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신재효문학상 수상작 판매중

금파

조선의 마지막 소리

2022년 02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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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소개

조선의 마지막 소리

1902년, 대한제국 최초의 국립극장에 올라
소리판을 뒤흔든 여성 소리광대 허금파 실화소설

“우리 역사소설에서 이제껏 보지 못한 개성적 인물을 강렬하게 창출해 냈다”라는 평을 받으며 제1회 고창신재효문학상을 빛낸 김해숙 소설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 『금파』가 출간되었다. 2021년 제정된 이번 공모의 수상작 『금파』는 구한말 격변의 시대에 판소리와 창극 무대에서 독보적 소리꾼으로 활동한 실존 인물 ‘허금파’의 이야기다. 작가는 여성이 무대에 설 수 없던 시대에, 늦은 나이로 소리판에 들어와 최고의 가객이 되기까지 갖은 고초를 이겨냈던 ‘금파’의 생을 소설로 복원해 냈다.

금파는 밑바닥에서부터 자신의 삶을 연단하여 시대의 타오르는 불꽃으로 다시 태어난 여성이었다. 소리의 영과 혼을 곡조에 아로새기며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닦아 나가는 과정은 비단 소설 속 금파만의 일이 아니다. 작가 역시 작품 속 금파와 나란히 걸으며 세상의 이목에 비켜간 자신의 지난날을 끌어안고 더욱 숙련해야 했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꺾을지언정 흔들리지 않는 강골의 성품과 재능의 여인 금파의 행적을 소설로 되짚어가는 여정은 백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금파』는 자신의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려는 이들의 앞날에 환한 등불을 비춰줄 것이다.


“소리의 영과 한이 오롯이 살아나
한 편의 아름다운 가사가 되었다” - 송가인, 가수

“세상을 향해 북이 되고, 꽹과리가 되고 싶었습니다”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을 끌어안는 애달픈 노랫말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연희극장 ‘협률사’에 발탁되어 〈춘향전〉의 ‘월매’로 이름을 떨친 금파는 이십 대에 기녀였고 삼십이 훌쩍 넘어서야 소리꾼이 된 독특한 인물이다. 그런 그는 후일 기록조차 남기지 않고 무대 최고의 자리에서 사라진다. 판소리 단가 〈도리화가〉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진채선’ 이후의 여성 소리꾼인 까닭에 실력을 논하기 전부터 진채선이라는 ‘최초’의 영예에 비교될 수밖에 없었던 금파였다. 그럼에도 남성 중심 소리판의 냉대에 굴하지 않고 오직 소리로 무대를 장악한 그였다. 작가는 인생 황금기에 장막에 가려진 채 뒤안길로 사라진 허금파에 주목해 소설 『금파』를 써 내려갔다.
소설은 금파가 신재효의 제자인 김세종 문하에서 소리를 배우고자 고창의 판소리 학당 동리정사로 찾아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소리를 하고자 가족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스스로 기녀가 되었다가 무턱대고 동리정사를 찾은 금파에게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여느 소리꾼에 지지 않는 목소리를 가졌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출신을 모른다는 이유로 괄시를 받는다. 김세종 역시 금파를 동리정사에 들이면서도 무르익지 않은 금파의 성품에 마음을 졸인다. 그런 금파 앞에 양반 소리꾼 승윤이 나타나면서 어디로 뻗칠지 모르는 금파의 재능과 열정에 물길이 인다.

“나는 나요. 누구의 뒤를 밟지 않고 오롯이 나로 남을 거요”
소리 내어 싸우고 사랑하고 자유를 얻기 위해
지금 우리가 만나야 할 여인, 금파

고종 황제의 즉위 40주년 기념식이 예정됐던 1902년 전후를 배경으로, 소설은 소리의 고장 고창과 수도 한성을 넘나들며 문화적 과도기가 만들어 내는 갈등과 혼란을 놓치지 않는다. 개화기를 지나 신식 연극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판소리 역시 창극 무대로 변모했지만, 극중 창자가 남자여야 함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것은 여자 배역에도 마찬가지였다. 남녀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질타를 받는 때였다. 치마저고리를 입은 남자 소리꾼이 춘향을 연기하던 시기에 여자 소리꾼으로서 당당히 창극 무대에 올라 관중을 사로잡은 이가 바로 금파였다.
그러던 중 소리만 알던 금파의 가슴에 난데없는 불꽃이 피어난다. 장난스럽게 다가와 언제부터 곁에 있었는지도 모를 승윤이 금파에게 나비 떨잠을 건넨 후로 금파의 마음은 하릴없이 흔들린다. 소리꾼이 되고자 양반 가문을 버린 승윤은 금파와 맺어질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승윤은 금파가 마음으로라도 지켜주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시기 어린 호기심에서 사랑과 연민으로 바뀐 인연은 그들이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소리의 염원을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흩어놓는다.
금파는 밑바닥에서부터 자신의 삶을 연단하여 시대의 타오르는 불꽃으로 다시 태어난 여성이었다. 소리의 영과 혼을 곡조에 아로새기며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닦아 나가는 과정은 비단 소설 속 금파만의 일이 아니다. 작가 역시 작품 속 금파와 나란히 걸으며 세상의 이목에 비켜간 자신의 지난날을 끌어안고 더욱 숙련해야 했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꺾을지언정 흔들리지 않는 강골의 성품과 재능의 여인 금파의 행적을 소설로 되짚어가는 여정은 백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금파』는 자신의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려는 이들의 앞날에 환한 등불을 비춰줄 것이다.


허금파 許錦波, 1866?~1949?
여자는 소리를 할 수 없었던 조선 후기, 금기를 깬 최초의 명창 진채선 이후 두 번째로 명창의 반열에 오른 여성 소리꾼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연희극장 협률사協律司 무대에 올라 창극 〈춘향전〉의 월매 역을 맡으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예술 활동이 절정에 이르던 시기에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서 자세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철종 또는 고종 재위 무렵 김천에서 태어나 고창 동리정사桐里精舍에서 소리선생 김세종으로부터 판소리를 배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20대에 관기였고 후처가 된 후 뒤늦게 동리정사에 들어가 한성으로 올라갔을 무렵이 이미 30대였던 그는 소리에 대한 꿈을 결코 놓지 않는 예인藝人이었다. 1902년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전국의 소리꾼들과 함께 자리를 겨루던 때에도 남성 중심의 소리판에서 주역을 맡아 권력에 승복하지 않으면서 하층민의 삶을 대변하는 월매로 무대에 선다.
진채선의 명성에 힘입지 않고 스스로 최고에 오르고자 했던 그의 소리 인생은 세상을 떠난 지 70여 년 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추천평
“불온한 삶을 살면서도 올곧게 자신의 길을 개척했던 대쪽 같은 소리꾼 금파. 소설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오로지 소리 하나로 인생의 길을 찾고자 했던 금파는 ‘비가비’였던 승윤을 만나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되지만 그녀는 애써 마음을 접는다. 후일, 나비떨잠으로 연결되는 승윤과의 아릿한 풍경은 장터에서 확인되고 이어지는데……. 남녀를 떠나 진정한 소리꾼이 되고 싶었던 금파의 꿈은 시간의 강을 건넌 지금에도 유효하다. 한곳에 뜻을 두고 정진하는 사람들의 표상이 될 것이다. 소리꾼에 대한 작가의 깊은 시선이 ‘빛나는 예인이었던 금파’를 찾아낸 것 같다.”
- 권비영(『덕혜옹주』 저자)

“소리의 영과 한이 오롯이 살아나 한 편의 아름다운 가사가 되었다. 소리 하나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나 다시 한번 소리를 위해 미련 없이 무대 밖으로 나온 허금파의 기구한 생을 따라가며 나는 새삼 놀랐다. 원하는 삶을 위해 세상에서 잊히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금파가 우리 안에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염원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금파의 애절한 소리가 슬픔을 타고 올라 힘이 되어주니, 음악인으로서 이루 말할 수 없이 반가운 작품이다. 부디 내 소리도 금파의 소리처럼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어주면 좋겠다.”
- 송가인(가수)

“판소리를 들여다보고 건네 오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낸 사람들이 궁금해졌다. 신재효 선생의 말씀대로 ‘오장에서 나는 소리’를 한 자, 한 자 토해 직조해 낸 사람들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금파』는 정말 고마운 작품이다. 이야기를 위해 존재를 내던진 이들을 온전히 이야기로 존재할 수 있게 해준 김해숙 소설가와 ‘금파’에게, 이야기를 꿈꾸는 한 사람으로서 찬사와 감사를 전한다.”
- 안이호(‘이날치’ 보컬)
  • 쪽수: 264쪽
  • ISBN: 9791130680415

목차

  • 추천의 글

    프롤로그


    1. 달비를 태우다

    2. 귀성鬼聲으로 울고 웃게 하고

    3. 밟으면 밟을수록

    4. 소춘대笑春臺

    5. 소춘대유희笑春臺遊戱

    6. 소문

    7. 앞 과정 뒤 과정도 없이

    8. 소문은 소문으로

    9. 내가 서는 곳이 무대


    에필로그

    고창신재효문학상 심사평

    작가의 말

    판소리 인용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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