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면서 혼자 웃었다. 내 인생에서 '똥'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많이 써 본 적이 없어서 말이다. 하지만 똥은 똥이고, 똥은 매일 싸야 하고, 똥꼬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하는데 똥이란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유튜브에서 '급똥 참는 법' 영상으로 알려지고 tvN 『유 퀴즈 온더 블록』에도 출연한 항문외과의사 임익강은 '똥꼬의사'라는 애칭을 좋아한다. 가볍고 친근하게 느껴져서 다들 입에 올리기 어려워하는 대장 항문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편하게 꺼내게 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어렵고, 병원을 찾아가기엔 용기가 필요한 항문 질환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책 『당신의 하루가 가벼웠으면 좋겠습니다』를 펴낸 임익강 저자와의 인터뷰.
Q. 대장 항문 건강 관련한 지식들을 쉽게 찾기가 어려웠는데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서 읽으니까 이해도 잘 되고 좋았어요.
대장 항문 질환 관련한 책들이 있긴 하지만 의사들을 위한 전문서적 중심이지 일반인들을 위한 책은 없었어요.
저희 병원에 오시는 분들 중에 병원 입구에서 서성이다 그냥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고, 들어와서 접수를 하면서도 혹시 병원 대기실에서 아는 사람 만날까봐 안절부절 못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진료를 하는 중에도 불편한 부분을 얘기하기 부끄러워하시고요. 항문외과에 대한 마음의 문턱이 있는 거죠.
또 인터넷이나 여기저기에서 잘못된 정보를 듣고 병을 키워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항문에 농양이 생겼을 때 열을 가하면 농양이 더 악화되는데, 항문이 아플 때는 좌욕이 최고다, 온수 온도를 몇 도로 좌욕을 해라, 이런 정보 따라하다 농양이 심해지고 고름이 터져서 구급차 타고 병원에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정확한 정보를 알아서 초기에 치료를 했으면 항생제 치료로 막을 수 있었는데 말이에요. 또 변비약을 너무 자주 먹어서 변비가 악화되는 사례도 있고요. 이 모든 것들이 잘못된 정보 때문에 병을 키우는 경우죠.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쉽게 물어보기 어려운 내용들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또 항문외과에 대한 마음의 문턱을 낮춰주기 위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Q. 책은 입에서 음식을 씹어서 넘기는 것부터 시작해 대장 항문으로 이어지는 소화과정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입으로 들어와 위와 장을 거쳐 항문으로 빠져나가요. 이 과정을 이해해야 문제에 대처할 수 있어요.
입으로 들어간 음식은 최대한 잘게 부숴야 해요. 그래야 음식물의 표면적이 넓어져서 소화 효소가 많이 달라붙을 수 있어요. 소화 효소가 많으면 음식물이 더 잘 분해되고, 우리 몸으로 흡수되는 양도 많아지겠죠. 위로 이동한 음식물은 위액과 고루 섞여서 더 작은 알갱이로 쪼개지고 암죽 같은 상태로 소장으로 이동해요. 소장에서는 잘게 쪼개진 음식물에서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해서 혈관으로 보내요. 그러면 혈관을 통해서 우리 몸 구석구석으로 영양분이 공급되게 되죠.
소장에서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고 남겨진 내용물은 대장으로 갑니다. 대장에서는 남은 수분을 흡수하고, 수분이 줄어서 단단해진 물질, ‘똥’이 항문으로 배출되는 거죠. 외부에서 우리 몸으로 음식물이 들어오고, 그 음식물에서 필요한 것들을 추출하고 흡수하고, 나머지는 분리수거 해서 몸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라 보면 돼요.
아파트에서도 분리 수거 한 달만 안 하면 금방 쓰레기 천지에 엉망진창이 되잖아요. 우리 몸의 대장에서 똥을 제대로 분리수거 하지 못한다, 똥을 밖으로 못 내보낸다, 그러면 우리 몸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음식물이 소화가 덜 되어서 영양분이 남아있는 상태로 대장으로 넘어가면, 대장에 있는 박테리아 같은 세균들이 음식물 찌꺼기를 에너지원으로 해서 번식하게 돼요. 그러면 뱃속에서 독성균이 늘어나게 되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요. 하지만 꼭꼭 씹어 먹고 소화가 잘 되어 소장에서 필요한 영양분을 싹 흡수하고 나머지 찌꺼기만 대장으로 내려가면, 그야말로 분리수거가 잘 된 것이라 아주 예쁜 똥이 되어 밖으로 나갈 수 있죠.
Q. 대장 항문 건강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똥을 못 싸면 일단 먹지를 못하죠. 또 똥이 장에 오래 머물면 가스가 늘어나고, 대장 점막이 똥의 독성에 자극받아 손상이 올 수 있어요. 손상된 점막을 통해 노폐물이나 독소가 흡수되어 혈관을 타고 온 몸을 돌아다니면서 신체 다른 장기에도 악영향을 끼치고요. 이로 인해서 두통, 면역기능 이상, 기미 등 피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대장 점막이 손상되는 과정이 반복되면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요.
우리 몸은 신체 일부가 자극으로 손상을 입으며 세포 분열을 하면서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내면서 회복을 해요. 세포 분열을 할 때 유전자 변종이 생겨서 일반 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 것이 암이고요.
장점막은 물리적 자극뿐만 아니라 화학적 자극에도 손상을 입는데요. 동물성 지방을 많이 먹으면 이걸 분해하기 위해서 담즙이 많이 분비돼요. 과다 분비된 담즙을 소장이 다 흡수시키지 못하고 대장으로 넘기면, 대장은 담즙이 분해되면서 생성된 독성 부산물 때문에 화학적 자극을 받고 손상을 입는 거죠. 또 똥이 된 음식물 찌꺼기는 대장에서 12~18시간을 머물면서 마지막 분리 수거를 하는데, 변과 장점막의 접촉 시간이 길다보니 거기서 암이 많이 발생하게 되죠.
결국 똥이 뱃속에서 오래 머물면 좋지 않아요. 입으로 먹은 음식은 3일 이내에는 배출하는 것이 좋은 거죠. 우리가 오늘 먹은 음식이 바로 똥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고, 소화 시간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식사 후 1일에서 3일이 지나면 똥으로 나오게 되거든요. 만약 배출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싶으면 식사량을 늘리고 운동을 해서 장운동을 도와서 해결을 해야 해요.
Q. 소화 과정에서 각자 자기 역할을 하는 여러 신체 기관 중에서 장간막은 처음 들어보는데요. 장간막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장간막은 척추뼈와 장을 연결하는 얇은 막이에요. 장이 척추뼈에 달라붙도록 잡아주죠. 장간막 안으로 혈관, 림프관, 신경 등이 통과하기 때문에 장각막은 장운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가 음식을 많이 먹어서 장이 무거워지면 축축 늘어지게 되겠죠. 그러면 장과 연결된 장간막의 혈관이 길게 늘어나면서 좁아지게 되요.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순환이 안 좋아지고 그러면 소화도 잘 안되겠죠. 장의 연동운동이 약해지면서 변비도 생기기 쉬워지고요.
장간막을 튼튼히 하려면 조깅과 같은 장출렁 운동이 좋아요. 몸의 움직임에 따라서 장 속의 음식물도 움직이고, 혈액 순환도 가만히 있을 때보다 좋아지겠죠. 운동을 하면 섬유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튼튼해지고, 장간막이 늘어나는 것도 덜해집니다.
Q. 주변에서 변비인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진짜 변비와 가짜 변비가 있다고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똥을 싼다는 건 직장에 저장된 똥을 비운다는 개념이지 똥 마려운 느낌을 없애는 것이 아니에요. 진짜 변비는 직장에 똥이 있는데도 배변을 못하는 것이고, 직장에 변이 없는데 똥 마려운 느낌, 그러니까 변의감만 느끼는 것이 가짜 변비에요.
손에 지우개을 쥐고 있다가 손을 펴면 지우개가 바닥으로 떨어지죠? 똥을 쌀 때도 보통은 변기에 앉자마자 15초 내지는 30초 안에 똥이 나오게 되어 있어요. 직장에 진짜로 똥이 있으면 똥은 15초 안에 배변이 시작되어 1~2분 안에 끝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변기에 앉았는데 15초, 3분이 지나도 똥이 안 나온다? 이건 똥이 있어서 똥이 마려운게 아니라 가짜 변의감이에요. 직장과 항문이 연결되는 지점에는 변의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이 분포되어 있어요. 이 신경은 자극을 받으면 무조건 화장실에 가고 싶은 느낌을 만들죠. 통상적으로 200cc 정도의 똥이 신경을 누르면 그 압력으로 자극을 받아 똥 마렵다고 느끼게 돼요. 그런데 똥이 없을 때도 이 신경이 자극을 받을 수 있어요. 이 부분에 큰 치핵이 있다거나 암 덩어리가 있거나 괄약근의 힘이 약해져서 장점막이 밀려내려와 신경을 자극하거나 하는 경우죠.
3분 이내에 똥이 안 나온다면 그건 직장에 충분한 양의 똥이 없다는 겁니다. 똥이 없는데 계속 똥을 누려고 애쓰지 말고 일단 일어나서 3분 동안 좌욕을 하세요. 그리고 30분 동안 엎드려 휴식을 취하세요. 저는 이걸 333요법이라고 하는데, 333요법을 실행했을 때 변의감이 사라지고 배가 안 아프다, 그러면 이건 가짜 변비에요. 333요법을 했는데도 계속 변의감이 지속된다면 그때는 다른 문제일 수 있으니 꼭 병원에 가보시고요.
Q. 변비나 과민성대장증후군, 치질 등은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증상인데도 병원에 안 가고 대신에 속설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요. 대장 항문 건강 관련해서 몇 가지 잘못 알고 있는 속설들에 대해서 정확한 내용을 알려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1) 밥 먹고 나서 물을 마시면 소화에 안 좋다?
음식을 먹을 때는 음식과 함께 공기도 같이 몸에 들어가게 되는데, 음식물 사이사이의 빈공간에 공기가 있으면 소화효소가 그 사이로 들어가기가 힘들어요. 이때 물을 한 컵 마시면 음식물 사이의 공간에 물이 채워지고 공기는 위의 윗부분에 모이게 돼요. 소화액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물을 통해서 음식물 사이사이로 들어가서 음식물에 잘 달라붙게 되는 거죠. 옷감에 물을 들일 때 옷감을 물에 적셔 놓으면 물이 더 잘 드는 것처럼 말이에요. 위의 상단에 모인 공기들은 횡격막이 수축되면 밖으로 배출되는데, 그게 트림이에요.
그러니 식사 후에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은 소화에 도움이 됩니다.
2) 장을 비우면 독소를 없앨 수 있다?
디톡스, 장 리셋 이런 용어들에 솔깃하지만 독소를 배출한다는 건 결국 똥을 내보내는 거거든요. 자연스럽게 정상적인 장운동을 통해 똥을 배출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장을 인위적으로 비우기 위해 자극성 하제로 장점막을 자주 자극하면 손상을 입거나, 아니면 감각이 무뎌져서 왠만한 자극에 반응을 안 하게 돼요. 그보다는 장이 스스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운동이나 식이섬유 섭취 등으로 돕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대장 점막에 똥 찌꺼기들이 오래 붙어 있으면 좋지 않으니까 장청소를 해야한다는 얘기도 하는데, 대장 점막들도 피부 세포처럼 주기적으로 세포가 떨어져 나가고 새로운 세포가 생기는 거라 오래된 점막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거기 붙어있는 찌꺼기들도 함께 벗겨지거든요. 대장 내시경을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대장 점막에는 똥 찌꺼기가 붙어 있지 않아요.
3) 장 마사지는 변비에 효과가 있다?
복부 마사지를 해서 손의 압력으로 장운동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 사실 손의 압력이 장 깊은 곳까지 전달되기는 어려워요. 대장은 점막, 점막하조직, 근육층, 장막이라는 4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 위에는 쿠션 구조의 지방성 그물막이 또 덮여 있고요. 사실 외부에서 가해지는 대부분의 충격은 이 쿠션이 대부분 다 흡수해요. 그런데 밖에서 힘을 줘서 장까지 압력을 주고 그 안의 똥에까지 자극을 준다? 이건 이불 밑에다 쌀 한 톨을 놓고 이불 위에서 쌀알을 눌러서 깨겠다는 거죠. 거의 불가능한 일이에요.
하지만 어릴 때 부모님이 엄마 손은 약손, 하면서 배를 살짝 누르면서 살살 움직여주는 건 소화에 도움이 돼요, 이건 배에 체온을 전달해주는 거라서 장간막까지 체온이 전달되면서 따뜻해지니까 혈관이 이완되고 혈액 순환이 잘 되게 하거든요. 이런 목적이라면 장 마사지 말고 핫팩을 대고 있어도 좋아요. 다만 핫팩을 맨살에 대면 화상을 입으니까 꼭 옷 위에 올리도록 하고요.
4) 변비가 심하면 변비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한달에 한 두 번 정도 급할 때 응급약으로 쓰는 건 괜찮은데, 습관성으로 매일 먹으면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요. 특히 의사 처방 없이 임의로 변비약을 복용하는 건 안 좋고요. 변비약을 복용하면 장에 자극이 가해지는데,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아다보면 장이 무감각해져서 음식이 들어와도 스스로 운동할 생각을 하지 않아요. 변비약에 의존하기 보다는 식이섬유를 많이 먹고 장출렁 운동을 하면서 장운동에 도움을 주는 것이 좋겠죠.
5) 다이어트를 하면 변비는 피할 수 없다?
굶는 다이어트를 하면 대변의 양이 줄고 장운동이 더뎌져서 변비가 발생하기 쉬워요. 다이어트를 한다면 식사의 총량을 줄이는 대신 칼로리와 섬유질의 구성 비율을 바꾸세요.
어떤 사람이 100을 먹는데, 그 중에 50%은 칼로리고 50%은 섬유질이라고 해보세요. 이 사람이 다이어트를 한다고 먹는 양을 20 줄여서 80만 먹었어요. 그런데 80 중에 칼로리는 70%고 식이섬유를 30% 먹으면 칼로리 섭취는 56이 되는 거거든요. 식사량을 줄였는데 살이 찐다면 이런 경우죠. 그런데 똑같이 100을 먹는데 칼로리는 40%, 섬유질을 60%를 먹으면 칼로리 섭취는 줄고 몸 밖으로 내보내는 양은 많아질 거에요. 밥 한 숟가락에 반찬을 세 번 먹었다면 밥 반 숟가락에 반찬을 6번 먹는 거죠. 햄버거를 먹을 때 빵 두 쪽 중에 한 쪽만 먹고 다른 야채를 추가로 먹고요. 그러면 섭취하는 칼로리는 줄고 섬유질 때문에 똥도 잘 배출되고, 비타민, 미네랄 섭취는 많아지니까 몸도 건강해지고 살도 빠지는 거죠.
Q. 대장 항문 건강을 위해서는 평소의 식습관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셨는데요. 대장 항문 건강을 위해서 피해야 할 음식, 그리고 대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알려주세요.
떡 종류는 우리 몸 안에 들어온 음식물을 뭉치게 할 수 있어서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은 소화에 지장을 줘요. 감 종류도 변을 뭉치게 하는 성분이 있으니 역시 한 두개는 괜찮지만 여러 개를 많이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고요. 배춧잎이나 콩나물, 샐러리 같은 채소의 질긴 부분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식이섬유 속의 셀룰로오스는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변비 예방에 좋지만 셀룰로오스의 긴 줄기에 똥이 달라붙어서 단단하고 딱딱해질 수 있어요. 그래서 김치나 콩나물 등을 먹을 때는 되도록 5cm 미만으로 잘게 잘라서 먹는게 좋습니다.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재료로는 우선 현미가 있는데요. 현미에는 식이섬유가 굉장히 많지만 소화가 잘 안되기 때문에 현미밥을 먹을 때는 꼭꼭 씹어 먹어야 해요. 꼭꼭 씹지 않으면 현미 겉을 싸고 있는 셀룰로오스 안으로 소화효소가 들어갈 수 없어 그 안에 있는 탄수화물을 흡수를 못하거든요.
키위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줄여주는 큐틴이 많아서 장내 환경 개선에 좋아요. 식이섬유인 펙틴이 많은 사과도 장에 좋은 식재료에요. 아침 공복에 사과를 껍질째 먹으면 배변하는데 좋아요. 바나나는 변비 환자에게 꼭 추천해요. 배도 부르고 칼로리도 있고 식이섬유도 많고요. 변을 부드럽게 하는 마그네슘도 있어요. 그 외에도 당근, 고구마, 연근, 무 같은 뿌리 식물들과 버섯, 된장과 낫토 등 발효된 콩 종류도 장 건강과 변비 예방에 좋습니다.
Q. 그 외에도 현대인들이 장건강을 지키기 위해 좋은 생활 습관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장건강을 위해서는 조깅, 줄넘기, 점핑 같은 장출렁 운동이 좋아요. 장이 출렁이면서 장점막을 자극해 연동운동이 촉진되고, 복압을 변화시켜서 내괄약근과 외괄약근을 동시에 자극해주죠. 장간막이 튼튼해져서 장의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소화가 잘 되고요
괄약근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한다면, 외괄약근은 나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지만 내괄약근은 내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불수의근이에요. 이 근육을 움직이고 단련시키는 방법이 조깅인데요. 조깅을 하면서 가볍게 뛸 때마다 장이 출렁이고, 자연스럽게 복벽이 움직이면서 복압이 변해요. 그러면서 우리가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 내괄약근도 함께 움직이면서 운동을 하게 되죠.
장출렁 움동은 이틀에 한 번 정도, 한 번 할 때 최소 20분 이상 하세요. 20분 내내 하는 것이 힘들면 5분 하고 좀 쉬었다 다시 5분 하고 이런 식으로 나눠서 해도 되고요.
장건강에 안 좋은 몇 가지 생활습관들도 있는데요. 일단 화장실에서 변기에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세요.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3분 안에 똥이 나오지 않으면 가짜 변비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과감히 일어서세요. 화장실 들어갈 때는 휴대폰이나 책은 밖에 두고 들어가시고, 화장실 안에 모래시계를 하나 두고 모래가 다 떨어질 때까지만 변기에 앉아있는 걸로 정하는 것도 좋아요.
똥을 참는 것은 몸에 안 좋아요. 직장에서 똥이 200cc정도 되면 변의를 느끼는데, 이때 똥을 참으면 대장이 똥에서 수분을 흡수하면서 똥의 양이 줄겠죠. 그러면 똥이 안 마려워져요. 하지만 그 사이 똥은 더 단단해지겠죠. 그러면 변비가 되기 쉽고, 나중에 딱딱한 똥을 내보내려다 항문이 찢어질 수 있어요. 또 참다보면 감각이 둔해져서 악순환이 반복되요. 변의감이 느껴지면 바로 화장실에 가세요. 그래야 감각이 둔해지는 것을 막고 변비도 예방할 수 있어요.
비데를 사용할 때 수압을 세게 하면 물이 직장 안까지 들어가는데, 직장 안에 인공 똥물을 만드는 셈이에요. 항문을 깨끗하게 하려다가 오히려 오염된 물 때문에 염증이나 농양을 만들 수 있어요. 또 강한 수압으로 괄약근을 자주 자극하면 괄약근이 약해져서 변이 샐 수 있고요. 비데를 사용할 때는 수압을 약하게 해서 헹궈내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아끼면 뭐가 되죠? 똥이 됩니다(웃음).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된 333요법이나 장출렁 운동, 장건강에 좋은 음식들에 대해서 직접 실천해보시고, 뭔가 해결이 안되고 이상하다 생각하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으로 오세요. 이 책이 항문 질환과 항문 외과에 대한 마음의 문턱을 낮춰주기를 바랍니다.
출처 : 교보문고(https://casting.kyobobook.co.kr/post/detail/30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