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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는 어디에 있는가

행복서사의 붕괴

2021년 03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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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소개

행복서사의 붕괴

“인간은 고통의 길을 피해 가고 싶어 하지만
오히려 그 길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진실이 있다. 이 진실이 인간존재를
충만하게 하고 풍요롭게 한다.”

“우리는 우리 삶의 주인공이 아니다.
주체인 듯한 착각 속에 빠져 있는 사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자본주의 소비욕망의 객체로 살고 있다.
깊은 잠에 빠진 신데렐라처럼,
나 자신의 것이 아닌 욕망에 빠져
그 욕망에 조정당하는 피사체로 우리는 살고 있다.”


도정일 교수는 한국사회의 독보적인 공적 지식인이다. 사물과 현상을 새롭게 해석하고 기존 지식의 틀을 넘는 엉뚱한 상상력을 가진 인문학자이다.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북스타트운동’ 등 인문학적 가치의 사회적 실천에 주력했다. 또 정년 퇴직을 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 인문학 중흥의 획기적인 실험이라는 평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는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이끌었다.

도정일은 이 책에서 우리를 지배하는 서사가 우리의 정신을 어떻게 왜곡하고 장악하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스스로가 현실의 주체인 듯한 착각 속에 빠져 있는 사이 실제로는 무자비한 자본주의 소비욕망의 객체로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삶! 깊은 잠에 빠진 신데렐라처럼 우리는 우리의 삶을 모른 채로 살고 있다. 공주설화의 서사 분석을 통해 도정일은 상품주의에 포박된 우리 삶의 외적?내적 현실, 그 신자유주의적 야만을 돌아보게 한다. 문명은 ‘야만에 대한 저항과 거부’이다. 그러나 오히려 문명은 많은 경우 야만의 요소를 잔뜩 내장한 폭력체제였다. 그럼에도 도정일은 믿는다. 인간 문명의 내부에는 문명을 문명일 수 있게 하는 조건들을 생각하고 그 조건을 만들어내려는 강력한 정신적 도덕적 지향이 존재해왔다는 점을.

그는 문명을 문명일 수 있게 하는 ‘자산’으로 관용을 제시한다. 관용은 타자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라는 점에서 강자가 약자에게 베푸는 자비, 용서, 관대함과는 다르며, 타자가 존재할 권리, 그의 자유, 그의 존엄과 품위에 대한 인정이자 존중이다. 관용이 파괴되면 인간 사이의, 국가와 국가들 사이의 공존은 불가능해진다. 공존은 문명의 정의(正義)이다. 관용과 공존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에 속한다.

코로나 시대가 지금 인간에게 제기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이 지상에서 인간의 삶이, 인간의 문명이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하는 것이다. 팬데믹은 인간의 삶과 문명이 얼마나 취약한지 절감하게 해주는 사건이다. 타생명의 희생을 통해서만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 생존의 딜레마이다. 도정일은 코로나 시대가 인간에게 일깨워준 것은 인간만이 이 지상에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적시한다. 인간의 생존은 다른 종과의 공거(共居) 위에서만 지속가능하다. 이 조건을 잊을 때 인간은 자신의 삶뿐 아니라 다른 종의 생존도 파괴하고 만다. 이 책은 인간 문명의 어제와 오늘을 성찰하는 도정일의 들을 가려 뽑아 수록했는데, 팬데믹 이전의 글임에도, 지금 우리 시대와의 접점은 충분히 담겨 있으며 현대의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모색에 깊은 영감을 전해준다.
  • 쪽수: 352쪽
  • ISBN: 9791130635538

목차

  • 책머리에


    1부 행복서사의 붕괴

    공주는 어디에 있는가: 행복서사의 국지적 붕괴와 환란시대

    밀레니엄, 오, 밀레니엄!: 미래와 문학에 대한 비평적 명상

    과학논리와 종교적 믿음: 진화론의 종교비판과 종교성의 자연화 문제

    문명, 인간, 동물

    디지털 시대와 고통의 의미


    2부 문명과 그 불만

    내일의 파도소리: 다음 문명을 위한 인문학적 상상

    문화의 세계화 또는 아큐阿Q 현상

    문화와 포스트모더니즘: 모더니티와 포스트모더니티, 수용과 비판

    문명과 그 불만: 프로이트?라캉 담론의 의의

    문화유전자의 비밀

    문명 충돌론: 헌팅턴 가설의 허구

    마호메트 만화 사건의 겉과 속: 유럽의 우울과 공포


    3부 공론의 납치자들

    공공 지식인의 비참과 지식인 계급: 공론의 납치자들

    사회는 ‘빵과 축구’만으로 지탱되는가

    하버드 대학생들의 눈물

    땅의 얼굴, 땅의 시간, 땅의 이야기

    젊은 혁명가의 변화와 모색

    세월호 이후 사회를 생각하며

    미결사회를 넘어


    4부 책 읽는 사람들의 사회

    이야기는 왜 끊임없이 만들어지는가

    책은 왜 죽지 않는가: 책의 시대는 끝났는가?

    어린이들에게 책은 왜 중요한가

    왜 ‘어린이 공공 도서관’인가

    리터러시 정책은 왜 중요한가

    정기용과 기적의 도서관


    5부 對談 문명의 가을, 문학의 실천 도정일 vs 서영인

    ‘움직이지 말라’는 역설

    인문주의와 더 나은 인간

    자본주의 문명의 가을

    파우스트의 나라는 어디인가

    문명과 인간의 야만화

    자기로부터의 소외

    문제 구성력, 문제 해결 능력


    수록 원고 발표 지면 및 연도

    쟁점과 핵심어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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