 작업물을 책임지면서 어떤 사업적인 영역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으면 회사 내 외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다산북스라는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한 상태로 다양한 팀(거래처)을 경험하다 보면 클라이언트의 이해와 요구가 무엇인지 폭넓게 경험할 수 있겠지요.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을’의 입장이 한번 되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입니다. 모든 혁신은 비주류에게서 나오는데요.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갑’은 그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만 하지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을’이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지요. 그런 과정을 통해 창의성이 계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안 그래도 최근에 디자이너 분이 기획을 하셔서 컨셉회의를 한 적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서로 간의 영역을 공유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 같습니다. ​그렇죠. 서로 다른 생각이 연결될 때 좋은 비즈니스도 탄생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디자이너가 기획을 할 때는 그것이 ‘취향’인지 ‘대중문화’인지를 잘 판단해야 합니다. 취향도 중요합니다. 취향이 넓어지면 그게 대중문화가 되는 거니까요. 하지만 취향이 확산되지 않으면 그건 그냥 취향으로 끝나는 거예요. 저는 취향이 가진 개별성이나 독립성을 시대의 새로운 정신과 어떻게 연결해 대중문화로 만들지에 대해 많이 고민합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출판사, ‘The Joy of Story’가 그런 의미니까요. Q. 우리 과장님이 다산북스 최초의 디자인 임프린트 대표님이 되실 겁니다. 이번에는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지난 대담 때 대표님께서 우리 다산북스의 성공 비결이 다양하지만 그중 최고가 ‘구성원들이 경험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제는 회사가 규모도 커지고 성장함에 따라 오히려 반대로 그 성공의 기쁨이 발목을 잡는, 혹은 거대한 규모가 오히려 새로운 도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다산북스가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조직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농담조로 ‘경험 없는 친구들’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았고요. 하고 싶다는 의지는 강한데 기회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주요한 역할과 책임을 맡지 못했던 것이지요. 우리 회사는 그런 게 없었습니다. 선입견이 없었는데요. 누구에게나 역할을 부여하고 실패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물론 모두가 우리 조직에 잘 적응해 성공한 건 아니었지만요.저는 그때 전통적으로 편집에 능통한 사람보다는 경험은 좀 부족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이 모여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게 더 빨리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지금 시스템과 조직 형태를 만들게 된 것이지요. 주류로서 지속되기 위해서는 ‘언제나 비주류’가 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생각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야 해요. “내가 다 해봤어. 이런 건 안 돼”라는 말이 나온다는 건 조직이 퇴보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새로운 시대에 열려 있지 않다는 신호, 새로운 세대를 품지 못한다는 신호이지요.그래서 구성원들이 ‘유연성’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자기가 다 옳다는 마음을 버리세요. 다양성과 유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모든 생태계도 생존 능력이 떨어집니다. 열려 있어야 진화할 수 있지요. 그렇다면 진화, 즉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현실을 수용해야 합니다. 정확한 현실 진단이 필요합니다. 자기 팀에 어떤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를 인정하고 수용해야지, 그저 과거에 하던 대로 문제를 바라봐서는 절대 해결점을 찾을 수 없습니다. 조직은 언제나 위기에 처합니다. 그럴 때 퇴보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잘 읽고 그것들에 대해 변화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스스로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그런데 너무 변화에만 적응하려 하면 나만의 색깔, 즉 다산북스만의 색깔이나 우리의 본질이 흔들리지 않을까요? ​우리가 가진 핵심가치는 지키는 상태에서 변화를 도모해야겠지요. 우리가 잃어서는 안 되는 우리만의 색깔이 무엇인가요? ‘The Joy of Story’입니다. 스토리의 즐거움을 전한다는 것, 여기에 더해 전 세계 독자들에게 한국적 감성을 전한다는 것, 이 색깔을 잃어버려서는 절대 안 됩니다. 이 기조를 토대로 차별화된 스토리를 발굴하고 새롭게 혁신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The Joy of Story’란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애민정신’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지요. 성경에서 전하는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모든 인간은 생명체로서 동일한 가치를 지닙니다. 평등하게 꿈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애민정신입니다. 두 번째는 ‘실사구시’입니다. 살다 보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다산의 ‘실사구시’ 정신을 계승해 독자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고자 합니다. 즉, 책을 통해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것이지요.인간은 본래 서로 생각을 나누고 그를 바탕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할 때 삶의 가치를 느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Story’가 필요합니다. 그 스토리를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기는 게 우리의 역할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스토리는 계속될 것입니다. 인간은 이야기를 먹고 살고, 이야기를 통해 삶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이야기를 어떻게 전해야 할까요? 여기서 ‘Joy’의 개념이 나옵니다. 스토리의 즐거움, 즉 스토리를 통해 인류에게 높은 경지의 즐거움을 전해야 하는 것이지요. 어려운 걸 보다 쉽게 전하면 그것이 ‘대중화’입니다. 우리는 지식의 즐거움과 가치를 독점하지 않고 대중에게 나누는 역할을 합니다. 어려운 것을 보다 쉽게, 쉬운 것을 보다 깊게, 깊은 것을 보다 재미있게 이야기를 창조함으로서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걸 굉장히 잘한 사례가 ‘캐릭터’입니다. 디즈니를 예로 들 수 있겠지요. 꿈과 희망이라는 추상적인 관념을 캐릭터를 통해 쉽게 풀어 인간에게 전달하니까요. Q. 제가 다산북스에서 굉장히 많이 느끼는 부분이, 기업이란 건 생물이기 때문에 그 안에 존재하는 구성원의 성향이 곧 그 기업의 성향이 되는데, 여기서 오래 다니고 또 잘 다니는 분들을 보면 ‘파도타기’에 능하시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케팅도 굉장히 빠르게 변하는데 그런 걸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시도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저는 지금 출판 세대에게 부러운 점이 있습니다. 지금은 ‘가능성의 세계’입니다. 무엇이든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이 펼쳐졌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그 변화의 중심에 서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제가 창업했을 당시 저희 다산북스와 쌤앤파커스, 위즈덤하우스가 신문광고라는 새로운 매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그때만 해도 조선일보 전면광고를 잡으면 1800만 원에 육박했습니다. 절실함을 갖고 광고에 임했지요. 그랬기에 그 세 회사가 출판계의 주류로 들어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은 무엇인가요? 지금의 출판 환경에서 우리가 공략해야 할 마케팅 지점과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은 어디인가요? 그걸 빨리 깨닫고 수없이 실패해봐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더 디테일하게 짜야 합니다. 그 전략을 세우고 우리 콘텐츠를 어떤 인플루언서와 연결할 것인가, 누구에게 제안해 책을 알릴 것인가 그 부분을 고민해야 합니다. 홍보할 수 있는 연결망을 갖추어야만 마케팅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리더십: 어떤 인재가 리더로 성장하는가

Q. 지난 시간에는 ‘두려움 없는 조직’이 되기 위한 다산북스의 구체적인 플랜에 관해 질문을 드렸습니다. 이번 주에는 리더십과 팔로워십에 관해 질문을 드려볼까 합니다. 어쩌면 조금 더 구체적인 형태의 조직 관리를 배워보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저희 팀을 예로 들어 질문을 드려볼까 합니다. 사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팀이 조금 굴러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 모든 팀원이 두 배 이상의 노력과 스피드로 페달을 밟아온 결과라 생각합니다. 성과를 지속시키기 위해 리더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 ​옆에 있는 다른 팀 사람들도 아마 느낄 겁니다. 현재 1팀 구성원들이 어떠한 지향점에 ‘몰입’되어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몰입이 되어 있을 때는 정신은 기쁜 반면 몸이 좀 힘듭니다. 몸은 정신에 비해 변화가 늦으니까요. 틈틈이 운동하고 휴식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조금씩 성장하는 경험을 하고 함께 시너지를 내다보면 그런 감각들이 세포에 새겨집니다. 그것을 ‘노하우’라고 하지요. 세포에 새겨지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버텨내면 근육이 늘어납니다. 자기 역량이 늘어나는 만큼 당분간은 몸이 피곤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 과정이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속되면 지금 고생이 자연스럽고 편안한 일이 됩니다. 노하우라는 근육 덕분에 성과를 내는 게 이전만큼 어렵고 고단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종종 그게 잘 안 되는 팀이 보입니다. 그런 팀들은 일단 서로 간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신뢰부터 쌓아야 합니다. 각자의 지위와 역할을 설정하고 그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때 팀원은 팀장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도움을 요청한다는 건 곧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한다는 의미이지요. 팀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팀장도 자신의 지위와 역할을 바로 알아야 합니다. ‘조직을 책임질 수 있는가’, ‘팀원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는가’ 하는 고민을 계속해야 합니다. ​Q.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협력자가 되는 게 팀워크의 필수 조건이자 리더가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팀원은 어떨까요? 팀 안에서 본인이 가져야 할 태도나 자세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팔로워의 정의는 ‘예비 리더’, ‘잠재적 리더’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팔로워는 두 가지 자세를 갖춰야 합니다. 첫 번째는 ‘도움을 요청하는 자세’입니다. 리더에게 잘 모르는 부분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가르쳐달라고 질문해야 합니다. 팔로워는 기본적으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팀장을 보고 배웁니다. 물론 앞 세대의 노하우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도 하나의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해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질문이 생겨납니다. 부족함을 부끄러워해서는 안 됩니다. 경험이 부족할지라도 그 세대만이 가진 장점과 강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팔로워가 질문할 때 리더도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자세는 제가 신입사원 교육 때 강조한 내용입니다. 좋은 팀장으로 성장하기 위해 팀원은 늘 ‘이 말’을 입에 달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책임지는 자세’입니다. 리더를 향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리더는 언제나 변덕스럽기 마련입니다.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받아들이면서도 그 안에 숨겨진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무언가 결정을 해놓고 더 좋은 대안이 떠오르면 리더로서는 바꿔야 하는 게 맞습니다. 사실 리더는 팀원이나 실무자보다는 현장에서 좀 더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은 리더보다 오히려 팔로워의 시각이 맞을 때도 있습니다. 이때 팔로워는 리더를 향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만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리더보다 더 오랜 시간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팀장이 3가지를 생각하는 동안 팀원은 10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팀장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부터 ‘이렇게 하면 더 좋은 결론을 낼 수 있겠다’라는 생각까지, 나의 입장을 넘어 조직의 입장에서 더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이렇게 사고하다 보면 어느 순간 팀원과 팀장의 생각이 일치하는 순간, 즉 이심전심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 경지에 오르면 리더는 깨닫지요. ‘이제 하산해도 되겠다.’ 그럴 때 리더의 도움이 별로 필요 없는, 완전한 위임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겁니다. Q. 그런데 또 팔로워의 입장에서는 ‘책임지겠다’는 말이 다소 주제 넘는 발언일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면 그런 부분에서도 잘되는 팀과 어려움을 겪는 팀이 좀 다릅니다. 리더와 팔로워 사이에 어떤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지요. 팔로워가 리더에게 “저를 믿으세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할 때 자기 안의 도덕성의 기준이나 어떤 원칙에 의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고요. 이럴 때 팀에 필요한 것이 ‘신뢰’입니다. 서로 간에 신뢰가 있다면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잘되는 팀에는 이 신뢰감이 있기 때문에 리더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고, 팔로워는 팔로워로서의 역할을 하며,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의견 충돌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이지요. Q. 제가 팀원이었을 때는 대표님께 “네가 팀원으로서 해야 할 가장 첫 번째 일은 너의 팀장을 승진시키는 것이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야기도 많이 했습니다. 팀원이 팀장을 승진시킬 때 비로소 그 팀원이 팀장으로 승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경영을 할 때 단순한 물량주의가 아닌 지속적인 성장을 늘 꿈꿉니다. 자연이 순환하듯 세대 전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우리 조직이 건강해진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주기가 30년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여러분이 현재 30대 초반의 나이인데, 40~50대가 되면 이 업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심인물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인간에게 생로병사가 있듯 세대교체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자신이 중심인물로서 활약할 때를 대비해 빠르게 자기 리더를 승진시켜 자신도 리더로서의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야 합니다. ​Q. 이번에는 팀장의 관점에서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팀장으로서 팀원을 빠르게 승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요? 첫 번째는 ‘책임의 원리’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리더가 엄격하게 팀원을 가르쳐야 합니다. 문제는 ‘책임’이 무엇인지 모르는 직원이 많다는 건데요. 우리 회사의 팀장들도 이런 일을 해야 합니다. 책을 한 권 만들 때 투입된 비용이 얼마인지, 그 책을 통해 우리가 얼마만큼의 이익을 남겨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인지시켜야 합니다. 지난 시간에 말한 피터 드러커의 ‘성과의 1단계’와 같지요. 생존이 기반되어야 조직도 존재하니까요. 이처럼 비용과 이익을 잘 조절하는 것은 ‘효율성’의 문제입니다. 그다음 단계는 ‘효과성’입니다. 시스템을 만들어서 인재를 양성하는 단계이지요. 두 번째는 ‘지속의 원리’를 가르쳐야 합니다. 너무 과욕을 부리면 지치게 되고, 그러면 조직이 지속적으로 앞을 향해 갈 수 없습니다. 리더는 각자의 단계에 맞게 그 사람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Q. 이 두 가지를 가르치는 팀장이 좋은 팀장이군요. 그렇습니다. 물론 그전에 인간으로서의 ‘품성’을 기본적으로 갖춰야겠지요. 끊임없이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자세, 누군가를 기꺼이 도와주는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사실 저는 기존에 사람을 뽑을 때 인성이 좀 부족해도 재능이 있다면 개의치 않고 채용했습니다. 조직이 다양해야 좋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경영이사님이 채용을 담당하면서 그런 기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인성을 중요시하게 되었지요. 결과적으로는 그 덕분에 조직이 많이 안정되어졌다고 느낍니다. Q. 리더가 팔로워를 뽑고 팀을 구성할 때에도 유념할 점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팀 구성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팔로워를 뽑고 팀을 구성하기에 앞서 리더는 ‘팔로워를 믿어주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기꺼이 내가 발판이 되어주겠다’, ‘나를 딛고 성장하라’는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도와주려는 마음이 중요한 거예요. 다른 말로 하면 ‘팔로워를 고생 없이 성장시키려고 하는 리더’는 좋지 않은 리더입니다. 문제에 정면 대응하면서 팔로워가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고 해결할 수 있게 해야지, 그걸 리더가 생략해버리면 팔로워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제가 리더에게 강조하는 팀 빌딩의 기본은 “리더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을 채용하라”입니다. 자기를 뛰어넘어 더 크게 성장할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리더가 참 많습니다. 그저 자기가 잘 다룰 수 있는 사람만 뽑는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는 하나의 세계를 창조할 수 없습니다. 자기보다 나은 직원을 뽑아야 리더에게도 ‘저 사람을 믿어준다’는 마음이 생기겠지요. 그런 사람을 뽑으면 오히려 리더가 편해집니다. 하나를 가르칠 때 열을 깨우치려 노력하니까요. 리더가 오히려 감탄하지요. 리더가 팔로워를 믿어주면 팔로워 역시 리더를 신뢰해주어야 합니다. 리더의 지시를 일면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리더의 마음을 헤아리려 한다는 뜻입니다. ‘아, 우리 팀장이 이것을 가지고 엄청 고민했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조직관리: 두려움 없는 출판 조직을 만들기 위해 어떤 DNA가 필요한가

Q. 다산북스에는 굉장히 많은 팀이 존재하는데요. 대표님이 보시기에 잘되는 팀만이 지닌 강력한 특징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일단 잘되는 팀을 보면 ‘구성원 간의 신뢰도가 높다’는 게 눈에 보입니다. 신뢰도가 높으면 성과는 자연히 따라옵니다. 팀장의 목표와 방향성이 뚜렷합니다. 리더십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목표와 방향성이 뚜렷하다는 건, 좋은 아이템을 잘 발굴해 배치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 팀원들에게 좋은 아이템을 주고 끌고나가는 능력이라 할 수 있지요. 그런 아이템을 발굴하고 만들다보면, 즉 작은 성취라도 함께하다 보면 구성원 간에 신뢰가 굉장히 두터워집니다. 팀이라는 건 잘될 때도 있지만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사실 어려울 때, 뒤처져 있을 때가 더 중요합니다. 제가 볼 때 좋은 팀장들은 어려울 때 그 어려움의 실체가 무엇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팀원들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방향성을 잡고, 하나씩 더디더라도 실행을 하면서 전략적으로 인내해야 합니다. 어려움의 실체를 알지 못하고, 어려울 때를 인내하지 못하며, 그때 팀원들을 다독이며 이끌어나가지 못하면 결국에는 팀장이 다른 사람 탓을 하게 됩니다.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저 팀원이 부족해서 그런 거야’라고 합리화해버리는 것이지요. 리더십이 없는 팀장들이 주로 그 과정을 겪습니다.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다른 말로 하면 ‘솔직하게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입니다. ‘팀에서는 그 어떤 말도 할 수 있다’는 상호간의 협의가 이루어진 상태이지요. 물론 인격을 모독하는 그런 말 등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회의를 하면서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제안해보고, 아닌 방향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조직이 좋은 성과를 냅니다. 본질적인 곳에 에너지를 잘 쓰고 있는 거예요. 회의를 할 때마다 혹은 보고를 할 때마다 ‘내가 이런 말을 해서 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면 어떡하지?’라고 느낀다면 이는 엉뚱한 데 에너지를 쓰고 있는 격입니다. 형식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조직입니다.두 번째로 잘되는 팀은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합니다. 반대로 안 되는 팀은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무엇이 진짜 중요한 문제인지를 파악하지 못한 채로 일을 합니다. 제게 조언을 구하는 출판업계 종사자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저는 제일 먼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 즉 싸울 곳을 정하세요.”라고 말해줍니다. 일단 내가 집중해야 할 분야가 어디인지부터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패하는 사람들은 아이템을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이 아이템도 좋고 저 아이템도 대박이 날 거라고 이야기하지요. 그러면 저는 “돈 많으세요?”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봅니다. 생각해보세요. 총 백 발을 허공에 대고 마구 쏘면 무엇 하나라도 맞힐 수 있습니까? 자신이 맞춰야 할 과녁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세 발을 쏘든 한 발을 쏘든 무엇이라도 맞힐 수 있는 법입니다. 세 번째로 잘되는 팀에는 ‘전문성’이 있습니다. 깊은 성취로 가기 위해서 전문성의 확보는 기본입니다. 전문성이란 그 분야에 대한 경험의 깊이와 크기입니다. 단, 자리에 앉아서 원고를 잘 고친다는 건 여기서 말하는 전문성과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소설을 만드는 경우라면, 지금 가장 유명한 소설을 읽고 그 작가가 새로운 감각이 있는지를 파악한 다음, 그 작가와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다음 책을 할 것인지 판단하는 게 소설에 대한 전문성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많은 편집가가 자기 앞에 놓인 원고에만 몰두한 채 이런 감각과 경험을 학습할 기회를 놓치고 있지요. 콘텐츠 산업이란 게 어떤 비즈니스입니까?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목소리, 새로운 정보, 새로운 지식을 세상에 알리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와 호흡하고 그것을 이끌어갈 사람을 찾는 게 우리의 일이에요. 이 일에 시간을 많이 써야 하는데 다른 일에 바쁜 사람이 많습니다.잘되는 팀에는 카테고리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전문성’이 있고, 그 전문성을 바탕으로 ‘본질’에 집중하며, 높은 ‘신뢰’를 통해 본질을 솔직하게 논의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의 안목이 높아지는 선순환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자기 원고만 본다고 해서 안목이 높아질까요? 절대 아닙니다. 내 원고를 보고 이것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그게 출판 일의 본질이자 단행본 사업의 본질입니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게, 서로 함께 전문성을 키우는 데 집중해보세요. 팀장은 그 전문성을 발휘하고 표현할 수 있는 리더십을 통해 팀의 성과를 끌어올려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히 성과는 따라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다산북스에는 청소경영과 독서경영 등 다양한 조직 문화가 있는데요. 이런 문화 하나하나의 취지와 의의를 궁금해 하는 신규 입사자 및 외부 인재들이 많습니다.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다산북스만의 독특한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우선, 청소를 하는 건 두려움 없는 조직을 만드는 일환 중 하나입니다. 다산북스는 매일 아침 전 직원이 아침 9시부터 10~15분 정도 자기 자리와 주변을 깨끗이 하는 청소경영을 합니다. 청소를 왜 할까요? 일단 청소를 하다 보면 자기 공간을 사랑하게 됩니다. 공간도 계속 가꾸고 애정을 줘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히 공간이 좋아지지요. 청소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귀속감’, 즉 자기 공간의 주인이 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세 번째는 본격적으로 업무를 하기 전 몸을 풀기 위해서입니다. 청소를 하면 몸을 움직이니까 주변 사람들과 마주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간단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인사도 하게 되지요. 저는 청소가 다산북스가 지닌 하나의 소중한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산북스는 독서경영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신입사원으로 이루어진 기수끼리, 각 팀끼리, 본부장 및 콘텐츠개발 팀장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책을 읽고 깊은 토론을 합니다. 회사가 나서서 독서를 장려하고 시스템으로 만든 이유는 좋은 제품을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도록 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가장 뛰어난 책을 읽고 그 책에 담긴 시대정신을 읽을 수 있어야 좋은 기획도 가능한 법입니다. 자기 책만 읽으면 절대로 시장을 이해할 수 없는 법이지요. 그래서 1년에 60권을 읽으면 100만 원을 포상하는 방법을 써서라도 독서경영을 장려하고 있습니다.마지막으로 다산북스에는 현장방문이 있습니다. 자리에만 앉아 있지 말고 현장으로 나가라는 취지이지요. 현장에서 제품의 실물을 보고 만지고 속속들이 이해해야 합니다. 이런 훈련을 많이 해야 실력이 향상됩니다. 청소경영과 독서경영, 그리고 현장경영은 우리 회사가 가진 중요한 의식으로 포기하거나 줄일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Q. 포기해야 할 것과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 분명 있군요. ​네, 청소경영, 독서경영, 현장경영 모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왔기에 좋은 성과를 만드는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않는 정신은 실행을 할 때 더 필요합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건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1팀에서 만든 『해빗』이라는 책이 있었지요. 제가 이 책을 읽어보니 다른 비슷한 책보다 월등한 점이 분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케팅을 해보고 안 나간다 싶으면 구성원들이 포기하고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는 거예요. 그러한 태도는 좋지 않습니다. 계속 새로운 포인트를 찾아서 시도해보려는 의지가 필요한데, 『해빗』은 꾸준히 그렇게 하도록 많이 강조했습니다. 그럴 만한 가능성이 분명 있는 책이었으니까요.컨셉회의 자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컨셉회의 자료는 기획과 편집 초보자들을 훈련시키기에 정말 좋은 도구입니다. 자료를 쓰면서 경쟁도서를 샅샅이 뒤지고, 어떻게 각을 잡을 것인지 끊임없이 논의하고 조사하고 찾아내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잘 쓴 컨셉회의 자료는 딱 한 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콘셉트를 찾아낸 결과이지요. 사실 이러한 과정이 참 불편합니다. 불편해야만 근력이 붙습니다. 근력이 붙으면 불편했던 것들이 점차 편안해집니다.반면 포기해야 할 것들도 분명 있습니다. 본질적인 가치가 없는 것들은 줄이고 우선순위를 다시 정립한다는 말인데요. 우리 회사가 첫 번째로 바꾼 것이 물량주의입니다. 책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을 줄이고 한 권을 만들더라도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한 팀이 생산해내는 도서의 수를 줄였습니다. 두 번째는 야근을 줄였습니다. 근무시간 8시간 동안 충분히 의사소통을 하면 충분히 일을 해낼 수 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획일주의를 포기했습니다. 획일적인 조직 형태를 다양한 형태로 만들었고, 더 다양한 목소리를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와의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로 저자 인세 공유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세 공유 프로그램 주제를 다룰 때 더 자세히 이야기하기로 하지요.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조직관리: 두려움 없는 출판 조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교육해야 하는가

Q. 2020년 다산북스는 ‘두려움 없는 조직’이 되는 것을 미션으로 삼아 그러한 조직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두려움 없는 조직이란 무엇인지, 또 우리 조직에 존재하는 두려움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두려움 없는 조직이란 게 무엇일까요. 두려움 없는 조직을 쉽게 말하면 자기가 다니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곳일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함께 꿈꾸고 싶은 조직을 두려움 없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두려움 없는 조직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요?사실 저 역시도 처음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과거 우리 회사는 꽤 많은 전사자를 발생시켰습니다. 전 직원을 간부로 만들겠다는 대표의 포부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직원들 모두를 출판계의 인재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너무 강했던 것이지요. 어떤 직원을 만나도 한 사람씩 개별적으로 피드백을 하고 또 콘셉트가 나오지 않으면 수없이 질문을 하며 끝까지 물고 늘어졌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떨어져나가는 사람이 생겨났습니다. 창업 초창기에 함께했던 직원 중에 저와 새벽까지 술을 먹지 않은 직원이 없을 것입니다. 밤늦게 술을 마시며 콘셉트를 발전시키고 그다음 날 아침에 나와 또 이야기하는 혹독한 과정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서툰 경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 스스로 두려움과 조급함을 느꼈기에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우리 초창기 직원들을 보면 출판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의도적으로 경험이 너무 많은 사람을 뽑지 않았지요. 어떻게 보면 여러 면에서 부족한 조직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성과는 좋았습니다. 경험이 부족했지만 여럿이 똘똘 뭉치니까 오히려 남들이 생각해내지 못한 참신한 아이디어도 많이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회사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5년 만에 100억 원을 달성했으니까요. 그런데 어렵게 가르치고 나면 나가버리고, 열 번을 이야기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저 스스로는 한편으로 절망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때 느꼈지요. ‘아, 내가 혼자서 계속 떠드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체계적인 교육이다.’ 제가 다산북스를 경영하면서 5~6년 정도 몸이 많이 아프기도 했는데, 그때 비로소 나를 괴롭히던 어떤 극도의 조급함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극도의 몰입이 필요합니다.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하기 위해 극도의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것이죠. 이 책의 타깃 독자는 누구인가, 그들에게 무엇을 주어야 하는가,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이 생각을 하루에 수십 번씩 하고, 타깃 독자의 마음에 수천 번씩 들어가서 생각해보는 거예요. 독자와 내가 완벽하게 하나가 될 때까지. 그게 안 되었을 때 스스로를 많이 괴롭혔습니다. 결국 몸이 아프고 나서야 이성적으로 많은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어려움을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극도의 불안감을 떨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는 이 출판업의 본질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고, 이를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길은 ‘교육’과 ‘학습’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Q.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다산북스가 교육하는 가치는 무엇입니까? ​우리 회사가 교육하는 첫 번째는 ‘성과의 1단계’입니다. 성과의 1단계란 무엇일까요? ‘매출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피터 드러커가 한 말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서 제품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팔리지 않는다, 혹은 가치를 생산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산북스에도 기본적인 매출을 해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에 대해 문제의식이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이나모리 가즈오도 이런 말을 했지요. “제품이란 날카로운 면도칼과 같아야 한다. 이를 통해 기본적인 매출을 해내지 못하면, 이는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도리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라고요. 두 번째는 무엇일까요? 비용에 대한 관점을 확실히 정립해야 합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JAL 항공사 사장을 맡자마자 구성원 모두에게 자신이 버는 것보다 얼마나 많이 비용을 쓰는가를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러자 구성원들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 작업을 통해 망해가던 JAL 항공사를 3년 만에 흑자로 돌렸습니다. 사실 다산북스는 첫 번째 단계, 즉 기본적인 매출 창출을 강하게 가르칩니다. 그게 ‘출판의 기초실력’이기 때문입니다. 출판도 비즈니스입니다. 기본적으로 매출을 만들 수 있어야 망하지 않습니다. 저는 출판사를 창업하기 전에 영업을 했는데요. 아무리 열심히 영업을 해도 우리 회사 책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면서, 기본적인 매출 창출과 수익 경영에 대해 뼈저리게 학습했습니다. 이런 나의 경험을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고, 시스템과 체계를 만들어야겠다고 수없이 다짐했지요.​ Q. 실제로 다산북스는 마케터뿐만 아니라 편집가까지도 기본 매출에 대한 인식과 감각이 상당하다는 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셨을 텐데요. 어떻게 그들을 교육할 것인가에 대해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 교육의 일환으로 구체적으로는 ‘경영을 가시화’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내 불안의 정체가 무엇일까를 한참 고민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록’이라는 작업을 시스템으로 정립했습니다. 저는 책을 만들고 판매하면서, 또 기획 작업을 하면서 그 결과와 과정을 수없이 기록하고 분석했습니다. 그래야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니까요. 우리 조직은 이런 것들을 기록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미팅을 하러 갔다 왔는데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구성원들이 모르고, 파일을 찾아야 하는데 그 파일이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빈번했는데요. 이건 효과적인 조직이라고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말 그대로 ‘우왕좌왕’ 그 자체였지요. 그래서 저는 정보를 가시화, 즉 공유하고 확산시키기로 했습니다. 정보를 기록만 해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그 정보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능력까지 있으면 그 조직은 정말로 뛰어난 조직이 될 수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문화가 저절로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성과를 가시화’했습니다. 초창기에는 다산북스의 콘텐츠개발 팀장들조차 성과의 1단계, 즉 기본적인 매출을 해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성장을 하려면 일단 기본부터 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니 계속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지요. 그래서 성과에 대한 평가를 좀 과감하게 했습니다. 개별 편집가들의 매달 성과를 그룹웨어에 공유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기 성과에 대해 확실하게 관념을 가지길 원한 조치였습니다. 자기 책을 총체적으로 책임지는, 마치 PD와 같은 편집가가 자기 책의 성과를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 그런데 이 방법은 현재 중단한 상태입니다. 성과를 노출하다 보니 그걸 부끄러워하고 이탈하는 직원이 너무 많이 생겼습니다. Q. 가시화라는 게 일종의 다산북스만의 문화였는데, 그걸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특히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잘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어리더라도 다산북스만의 문화를 잘 체득한 사람들은 성과를 노출하고 책임감을 배양하는 데 크게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팀장을 시켜도 2~3년이면 충분히 진급을 했지요. 자기 성과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거나, 편집자는 매출이나 성과에서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우리는 낡은 관점이라고 봅니다. 어쨌든 이 과정들을 거치면서 지금 팀장 라인을 완성했습니다. 우리 회사 문화를 젊은 시절부터 착실히 배우고, 또 기존 선배들에게 충분히 학습한 사람들로 팀장을 꾸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우리 조직의 미래가 매우 밝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지금 팀장들은 경험은 좀 부족해도 의지가 강합니다. 우리 조직의 DNA를 갖고 있기 때문에 충돌이 적습니다. 이제 저는 팀장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 ‘마케팅에 대한 책임’을 전부 위임했습니다. 즉, 예산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아이템에 대한 책임’을 위임했습니다. 회의에서 통과가 되면 어떤 아이템이든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지요. 세 번째로는 ‘인사권에 대한 책임’을 위임했습니다. 이제는 팀장 스스로가 팀원을 면접하고 팀을 구성하도록 시스템이 정립되었습니다. 자율성이라는 게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이처럼 뒷받침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심리적 안정감이 필요한데요. 자신이 이 조직에 있으면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자율성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습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의 미래

조직관리: 출판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Q. 다산북스가 내부의 인프라를 활용해 직원들을 교육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현재 다산북스는 조직이 여러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 팀에 팀장 한 명과 팀원 네 명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팀원은 팀장으로 성장하기 위해 준비 과정을 거치는 사람이라 볼 수 있습니다. 즉, 배우는 과정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반면 팀장은 어느 정도 배움을 마치고 자기만의 무대를 만드는 사람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팀의 성과도 책임져야 하고 리더십도 발휘해야 하는 것입니다. 팀장은 팀원의 잠재력을 이끌어내야 하고 또 팀의 성과에 대해 솔직하게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입니다. 저는 조직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열쇠는 ‘팀장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비전도 중요하고 팀의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리더십이 그만큼 중요한 거지요. 지금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중요한 사람들이고 또 다음 출판 세대를 이끌어나갈 인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팀장들이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이 부분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교육도 많이 했는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팀장들이 자기 스스로의 경험과 실패를 통해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다산북스에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직의 형태가 있습니다. 조직의 다양한 형태를 통해 서로서로 배울 수 있는, 즉 옆에 있는 사람을 보면서 학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놓은 것이지요. 예전에는 일관되게 5인 팀을 구성해 운영하게끔 독려했습니다. 저희도 여러 번 경험해보니 그렇게 했을 때 잘되는 팀도 있고 안 되는 팀도 있었습니다. 개인마다 특성이 다 다르고 해낼 수 있는 가능성도 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1인 팀, 2인 팀, 3인 팀까지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리더십이라는 건 혼자 일해서는 생길 수 없습니다. 리더십의 핵심은 ‘존재 가치’에 있습니다. 따르는 사람이 있어야만 리더십이 성립됩니다. 그렇다면 팀원이 단순히 따르기만 해선 될까요? 아닙니다. 마음으로 따르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진정으로 따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리더십의 존재적 가치입니다. 리더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핵심은 구성원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팀원을 성장하게 도와주는 것이 리더십의 본질입니다. 그래야만 궁극적으로 그 팀이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앞서 말했듯이 다산북스는 기본 팀을 5명으로 구성합니다. 5인 체제가 가장 좋은 출판의 팀 형태라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했기 때문입니다. 팀장 1인, 편집가 3인, 디자이너 1인, 이 정도가 되어야 팀장이 팀원을 잘 이끌 수 있는 무대가 생기는 것이지요. 우리가 출판이라는 시장에서 단행본 비즈니스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대를 이끌어가는 시대정신’입니다. 그러한 감각을 가지려면 최소한 한 달에 한 권은 팀에서 책을 출간해야 합니다. 일종의 마지노선이지요. 그렇게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내면서 자기영역의 카테고리에 도전하면서 실패도 경험해보고, 그 실패를 통해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깨달으면서 팀이 점차 성장을 거듭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다섯 명으로 구성된 팀이 있고, 그 조직이 커지면 본부가 됩니다. 다시 본부가 커지면 독립된 회사가 되는 것이지요. 다산북스는 본부의 경우 매출 50억 정도, 독립된 회사는 100억 정도의 매출을 지향하는 조직이라고 설정합니다. 다산북스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내부 직원이 회사와 함께 비전을 가지고 꿈을 꾼다면 그 사람이 스스로 성장했을 때 발전할 수 있는 경로를 회사가 만들어놔야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습니다. 다산북스는 그런 발전 경로를 만들어두고 있습니다. 편집팀 뿐만 아니라 다산북스에는 신사업팀도 있고 디지털사업본부, 콘텐츠 광고 회사도 있습니다. 여러 사업 본부를 만들어두고 다양한 비즈니스에 부딪혀보게 만들어둔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이해하지 못했는지를 알 수 있고 세상과의 간극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점차 간극을 좁혀 나가면서 대응 능력을 구성원이 키우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면 그 팀과 본부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됩니다. ‘시장을 리딩하는 조직’이 되는 셈입니다. 이런 출판 구조와 생태계 자체가 ‘살아 있는 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아 있는 학습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깊이 고민했고 다산북스는 다양한 조직의 형태를 두고 현재 운영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Q. 편집가의 커리어로드의 하나로 다산북스는 내부 임프린트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직원이 많은데요. 다산북스의 임프린트는 무엇인지, 기존 출판사에서 운영했던 임프린트와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합니다. 다산북스는 2020년 올해 외부 임프린트 두 개를 계약했습니다. 내부 임프린트란 완전한 임프린트라기보다 다산북스라는 회사 조직의 일원인 셈이지요. 적극적인 임프린트의 형태는 아니고, 중간 단계의 임프린트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임프린트의 모델을 제시한 출판사는 웅진입니다. 웅진에서 임프린트라는 제도를 통해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책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해서 훌륭한 출판 인재들이 그쪽으로 많이 갔습니다. 나중에 크게 성공하기도 했는데, 안타깝게도 그 수명은 3년 정도에 그쳤습니다. 저는 웅진의 임프린트를 보면서 ‘저 임프린트 제도가 오래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처음부터 품었습니다. 결국 오래 못 가고 붕괴했지요. 웅진보다 더 조직적인 모델을 제시한 출판사는 문학동네였습니다. 문학동네는 임프린트에 좀 더 적극적인 투자적인 관점으로 접근했습니다. 임프린트 대표에게 소유권을 주는 형태였지요. 웅진은 ‘지분 소유 가치’를  적극적으로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원인은 거기에 있지 않습니다. 그 이후에 위즈덤하우스와 여러 출판사들이 임프린트를 운영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자리를 잡은 모델은 문학동네 임프린트 모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다산북스가 추구하는 임프린트 모델은 무엇일까요? 우선 저희는 이행의 단계가 있다고 봅니다. 웅진의 경우 좋은 인재를 어렵게 모셔왔는데 그 사람들을 평가하고 타 임프린트와 경쟁을 시키는데 열중했습니다. 물론 좋은 시스템과 기반을 마련해주긴 했지만 디테일한 영역에서는 부족했다고 보입니다. 저는 출판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수평적인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경쟁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여러 분야를 두루 알고, 또 여러 분야와 두루 소통하면서 출판을 입체적으로 이해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네트워크’의 힘입니다. 네트워크의 중요한 핵심은 다른 사람과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것이지, 경쟁으로 사람을 내모는 것이 아닙니다. 다산북스는 이 관점에서 서두르지 않고 팀장들에게 네트워크의 힘을 길러주려고 합니다. 어떤 팀장이 자기 책은 잘 만드는데 리더십 부분에서는 조금 부족할 수 있습니다. 즉 다른 직원과 소통하고 구성원을 키우는데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은 당장 팀을 맡아서 운영하기보다는 혼자 팀을 하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게 좋습니다. 고독의 시간을 보내면서 팀원의 필요성을 느끼면 그때 팀원을 뽑게 하는 것이지요. 다산북스가 추구하는 임프린트 모델의 핵심은 ‘자율성’입니다. 경영에 완전한 자율을 부여합니다. 물론 자율성을 부여받기 위해 담당자가 충족시켜야 할 조건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10년 이상의 경험’, 두 번째는 ‘30억 이상의 매출을 2년 이상 운용한 경험’, 세 번째는 ‘절실함’입니다. 첫 번째는 전문성을, 두 번째는 경험의 크기, 그리고 세 번째는 자신이 절실하게 무엇을 꿈꾸는지에 대한 구체성을 보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요건을 보고 두 사람을 선택해 다산북스 이름으로 투자했습니다. 저희 다산북스는 향후 10년 동안 1년에 2~3개 정도를 목표로 20~30개 임프린트를 만들 생각입니다. 다산북스 임프린트의 또 다른 차별점은 성과 배분의 폭입니다. 다산북스는 임프린트의 성과와 그에 따른 보상 기준을 모두 마련해두었습니다. 이 원칙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처음 다산북스를 설립할 때 위즈덤하우스로부터 25%의 지분을 투자받았습니다. 제가 75%의 지분을 소유했습니다. 투자금액은 위즈덤하우스가 7천만 원, 제가 3천만 원이었지요. 사실 위즈덤하우스 입장에서는 실험을 한 것입니다. 실험이라기보다는 모험에 가까웠지요. 제가 75%의 지분을 가지면서 저는 월급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월급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지분을 가져왔는데요. 처음에는 이 조건 때문에 매우 어려움이 많았는데 역으로 이 조건이 더 절실함을 가지게 했던 것 같습니다. 첫해에 다산북스가 9억 정도의 매출을 달성했고 그 다음에 해에 35억 원 정도를 했습니다. 2년을 넘기고 나서 제가 위즈덤하우스에 다산북스의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전년도 순 매출을 지분으로 볼 때 큰 금액을 주고 인수를 했어야 했는데, 제가 다산북스를 키운 공로가 있어서 그보다는 적은 돈으로 인수하는 데 성공했지요. 그리고 그다음 해에 매출 75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위즈덤하우스 입장에서도 1년 6개월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고, 또 큰 투자수익을 얻은 것이고, 저 역시 지분을 인수해 다산북스를 더 크게 성장시켰으니 서로에게 좋은 경험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이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다산북스의 임프린트 제도에 대해서 계획을 세워두었습니다. 투자금액은 3억 원에 대표의 연봉은 6천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차량이나 활동비도 제공합니다. 매출 기준은 20억 원입니다. 다산북스의 팀과 비슷한 수준이지요. 그렇게 기본 세팅을 해놓고 10억 씩 매출이 오를 때마다 제공되는 혜택과 수익 배분이 달라집니다. 20억을 하면 20%, 30억을 하면 30%, 40억을 하면 40%, 50억을 하면 50%를 제공합니다. 분배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일단 본인 임프린트를 키우고 저처럼 모회사의 임프린트 지분을 인수하면 됩니다. 다산북스는 지분을 공유할 용의가 있으며 회수된 투자금으로 새로운 임프린트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선 순환구조를 만들려고 합니다. 저도 직장 생활을 해서 압니다. 사실 월급쟁이는 뻔합니다. 엄청나게 돈을 벌어도 집 한 채 마련하기가 힘들지요. 저는 그런 문제를 좀 해결하고 싶습니다. 자격 요건만 갖추면 누구든 다산북스로부터 투자를 받아 자율성을 가지고 자기 사업을 경영할 수 있습니다. 출판이라는 영역에서 사회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 저희 회사는 투자할 용의가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꿈꾸는 출판의 사회적 가치입니다. 다산북스 임프린트의 첫 번째 핵심은 기존 출판 체계에서 할 수 없는 분배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담당자가 완벽하게 출판을 경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경영을 하다 보면 실패를 할 수 있습니다. 그 실패도 용인하고 실패를 극복할 기회를 줍니다. 사실 3억 원 정도의 투자금은 2년이면 동이 납니다. 그래서 1년 정도는 수익에 대한 평가를 유보합니다. 2년째부터 본격적으로 평가를 하지요. 만약 수익이 자본금의 50% 이하로 떨어진다면, 이는 사퇴의 사유가 됩니다. 2년이 지나도 시드머니를 지키면서 지속한다면 그 사람은 계속 임프린트를 경영할 능력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저는 이런 시스템이 꼭 필요하고 또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인재를 많이 배출하면 다산북스는 성공적인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그 인재가 다시 다산북스처럼 성장해 투자도 하고 분배도 할 수 있다면 출판 생태계가 변할 것입니다. 어찌 보면 이 시도는 무모한 도전이자 실험이라고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심플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심플하게 기준을 만들어놓고 계속 도전한다면 우리 내부 인재들도 임프린트를 통해 자기 꿈을 펼치고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의 출판 기획 분투기

내 인생을 항상 따라다니는 5가지 질문

내 인생을 항상 따라다니는 5가지 질문 피터 드러커는 모든 기업은 항상 5가지 질문을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그 유명한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5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what is our business?) 2. 고객은 누구인가? (who is the customer?) 3. 고객에게 가치란 무엇인가? (what is value to the customer?) 4. 우리의 사업은 어떻게 될 것인가? (what will our business be?) 5. 우리의 사업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what should our business be?) 출판사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피터 드러커의 5가지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 어찌 보면 거시적인 질문이지만 이 질문들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통찰을 요구하고 있다. 피터 드러커의 5가지 질문 중 첫 번째 질문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자. 첫 번째 질문은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what is our business?)에 대한 것, 즉 '출판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나는 직원을 채용할 때마다 이 질문을 꼭 해본다. 출판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러면 사람마다 다양한 대답이 쏟아져 나온다. 나 또한 많은 고민 후에 내린 대답이 있는데 그것은 아주 간단하다. 출판이란 <좋은 컨텐츠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 명제를 더 쪼개어 생각해 본다면 <좋은 컨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기획 편집의 영역이고, <판매하는 행위>는 마케팅의 영역일 것이다. 마케팅 영역의 중요성이 갈수록 확대되어가고 있다. 다른 업종에서는 기획이니 마케팅이니 하는 영역의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오히려 상품기획이나 상품개발에 관한 것은 마케팅 영역으로 통합되어가고 있다. 오직 어떻게 하면 소비자를 잘 이해할 것인가? 그리고 또 소비자의 욕구를 필요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을 만들 것인가가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필요 충족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나는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는가?>하는 물음들은 내가 기획자로서 내 자신에게 언제나 묻는 질문이다. 먼저 인쇄 기술을 배우다 대학 4학년을 마치면서 학창시절에 품었던 내 삶의 원칙을 놓지 않고 더욱 열심히 살고 싶었다. 당시 당면한 군대문제도 해결해야 했지만, 노동현장에서 일하면서 생생하게 삶과 마주하고 싶었다. 우선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배우기로 마음먹고 상계직업 훈련원 사진제작판과에 입학했다. 나는 그곳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학생이었으나, 갓 스무 살이 된 가정이 어려운 아이들과 1년 동안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론적인 것과 실질적인 기술과의 결합을 보면서 막연히 가졌던 관념적인 생각을 많이 깰 수 있었다. 여기에서 국가 가격증 두 개를 획득했는데, 사진제판사 기능사 2급 자격증과 사진촬영기능사 2급 자격증이 그것이다. 우선 이 기간을 통해 인쇄와 제판의 원리와 과정을 이론과 실습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론과 실천이 결합되어야 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병역 특례업체로 들어가게 된 곳은 '(주)대흥'이라는 회사였는데 150여 명 정도가 근무하는 중견 중소업체였다. 주로 박스나 쇼핑백을 인쇄해서 국내 대기업에 공급하거나 미국과 유럽에 수출하는 회사였다. 제판, 인쇄뿐만 아니라 코딩, 합지, 도무송, 완제품의 가공 조립까지 모든 과정이 회사 내에서 처리되었다. 나는 제판실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제판실에서 주로 고바리(소첩)와 하리꼬미(대첩), 그리고 소부를 담당했다. 그러나 인쇄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필름의 상태(아미의 상태)와 그 상태를 적절한 소부를 통해 판에 옮기는 과정이다. 이곳에서 3년 동안 매일 같이 잔업과 야근 속에서 살았다. 또한 소부가 잘못되어 인쇄가 잘못되면 인쇄 기장들이 머리 끝까지 화를 내면서 다짜고짜 인쇄판을 나에게 던지는 수모를 여러번 당했다. 나는 그러한 과정을 통해 제판기술과 인쇄과정 하나하나를 배워 나갔다. 또한 필름의 상태를 확인하고도 그것을 감안해서 색깔을 맞추는 법, 인쇄가 짙게 나올 때 인쇄를 더욱 밝히는 법 등 다양한 제판기술을 터득했다. 그러나 그 곳에서 배운 것은 기술적인 차원의 것만은 아니었다. 3년동안 이곳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인쇄기장들의 색깔에 대한 동물적인 감각능력과 그것을 제품으로 표현하는 능력에 대한 경외심이었다. 다만 그만두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그들이 자기 자신이 가진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체계화시키지 않는다는 것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출판계에 들어와서 나의 출판 경력은 그리 길지 않다. 정식으로 출판계에 들어온 것은 1998년 12월이다. 처음 들어간 출판사는 대학 때 함께 서울지역대학생문학연합협회에서 활동하던 선배가 창업하는 회사였다. 그 회사에서 처음 나에게 떨어진 보직은 영업과장이었다. 그때, 나는 신입사원으로서의 열정을 가지고 매일 거래처를 확보하러 다니느라고, 구두창이 닳아 없어지는 줄도 모르고 뛰어다녔다. 그때는 신생 출판사라 거래를 해주지 않는 서점들도 꽤 많았는데, 그 서점에서 퇴짜를 맞고 돌아 나오면서 눈물 바람도 많이 맞곤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언젠가 꼭 좋은 책을 출간해서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날이 오면 크게 떵떵거리리라는 발찍한 마음을 먹기도 하였다. 그러나, 출판사는 속수무책이었다. 처음 책 3권을 펴냈는데 그 3권이 모두 다 물을 먹었고, 이내 사장의 창업자금도 바닥이 보이는 듯 하였다. 힘들다 보면 남의 것이 크게 보이는 법이라 당시 내가 가장 부러워한 출판사는 5~6명 정도의 직원이 일하면서 매달 수금 3천만 원을 할 수 있는 규모의 출판사였다. 우리는 언제 그런 안정적인 출판사를 만들까? 그때는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나의 그 바람은 1년 남짓 지나 이루어졌지만, 신생 출판사의 창업 과정에서 느낀 아픔이 참 컸던 것 같다. 무엇보다 내게는 우리 출판사 책들이 서점 매대에서 빠질 때마다 느끼는 고통이 다른 무엇과 비견될 수 없을만큼 컸는데, 그 떄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는데 왜 안 될까','무엇이 문제였을까?'하는 질문이 하루에도 수 백 번, 수 천 번씩 나를 괴롭히곤 했다. 그러나 이제 생각해보니 내가 창업멤버로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참 행운이었다. 선배의 창업초기 어려움은 나에게 많은 가르침이 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출판을 배워오며, 마음속으로 스승으로 여기는 분들이 세 분 있는데, 내가 출판계에서 만난 3명의 스승 중 첫 번째 스승은 여기서 만났다. 그 첫 번째 사람은 바로 첫 회사였던 미다스 북스의 류종렬 사장이다. 사장은 나에게 편집이란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려준 사람이다. 그가 보여준 콘텐츠 완성에 대한 집요함, 끈질긴 열정, 편집광적인 꼼꼼함은 누구에게도 배울 수 없는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출판 기획 분투기

기획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기획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나에게 있어서 책을 만드는 것은 한 편의 시를 쓰는 것과 같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좋은 시'를 쓰려고 가슴앓이를 많이 한다. 어떤 저자를 만날지라도 독자의 마음 한 켠을 강하게 울리는 울림이 있는 책을 만들려고 한다. 나의 책 만들기 화두는 과학적으로 사유하되 시적으로 책을 만드는 것이다. 책을 만들어 놓고 그 책이 다시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나는 그 책을 좋은 책으로 생각한다.  좋은 시도 쓰고 나면 언제나 나에게 말을 걸어올 뿐만 아니라, 독자의 심장에 말을 건다. 그 정도쯤 되면 책도 자식이나 애인처럼 예뻐 보이고, 계속 만지고 싶어진다. 그런 것을 조용히 즐기다보면 컨셉, 제목, 홍보, 마케팅도 스스로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나는 오늘도 책을 구성하는 분신들이 걸어오는 그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나는 이 말을 가장 사랑한다. 책을 만드는 과정은 정말 좋은 시를 한 편 쓰는 것과 같다. 나도 좋아하는 시인들의 시를 찾아 부지런히 읽어왔다. 그러나 그 좋은 시인들도 대중들이 보기에 다 좋은 작품을 남기느냐하고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시인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자신의 마음 한켠에 울림이 와야 다른 사람에게도 울림을 전할 수 있다. 그 울림이 크고 대중적이어서 크게 사랑 받는 것은 시인의 모든 작품 중 몇 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사랑을 받는 사람도 시인도 드물다. 김소월, 한용운, 서정주 등이다. 그러나 시인에게 그 한 편 한 편은 모두 소중하다. 시인에게 있어 그 첫 울림은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마음의 울림이 있었기에 그 첫 울림을 가지고 사상을 잡고 시의 첫 구절을 썼으리라. 그리고 구조와 뼈대를 세우고 그 뼈대와 구조에 긴장감이란 살이 붙고 의외성(낮설기하기)이란 피가 흘렀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헐고 세우기를 몇 번, 또 읽기를 수백 번. 결국 마음에 걸리지 않아야 시인은 자기가 품은 시를 자기 품에서 놓아 주는 것이다. 시인의 가슴을 울리는 첫 번째 울림소리가 바로 콘셉트다. 이 울림소리에 귀를 잘 기울여야만 우리는 책을 제대로 만들 수 있다. 좋은 울림소리는 당연히 세상과 통하게 되어있다. 시인도 인간이고 이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첫 울림의 소리를 찾기 위해 먼저 시인(저자)에게 그 울림소리가 잉태한 비밀을 물어야 한다. 그 비밀은 무엇일까? 그 비밀을 알고 싶으면 언제나 그 첫 번째 질문은 이래야 한다. 왜 그 책을 꼭 써야만 했나요? 책을 쓴 동기다. 그 비밀을 제대로 포착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책의 승패는 결정 난다. 그러나 책을 만들고 파는 사람들은 갈수록 형식적인 프로세스에만 집착할 뿐 스스로 하나의 시인(저자)으로 돌아가 그 위치에 서 보지 않는다. 제대로 그 첫 울림의 느낌을 잘 잡아내기 위해서는 아마 수백 번, 때로는 수천 번 그 문턱을 오르락내리락 해야만 그 첫 울림의 소리를 귀신같이 잡아낼 수 있다. 그 첫 울림을 제대로 느끼게 되면 그게 너무 시기상조인지 그게 가짜(자기만족)인지, 변죽인지 깨달을 수 있다. 그 깨달음이 무언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책을 기획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 그가 기획하는 것은 기존에 있는 것을 조금 비튼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좋은 책을 기획한다는 것은 하나의 작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 말은 '나에게 있어서 책을 만드는 것은 한 편의 시를 쓰는 것과 같다.'라는 말 다음으로 좋아하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소중한 진리를 버리고 마구 기획을 한다. 마구 책을 만든다. 다 미친 짓이다. 나도 미친 짓을 했기 때문에 자꾸 반성이 된다. 그래도 나는 내 마음이 하나라도 느낄 때 그 책을 기획한다. 그리고 첫 울림이 있는 저자라면 프로필 같은 것은 한 줄도 쳐다보지 않는다. 그러나 책이 많아질수록 독자, 저자와 공명(共鳴)한다는 것이 어려워진다. 함께 울지 않는데 어떻게 좋은 책이 만들어지랴. 그러나 그 공명(共鳴)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때는 책 만들기를 잠시 중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는 많이 만들기보다 내가 만드는 책(어떤 책을 만들 때) 한 권을 통해서라도 그 첫 울림의 소리를 정확히 들으려고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책은 각기 그 울음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즐거움, 지식, 감동도 다 인간의 가슴속에서 울려나오는 울음의 한줄기다. 울림이 반복되다보면 울음이 되고 긴장감 있는 울음소리는 천만인의 가슴을 적신다. 책을 만들다보니 현 위를 그 울림의 소리가 타고 흐를 때, 그것을 자유롭게 부리는 사람이 나타날 때 그는 한 편의 시를 쓰듯 책을 만들 것이다. 그런 인재들이 많이 나타나서 새로운 세계와 시장을 열었으면 좋겠다. 다산의 꿈을 생각하며 내가 창업한 <다산북스>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호 다산을 따다 지은 이름이다. 다산 선생의 애민정신과 실사구시정신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계승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내 스스로 정리한 개념은 애민정신은 책의 즐거움으로, 실사구시는 삶의 솔로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내리고 그런 철학이 담긴 책을 내려고 노력중이다. 그래서 다산북스의 미션은 ‘The joy of story_전 인류에게 스토리의 즐거움을 제공한다’다.  처음 출판사를 시작하기 전에 강진에 있는 다산 초당에 가서 다산 선생님께 약속한 것이 있다.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며 500여권의 책을 저술하신 것처럼 저도 출판사를 하게 되면 세상에 좋은 책 500권을 내놓고 싶다고 약속했다. 지금은 첫 걸음을 시작 한 지 11년째가 되어가고 있다. 내가 출간한 책은 어느새 1000권을 넘어 섰다. 지난 11년 동안 1000권의 책을 만들면서 기획에 대한 내 기본적인 신념은 더욱 강해졌다. 나의 기획에 대한 기본적인 신념은 아래와 같다. “기획(마케팅)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신념은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활동 없이도 잘 팔리는 상품을 창조하는 것이다. 기획(마케팅)관리자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아직 충족되지 않은 욕구, 혹은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해결책) 등을 알아내고, 그것으로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서 성공하도록 전략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 잘하는 법

인재 양성과 그들의 활약을 위한 플랫폼 구축

창업할 때부터 인재 양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셨던 건가요? 제가 출판사를 창업하고 경영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출판계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출판사를 만들면서 꿈꿨던 조직이 바로 (1)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이 일치할 수 있는 조직, (2)끊임없이 학습하여 출판 비즈니스를 이끌어 나가는 인재를 배출하는 조직, (3)수익이 있으면 적절한 보상을 통해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는 조직입니다. "신규 직원을 교육 중인 김선식 대표님" 왜 이런 목표를 가지셨는지 궁금합니다. 세 가지 목표를 보시면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모두 출판 비즈니스를 이끌던 전 세대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새로운 기업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려면 결국 앞 세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하니까요. 단지 밥벌이를 하려고 만든 것이 아닙니다. 우리 출판 산업의 가치를 스스로 성장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세 가지 목표 중에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춰 얘기를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출판 전 과정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분절시켜 어느 특정 업무 하나에만 전문성을 가지게 되면 크게 성장할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프로세스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좋은 출판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 회사가 다른 회사보다 힘들다는 출판계 인식이 있지만, 그만큼 제대로 훈련하고 좋은 인재로 성장하는 데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봐주면 좋겠습니다. 실제 창업을 하는 경우건 다른 출판사로 이직을 하는 경우건, 편집자건 마케터건 다산북스 출신들이 출판계 곳곳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도 여기에서 기인합니다. "회사와 직원도 파트나 관계가 될 수 있다!" 인재 양성을 통해 궁극적으로 가고자 하는 길이 있을 것 같습니다. 분배의 문제와도 연결되는 건데, 저는 궁극적으로 다산북스 직원으로 시작해서 파트너 단계로 성장하는 인재들이 나오는 걸 꿈꿉니다. 로펌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하는 시스템 같은 걸 다산북스 내부에 구축하고 싶은 거죠. 그러면 단순히 월급이나 성과급을 받는 게 아니라, 수익 자체를 쉐어할 수 있습니다. 이 관계가 더 깊어지면 지분 공유로 까지 이어질 수 있는 거죠. 인재 양성을 통해 파트너 관계를 맺고 지분과 수익을 공유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진정한 분배가 이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건 하나의 플랫폼입니다. 인재 영입, 인재 양성, 파트너 관계 구축, 지분과 수익 공유 등이 이뤄지는 플랫폼으로서의 출판사가 되는 것이죠. 빠른 시간 내에 첫 성공사례가 나오고, 또 많은 성공사례가 나와야 사람들이 실제로 이 플랫폼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겁니다. 차세대 출판계 리더가 될 인재들에게 한 말씀해주신다면요. 지속 가능하다는 것은 어떤 환경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내는 기초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저는 출판계에서도 새로운 세대들이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제가 그랬듯 미래 세대 역시 저를 포함한 앞 선 세대가 지니는 모순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제가 할 일은 우리 회사에서도 그런 꿈을 꿀 수 있고 차세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비전을 심어주는 것이겠죠. 그런 차세대 리더들을 위해 다산북스는 현재 어디까지 와 있는 걸까요? 아직 다산북스 역시 그림이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더 다듬어야 할 부분도 더 체계화해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고민하고 있고 지향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만약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책을 마음껏 낼 수 있고, 성과를 낸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굳이 창업을 하려고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창업은 또 다른 에너지 소비고 낭비일 수 있거든요. 창업을 하기 위해선 단순히 좋은 아이템을 가진 걸 넘어 좋은 경영 시스템과 마케팅 자원까지 가져야 하는 건데 이를 위해선 또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들어가니까요. 그러니 내부 플랫폼이 창업을 고민하는 인재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을 만큼 가치를 창출하고 비전을 제시해줘야 합니다. 그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 제가 해야 하는 일인 거죠. "출판사는 그 자체로 출판 인재들을 위한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리더의 의지대로 구성원을 끌고 가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닐 것 같아요. 악역을 맡아야 할 때도 많을 것 같습니다. 경영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구성원의 초점을 한 데 모으는 것입니다.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뜻을 모아야 조직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 작업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목표 지향적이지 않으며, 개인적인 관심 또한 천차만별입니다. 다양한 관심사가 창의성 발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유로운 조직 분위기를 가질 필요는 있지만, 그럼에도 초점은 맞춰져 있어야 합니다. 리더라면 그걸 거부하는 구성원에겐 쓴소리도 할 줄 알아야 하는 거죠. 개인의 취향에 끌려 다니는 것은 선한 리더의 오류입니다. 그건 개인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아요. 경영을 하게 되면 매출 관점을 수익 관점으로 바꿀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편집자 출신이 처음 경영을 하게 되면 이런 걸 힘들어 하는 것 같더라고요. 내실 있는 경영을 위해서는 매출 관점을 수익 관점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매출지상주의에 빠지는 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손익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기회비용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또한, 단순히 순이익 관점이 아니라 팀의 중장기적 발전 계획, 브랜드의 영향력이나 가치 확대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큰 그림 속에서 개별 손익 관점을 가지는 것이지, 당장 돈이 얼마 남느냐에 사로잡혀 있어선 안 됩니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지나치게 손익 관점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다가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경영적 측면에서 큰 손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야나 사업 확장을 할 때 견지해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요? 우선 매출 100억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라면 한두 개 분야로 그 목표를 달성하는 건 어렵습니다. 네다섯 개의 분야는 다뤄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덩치를 키우고 싶은 조직이라면 분야 확장에 욕심을 내야 합니다. 문제는 모든 회사가 잘 될 때 무리하게 확장하고, 그러다 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겠죠. 인간은 하나가 잘 되면 다른 것도 잘 될 거라 믿습니다. 욕심에도 끝이 없지요. 하지만 확장은 자신의 핵심 능력과 역량의 연장선상에서 해야 성공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큰 타격이 없습니다. 또 사업을 확장하기 전에 때를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때를 기다리면서 작게 시작해 전 과정을 경험해보면서 트렌드가 어떻게 발전하는지 보고 투자해도 늦지 않습니다. "위기는 변화에 대응이 뒤처지고 있다는 시그널!" 경영의 관점에서 위기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위기가 온다는 건 지금의 시스템이 새로운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주는 겁니다. 위기를 그런 시그널로 읽을 수만 있다면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실패를 경험해보지 않으면 탐욕에 빠질 수도 있고 자기 안에 갇힐 수도 있습니다. 자기 확신과 오만에 빠지면 위기가 와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읽어낼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위기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나요? 우선 본질로 돌아가야 합니다. 구성원들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입니다. 운전을 할 때도 한눈을 팔거나 딴 생각을 하거나 교통법규를 어길 때 사고가 납니다. 정도를 따르는 게 기본인 것이죠. 그리고 중요한 건 두려워하고 회피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는 겁니다. 변화의 실체 속으로 들어가 보면 어느 순간 그 변화마저 일상 속 패턴으로 인식이 됩니다. 회피하고 나중의 기회를 노리는 태도를 가지면, 순식간에 도태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를 찾고자 한다면 변화 속에 들어가 혼돈의 과정, 고통의 시간을 견뎌야 합니다. 출판 경영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출판 경영은 소규모의 단위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구조적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작은 기업도 큰 기업을 이길 수 있습니다. 이런 매력적인 비즈니스는 흔치 않습니다. 물론 그러려면 출판 경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출판계의 구성원들을 역량이 뛰어난 인재로 육성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근본적으로 경영은 곧 성과라고 했는데, 출판 경영도 마찬가지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느 한 팀에서 좋은 성과가 나왔을 때, 그 노하우를 공유하는 과정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단지 아이템이나 저자가 뛰어나 성공한 거라고 파악해버리면, 단지 그 때의 경험으로 그치고 맙니다. 경영의 성패는 그 성공 경험을 얼마나 잘 시스템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공 경험을 조직의 모든 구성원과 공유하라!" 아직 출판을 로또나 도박처럼 접근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어쨌건 소자본으로도 창업할 수 있고, 한번 터지면 벌어들이는 것도 상당하니까요.  출판 경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입니다. 팀이든 회사든 경영적인 관점이 부족하면 매출이 널뛰기를 하고, 아이템에 전적으로 좌우됩니다. 팀장과 경영자는 이 부분을 확실히 이해하고 지속적으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그것을 어떻게 시스템화하고 좋은 인재를 길러낼 수 있을지에 고민해야 합니다. 경영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경영을 할 때 가장 반가운 건 진심으로 일하고 실천하는 직원들을 볼 때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좋은 출판인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커다란 보람을 느끼지요. 그런 인재들은 자신이 앞으로 뭘 먹고 살아야 할지 고민하기보다 자신이 어떻게 이 사회에 공헌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합니다. 제가 회사에서 팀장들에게 출판 경영을 가르치고 비전을 세우라고 독려하는 까닭도 이들이 최소한 자신의 업을 이끌어나가는 사람이 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다산북스가 그런 인재들과 함께 한국 출판의 발전을 함께 고민하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 잘하는 법

좋은 경영은 구성원들의 자아실현을 돕는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시고 학생 운동도 하신 걸로 아는데, 그 덕에 남다른 경영 철학을 갖고 계실 것 같습니다. 저는 당시 학생 운동과 경영이 똑같다고 느꼈어요. 회사에 경영지원팀, 재무팀, 마케팅팀, 홍보팀, 기획팀이 있는 것처럼 학생 운동 조직에도 비슷한 역할을 하는 팀이 다 있거든요. 단지 경영은 이익을 목표로 하는 반면, 학생 운동은 권력 교체나 사회 정의를 목표로 한다는 점이 달랐어요. 이것은 결국 현대 사회는 조직 사회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을 갖춘 조직이 사회를 운영하는 것이죠. "학생 운동과 회사 경영 모두 조직이 하는 일!" 경영이라 하면 혁신이라는 말이 바로 따라 붙을 정도로 둘이 긴밀해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직이 혁신과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환경이 계속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경영은 변하는 환경 속에서 조직이 가진 자원을 가지고 총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죠. 모든 조직은 살아남기 위해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는데, 그러다 보면 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 문제를 푼다는 것이 바로 위험 속에 기회를 찾아낸다는 것이죠. 조직이 위기에 처해 있을수록 경영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자원은 무엇인지, 다가온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해서 극복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거죠. 혁신이라는 말이 너무 자주 쓰여 하나마나한 말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어렵고 고통스러운 과정 아닌가요? 조지프 슘페터는 케인즈와 함께 경제학의 양대 산맥으로 평가 받던 인물입니다. 그가 제안한 개념 중에 '창조적 파괴'란 말이 있어요. 기존의 주류 시장을 만족시키는 것을 뛰어 넘어 기존 시장을 대체해버릴 정도로 파괴적인 혁신을 이어나가야 기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겁니다. 기존의 것과 다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생존할 수 있는 얘기인데 이런 혁신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죽을 다 벗겨낼 정도로의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슘페터는 그걸 자본주의의 본질로 봤어요. ​"창조적 파괴는 자본주의의 본질이다" 그렇게 변화 속도가 빨라진 만큼 경영자의 자질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네, 그래서 제가 요즘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것이 행복한 경영입니다. 경영자가 행복해야 경영을 잘할 수 있거든요. 독일 경제학자 하노 벡이 쓴 <내 안에서 행복을 만드는 것들>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이 책은 행복을 결정하는 다섯 가지 요소를 설명하는데, 그 첫 번째 요소로 유전자를 이야기합니다. 무려 행복의 50%를 유전자가 결정한다고 합니다. 성격, 기질 등 모든 면에서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순 없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가 건강이고, 셋째가 일과 소득입니다. 그리고 네 번째가 종교, 다섯 번째가 우정입니다. 많은 사람이 관계에 목을 매지만 실제 우리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건 그리 크지 않은 것이죠. 그래서 저도 행복한 경영을 하기 위해 요즘 건강에 가장 많은 노력을 쏟는 것 같습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기초가 되는 육체적·정신적 건강이 가장 중요합니다. 건강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집니다. 다음으로 일의 전문성(경영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미션, 비전,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일)과 소득을 높여주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나머지 종교, 우정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소화하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경영자가 되기 위해선 역시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 것이군요. 결국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인간을 움직이는 동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인 것 같아요. 호모사피엔스를 움직이는 세 가지 동기 중 둘은 동물과 같아요. 생존과 번식이죠.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세 번째 동기인 자아실현입니다. 다른 말로 풀면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고 싶은 욕망이에요. 프로이트가 성적인 만족과 불만족의 문제에 천착했다면, 그의 제자인 아들러는 자아실현에 보다 초점을 맞춰 행복의 의미를 밝혔습니다. 좋은 경영자는 구성원들의 자아실현을 돕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움받을 용기>에서 소개된 공동체 감각이나 타인에 대한 공헌 같은 개념이 여기에서 나온 것이죠? 네, 아들러는 행복이라는 게 존재 그 자체에서 나오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잘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존재함으로써 타인과 소통하고, 타인에게 공헌할 수 있으니까요. 바로 이것이 자아실현인 것입니다.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누군가의 칭찬과 비난에도 휘둘리지 않게 됩니다. 반대로 그러지 못하고 자신이 존재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절대 행복할 수 없지요. 마찬가지로 자신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존재도 귀하게 여길 줄 압니다. 공동체 감각도 그래서 발휘되는 것이고요. "공동체 감각에 대해 말하는 알프레드 아들러" 공헌이나 자아실현은 성과와도 연결되는 개념인 것 같아요. 앞서 소개한 슘페터도 죽기 직전 자신이 사회에 공헌한 바가 적었음을 후회했다고 하는데, 그의 제자인 피터 드러커는 그 말에 큰 감명을 받고 공헌을 인생의 중요한 목표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피터 드러커가 경영학을 창시하고, 조직의 성장을 위해 성과라는 개념을 정리할 때 가장 중요한 과제로 제시한 것이 바로 ‘어떻게 이 사회에 공헌할 것인가?’입니다. 이 문제를 고민한 사람만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좀 더 자세히 풀어주시지요. 성과를 내는 사람에겐 다섯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성과에 대한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려면 성과가 무엇인지 물어야 하는 것이죠. 성과는 모두 이 질문, ‘어떻게 이 사회에 공헌할 것인가?’에서 시작됩니다. 둘째, 인간에게 유한한 시간을 어떻게 공헌하는 데 할애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셋째는 그것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이고, 넷째는 이를 위해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는 자기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죠. 이 다섯 가지를 습관적으로 터득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성과를 내는 사람이 되는데, 역시 핵심은 공헌입니다. 성과라는 게 꼭 생산성 측면에서만 말하는 게 아닌 것이죠? 그렇습니다.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자아실현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돈이 없어 밥을 먹지 못했다면, 다른 배고픈 사람들을 배불리 먹게 하는 것이 최고의 성과입니다. 이를 위해선 내가 가진 권력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하고,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라는 하나의 생산수단을 가져야 합니다. 그 생산수단을 많은 사람이 자아실현을 도울 수 있도록 사용한다면 그것이 바로 큰 성과입니다. "시스템을 갖춘 조직은 그 자체로 최고의 생산 수단이 된다" 아직 좀 추상적인 것 같은데, 성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성과는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첫 단계는 직접적인 매출을 내는 것이죠. 편의점 사업이든 뭐든 일단 매출이 안 나온다면 접어야 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가치를 생산하고 재반복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고, 셋 번째 단계는 인재양성을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피터 드러커는 성과에 대해 굉장히 심플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이것만 제대로 알아도 좋은 경영자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경영자는 이것을 이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성과를 내는 방식을 터득하게 하고 스스로 인재로 성장하게 돕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아는 것과 실제 해내는 건 또 다른 문제일 것 같아요.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사실 2단계인 시스템 구축과 3단계인 인재 양성에 비하면 1단계 매출 만들기는 굉장히 단순한 과제입니다. 핵심은 효율을 효과로 바꾸는 것입니다. 효율은 노동력으로 하는 것이지만, 효과는 시스템과 생각의 힘으로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효율이 근육의 힘으로 하는 거라면, 효과는 근육의 힘뿐만 아니라 창의성까지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또 세 가지가 필요하지요. 첫째, ‘고객의 기대 넘어서기’, 둘째, ‘나를 잃고 일에 전념하기’, 셋째, ‘경쟁자보다 비용을 낮게 통제하기’입니다. 이 세 가지 목표를 통해 효율을 효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주변 얘기를 듣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만 하는 사람에게 기회는 오지 않는다" 실제로는 1단계도 통과하지 못하는 회사나 팀이 태반인 것 같습니다. 그렇죠. 시스템 구축이나 인재 양성까지는 가지도 못하고 매출의 벽을 못 넘어 이직하거나 업을 바꾸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이유는 자기 방식과 취향대로 하기 때문입니다.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먼저 성공한 사람들의 방식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 방식을 이해하면 1단계는 무조건 통과하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로 발전해야 하는데, 끝까지 자기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많지요. 실패도 좋은 교훈이 될 수 있으므로 실패했을 때는 이를 시행착오로 여기고 전략과 방향을 수정함으로써 일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하는데, 계속 실패함에도 자기 고집을 꺾지 않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것이죠. 1단계를 통과한 리더가 2단계인 시스템 구축을 위해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개인의 취향이나 입장에 따라 성과가 들쭉날쭉해지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가 성공한 경험의 가치를 재반복, 재생산하기 위해 좋은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경영이 할 일은 중요한 가치를 규정하고 공통의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어야 합니다. 매뉴얼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조직이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는지 구체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것만으로도 경영의 깊은 단계에 진입한 것이죠. 그리고 단순히 매뉴얼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건 회사가 정한 매뉴얼과 실제 업무 사이에 갭이 있을 때 이를 디테일하게 수정 보완하여 자기만의 노하우와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게 없는 사람은 매뉴얼을 기계적으로 적용할 거니까요. 인간은 마음은 변덕스럽기 때문에 평정심을 유지하고 디테일에 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매뉴얼을 통해 시스템을 구축하면 성공한 경험들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성과의 최종 단계는 인재 양성!" 3단계는 인재 양성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생각보다 한국의 출판사들이 이 부분을 소홀히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인재 양성이 필수적입니다.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뽑아 내부에서 육성하는 것, 다시 말해 누굴 뽑고 어디에서 어떻게 교육하는가가 핵심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 당장의 능력이 부족해도 성장에 대한 욕구와 배워서 인재가 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을 채용하려고 합니다. 이런 인재를 키워내는 과정에서 경영의 최대 성과가 나오거든요. 그러기 위해선 중간관리자들의 역할이 상당히 큽니다. 그들이 일희일비하지 않고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야 꾸준한 인재 양성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최소 3년 정도 조직이 잘 굴러가면 성과를 내면서도 새로운 인재를 키워내는 조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적인 사고로 당장의 문제만 해결하려고 하면 개인의 성장에도 조직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 잘하는 법

마케팅 고수는 저자의 진실한 마음을 전달한다

이번에는 시장조사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가장 기본은 서점 매대에, 그러니까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신간 매대에 있습니다. 매대에 어떤 책들이 놓여 있고 어느 책이 독자의 선택을 받고 있는지 파악하는 겁니다. 먼저 눈과 마음으로 이 책들을 보고 익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책들이 눈과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와야 합니다. 책을 보는 눈썰미와 감각이 몸에 배어야 합니다. 단순히 현 시점의 매대만 보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매대를 구성하고 있는 도서의 구성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히스토리까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 책의 히스토리(운명_책의 삶과 죽음)를 알려면 그 책을 읽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모든 책의 시장조사는 제대로 읽기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래야 한 카테고리가 어떻게 융합화고 분화하는지 눈에 보이고, 앞으로 어떤 책이 시장을 이끌고 갈지 예측이 가능해지기 때문이죠.     "교보문과 광화문점 에세이 베스트 매대! 트렌드가 한눈에 보인다" 대표님도 예전에 마케터 생활을 해보셨는데, 그런 식으로 시장조사를 하셨던 건가요? 네, 저는 이 과정을 ‘책방 순례’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수시로 서점을 한 바퀴 돌면서 각 매대에 어떤 책들이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통째로 외우고 마음으로 느끼는 연습을 10년 이상 반복했습니다. 처음엔 좀 어렵고 귀찮지만, 조금만 하다 보면 출판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 디테일한 사정까지 한눈에 다가옵니다. 동시에 경쟁 출판사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어떤 전략으로 시장에 나서는지 등 각각의 장점과 단점까지 알 수 있습니다. 이게 생활이 되고 체화되면 자연스럽게 매출이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저도 그런 식으로 성장해왔습니다.  "교보문과 광화문점 에세이 신간 매대! 이 중 어떤 책들이 베스트 매대로 올라올까?그게 눈에 보이면 당신은 이미 마케터!" 여러 사람을 만나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특히 판단이 제대로 안 설 때일수록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의문이 생기는 지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해야 합니다. 서점 MD부터 저자까지 가리지 않고 만나야 합니다. 독자와 가장 가까운 서점 직원과 콘텐츠와 가장 가까운 저자의 얘기는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꼭 함께 듣고 동시에 참고해야 합니다. 회사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만으로는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지식의 저주’라는 말이 있듯이 전문가가 될수록 맹점에 빠질 위험을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시장조사를 할 때 자신의 구상을 점검할 수 있는 친밀한 네트워크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 독자의 마음을 미리 알아내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게 시장조사의 목적입니다. 그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한두 번 성공하면 자신감이 많이 생기지만, 어떤 성공도 다음 책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책마다 고유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걸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때 큰 힘을 발휘하는 게 시장조사지요. 콘텐츠에 매몰되어 그 가치를 찾는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찾아야 하니까요. 크리에이티브의 핵심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는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가치의 관점을 확보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도서 출간 후 다양한 행사를 통해 독자와 만나온 <그래서 어디를 살까요>의 세 저자, 서울휘, 아임해피, 빠숑" 저자를 마케팅에 활용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건 뭔가요? 저자의 유명세에 쉽게 업어가거나, 각종 대중 활동으로 독자와의 만남 빈도수를 높이는 것을 저자 마케팅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그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게 있습니다.제가 이 일을 해보니 맑고 진실한 저자의 마음을 전할 때 비로소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자를 마케팅에 활용할 때도 이 진정성을 끝까지 붙잡아야 합니다. 모든 저자에겐 이 책을 집필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습니다. 이 동기가 순수하고 진실하며 시대적으로 의미가 있음을 독자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그게 제가 생각하는 저자 마케팅의 핵심입니다. 아, 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신다면요? <덕혜옹주>가 좋은 예입니다. 당시 모든 사람이 제게 무명작가라 성공하지 못할 거라 이야기를 했어요. 하지만 권비영 작가에겐 같은 여자로서 덕혜옹주를 바라볼 때 느끼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순수한 아픔이 있었습니다. 그 마음이 ‘덕혜옹주’라는 캐릭터와 합쳐지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나온 작가의 말이 “여자로서, 한국인으로서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입니다. 이 부분을 마케터가 발견한다면 작가의 진실한 마음을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겠죠. 아, 역시 어설프게 머리를 쓰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마케팅은 감성을 전달하는 게 핵심입니다. 독자를 감동시키고 마음을 어루만져야 해요. 그리고 그건 책을 쓴 저자들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편집자는 저자의 의미 있으면서도 선한 의도를 찾아내야 합니다. 저자의 내면에 숨어 있는 히스토리를 찾아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로 활용하는 것이죠. 이런 메시지가 있어야 저자 인터뷰 기사가 한 번을 나와도 판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진정성이 없으면 여기저기 노출이 많이 된다고 해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가 없습니다. 머리로 쓴 카피는 절대 독자를 울리지 못합니다. 저자의 진정성 있는 마음, 나아가 그 진정성을 전달 받은 독자의 서평 등을 카피에 활용해야 합니다. 저도 반성이 많이 됩니다. 저자에게도 독자에게도 조금 더 진실성을 갖고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 저자의 온기를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진실된 히스토리를 찾아내 저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면 됩니다. 그렇게 저자의 출간 리스트와 활동이 쌓이면 고유의 브랜드를 갖게 될 겁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저자 브랜딩이니까요. 저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출간 프로세스 전 과정에 저자를 참여시켜야 가능한 일입니다. 집필은 저자가, 편집은 편집자가 식으로 분절되면 저자 마케팅의 여지도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점점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보다 정확한 독자를 겨냥한 마케팅이 가능해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분야별로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 여전히 소설은 불특정다수가 읽는 시장입니다. 그래서 크게 성공하는 책도 많고, 반대로 거의 읽히지 않는 책도 많죠. 출판사 입장에서는 가장 어려운 시장이에요. 뚜렷한 타깃 독자가 보이는 경제경영은 비교적 쉽습니다. 그 지식과 방법을 필요로 하는 독자들이 있다는 게 확인되면 그들을 위해 책을 만들면 되거든요. 물론 타깃이 분명한 만큼 매출의 한계도 분명하지만요.  "마케팅의 고전이 된 <포지셔닝>" 역시 출판도 카테고리나 포지셔닝 전략과 한시도 떨어져서 생각할 순 없는 것 같아요. 런칭에 성공하려면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어야 합니다. 카테고리를 쪼개거나 새롭게 진화시킬 때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포지셔닝이 되지 않은 콘셉트는 인식하지 못합니다. 모임을 가질 때도 ‘술 마시러 가자’에서 ‘오늘은 소주를 마시자’로 좁혀가는 것처럼 모든 것을 카테고리로 사고하거든요. 새로운 카테고리가 등장하면 낯설게 느끼기도 하지만, 인간의 생존 본능이 꿈틀대기 때문에 결국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인식을 파고들 때 마케팅도 성공할 수 있는 거지요. 그러면 마케팅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을까요? 마케팅은 가치를 교환할 상대를 잘 매칭하는 것입니다. 그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겐 아무리 말해도 통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성공률을 높이려면 이 책의 가치를 알아볼 독자를 계속 찾아야 합니다. 이렇게 기본에 집중하면, 구체적인 마케팅 방법에 대해서는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케팅은 속도도 중요한 것 같아요. 신간을 띄우는 적절한 속도 같은 게 있을까요? 저도 예전에는 무조건 빨리 띄워야 한다고만 생각했고, 그래서 모든 마케팅 프로세스를 굉장히 서둘렀습니다. 하지만 일을 좀 하다 보니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빨리 올리면 그만큼 빨리 죽는다는 걸 깨달은 거죠. 분야마다, 또 책의 성격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어쨌든 마케팅은 그 책의 가치에 맞는 속도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독자들이 천천히 붙을 수밖에 없고, 또 그래야 더 많은 독자에게 확장되고 오래 읽히는 책들도 분명 있거든요. "교보문고 광화문점 에세이 스테디셀러 매대. 라이프사이클은 책마다 천차만별이다." 맞는 말씀이지만, 현실적으로 실무자 입장에서는 계속 신간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초기 반응이 미진하면 다음 신간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을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쉽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책의 콘셉트나 퀄리티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책의 가치를 집요하게 찾아내서 독자들에게 다양한 측면에서 어필하는 능력은 약해진 것 같아요. 그만큼 성공시키고자 하는 절실함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속도가 늦고 꾸준하고 집요하게 가치를 어필해야 빛을 볼 수 있는 책들도 있는 만큼 책의 성격에 맞게 다양한 측면에서 마케팅 접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마케팅을 어려워하는 출판인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마케팅은 어렵지 않습니다. 마케팅은 진실한 마음을 전달하는 일입니다. 고객에게 가치를 인정받고 만족스럽게 값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에 그 중요성에 대해선 두말할 필요가 없지요. 중요한 만큼 괜히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그 인식부터 바꿀 필요가 있어요. 나에게 좋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것이라고 편하게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하자고요. 내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가져와 가치를 찾아내고 그것을 고객과 연결시키면 되는 것이죠. 내가 책을 읽으면서 느낀 그 진실한 마음을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이것이 마케팅의 기본 철학입니다.기본 철학을 바탕으로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은 실패를 인정하고, 자신의 결점을 감추는 데 급급하지 않고, 새로운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마케팅의 태도와 행동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그리고 태도와 행동을 익히면 마케팅을 움직이는 구조도 인식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은 브랜드, 제품, 소비자, 세 주체가 삼각형으로 이루어진 구조입니다. 이 세 요소를 모두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대하고 서로 사랑하는 ‘나와 너의 관계’로 만들어 커뮤니케이션을 하려고 노력하면 서로의 관계를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게 됩니다. 이 세 요소가 서로 없으면 살 수 없게 만드는 것, 그리고 이 세 요소가 서로 깊게 이해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마케팅이니까요.

김선식 대표의 출판 잘하는 법

모든 마케터는 진정한 도전자가 되어야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언제나 비용 문제가 따르니 실패를 무릅쓰고 도전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케팅은 새가슴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타깃 없이 무작정 돈을 써서 난사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만 마케팅의 후발 주자는 “도전자는 진정한 도전자가 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태도와 각오(Attitude and Preparation), 마케팅 전략(Marketing Strategy), 마케팅 행동(Marketing Behavior) 이 세 가지는 도전자가 갖추어야 할 마케팅의 3요소입니다. 시장에서 도전자의 입장에 서 있는 조직은 이 세 가지 측면에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브랜드를 압도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도전자는 패배의 쓴잔을 마시게 됩니다. 진정한 도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마케팅은 단지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태도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전자로서 태도와 각오를 점검할 시간!"  그렇다면 도전자들이 마케팅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케팅의 가장 큰 실패 중 하나는 불완전함입니다. 혁신적 사고를 끌어내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가장 좋은 답은 “그것을 원해야 합니다”입니다. 불완전함은 대체로 정신적 각오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실패한 사람들은 충분히 원하지 않는다’라는 지적처럼 도전자들이 실패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진실로 원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진실로 원하지 않는다’는 말은 ‘진실로 원하는 목표가 없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진실로 원하는 목표가 없는 경우는 두 가지 경우입니다. 마케팅에 임하는 태도와 각오가 되어 있지 않는 경우이거나 너무 소극적이거나 패배적으로 마케팅을 바라봄으로써 기회를 포기하는 경우입니다. 당신은 어디에 속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도전자들이 마케팅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합니까? 마케팅에 임하는 태도와 각오는 모든 마케팅의 출발점이며 첫 단추입니다. 마케팅 행동은 마지막 단계입니다. 그 중간에는 마케팅 행동을 이끌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마케팅에 임하는 태도와 각오가 되어 있을 때 도전자는 진정한 도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절반의 도전자가 되려고 하는 것은 절반만 임신하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혼란만을 야기하고 실망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뿐입니다.마오쩌둥이 “모든 반동은 종이호랑이다”라는 글을 썼을 때, 그 말은 ‘겉으로는 강력한 도전자가 되려고 하지만 (근육이 아니라 종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성공하기 위한 진정한 실체가 결여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조직에 이런 종이호랑이가 많을 경우에는 외부와 내부 고객에게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내며 지속적인 모멘텀을 창출하지 못합니다.  "모든 반동은 종이호랑이다"  그렇다면 도전자의 야망은 어떠해야 할까요? “나는 온 세상을 뒤엎을 작정이다”라고 말한 무하마드 알리와 같은 도전정신이 있어야겠지만 도전자가 되는 것은 반드시 1등이 되겠다고 열망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다른 목표들도 그만큼 중요하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전자 브랜드는 이 5가지 지표를 고려하고 그 지표들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입니다.‘주목성(salience), 모멘텀의 느낌(파장), 문화 지형의 일부 되기(대중문화의 일부), 공명(vibrancy), 다른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이 5가지 지표입니다. 도전자 브랜드가 갖추어야 할 5가지 지표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브랜드는 소비자와 시장을 주목하게 만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위한 파장의 느낌이 있어야 합니다. 대중문화의 일부가 되거나 그 지형을 변화시키고, 소비자와 제품이 서로 공명(함께 운다)하게 만듭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브랜드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됩니다. 언제나 도전자 브랜드는 이 5가지 지표를 스스로 창출해야 하고 자신이 만드는 브랜드의 원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진정한 도전자가 되는 길은 도전자 마케팅의 3요소와 5가지의 지표를 실천하는 경우입니다. 도전자가 대충 만든 제품은 대충 죽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도전자가 만든 제품은 기존의 브랜드를 뒤흔들며 그 브랜드를 밀어내고 새로이 영향력 있는 위치를 점유합니다.  "도전하고, 또 도전하라!" 나오는 책이 워낙 많다 보니 마케팅을 노출과 동일어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일단 노출이 되어야 사람들이 책이 나왔다는 걸 알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노출에 목을 매는 것 같아요. 정확히 조준이 되지 않았다면 대부분의 노출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많이 보인다고 많이 팔리는 건 아니거든요. 중요한 건 고객과의 접점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독자층을 확장해 나가는 건데, 그러기 위해선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필요합니다. 그게 우선이자 기본이지, 노출은 그다음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본질적인 걸 놓치고 노출에만 목숨을 걸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과는 나오지 않습니다. 도서에 맞는 타깃 광고 플랫폼을 찾아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한 번 던져보고, 그 메시지가 통한다고 확인이 되면 그때 더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면 됩니다. 통하지 않았다면 메시지를 섬세하게 가다듬으며 적중률이 높은 메시지를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먼저 메시지를 찾고 노출을 확장해야 합니다.  "It's target, stupid!"   역시 마케팅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니에요, 마케팅은 어렵지 않습니다. 굉장히 심플한 거예요. 고객의 목마름만 생각하면 됩니다. 그 영혼의 목마름이 결국 책을 사게 하거든요. 책을 마음의 양식이라고 말하는 건 의례적인 수사가 아닙니다. 실제로 좋은 책을 많이 읽으면 정신이 강해지고, 삶에 자신감이 생기며, 새로운 관점이 트이고, 살아갈 용기를 얻습니다. 지금의 나를 깨고 달라진 나로 거듭나게 됩니다. 독자의 목마름을 이해하면 뭘 해야 할지 어떤 매체를 선정하고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지 저절로 답이 보입니다. 먼저 독자의 목마름이 나의 목마름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우리 삶과 일상에서 관심과 호기심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럼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뭘까요? 무사안일주의(無事安逸主義)입니다. 모든 게 패턴화되어 그냥 하던 대로 일이 흘러가게 두는 행위죠. 그런 소극적인 태도가 크리에이티브의 가장 큰 적입니다. 마케팅을 그냥 일로 받아들이면 경력이 아무리 쌓여도 성장하지 못합니다. 항상 깨지면서 새로운 나로 거듭나고, 마케팅 성공률을 높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해내려면 이 무사안일주의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마케팅의 최대 적은 무사안일주의!"   마케팅을 일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삶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완전히 내 것으로 체화해야 성장할 수 있겠군요. 본질적으로 사람의 인생은 일과 떨어질 수 없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일을 위해 쓰고 있기도 하고요. 그러니 일의 본질과 마주하고 계속 성장하고자 하는 자기 의지와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시간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다는 식의 전통적 노동관으로는 갈수록 출판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마케팅에 있어서도 그 본질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는다면, 계속 시간이 모자라고 허둥대기만 하겠지요. 먼저 마케팅의 3요소(태도, 전략, 행동)와 5가지 지표(주목성, 모멘텀, 문화지형, 공명, 브랜드)를 내 것으로 체화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한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 잘하는 법

모두 마케터가 되어 새로운 기회를 찾아라

다산북스는 ‘마케팅이 강한 회사’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여기에 동의하시는지, 왜 이런 평가를 얻게 되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그런 평가를 다산북스가 시대의 변화를 잘 읽고 시대와 함께 호흡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고객의 가치를 중시하고, 고객이 진실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며, 이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해왔다는 얘기지요. 이렇게 되면 변화하는 트렌드를 주도하는 출판사가 될 수 있고 ‘마케팅이 강한 회사’라는 인식을 주게 됩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써도 단지 판매량만 늘릴 뿐 트렌드를 주도하지 못하면 이런 인식을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다산북스는 오늘도 독자가 진실로 원하는 책을 만듭니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마케팅도 그렇고 모든 건 수많은 실패를 통해서 학습되는 겁니다. 실제로 고객과 책의 가치를 연결시키려면 실패를 통해 계속 메시지를 디테일하게 가다듬는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마케팅의 핵심은 고객과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모든 관계는 신뢰를 기반으로 합니다. 신뢰를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고, 이 관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때 충성 고객이 생기는 겁니다. 그제야 비로소 브랜드의 힘이 확보되는 거죠. 왜 브랜드의 힘이 그렇게 중요한 걸까요? 사람들은 브랜드 그 자체가 아닌 브랜드가 갖고 있는 사회적 가치나 이미지를 소비합니다. 고객의 신뢰를 얻은 브랜드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되고, 브랜드의 가치를 쌓아가며 역사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게 됩니다.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적이 바로 이런 강한 브랜드를 갖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래서 편집자와 콘텐츠개발팀장들은 책임감과 자긍심을 갖고 브랜드 가치를 창조하는 데 온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 피터 드러커가 부릅니다 "마케팅은 아무나 한다~ 어느 누가 어렵다 했나~"    마케팅은 마케터의 일이 아니라 전 직원의 일이라고 하는데, 그 의미에 대해 짚어주세요. 피터 드러커의 말인데, 마케팅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한 부서나 특정인에게만 맡길 수 없다는 뜻입니다. 피터 드러커가 내린 마케팅의 정의가 ‘세일즈를 필요 없게 만드는 것’이란 사실을 떠올리면 더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그러니까 삶 속에서 새로운 기회와 아이디어를 찾으려는 다양한 노력을 모두가 해야 되고 거기에서부터 마케팅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죠. 그럼 새로운 기회와 아이디어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먼저 아이디어에 대한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아이디어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거나 찾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이 세계를 변화시키려고 하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것이지요. 사람들에게 어떤 미해결된 문제가 있는지, 어떤 삶의 변화를 원하는지 등을 꾸준히 살펴야 하는데 저는 여전히 그런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가장 좋은 매체가 종이 신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기자들이 새로운 기회나 아이디어는 물론 저자들까지 발굴해서 매일 전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는 여전히 종이 신문을 읽는다" 편집자에게는 누구와 작업을 할지 고민하는 것부터 마케팅이 시작되는 것이겠네요? 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편집자 면접을 볼 때 ‘누구(어떤 작가)와 작업을 하고 싶은가’를 꼭 물어봅니다. 이 질문에 대해 자기 생각이 없다면 그냥 일을 위한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절대 브랜드를 창조할 수가 없습니다. 자신만의 카테고리 브랜드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이끄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려는 인식과 철학을 갖고 있는 저자라면 그런 편집자와의 만남을 반가워하지 않을 리 없겠죠. 이런 만남이 일상이 되어야 그 팀이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고 강력한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관심과 호기심, 의지를 말씀하셨는데, 또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게 뭐가 있을까요? 마케팅은 의지에서 시작되고 실행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자기 머릿속에만 있는 정보나 계획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켜야 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실행하면서 현실과의 갭을 줄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때 실패는 피할 수 없습니다. 실패가 두려워 실행하지 않는다면 현실의 갭을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새로운 사고는 자신의 실패를 찬찬히 성찰하고, 때로는 극단적으로 파고들어서, 새로운 답을 찾으려는 ‘지속적인 노력’에서 나옵니다. 지속적인 노력을 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다산북스는 실행하고 실패하고 다시 피드백하면서 배우는 시스템 속에서 변화하려는 의지를 키우는 방향으로 계속 성장해왔습니다. 기회를 찾는 것의 의미에 대해 조금 더 짚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기회를 찾는 것은 한마디로 현재 소통되고 있는 것들 중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가치가 있는 정보를 알아채는 능력입니다. 이것을 인사이트, 즉 통찰력이라고 합니다. 통찰력을 간단하게 말하면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출판은 시대정신과 떨어질 수 없는 것이죠. 모두가 마케터가 되어야 한다는 말의 의미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세상을 이끄는 시대정신은 모두가 함께 읽어내야 합니다.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세상을 유심히 관찰하라, 그러면 기회가 보일 것이다" 기회를 찾기 위해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면 자신의 선입견과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자신의 생각에만 갇혀 있으면, 기회가 있어도 발견하지 못하니까요. 기회는 도처에 널려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의지와 철학, 가치를 가지고 끊임없이 세상을 유심히 들여다보면(관찰) 그 기회들이 우리 가슴에 다가옵니다. 이런 과정의 느낌과 감각은 누가 대신 해줄 수 없는 일이에요.세상을 유심히 들여다보는(관찰) 사람은 세상에 관심과 호기심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어디에 가고, 어느 공간에 서 있더라도 수주작처(隨主作處, 어느 곳에서든 주인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의 자세로 임합니다. 곧 이르는 곳마다 주인으로 서 있기 때문에 어떤 변화든 관심과 호기심으로 대상으로 받아들입니다. 이처럼 마케팅은 언제나 수주작처의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볼까 합니다. 출판의 경우 보통 서점 내 마케팅과 서점 밖 마케팅으로 구분을 많이 하는데, 각각의 역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책은 결국 서점이라는 채널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서점 영업의 중요성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마케팅을 전쟁에 비유한다면 서점이 독자들과 만나는 그 최전선이겠죠. 한마디로 서점 영업은 보병끼리 맞붙은 백병전입니다. 결국 승부는 여기에서 결정이 나는 거죠. 서점 밖 마케팅은 공중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서점 내 영업을 지원하기 위해 신문이나 포털, SNS에 도서를 노출하고 광고하는 것이죠. 인터넷 서점 예스24 오늘의 책으로 노출된 [왜 유독 그 가게만 잘될까] 흥미로운 비유입니다. 그럼 백병전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건 뭘까요? 핵심은 경쟁 도서, 경쟁 출판사와의 점유율 싸움입니다. 온라인 서점 웰컴 노출부터 오프라인 서점 매대 확보까지, 결국 독자들에게 얼마나 자주 발견되느냐가 백병전의 성적표를 결정합니다. 물론 이건 억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시대정신을 읽고 기회를 포착하여 좋은 콘셉트의 책을 만들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서점 MD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출판사나 브랜드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요. 지난 번 인터뷰 주제였던 광고가 공중전의 백미인 것 같은데요, 공중전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건 뭘까요? 출판사 창업 초기에는 서점과의 관계도 형성되어 있지 않고 신뢰도 별로 없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백병전보다는 공중전에 더 무게를 둬야 했습니다. 실제 다산북스도 과거에는 공중전에 훨씬 더 큰 비중을 두었습니다. 저자를 TV나 라디오에 내보내고, 신문에 책 광고를 하는 일이 모두 여기에 포함되는 것이죠. [스님, 어떤 게 잘 사는 겁니까] 출간 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명진 스님 ​사실 이 공중전이 훨씬 위험 요소가 많고 실패할 확률도 높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규모와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백병전의 비중을 키우게 되죠. 다산북스도 과거에는 공중전에 능했는데 현재는 채널 중심으로 마케팅을 이동했습니다. 그 결과 전체적인 매출은 예전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나오게 되었지만 대형 셀러가 잘 안 나온다는 아쉬움이 항상 따릅니다. 모든 것에는 일장일단이 존재합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 잘하는 법

광고, 팔지 말고 감동을!

1~4회차 인터뷰에서 저희가 책의 상품력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다면, 이번 인터뷰에서는 광고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우선 대표님께서 정의하시는 광고력의 의미에 대해 간단히 짚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첫 번째가 상품력인데, 쉽게 말해 좋은 컨셉과 알찬 내용을 뜻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가 판매력이죠. 소비자가 언제나 편하게 살 수 있는 유통의 힘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가 바로 오늘 얘기 나눌 광고력입니다. 홍보와 광고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한마디로 이런 좋은 책이 나왔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알리는 행위죠. 어떤 상품이든 이 세 가지 힘이 모두 잘 발휘될 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언뜻 아무럴 것도 없는 평범해 보이는 광고가 사람들의 가슴을 때리기도 한다. 사실 어느 조직이든 개발과 영업을 필수역량으로 삼지 홍보와 광고는 그 다음으로 중요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상품력을 갖는 게 기본 요소라면 광고력을 갖는 건 최대화 요소니까요. 가만히 두면 3만 부 팔리는 책을 30만 부 파는 게 광고력의 역할입니다. 베스트셀러 출간을 목표로 하는 상업출판사라면 이 최대화 요소의 중요성을 절대 간과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출판인으로서 광고에 접근하는 기본적인 태도는 어떠해야 할까요? 광고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결핍을 찾아 숨은 욕망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희로애락애욕에 대한 이해가 필수입니다. 특히 24절기마다 달라지는 니즈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24절기라고 표현했지만 이 안에는 단지 계절에 따른 니즈 변화뿐만 아니라 어버이날, 명절, 연말연시 등 시기별 특수성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런 시점에 본질적으로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광고를 해 소통이 원활이 이루어지면 크게 성공하는 것이죠.  크리스마스엔 오베 할배도 선물이 된다! 역시 공급자 입장에서 상품의 장점만을 나열하는 건 하수의 전략인 거죠? 그렇습니다. 타깃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그저 일방적으로 상품을 소개하는 건 광고가 아니라 자기 자랑에 불과합니다. 당연히 독자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광고 매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한 줄 카피의 힘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어떤 카피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카피인가요? 우선 책이라는 상품의 특수성으로 인해 이미지 광고가 아닌 콘텐츠 광고가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신문 기사형 광고, 카드뉴스 광고, 북트레일러 등 광고는 그 자체로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선 한 줄 카피는 이 광고 콘텐츠 전체를 읽거나 보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다산북스에서 나온 책들 중 광고의 힘이 가장 성공적으로 먹혀들었던 사례 세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조선 왕 독살 사건>의 한 줄 카피는 “조선 왕 4명 중 1명이 독살당했다”였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전달해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죠. 기존의 남성 역사 독자층뿐만 아니라 새로운 독자까지 발굴한 힘 있는 카피였습니다. 하루에 몇 천 권씩 팔릴 정도로 효과가 좋았지요. <리버보이>의 한 줄 카피는 “<해리포터>를 누른 최고의 성장소설”이었습니다. 실제 <리버보이>가 <해리포터>를 누르고 카네기 메달을 수상했거든요. 그러니까 팩트를 말하면서도 우리의 경쟁 상대는 해리포터임을 선언한 것이죠.  이때 청소년소설 시장이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덕혜옹주>의 한 줄 카피는 “당신이 한국인이라면 이 여자를 기억하라”였습니다. 어린 소녀의 사진 한 장과 함께 등장한 이 카피는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당신이 2010년 초 한국에 있었다면 이 광고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으니 좀 알 것 같아요. 멋을 부린 말이 아니라 그 자체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콘텐츠였던 거네요? 네, 그리고 무엇보다 광고의 기본은 진실성이란 걸 기억해야 합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감동이 있어야 상품 구매로 이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신문광고에서도 이미지 광고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기사형 광고로 거의 다 대체되었는데 시대적인 변화와도 상관이 있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 신문 서평기사의 힘이 약해진 데 따른 결과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이미지 광고가 힘이 있었던 이유는 신문 서평기사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입니다. 좋은 서평을 이미 읽은 독자라면, 그 내용을 상기시켜줄 수 있는 이미지 광고가 위력이 있었거든요. 또 매체 영향력이 컸던 만큼 광고를 여러 번 시도할 수 있는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기대하기가 힘들지요.    10년 전엔 신문에서 이런 이미지 광고를 많이 했다. 그런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대응한 출판사가 바로 다산북스이지요? 다산북스, 위즈덤하우스, 쌤앤파커스가 콘텐츠 광고로 시장 확보에 성공한 대표적인 출판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2000년대 초중반 창립한 수많은 출판사 중 이 세 회사만이 현재 메인 출판사가 되었습니다. 다산북스의 경우 10년 넘는 기간 동안 신문광고에만 200억 넘게 투자를 했습니다. 무수한 실패를 거듭하며 값비싼 훈련을 받은 것입니다. 좋은 광고를 쓰기 위한 노력은 결국 독자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이어져 도서 기획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신문 매체의 영향력이 많이 줄었고, 앞으로도 더 줄어들 거라는 전망이 많은데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까요? 두 가지 방향으로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먼저 새로운 영향력을 가진 매체에 끊임없이 도전해야 합니다. 매체가 바뀌고 형식은 바뀌더라도 콘텐츠 광고의 핵심은 변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매체와 광고 플랫폼에 적응하는 걸 귀찮아하는 순간 금방 도태되겠지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여전히 신문을 읽는 독차층이 분명히 있으니 그들을 위한 책을 전략적으로 개발해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써먹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독자층에 따라 주요 광고 매체를 선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카드뉴스라는 새로운 광고 형식이 이렇게 성공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그만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모두 모바일 기반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카드뉴스라는 형식 안에서도 유행이 굉장히 빨리 바뀌고 있음을 알아채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초기엔 사진 이미지가 대세였지만, 계속 반복되다 보니 식상해진 느낌이 생겼지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일러스트 이미지가 새로운 대세가 되었습니다. 특히 손으로 그린 따뜻한 그림에 사람들이 마음을 빼앗겼지요. 또 20~30대가 반응할 수 있는 남녀 문제의 이야기, 관계에 얽힌 이야기 등이 공감 있게 표현된 콘텐츠가 특히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매체나 광고 형식이 뜨면 특정 독자들의 유형에 대해 깊이 이해할 기회가 생깁니다.     예민녀와 둔감남의 사랑을 풀어 엄청난 호응을 얻은 소행성책방 카드뉴스. 따뜻한 일러스트, 관계에 기반한 스토리 전개... 소행성책방이 대표적인 예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독자들이 결핍되어 있던 부분을 정확히 알고 거기에 부응하는 콘텐츠를 제작했기에 성장 속도가 이렇게 빠를 수 있었습니다. 보다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다루면서도 패턴화되는 것까지 극복하면 앞으로도 몇 배나 더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유튜브 방송 김미경TV에 출연해 많은 독자들에게 재발견된 켈리 최 회장님의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매체로서 유튜브의 성장세도 놀랍습니다. 유명 유튜버가 책을 소개한 것만으로 베스트 순위에 진입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런 변화를 겪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변화의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변화에 극심한 두려움이 몰려올 때가 있는데, 그건 내가 그 변화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변화의 한가운데에 들어가다 보면 어느새 그게 일상이 되어 있습니다. 제 생각엔 이제 유튜브 콘텐츠를 준비하는 하나의 팀을 생성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유명 유튜버들을 통한 책 홍보 및 광고는 물론이고 자체 채널을 가지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유튜버처럼 새로운 영향력을 지닌 인플루언서들은 저자로서도 적극 섭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매체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채널을 발굴하려는 도전 정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광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바로 그 테스트 정신입니다. 이익 관점에서만 생각하면 그런 도전과 실패를 용납할 수 없게 되고, 그럼 새로운 채널 발굴도 어려워집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건 성공한 책의 히스토리를 조사하는 겁니다. 어떤 책이 어떤 매체를 통해 독자를 확보했는지, 그 매체에서 어떤 접근으로 독자들을 설득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연구만 어느 정도 되어 있으면 자신의 책을 어떤 매체를 통해 어떻게 알릴지 그림이 그려집니다. 그 정도의 책임감과 주도성이 출판인 모두에게 요구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광고라는 게 결국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비용 통제의 원칙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단순히 비용을 아끼는 것보다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가장 훌륭한 비용 통제라고 생각합니다. 일에 몰입하여 전념하고,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것, 바로 이 기본에 집중하는 게 출발점입니다. 한편으로는 크리에이티브라는 게 원래 온갖 제약과 낮은 비용에서 탄생하는 만큼 언제나 경쟁자보다 적은 비용을 쓰도록 통제하는 것도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어떤 광고가 먹혔을 때는 절대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고 폭격하듯 모든 걸 쏟아 부어야 합니다. 우스갯소리로 ‘저 사람 미쳤나’ 하는 소리가 나와야 대박이 터집니다. 인간 욕구와 결핍에 대한 이해와 도전에 대한 절실함만이 이런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 잘하는 법

디자인은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과의 싸움

좋은 디자인이라는 게 사실 직관적으로 판단되는 거라 말로 설명하기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상업 출판에 있어 좋은 디자인의 의미에 대해 짚어주실 수 있을까요? 좋은 디자인과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은 떨어질 수 없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create)는 뜻인데, 성경 창세기에서 유래한 단어죠. 그런데 여기 곱씹어봐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라는 말이 일곱 번 반복됩니다. 그저 천지를 창조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만들고 보니 하나님이 보기에 좋았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객이 곧 하나님이기 때문에 뭐든 고객이 보기에 좋게 만들어야 합니다. 고객의 삶을 향상시키고 고객의 개성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런 좋은 디자인은 결국 좋은 디자인 철학에서 나옵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중 일부! "보기에 좋았다"는 것이 핵심 그럼 디자인 철학의 핵심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위대한 예술가들은 시대정신을 구현하지요. 기능적인 디자인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나 시대성을 먼저 생각하고 이를 어떻게 구현할지를 깊게 고민하는 디자이너는 업계 전체를 이끌고 가는 힘을 가집니다. 디자인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건 역시 ‘어디선가 본 듯한 디자인’일 텐데, 수많은 책이 쏟아지는 시장에서 그걸 피하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대중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카테고리를 벗어나면 안 됩니다. 자기만족에 빠진 독특한 디자인을 좋은 디자인이라고 할 순 없으니까요. 시대성을 구현하는 보편성과 대중성 확보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중요한 건 역시 어떤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안목과 카테고리 1등 상품을 넘어서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의지와 철학입니다. 이런 걸 의식하지 못한 채 작업하면 너무 비슷한 인상을 주는 책이 탄생합니다. 식상한 상품에 매력을 느낄 만한 고객은 많지 않지요. 그러면 트렌드를 벗어나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하려는 노력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그런 천재적인 디자이너도 있습니다. 이런 디자이너들은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물론 시대와도 불화를 빚기도 하지요. 작업하는 과정에서도, 설득과 소통에 있어서도 엄청난 에너지를 쓰게 되므로 즐거움보다는 고통을 동반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쉽지 않은 길이므로 존경 받아야 마땅합니다. 매일 창조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디자이너!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가 하나의 표지를 새로워 보이게 만드는 걸까요? 표지 디자인은 결국 레이아웃과 이미지 싸움입니다. 색다른 레이아웃과 이미지를 찾아야 컨셉의 임팩트 있는 표현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앞표지뿐만 아니라 책등과 뒤표지까지 입체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꽤 넓은 공간인데, 모든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책의 디자인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텍스트도 중요한 요소 아닌가요? 네, 그런데 표지 디자인에 있어 텍스트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그 자체로 중요하다기보다는 구현하려고 하는 디자인에 그 텍스트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혹은 방해가 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가장 조심해야 할 건 메시지의 반복입니다. 제목부터 카피까지 계속 동어 반복만 하고 있다면 그 책은 전혀 새로워 보일 수가 없습니다. 디자이너는 방해가 되는 텍스트, 동어 반복이 되는 텍스트는 과감하게 걸러낼 줄 알아야 합니다. 편집자의 영역이라고 선을 그어 소극적으로 작업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디자인도 결국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봐야하는 거죠?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타깃 독자를 정확히 이해하는 게 필수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위선이나 과장을 걷어내고, 있는 그대로의 특징이나 개성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과장하려고 힘을 쓰는 순간 강약조절에 실패해 전체적인 조화가 깨집니다. 그러면 커뮤니케이션에도 실패할 수밖에 없지요. 미적으로 좋아 보이는 디자인 역시 그 핵심은 다양하게 해석되는 조화로움에 있습니다. 조화를 잘 이뤄 아름다움을 획득한 디자인이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여백의 미를 잘 살린 표지 <문장의 온도>와 <서툰 감정>   여백의 미를 잘 살린 표지 <문장의 온도>와 <서툰 감정> 대표님께서 평소 비움의 미학을 말씀하시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하는 거겠죠? 새로운 것이 보이지 않는다면 일단 버려야 합니다. 그러면 버리는 것 속에 여백이 생기는데, 여백을 있는 그대로 보면 그제야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여백의 미가 표지를 감각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지요. 시장 전체를 꿰뚫어 보는 눈을 갖고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수준이 여기까지 올라온다면 그 다음의 길은 금방 열립니다. 외부의 새로운 현상이나 느낌이 내 안으로 들어와 울림을 주는 걸 저는 ‘인사이트’라고 부릅니다. 비우지 않고 이것저것 채우기만 한다면 이런 순간은 절대 오지 않습니다. 편집자와 디자이너 모두 상대와 소통하는 걸 많이 어려워하는데 좋은 팁 같은 게 있을까요? 편집자는 책 컨셉의 방향성을 디자이너에게 충실히 설명해야 합니다. 사실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만 서로 이뤄져 있으면 문제의 절반은 해결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컨셉 방향성을 이해한 디자이너는 그 카테고리 내의 다른 책을 분석하고 그 중 가장 뛰어난 책을 뛰어넘으려고 하면 됩니다. 뛰어넘는 지점의 핵심을 자기 스타일로 새롭게 소화하는 것이죠. 중요한 건 솔직한 의견을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디자이너도 컨셉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면 편집자에게 제목이나 카피를 다시 뽑아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방향에 대한 동의만 되어 있으면 감정을 다치게 하지 않고도 충분히 솔직하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시안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마케터나 편집자의 특정 요구가 제약 조건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인식의 차이인 것 같은데 그걸 제약조건으로만 받아들이면 스스로 한계에 갇히는 겁니다. 사실 창의성은 그런 제약조건이 있음에도 그걸 풀어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때 발휘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마케팅적인 요구가 있어 그것을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이 생각한 본질적인 힘을 구현할 때 좋은 디자인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리커버가 유행하는 것만 봐도 디자인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출판계 리커버 열풍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리커버는 출판계가 새롭게 찾은 마케팅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서정가제 이전에는 가격을 반값으로 낮춰 구간을 재활성화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디자인을 통해 구간을 재활성화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독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소수를 위한 소장용으로 머무르는 걸 뛰어넘어, 새로운 발견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그림까지 그리고 있어야 합니다. 여름 특별판 겨울 특별판 작년 다산북스의 경우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가 여러 번의 리커버로 계속 독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았지요?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의 경우 여름 시즌과 겨울 시즌에 각각 특별판을 냈습니다. 중심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디자인에 변화를 줌으로써, 가치를 확대하는 데 성공한 것이죠. 또 굿즈나 패키징으로 원텍스트가 줄 수 없었던 가치도 재발견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가치를 계속 창조했기에 독자들도 호응을 해주었던 거죠. 이미 그 책을 갖고 있지만 또 새로운 디자인의 책을 구입하는 독자도 많았다고 합니다. 디자인의 힘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보노보노의 인생상담>도 출간 두 달도 안 돼 표지를 바꾸었습니다. 보노보노 책은 파란색이어야 한다는 안전주의 때문에, 신간이 나왔음에도 새 책처럼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차별화가 잘 안 되었던 겁니다. 그래서 새로운 노란 표지로 독자들에게 다른 가치를 주고자 했습니다. 이번 노란 표지는 봄 시즌용이므로 여름이 다가오면 또 여름 시즌용으로 바꿔주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책의 중심이 되는 메가 컨셉을 지키면서 디자인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면 매출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상큼한 노란 옷을 새롭게 입은 <보노보노의 인생상담> 다산북스는 블로그 표지 투표를 통해 독자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있습니다. 투표를 시작하신 계기가 있으신지, 독자 의견을 얼마나 수용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블로그 표지 투표는 단순한 인기투표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독자의 무의식을 살펴 독자가 어떤 것을 욕망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독자들이 자신이 느낀 바를 가감 없이 적은 댓글을 살펴보면 어떤 지점에서 끌려하고 어떤 지점에서 반감을 갖는지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은, 진짜 좋은 표지가 나오면 표가 일방적으로 몰린다는 겁니다. 결과가 비슷비슷하게 나왔다면 아직 컨셉 구현이 덜 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보통 도전하지 않고 안전하게 갈 때 이런 결과가 많이 나옵니다. 그러므로 결과가 비슷하게 나온다면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표지 디자인에 비해 덜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기 쉬운 본문 디자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국 출판 디자인을 선두에서 이끈 정병규 디자이너의 철학이 생각납니다. 그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읽히는 본문의 힘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자간, 행간, 여백, 서체, 글자 크기, 색깔 등이 모두 조화를 잘 이뤄야 가독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거든요. 표지와 달리 눈에 바로 보이는 요소가 아니라 쉽게 간과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짜임새 있게 만든 책들을 보면 결국 좋은 본문 디자인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사진이나 그림이 많은 책의 경우엔 그런 이미지와 텍스트가 함께 숨을 쉬는 것처럼 느껴져야 합니다. 기본기가 탄탄한 출판사일수록 본문 디자인 완성도가 더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나온 다산북스 책 중에 대표님이 디자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책 한 권만 골라주세요. 개인적으로 <백석평전>을 꼽고 싶습니다. 책등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그 공간을 충분히 잘 살렸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서점에도 다른 책들과 달리 평면 이미지가 아닌 입체 이미지를 걸어두었습니다. 이처럼 개성이 숨 쉬는 디자인만이 책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 잘하는 법

컨셉에 충실한 편집의 모든 것

​출판 비즈니스에서 컨셉이 뭐기에 그렇게 중요한가요? 지난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컨셉(Concept)은 차별화된 아이디어(Idea)에 베네핏(Benefit)이 더해진 개념입니다(C=I+B). 새로운 아이디어로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힘(효용)이 바로 컨셉에 있지요. 그만큼 컨셉은 사람들을 주목시키고 사회를 이끌어나가고 변화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군부 독재시절에는 “군부독재타도, 민주주의 쟁취!”라는 한마디가 그런 힘을 지닌 강력한 컨셉이었습니다. 출판에서의 컨셉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책을 많이 안 읽는다고 하지만, 여전히 시대정신을 읽는 좋은 컨셉의 책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우리 사회를 이끌고 나갑니다. "군부독재타도"라는 강력한 컨셉! 그렇기 때문에 컨셉력이 곧 편집자의 핵심 역량인 것이겠죠? 맞습니다. 달리 말하면 컨셉은 창의적인 사고의 핵심 결과물인 것이죠. 성공하는 개인이나 조직을 보면 모두 어떤 일을 하건 컨셉부터 잡고 시작합니다. 특히 다른 콘텐츠와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요즘에는 컨셉의 우위성과 차별성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제목이 곧 컨셉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해도 될까요? 쉽게 말하면 제목은 컨셉의 화룡정점입니다. 컨셉을 한 마디 혹은 한 줄로 표현한 것이 제목인 것이죠. 그걸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 카피고, 임팩트 있게 표현한 것이 이미지이고 디자인입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추상적인 컨셉을 선명하게 눈에 보이게 하는 게(물성화) 제목+카피+디자인인 것이죠. 좋은 컨셉을 구상할 때 가장 고민되는 것이 어떻게 트렌드에 올라타면서도 새로워 보일 수 있는가입니다. 트렌드에 올라타면 기존 책의 반복 같고, 무작정 새로우면 트렌드와 벗어나 있는 것 같으니까요. 좋은 지적입니다. 컨셉의 위대함이 바로 그 지점에 있는 것입니다. 트렌드에 빗겨나 있는 책은 사람들이 잡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그 흐름을 내 것으로 만들 줄 알아야 합니다. 문제는 질문해주신 것처럼 그러면서도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겠죠. 차별화는 새로움과 다양성에 나옵니다. 요즈음에 ‘페미니즘’이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즘’이라는 트렌드를 어떻게 다양한 의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논의 새로운 생각들을 살펴보고 찾다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컨셉을 발견하게 됩니다. 좋은 컨셉이냐 아니냐의 판단 기준도 컨셉의 적합성(우위성)과 차별성에 있습니다.  ​트렌드를 만들었던 가상화폐 카테고리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까요? 핵심은 타깃 독자에 대한 철저한 관심과 이해로부터입니다. 피상적으로 20~30대 여자가 사겠지, 라는 정도의 독자 분석으로는 좋은 컨셉이 나올 수 없습니다. 이 책을 누가 읽고 어떻게 삶이 변할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볼 줄 알아야 합니다. 독자와 동떨어지면 그저 원고에 매몰되어 기계적으로 책을 만들게 됩니다.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깊게 고민하지 않게 되지요. 역시 가장 중요한 건 독자군요. 그 다음으로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독자를 파악했다면 현재 그 독자들이 어떤 책을 사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능가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건지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가 개발할 신간은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야 하니까요. 자기 색깔이 강한 편집자가 많은데, 이 작업에 있어서만큼은 자기 취향보다 시장을 신뢰해야 한다는 걸 명심하길 바랍니다. 평소에 컨셉력을 기를 수 있는 특별한 노하우 같은 게 있을까요? 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이 팔리는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서점에는 분야별로 베스트셀러 매대와 신간 매대가 다 있습니다. 여기에 어떤 책들이 판매되고 있는지 다 외우고 있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어떤 책들이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그런데 책을 만드는 사람들도 시장에 어떤 책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자기 취향에 걸리는 것들만 보기 때문인데, 그러면 당연히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산북스가 지향하는 카테고리 전략의 출발이 바로 이 지점에 있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서점이 나눠놓은 분야를 뛰어넘어 계속 생성되고 분화되는 시장의 진짜 카테고리를 끊임없이 읽어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페미니즘 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카테고리를 형성했는데, 이것이 계속 진화해서 ‘아들 성교육’ 세부 카테고리 시장까지 만들었습니다.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이 세부 카테고리를 개척한 셈이죠. 트렌드를 내 것으로 만들면서 새로운 제안으로 시장을 이끈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가 많지 않은 조그만 카테고리가 분야 전체를 집어삼키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기회는 언제나 그런 시장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투’ 및 '대화법' 카테고리가 그렇습니다. 자기계발 분야 안에 작은 카테고리로 여겨졌던 시장이 자기계발 분야 전체를 장악했습니다. 이런 흐름을 읽기 위해서는 책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줄 알아야 하고 언제나 내가 알고 있는 게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언제든 선입견에서 벗어날 준비를 하고 있어야 새로운 기회가 눈에 보이는 것이죠. 역시 경쟁도서 분석은 한시도 게을리 하면 안 되겠습니다.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카테고리 분야의 책 10권만 읽어도 책을 만드는 수준이 달라집니다. 그것도 최근에 두각을 나타난 책을 읽으면 좋습니다. 그리고 그 분야의 스테디셀러도 검토해서 꼭 읽어야 합니다. 스테디셀러는 그 타겟 독자들의 수준을 결정합니다. 자동차도 스마트폰도 모두 경쟁사의 제품보다 더 좋은 걸 만들기 위해 애쓰면서 지금 수준까지 올라온 겁니다. 출판 편집자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점 방문과 베스트셀러 분석은 편집자의 숙명 컨셉을 충실히 구현해야 하는 표지문안 쓰기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표지대지 컨펌을 하실 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시나요? 한마디로 말하면 완성도와 통일성입니다. 전체적으로 조화를 잘 이룬 표지문안이면 합격입니다. 가장 주의를 해야 할 부분은 동어반복이 있어서는 안 되고 군더더기 없이 핵심을 정확히 찌르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심플한 솔루션과 메시지가 드러나야 독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표1부터 표4까지 각각의 역할에 대한 대표님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표1(앞표지)은 품격 있게 세일즈를 하는 공간입니다.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표1에 담는 건 현명한 전략이 아닙니다. 너무 정보가 많으면 집중이 잘 되지 않습니다. 여백이 필요합니다. 그런 정보는 표4(뒤표지)에 담아야 하는데 이때에도 하나의 완결된 스토리처럼 읽혀야 합니다. 표2(책 앞날개)의 역할은 여럿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저자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띠지는 철저히 광고지면이라고 생각하고, 광고 카피를 써야 합니다. 이 역할들이 제각기 조화를 이루면서 반복하지 않아야 좋은 표지문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라이팅이나 윤문 같은 본문 편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많은 편집자가 리라이팅과 윤문에 많은 공을 들입니다. 편집자의 실력이 갈리는 중요한 업무 스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고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게 바로 원고 디렉팅입니다. 원고를 고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니 처음부터 좋은 원고가 나올 수 있도록 디렉팅을 잘해야 하는 것입니다. 저자 역시 좋은 디렉팅을 하는 편집자를 귀신처럼 알아보고 신뢰합니다. 그렇게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원고의 퀄리티를 높여야 독자를 감동시키는 원고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원고 디렉팅을 저자에게 일방적 의존하게 되면 리라이팅과 윤문에 많은 시간을 뺏기게 됩니다. 그러나 원고는 원고본판의 법칙이 있듯이 편집자가 아무리 잘 고쳐도 본질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리라이팅과 윤문보다 중요한 건 원고 디렉팅! 마지막으로 목차 구성의 묘미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목과 표지가 책을 손에 쥐게 만들고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면, 잘 구성된 목차는 그 책을 실제로 사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목차는 내부 인테리어입니다. 아무리 입지와 브랜드가 좋은 집이라도 내부 인테리어가 형편없으면 실수요자의 선택을 받기 힘들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컨셉이 일관성 있게 구성된 목차와 그 내용을 잘 조화시키면 독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반짝 팔리고 마는 책이 아니라 입소문을 타고 오래 팔리는 책의 비밀도 바로 잘 구성된 목차와 내용에 있습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 잘하는 법

기획의 8할은 발품이다

​출판 비즈니스에서 기획이란 무엇인가요? 기획은 문자 그대로 무언가를 도모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책 몇 권 팔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의지입니다. 기획마다 경중이 있겠지만, 역시 핵심은 기존 것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입니다. 당연히 기획자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세상을 좀 더 가치 있게 바꾸고자 하는 의지로부터 기획은 시작되니까요. 그런데 의지나 생각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좋은 생각, 멋진 의지보다 더 중요한 게 있지요. 바로 발품입니다. 누구나 좋은 생각은 많이 하고 괜찮은 아이디어도 많지만 그게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요. 하지만 발품을 팔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생각은 실제 행동으로 옮겨 세상과 부딪칠 때 더 확장되고 구체화될 수 있습니다. ​뛰어라! 언제나 답은 현장에 있다 구체적인 행동 지침 같은 게 있을까요? 제게 기획의 기본을 제대로 가르쳐주신 출판사 사장님이 있습니다. 그는 이 두 가지만 명심하면 된다고 말씀하셨고, 출판인으로 살면서 그 가르침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첫째는 매일 신문을 읽고 스크랩을 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저자에게 바로 전화를 걸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모두 생각이 아닌 행동에 초점을 맞춘 조언이지요. 창업 초기 출판사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는 저자 설득이 더 힘들지 않았나요? 당연히 그렇습니다. 그러니 신생 출판사일수록 앞서 언급한 행동 지침이 훨씬 더 절실히 필요합니다. 출판사의 역량이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준비해야 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 우선 그 저자에 대해 가능한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의 전작들을 모두 읽고, 관련 자료를 이 잡듯 뒤져야 하지요. 자기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어떤 것을 잘하고, 어떤 변신을 도모하고 싶어 하는지 그 맥을 정확히 짚고 있는 기획자에게 저자는 감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노력을 알아주는 저자를 만나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저자들은 귀신같이 다 압니다. 어떤 출판사, 어떤 편집자와 함께해야 가장 빛날 수 있을지 본능적으로 알아차립니다. 그러니 저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그 저자만이 쓸 수 있는 최적의 컨셉을 제안하면 99% 설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름만으로 책을 팔 수 있는 유명 저자는 이런 열정만으로는 설득할 수 없겠지요. 당연히 계약조건을 비롯해 보다 다양한 판단 기준을 갖고 출판사를 선택할 겁니다. 그렇다면 좋은 저자, 좋은 아이템에 대한 판단 기준이 있을까요? 중요한 것은 본질입니다. 출판에서 기획은 내가 어떤 저자와 함께 작업하여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자 하는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 가슴이 뛰는지를 살펴보면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게 없다면 가짜 기획이겠지요. 그런 가슴 뛰는 저자와 아이템이 있으면 바로 전화를 걸어서 일단 만나야 합니다. ​천재 작가 토마스 울프를 찾아낸 천재 편집자 맥스 퍼킨스의 이야기! 영화 [지니어스] 시간을 갖고 준비하는 것보다 서두르는 게 더 좋을까요? 제 경험상 기획에서 속도와 순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대부분 저자는 자기를 가장 먼저 찾아온 사람과 계약하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 일단 만나자고 하고 시간을 좀 번 후에 실제 만나는 날까지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반대로 내가 먼저 찾은 게 아니라 저자가 찾아온 경우라면, 꼼꼼한 준비가 우선인 것 같습니다. 여러 출판사를 두고 저울질하다 고를 가능성이 높을 테니까요. 흔히 저자 관리라고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 같습니다. 맞습니다. 저자에게 진심과 성의를 다 하되, 그렇다고 무조건 끌려 다녀서도 안 되니까요. 편집에 대해서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다는 믿음을 갖고 컨셉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설정 등에 있어 주도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만큼의 믿음을 주어야 하겠지요. 편집자 말을 들을 때 더 좋은 결과가 따를 거라는 걸 저자들이 스스로 알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야 합니다. 가능성 있는 저자일수록 더 똑똑하게 그런 사실을 빨리 알아차릴 것입니다. 그러기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저자와 친밀해지는 것입니다. 식사자리나 술자리를 자주 가지면서 서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는 게 좋습니다. 그러다 보면 저자의 취향과 태도 등 많은 것들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저자 역시 편집자의 능력과 진심을 더 믿을 수 있게 됩니다. 기획자는 발도 넓어야 할 것 같아요. 네, 그렇기 때문에 연락했을 때 바로 만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출판 기획은 저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컨셉이 있어도 그걸 원고로 써낼 수 있는 저자가 없으면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획은 한마디로 ‘사람 사업’입니다. 언제든지 좋은 저자를 소개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그래서 중요한 겁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저자 줄리언 반스의 젊은 시절. 아이디어는 많은데 실제 저자나 회사를 설득할 수 있는 기획으로까지 연결하지 못하는 젊은 편집자들이 많습니다. 젊은 편집자들은 우리보다 아이디어도 많고 트렌드에 대해서도 더 민감한 만큼 좋은 기획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이미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기획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편집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은데, 굳이 일반화해서 말씀드리자면 사람을 잘 안 만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기획은 사람을 만나 최초의 아이디어를 디벨롭하는 과정에서 현실화되는 것입니다.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람 만나는 걸 힘들고 귀찮아하다 보니, 그냥 혼자 생각하고 외서에 의존합니다. 외서 기획도 기획자의 중요한 업무영역 아닌가요? 그 말도 맞지만 외서에만 의존하면 좋은 편집자로 성장하기 힘듭니다. 물론 외서 기획과 편집에도 크리에이티브한 영역이 있습니다. 단순히 소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 감수성으로 바꾸는 작업 역시 고도로 창의적인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저 제목과 표지를 우리 식으로 좀 바꾸고 해외에서 얻은 성과를 강조해 국내 독자들에겐 파는 것에 머물면 안 됩니다. 당장 매출은 만들 수는 있겠지만 계속 그런 쉬운 길을 택하게 되고 그러면 더 크게 성장하기 힘드니까요. 기획도 결국 좋은 컨셉이 관건인 거죠? 그렇습니다. 세상과 대중이 갖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지 고민해야 합니다. 더 전문적으로 표현하면 ‘마음의 결’을 읽는 것입니다. 그 결을 잘 읽어내면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 것처럼 좋은 컨셉이 탄생합니다. 실무적인 고민은, 기획 당시에는 그렇게 열병을 앓는 것처럼 와 닿았는데, 실제 출간할 타이밍이 되면 마음의 결도 바뀌고 시간이 흐른 만큼 트렌드도 달라져 있는 것 같다 고민이 된다는 겁니다. 아직 경험이 적기 때문일 것 같아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우선 처음부터 잘못 본 것일 수 있습니다. 일부 현상을 본 건데, 본질을 봤다고 착각한 거죠. 그런 경우는 비일비재하게 많습니다. 그리고 컨셉은 정확히 찾은 게 맞는데 그걸 제목, 표지 등에서 잘못 구현한 것입니다. 모든 책은 만들수록 더 좋아진다는 걸 기억하고, 조금이라도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계속 집중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잘못된 걸 바로잡을 수 있고 처음 생각했던 컨셉을 더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습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바로 그 과정에서 나아지는 1~2%가 전체 결과를 완전히 바꾸기도 합니다. ‘독자로부터의 기획’을 늘 다짐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선 컨셉을 ‘사고 싶게 만드는 힘’으로 정의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의 질에 영향을 줄 때 지갑을 엽니다. 좋은 아이디어에 새로운 베네핏이 더해질 때 컨셉이 나오는 것이죠. 더 엄밀하게 말하면 컨셉은 만드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입니다. 획기적인 생각으로 없는 걸 창조하려 하지 마세요. 이미 있는 독자 니즈에서 컨셉을 발견하는, 눈 밝은 기획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미 문화 소비의 주체는 대중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러니 아이디어도 대중 속에서 찾아야 하고, 대중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저자가 아닌 독자로부터의 기획이 진짜다! 컨셉을 만들지 말고 독자 안에서 발견하라 어떻게 해야 좋은 기획자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좋은 기획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판단할 권한과 실패할 권리를 함께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책임지고자 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임지는 일에 선을 그으려는 경우가 많으니, 판단을 상사에게 미루고 도전을 머뭇거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임편집이라는 말의 무게를 스스로 느끼고, 책임편집자답게 행동해야 합니다. 물론 성과관리는 기본이고요. 기획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나 자세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확한 현실 인식이 중요한데, 현실 인식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판단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이 어떤 일을 사랑하고 어떤 일을 잘하는지 파악하고,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서 성과가 나오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또 잔머리로 하는 기획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카테고리의 지형도를 바꾸겠다는 포부를 갖고 발로 움직이며 자신 있게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기획을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김선식 대표의 출판 잘하는 법

책으로 세상에 어떻게 공헌할 것인가

비즈니스란 무엇인가? 모든 비즈니스의 본질은 거래입니다. 거래는 가치를 교환할 때 이뤄지죠. 그 거래를 쉽게 하기 위해 화폐가 만들어졌습니다. 당연히 가치나 화폐에 대한 신뢰 없이는 그 어떤 거래도 이뤄지지 않습니다.그런데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화폐의 힘이 너무 세졌습니다. 자본을 많이 가진 사람이 독점적 지위를 갖고 돈으로 돈을 버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자본이 스스로 증식하기 때문에 굳이 거래를 할 필요도 없는 겁니다.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여러 다양한 의미와 해석이 있지만,  결국 거래가 필요 없는 화폐로서의 기능이 극대화된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점점 본질적인 것이 아닌 게 본질처럼 되고 있는 것이죠.다시 말하지만 비즈니스의 본질은 거래입니다. 그러니까 비즈니스를 잘한다는 것은 시장에서 거래의 빈도수를 높이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거래의 빈도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뢰도를 높여야 합니다. 이런 개념을 ‘충성 고객’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충성 고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면 그들은 그 자체로 플랫폼이 됩니다.비슷한 맥락에서 또 하나 중요한 개념이 바로 ‘매칭’입니다. 그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도 그것을 원하는 소비자와 정확히 매칭될 때만이 가치 있는 거래가 가능해집니다. 그러니까 모든 비즈니스의 성패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매칭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여기에는 그 어떤 도덕적 판단도 끼어들지 못합니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오직 인간에게 효과적인 가치를 줄 수 있는 것만이 살아남으니까요. 비즈니스의 핵심은 성과다 저는 비즈니스를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행위에 비유합니다. 흘러가는 대로 그냥 가만히 있으면 무조건 망한다는 얘기입니다.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유일한 방법은 물살을 이길 만한 근육을 기르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효과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피터 드러커는 그것이 바로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성과가 있을 때만이 지식 노동자들의 자아실현도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성과는 자기의 콤플렉스를 극복해 자아실현에 다가가는 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어떻게 공헌할 것인가? 비즈니스의 핵심인 성과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히 얘기하는 게 좋겠습니다. 제 얘기는 아니고 피터 드러커의 말을 제 방식대로 해석한 것입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선 우선 공동체 감각이 발달해야 합니다.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이 공동체에 공헌할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만이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덧붙여 이런 생각을 해야 자신의 존재 이유도 찾을 수 있습니다.불교에서는 이 세계의 모든 생명체들이 자신의 업(karma)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하지요. 자기를 극복하는 것이 곧 성과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기 자신만 보는 무지 속에 살고 있습니다. 시대의 한계 속에서 '이 세상과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어떻게 공헌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이런 사람들은 부모를 원망하지 않고 생명을 주신 것만으로 감사해 하며, 세상을 탓하지도 않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집중해서 해결책을 찾고, 자기 자신부터 변화시킬 줄 압니다. 그런 사람만이 세상 전체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책으로 세상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 것인가? 성과를 고민한다면 바로 이 영향력에 집중해야 합니다. 편집자 역시 자신이 만드는 책이 어떤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해야 합니다. 그런 집중을 잘 못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책이 가지는 영향력보다는 자기의 미래만 고민하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책의 영향력과 책으로 기여할 공동체에 대해 고민할 때 자기의 미래도 밝아집니다. 먹고 사는 문제는 숭고하지만, 그것만 고민하면 절대 성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나를 넘어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겁니다.공동체에 대한 공헌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일과 경쟁사 대비 비용을 통제하는 일입니다.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듭니다.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일과 비용을 통제하는 일 모두 창의성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남들과 똑같이 하는 것, 그리고 비용을 마구 쓰면서 하는 것에 새로운 창의성이 끼어들 틈은 없습니다. 의도적으로 진입장벽을 높일 때 혁신이 이뤄질 수 있는 겁니다.마지막으로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는 것과 주체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도 성과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컨셉 비즈니스를 지향한 다산북스 출판 비즈니스에 대해 말하기 앞서 비즈니스에 대해 길게 언급한 이유는 출판 역시 비즈니스의 하나라는 사실을 굳이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출판을 비즈니스로 명확히 인지하지 못합니다. 특히 출판 업계에 처음 들어오는 신입들의 경우에는 그저 책이 좋아서 출판사에 지원했다는 사람이 많은데, 성과를 내는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선 하루빨리 출판을 비즈니스의 차원에서 접근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그럼 이제 출판 비즈니스로 조금 좁혀서 이야기를 풀어가겠습니다. 저는 출판 비즈니스의 핵심을 ‘저자 비즈니스’와 ‘컨셉 비즈니스’로 규정합니다. 전통적인 출판사들은 주로 저자 비즈니스에 집중했습니다.하지만 다산북스는 지식의 즐거움을 소수 엘리트만이 아닌 대중과 함께 나누는 애민정신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기 때문에 컨셉 비즈니스를 지향했습니다.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독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자는 게 결정적 차이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1세대 출판부터 5세대 출판까지! 우리가 잘 아는 대형 출판사 대부분은 저자 비즈니스로 성공했습니다. 창비, 민음사, 한길사 등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보다 더 이전에도 출판사는 있었지만 그때는 사실 저작권 개념이 희박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출판사들의 창립자들이 진정한 출판업의 1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2세대 출판은 실천문학, 사계절, 김영사가 대표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지하, 김남주 시인 등이 이때 등장합니다.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했던 2세대의 눈에 1세대 출판은 계몽적이기만 하고 실천은 하지 않는 고리타분한 세대였습니다.그러다 소련이 붕괴되고 학생운동이 몰락하면서 출판 시장의 분위기도 많이 바뀝니다. 출판 시장에도 서태지 같은 존재가 등장하는 거죠. 바로 3세대 출판의 대표는 문학동네입니다. 엘리트문학에서 소외된 사람이 만들었는데, 시대의 흐름에 올라타면서 오래지 않아 시장을 장악합니다. 그 과정에서 몰락하는 출판사가 많았지만, 창비는 끊임없이 변신하면서 버텼습니다.4세대는 1997년 IMF 금융위기 이후에 성장한 경제경영 출판사들입니다. 21세기북스가 대표주자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경제경영,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가 굉장히 커집니다. 자본의 힘이 점점 커지는 시점이기도 합니다.그 힘이 극대화 된 게 5세대 출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웅진의 임프린트 시스템도 그 중 하나입니다. 자본의 힘으로 모든 걸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되기 시작합니다. 위즈덤하우스와 다산북스도 약간은 다른 의미에서 5세대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을 본격적인 비즈니스로 생각한 출판사거든요. 컨셉 비즈니스와 저자 비즈니스의 조화 컨셉 비즈니스는 바로 이 5세대 출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전 시대의 권위가 사라지면서 그 자리를 컨셉이 차지한 겁니다. 컨셉 비즈니스를 제대로 해낸 세 출판사들이 크게 성장을 했습니다. 유명하지 않은 저자도 좋은 컨셉만 만나면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대중의 마음을 읽으려고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결국 선배 메이저 출판사들과 경쟁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은 출판업에 크게 빚지고 있습니다. 신념으로 뭉친 집단이 인간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추구했기에 민주주의가 계속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저자 비즈니스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저자와의 친밀한 관계, 신뢰하는 관계 속에서 편집자들이 디렉팅하는 역할을 했던 겁니다. 컨셉 비즈니스가 발달하면서 편집자들의 그런 역량은 요즘 많이 떨어진 느낌입니다. 저자와의 친밀도도 과거와 비하면 많이 낮아졌죠.결국 다음 세대에서 출판 업계를 리딩하기 위해서는 저자 비즈니스와 컨셉 비즈니스를 결합해야 합니다. 다산북스가 지향하는 바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 차별화된 베네핏을 실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통해 높은 수준의 컨셉 비즈니스를 구현하고, 그러면서도 좋은 저자를 발굴해 그들을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저자로 브랜딩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저자 비즈니스를 구현할 때만이 새로운 시대의 출판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이 되어야 하는 6세대 출판 그렇다면 6세대 출판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출판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5세대에서 실험되었던 임프린트 시스템과는 좀 다릅니다. 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 처음 시작됐던 임프린트 시스템은 웅진 단행본에서 절정에 달했는데, 결국 오래 버티지는 못했습니다. 형식만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본도 충분히 있고 외부에서 대한민국 출판계의 최고 인재를 영입했는데도 실패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플랫폼의 핵심은 지식과 정보는 물론 성공 경험까지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잘하는 사람을 데려와 그의 노하우를 빼먹겠다는 태도로는 플랫폼이 될 수 없습니다. 또 성공 경험을 공유하지 못하고 내부 경쟁만 치열해지다 보면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요즘 젊은 후배들을 보면 해주고 싶은 말이 참 많습니다. 우리 세대보다 공부도 많이 하고 새로운 트렌드 등에 대해 아는 것도 많은데, 그것을 비즈니스의 핵심과는 연결을 잘 못 시키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책 광고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4세대 선배들은 신문에서 이미지 광고를 했고, 저희 5세대는 신문에서 기사형 광고를 했습니다. 독자가 원하는 걸 명확히 파악했고, 이를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광고해 시장을 창출했습니다. 각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을 잘 알고 기민하게 대응했습니다.하지만 6세대의 주역이 될 후배 출판인들은 따라 가는 데 급급합니다. 신문 매체의 힘이 줄어들고 SNS의 힘이 커지는 것 같긴 한데, 그래서 어디에서 뭐가 좀 된다 싶으면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며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한마디로 말하면 시대정신을 읽고 시장을 이끌고 가겠다는 태도와 각오가 덜 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때보다 출판인으로서의 자부심도 많이 떨어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게임, 웹툰 등 다른 경쟁 콘텐츠에 시장을 많이 빼앗긴 탓도 크겠지요.출판업계가 좋은 후배 출판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못 만들어준 데는 선배들의 책임도 크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금만 달리 보면 지금도 출판 비즈니스에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비즈니스의 본질에 집중해 독자의 욕구를 제대로 읽어내는 데서 돌파구를 마련했으면 합니다. 수평문화의 핵심은 자유로운 질문 마지막으로 조직 문화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창조성이 중요한 비즈니스인 만큼 자유롭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는 수평 문화의 핵심은 누구나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창시절부터 오랜 세월 질문하는 훈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질문하는 것도 어렵고 부담스러워 합니다. 그런 경직성을 깨는 게 조직 전체를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그러니까 수평 문화로 인해 권위와 질서가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일을 논할 때 계급장을 떼는 것입니다. 좋은 신념을 바탕으로 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끝까지 듣고, 반대 의견이 있어도 존중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의견이 살아 숨 쉴 때만이 진정한 수평 문화가 가능한 것이죠. 자기 의견이 없는 기계적인 수평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울 수 있는 능력 다시 말하면 스스로 독립성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고 차별화할 수 있고 개성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자기만의 차별적인 것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울 수 있고 공명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실제로 그동안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다른 사람과 함께 울 수 있는 사람이 출판 비즈니스도 잘합니다. 다른 사람과 카타르시스나 비극적 감정을 공유할 수 없는 사람은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편견과 선입견으로 만든 자기만의 프레임에 갇혀 있으면 절대 다른 누군가와 공명할 수 없습니다.책이나 신문광고에도 그런 게 다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뭐 모르면 인생이 끝장난다”는 식의 카피는 누구도 울리지 못합니다. 독자들 삶의 질적 변화를 어떻게 도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묻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어떻게 공헌할 것인가를 언제 어디에서나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모든 문제의 답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