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에 다리 하나를 잃은 퇴역 군인 도데일.
평생 노총각으로 늙어 죽을 줄 알았던 그에게 혼담이 들어온다.

상대는, 지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예쁘고 착한 데다 어리기까지 한 아인!
그렇게 감사한 마음으로 맞이한 첫날밤,
아인은 깜짝 놀랄 말을 하는데…….

“아저씨 인생, 저한테 걸어 보지 않으실래요?”

일러스트 ⓒy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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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거기서 주무셔야겠어요?”
도데일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진짜 결혼한 것도 아닌데 한 침대 쓰려면 불편하지 않겠어?”
그리고 자신의 입에서 그런 식으로 퉁명스러운 말이 나왔다는 사실에 조금 당황했다. 혹시 기분이 상했을까 불안해 슬그머니 아인의 눈치를 보자, 아인은 도리어 되물었다.
“그럼 진짜로 결혼했지, 가짜로 결혼했어요?”
도데일은 단순히 아직 등기소에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짜 결혼이 아니라고 말한 게 아니었다. 아인에게 다른 꿍꿍이가 있다면, 그걸로 자기 인생을 바꾸려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면 도데일과 결혼 생활을 지속할 리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등기소에 등록하는 것도 미루고 또 미루려 하겠지.
그러나 아인은 도데일의 상상과는 달리 행동했다.
“남편도 아닌 사람에게 인생을 걸라고 했을 것 같아요? 발 뺄 생각은 하지도 마세요. 아저씨는 저랑 끝까지 가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