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인터뷰

시대에 필요한
콘텐츠를 전달합니다

임보윤

단행본 기획편집

업무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책의 운명을 책임집니다

Q. 단행본 기획편집자는 무슨 일을 하나요?
다른 출판사에서는 원고를 교정·교열하는 일이 단행본 기획편집자의 주요 업무라면, 다산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해요. 이곳에서 편집자는 기획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일합니다.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감지하고 책을 통해 알리는 일이 우리 업의 가장 큰 모토이자 주축이지요. 편집자가 책상에 앉아 글만 고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신인 저자를 발굴하거나 기존의 저자가 낼 수 있는 새로운 목소리를 찾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씁니다. 책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도록 출간 전부터 마케팅 채널도 고민하고요. 이렇게 단행본 기획편집자는 책의 탄생부터 독자에게 가 닿는 순간까지 책의 전체 운명을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Q. 팀에서 맡고 있는 개인 업무는 무엇인가요?
저는 경제경영과 자기계발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콘텐츠개발1팀의 팀장입니다. 팀장이기 때문에 팀원들이 원활하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예전에는 팀장의 리더십이 팀원들을 앞에서 이끌어가는 것인 줄로만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아니더라고요. 지금은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매달, 매년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수치와 비전을 팀원들에게 공유하지요. 그 외에도 매출 관리, 라인업 관리, 기획 아이템 발굴 등도 하고 있습니다.
Q. 업무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자기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전문가나 인플루언서 등을 만나 소통하며, 그들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한 권의 책을 완성하기까지 출판 전문가로서 그들을 돕고, 그들과 대등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일이지요. 주변에서 많이 신기해하고 부러워하더라고요. 다만 팀에서 한 달에 한 권 정도 신간을 내는데, 그만큼 신경 쓸 게 많다는 점이 우리 일의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습니다. 1년이면 열두 개의 신제품을 론칭하는 격이니까요. 매달 신제품을 출시하고 성공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Q. 어떤 사람들과 일하고 있나요?
다산 편집팀은 기본적으로 팀당 기획편집자 세 명, 디자이너 한 명, 팀장 한 명, 이렇게 총 다섯 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편집팀이 마케팅 부서, 저작권팀과 굉장히 긴밀하게 소통해요. 기획 단계부터 이 책이 세상에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시장성이 있는지 등을 논의하고, 출간 이후에는 잘 팔기 위해 함께 고군분투하지요. 책의 사양을 결정하고 좋은 품질의 책을 생산하기 위해 제작팀과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자, 번역가, 에이전시 담당자 등 회사 외부에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많고요.

역량

세상에 새로운 목소리를 전하고
트렌드를 이끌어간다는 사명감이 필요합니다

Q. 해당 업무를 위해 필요한 전공이 있나요?
기획편집자에게 특정한 전공이 꼭 요구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입사하기 전에 서울북인스티튜트(SBI)나 한겨레교육문화센터 등 전문 기관에서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기술적인 부분은 회사에 입사한 후 본인의 의지와 노력으로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것 같아요.
Q. 해당 업무를 하기 위해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요?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즉, 세상과 호흡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대중이 원하는 책을 기획할 수 있고,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저자를 발굴할 수 있으니까요. 기본적으로 교정·교열도 잘해야겠지만, 가장 필요한 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에요. 자기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저자나 마케팅 부서와 계속 논의해야 하는데, 만약 소통 능력이 부족하다면 본인도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을 거예요. 이런 분들은 다산에서 성과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Q. 어떤 분들에게 적합한 직무인가요?
트렌드에 맞춰 역동적으로 기획해야 하는 일이므로 안정성을 추구하며 반복적인 업무만 하고 싶은 분에게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은 지식을 전달하고 가치를 만들어가는 일이잖아요. 세상에 새로운 목소리를 전하고 트렌드를 이끌어간다는 사명감이 어느 정도 있어야겠지요. 저자 브랜딩을 해나가는 것도 결국 사명감이 필요한 일이고요.
Q. 어떤 분과 함께 일하고 싶나요?
자기가 맡은 바를 주체적으로 해나가면서 협업의 가치를 아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앞서 말했듯 다산은 다섯 명이 하나의 팀을 이루어 매달 한 권씩 책을 출간하는데, 기획편집자는 각자 자기가 맡은 책에 대해 높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더불어 다른 팀원 및 타 부서와 의견을 나누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야 하지요. 동료의 피드백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그렇게 열심히 만든 책이 결과가 좋지 않을 땐 실패를 받아들이고 더 발전하도록 스스로 노력할 줄 아는 분이면 좋겠어요.

비전

우리 시대에 필요한 목소리를
독자에게 잘 전달하고 싶습니다

Q. 그동안 어떤 경험을 해 오셨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다른 업종에서 일했는데, 반복적인 업무가 제 적성에 맞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업종을 찾아보던 중 출판사에 입사했지요. 인턴 사원으로 시작해 그 회사에서 3년 정도 일했는데, 그땐 주로 유·아동 도서와 실용 분야 도서를 만들었어요. 요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핑크퐁 캐릭터를 만든 회사였는데, 저는 거기서 숀리 트레이너의 다이어트 책 같은 실용서도 다루었습니다. 너무 늦기 전에 성인 단행본 시장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2014년에 다산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입사 이후에는 주로 경제경영서와 자기계발서를 만드는 기획편집자로 일하다가, 2018년 7월부터 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Q. 출판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국문학과나 문예창작과 출신도 아니어서 구체적으로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해야겠다고 생각해온 건 아니었어요. 다만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고 좋아했습니다. 책이라는 물성과 괴리감이 없었고 서점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게 취미이기도 했고요. 다소 우연히 시작하게 된 일이지만 만족도가 높고,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좋아서 지금도 출판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진행했던 책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2015년에 출간한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당시에는 다산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리바리한 편집자였는데 그 원고를 만들면서 저자와 함께 책을 만들어가는 기쁨, 독자에게 사랑받는 책을 만드는 기쁨을 처음 제대로 느껴봤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10만 부 기념 리커버판을 출간했는데 역시나 많은 독자들이 사랑을 보내주고 계십니다.
『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이라는 책도 많이 생각납니다. 열두 번의 강연을 책으로 엮은 콘텐츠인데, 1년간 저자와 해당 강연을 따라다니면서 녹취를 하고 책을 만들었습니다. 기획부터 출간까지 시간도 오래 걸렸고 품도 많이 들었지만, 그 덕분에 담아낸 콘텐츠만큼은 그 어떤 책보다도 알차다고 자부합니다.
Q. 다산에서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가 있나요?
우선은 지금 제게 주어진 역할을 잘 완수하고 싶어요. 팀원들과 함께 경제경영과 자기계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책들을 내고, 이 분야를 이끄는 조직을 구축하는 게 1차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공부도 많이 하고 새로운 매체에 잘 적응해야 하고요. 계속되는 변화를 잘 감지해서 세상에 필요한 목소리를 독자에게 잘 전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